제목만 익히 들어왔던, 여러 사람들이 추천했던 작품이다. <천사의 아이들>.

 온통 모르는 배우들뿐인 이 영화는 비록 좋아하는 배우를 눈으로 보며 즐기는 즐거움을 선하지는 않았지만 내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눈물 짜내는 드라마. 비록 영화를 보는 동안 눈물을 흘리진 않았지만 어쨌든 감동적이고 따뜻한 영화였다는 사실은 변함없는 사실.

 조니와 새라에게는 두 딸이 있고, 막내 아들 프랭키가 있었지만, 그 아이는 2살때 계단에서 굴러 죽었다. 조니와 새라는 그를 잊지 못하고 항상 가슴에 담아두고 산다. 두딸 크리스티와 아리엘 또한 이 사실을 알고 있고, 둘 또한 가슴 속에 프랭키를 담아두고 매일같이 프랭키에게 소원을 빌기도 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 대화는 비록 일방적인 메아리에 불과하지만.

 아일랜드를 떠나 미국의 마약쟁이들이 사는 허름한 아파트에 거주하게 된 가족. 그 아파트에는 매일같이 괴성을 지르는 우라부락하게 생긴 한 흑인 사내가 살고 있었고, 그 누구도 그를 건드리지 않는다. 대문 밖에 쓰여있는 'keep away'라는 문구는 그를 보지 않은 가족들에게도 섬뜩함을 전해준다.

 미국의 할로윈 데이. 아이들은 집에서 만든 괴상한 복장들을 하고선 이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의 문을 두드려 보지만 그 누구도 나오지 않는다.

 "사탕줄래? 골탕먹을래?" 라는 두 꼬마아이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그런데 마지막으로 두 꼬마는 '킵 어웨이'라고 쓰인 대문을 쿵쿵 두드리고 안에서 들리는 괴성에도 불구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열때까지 두드려댄다. 화가 나서 문을 연 험상궂은 흑인사내는 두 귀여운 꼬마 아가씨들을 보자 마음이 누그러지고 셋은 좋은 친구가 된다.

 가슴 속에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설리번 부부에게 아이가 생겼고, 산모나 아이 둘 중 하나는 위험하다는 의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흑인 사내 마테오의 덕담을 믿고선 밀고 나간다. 새라가 병원에 입원하고, 마테오는 몸이 안좋아 역시 병원에 입원하고. 남자아이가 태어나고, 마테오는 죽고. 가난한 이들에게 부담이 되는 병원비는 마테오라는 이름으로 이미 지불되었다.

 이 영화의 매력은 무엇보다 두 꼬마 여자아이들의 연기다. 나이 답지 않게 사려깊고 성숙한 두 아이는 엄마 아빠가 그들의 가슴 속에서 프랭키를 지우는데 도움을 준다. 아픔을 가지고 있고 가진 것 없고 사는게 항상 힘겨운 가족에게 두 아이는 천사와 같은 존재다. 감동의 드라마를 느끼고 싶다면 <천사의 아이들>을 추.천.

 

 

참 영화를 다 보고 이 영화가 왜 영국과 이란의 합작영화인지가 궁금해졌다. 이란인이 등장했었나...?



요 사진은 두 꼬마천사들. 귀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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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7분의 러닝타음은 너무나 길게만 느껴졌다. 요즘 웬만한 영화는 죄다 백분을 넘기는 상황에 짧은 러닝 타임으로 긴박한 긴장과 공포를 선사하리라고 믿었던 영화는 기대이하의 실망을 넘어 절망을 안겨주었다. 더운 여름날의 공포는커녕 짜증만 더해졌다.

 송일국과 장신영이라는 괜찮은 배우들의 출연에도 불구하고 시나리오의 허술함과 밋밋함으로 그저그런 영화 중 하나로 기억에 남았다. 김동빈 이라는 감독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나와 대우조선에서 일하다 충무로에 입성했다고 하는데 대학 시절 영화동아리에서 했던 활동을 바탕으로 감독신고를 하기에는 그는 너무도 경험이 부족했고 아이디어가 없었다.

