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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을 넘어서
김홍섭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1999년 2월
평점 :
"生은 누구에게나 대견한 것이다. 간지奸智를 부리다가 제 꾀에 걸려 넘어진 자에게도 밉다고만 볼 수 없는 일면이 있겠거든, 어찌할 수 없는 힘에 압도 유린당한 패배자들 앞에,
'좋은 법관'이기 전에 또는, 그와 동시에 '친절하고 성실한 인간'이어야겠다고 나는 때때로 생각하여보는 것이다."
- 김홍섭, 「한 법관의 심