 밤 11시 50분의 심야열차의 비극. 과거에 일어났던 대형열차사고로 죽은  귀신들이 이 기차에 타고 있다. 이 기차는 오늘이 마지막 운행. 과거와 현실이 교차하며 보여주는 이미지들은 그저 과거에 열차사고가 있었다는 사실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다. 그리고 이 영화가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 또한 그게 전부다. 그 이상의 무엇을 기대하고 좌석에 앉은 관객들은 어이가 없을 밖에. 공포영화로 분류되지만 공포도 선사해주지 못하는 공포영화. 그냥 황당할 뿐이다.

 열차 바닥을 뚫고 등장하는 여자귀신은 오히려 웃기다. 이건 영화 주온이나 그루지를 보는 듯 했다. 최근 본 영화 <그루지>에서는 어느 한 건물의 복도 문 밑으로 통과해 서서히 정체를 드러내는 장면이 있었고, <레드아이>의 그 장면은 그것과 너무도 흡사했다. 물론 <레드아이>가 더 먼저였고, <그루지>가 더 나중이었지만, <그루지>의 모태가 된 <주온>이 <레드아이>보다 우선한다는 점에서 나의 이 비난은 정당하다. 물론 감독이 그걸 카피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목은 왜 '레드아이'일까. 이건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빨간눈' 이미 죽은 사람들의 눈이 빨간색이었던가. 모르겠다. 별로 보여주는 것도 없는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도 제목의 의미를 알 수 없는 영화. 너무 혹평했다고 생각하지는 마시길.

 이 영화가 개봉됐던 당시에 다른 영화를 보기 위해 이 영화를 포기했던건 역시 잘한 일이었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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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알랭 드 보통 지음, 이강룡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5월
절판


"사려 깊고 충실한 화자를 쓸모 없는 존재로 여기고 그냥 지나쳐버리기 일쑤다. 모든 이들에게는 자신과 똑같은 처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으며 자신의 실수, 과오, 회피 그리고 편법을 그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던가. 쓸모 면에서는 그들이야말로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확실한 존재들일 것이다. 사람으로서의 동질성만이 있을 뿐이다. 가식과 혐오를 벗어던지고 생각해보면 좋거나 나쁘거나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 평범한 인간일 뿐이다."(새뮤얼 존슨)-22쪽

"기존의 모든 전기는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할 때 주인공이 어른이 돼 쓴 시나 산문에서 끄집어낸 우화들, 그리고 사랑하는 이모 또는 그 반대의 친척들에 관한 추억,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학교 친구들로부터 얻어낸 에피소드 같은 것으로 치장돼 있다." -35쪽

"일반적인 전기에는 저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저 작가에 의해 기술된 주인공의 삶만이 실려 있을 뿐이다. 우리가 작가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은 이름뿐이다." -38쪽

"그와 사회적 관계를 맺고 같이 먹고 마시며 더불어 살아보지 않았다면, 그 누구도 다른 이의 삶을 기술할 수는 없다."(새뮤얼 존슨)-45쪽

"타인에 대한 명료한 첫인상들을 무너뜨리는 것은 결국 무지함이 아닌 앎의 축적이라는 것을, 우리의 선험적 도식들을 지워버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의 길이다."-57쪽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 이상 알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의미한다."-58쪽

"전기의 고결함을 유지하는 것과 인간적 집착이라는 원초적인 영역을 서로 뒤섞어서는 안된다. 인간적 집착과 전기적 충동사이에는 연결고리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누군가를 완벽하게 알고 싶다는 충동이다."

"진정한 전기가 되려면 저자와 주인공 사이에 어느 정도 정서적 관계가 있어야 한다." -68쪽

"당신이 주인공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그들을 뒤쫓지 않을 것이다."
(리처드 홈즈)

"전기 작가들은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그들의 주인공들에게 집착한다. 대개 그들은 주인공을 연구 주제로 택하는데, 그건 개인적인 감정의 영역에 기인한다. 처음부터 주인공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프로이트)-68쪽

"음식은 주인공들과 함께 등장한다. 그러나 그들은 음식을 철학적 사유의 재료로 삼지는 않으며, 즐기지도 않고,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딱히 없다면 먹지도 않는다. 그들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배고픔을 느낀다. 그런데도 아침과 점심식사를 끊임없이 갈망하는 우리의 욕구는 작품 속에 반영되지 않는다."(E.M. 포스터)-113쪽

"우리는 사적으로는 중요하게 간주하면서 공적으로는 사소하게 치부해버리는 것들 속에서 한 개인의 본질을 찾는 경향이 있다."-114쪽

"누군가에게 과거를 떠올려보라고 하는 것은 그에게 총을 겨눈 채 재채기를 하라고 윽박지르는 것과 비슷하다. 그들이 떠올리는 것은 자신의 순수한 의지에서 나오는 진정한 기억도 아니다."

"과거 속 기억과의 진정한 충돌은 시간적 거리를 뛰어넘어, 과거 속 장면이 우리 앞에 느닷없이 출현하는 것이다. 이것은 과거 속의 기억이 아니라 시간의 바깥에 있는 어떤 주머니 속에서 막 꺼낸 것 같은 시간이다. 진정한 기억은 자신과 현재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녹여버린다."-127쪽

"기억이란 누군가의 질문에 의해 억지로 끌어올려지는 게 아니다. 어느 기차역 카페에서 풍겨오는 샌드위치 냄새를 맡고 비슷한 냄새를 맡았던 오래전으로 돌아가는 우연한 조우 같은 것이다."-128쪽

"기억은 스스로 단계를 밟아나가며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불친절하게 불쑥 튀어나오고, 어떤 우연한 주제를 여는 서막일 뿐이다. 프라이팬에서 지글거리며 튀겨지는 요리가 아니라 다시 데운 음식이다."-130쪽

"은유적으로 말해서 작가는 주인공과 잠자리를 같이 해야한다. 전기가 격식에 맞춰 작성된 회고록이나 학술 논문과 구분되기를 바란다면 말이다. 전기는 문자로 씌어질 수 없는 생각의 연쇄고리다. 침실의 불빛이 켜져 있는지 꺼져 있는지를 조사해본 다음에야 두 사람이 서로 아는 사이임을 알려주는 행위와는 다른 것이다."-154쪽

"섹스가 친밀함의 상징이기는 하다. 그러나 섹스 자체가 두 사람이 친밀해지는 것을 보장하진 않는다. 오히려 섹스가 상징하고 있는 이상적인 조건을 깨뜨릴 수도 있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좀더 험난한 과정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누군가와 섹스를 나누는 것은, 마치 책을 사두고 그것을 읽었다고 착각하는 것과 같다."-155쪽

"친밀해지는 것은 유혹과는 정반대의 과정을 거친다. 친밀함을 보인다는 것은 상대방으로부터 비호의적인 판단- 사랑할 가치가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 - 이 초래될 수 있는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혹이 자신의 가장 멋진 모습 또는 가장 매혹적인 정장차림을 보여주는 것 속에서 발견된다면, 친밀함은 가장 상처받기 쉬운 모습 또는 가장 덜 멋진 발톱 속에서 발견된다."-157쪽

"우리는 인간에게 완전히 속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의심되는 우리 성격의 어떤 측면들을 비밀이라고 부른다. 비밀은 우리가 가진 고유함 중에서 어둡고 창피한 일면이다. 사회적으로 예상될 수 있는 비밀의 효과란 천재나 영웅주의를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겪게 되는 비난에 대한 두려움, 모욕감을 꿋꿋이 견뎌야 하는 상황 속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164쪽

"죽음은 잠재적 대안들의 적이다. 죽음은, 외부적으로 보면 의미심장한 것들도 내부에서 목격하면 보잘 것 없는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 또는 실제로 벌어진 사건의 수보다 더 많은 플롯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게 한다."-214쪽

"우리는 모두 같은 요인들로 감정이 촉발된다. 모두 같은 오류들을 범하고, 모두가 희망에 의해 생기를 되찾고, 위험에 의해 가로막히고 욕망에 뒤얽히며 환락에 유혹된다."(새뮤얼 존슨)-231쪽

"우리는 다른 사람이 느끼는 것에 관한 즉각적인 경험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생각도 형성할 수 없다. 마치 그들이 느꼈던 것처럼 우리도 느껴야 한다는 인식이 생각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우리의 형제가 매우 괴로워하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편안한 상태에 있다면, 우리의 '오감'으로는 그가 겪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건 오로지 상상에 의한 것으로, 그의 감각 작용에 대한 직시만을 형성할 뿐이다. 상상 속에서 우리는 그의 상황에 처하고 그와 똑같은 고통들을 겪고 있다고 인식한다."(애덤스미스 <도덕감정론>)-232쪽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사람의 경험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서로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실제의 경험을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접 경험이 항상 존재한다. 우리의 상상이 말라가고 있을 때 은유가 등장한다."-233쪽

"훌륭한 전기를 쓰는 기술이란 멈추어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아는 것이다."-293쪽

"나 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을 것은 없지만, 최소한 나는 그들과는 다르다."(루소 <고백록>)-302쪽

"사람에 대해 과장된 찬사만을 쓴다면 약력은 보이지 않게 감출 수 있다. 그러나 인생에 대한 것을 쓰고 있다면 약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야 한다."(새뮤얼 존슨)-3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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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magic 2005-06-19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다보구 여행의 기술 읽고 있는데요,...와...감동 입니다.

마늘빵 2005-06-1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감동입니다. ^^; 줄친데가 많아서 계속 수정하면서 덧붙이고 있어요. 전 이거 다 보고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볼거에요. <여행의 기술>은 아직 안샀는데.

미미달 2005-06-22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재미있나요?
책 자체가 무지 예뻐서 끌리는데.. ^ㅡ^

마늘빵 2005-06-22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이거 재밌어요. 거의 다 읽었답니다. 마저 밑줄긋기 채워넣을게요. 너무 많아서 천천히 작업...
 

 
 

 

 

 

  이 영화의 주제는 뭘까. 뭘 말하려했고 뭘 표현하려고 한 것일까? 보는 내내 이런 의문을 가지며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봐야만 했다. 일단 본 영화는 끝을 봐야한다는 나의 영화신념(?)을 가지고.

 처음에는 웬 창녀와 순수총각의 사랑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화면은 서부영화로 넘어가 총질을 해대고 있다. 뭐냐? 타임머신이냐? 아닌데...? 창녀와 사랑을 나눴던 총각은 그녀를 범하려는 한 사내와 총을 마주 대고 있다. 그 사내는 이 총각의 어깨에, 이 총각은 그 사내를 겨누었으나 총질의 미숙함으로 창녀의 머리 정 중앙에 맞추고 말았으니. 이를 어찌하랴. 그러나 이 사실을 모른 채 살아온 총각. 자신이 그 사내를 죽였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

 서부영화로 넘어와서 이 총각, 인디언들에게 발견돼 구사일생으로 숨통이 붙어있다. 보안관으로 변신~ 얏! 나는 이제 정의의 사나이! 어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보던 놈인데? 생각해보니 오호라 그때 그 사내놈이 늙어 돌아왔구나. 죽었는 줄 알았는데 살아있네. 이 사내에게 풍기는 카리스마에 기가 눌려버린 우리 정의의 보안관.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수는 없다. 인디언에게 가서 신통력을 가르쳐달라는데...

 이제 영화는 주술영화로 바뀐다. 인디언들에 의한 신통력과 SF환상영화의 조화? 도대체 감독은 얼마나 많은 것들을 하나의 영화 속에 담으려 했던 것이더냐. 시도는 좋았으나 조화를 이루지 못했고 완성도는 팍팍 떨어지누나. 이  순간부터 영화는 내내 명상영화, SF환상영화, 주술영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내내 정신을 몽롱하게 하는 요상한 음악과 함께 화면을 가득채운 컴퓨터 바탕화면의 4차원적인 알 수 없는 영혼의 통로(?)들.

 실망이다. 괜히 봤구나. 오랜 피곤을 없애려 잠시 쇼파에 누워 티비를 튼 것이 화근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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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철학
김정환 외 지음 / 박영사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학부시절 교직이수를 하면서 사놓은 교육학 책이 몇권 있지만 교육철학에 관한 책은 한권도 없었다. 웬만해서는 나는 모든 강의의 교재를 구입하는 편인데 분명히 '교육철학'을 수강했던 내게 교육철학에 관한 책이 하나도 없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아마도 당시 나는 교직에 크게 뜻이 없었기 때문에 전공인 '철학'에 비해 소홀히 하지 않았나 싶다.

 대학원 첫학기를 다니면서 들은 '교육철학과 사상'이란 과목에서 이 교재는 기본서였다. 하지만 책을 구입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았고 수업때도 파워포인트 자료를 가지고 진행했지 이 책은 한번도 쓰이지 않았다. 물론 수업 내용은 이 책의 내용을 토대로 했지만.

 내가 지금까지 구입한 책 중에서 인터넷 서점에서 할인이 전혀 안되는 첫 책이기도 하다. 왜 할인을 안해주는거야. 이 책의 값이 23,000원인데 전부 다 받는다. 마일리지도 없다. 흥.

 교육학의 한 분과인 '교육철학'은 사실 말이 교육철학이지 철학자들의 저서에서 '교육'에 관한 부분만 발췌해서 엮어놓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물론 마르틴 부버 같이 철학사에서는 언급되지 않는 인물로 교육철학에서는 중요한 인물로 다뤄지지만 말이다.

 이 책을 대략 훑어본 결과, 교육철학이 다뤄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잘 실어놓고 있는 듯 하다. 다른 몇몇 권의 교육철학 책과 비교해보면 나름대로 깔끔한 정리를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이 책은 '교육철학'으로 검색했을 때 가장 많이 팔린 책이기도 하다.

 교육학에 대한 인간학적, 분석적, 철학적 탐구와 더불어, 핵심부분이라 할 수 있는 '3장 전통적 철학과 교육'에서는 루소를 바탕으로 한 자연주의와 플라톤을 바탕으로 한 이상주의, 러셀을 바탕으로 한 실재주의, 듀이를 바탕으로 한 실용주의를 다루고 있고, 4장 현대로 넘어와서는 진보주의와 본질주의, 영원주의, 재건주의, 5장에서 사르트르, 마르틴 부버 등의 실존주의, 분석주의, 비판이론, 끝에가서는 포스트모더니즘까지 모두 망라하고 있다. 교육철학의 철학적 부분에 대해서 방대하게 다룸으로써 핵심적인 부분을 모두 끌어놓았다.

 교육철학서로서의 이 책이 보여주는 충실함에는 문제가 없는 듯 하다. 하지만 한 가지 지적하고픈 점은-이점은 이 책뿐 아니라 모든 교육철학서가 갖고 있는 문제이지만- 지나치게 각각의 철학사조들이 등장한 배경이나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간략하게 표현하려고 한 나머지 지나치게 도식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좀더 상세한 부연설명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배경으로 어떤 철학사조가 등장했고 이것은 이런것을 의미한다 라는 식의 도식화되고 축약된 설명이 오히려 각각의 철학사조들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왜곡하는 것은 아닌지.

 내가 이 책을 다시 보게 될 날은 아마도 종합시험때나 되지 않을까 싶은데, 시험준비를 위해 많은 부분을 짧은 시간에 요약하기에는 이 책이 도움이 많이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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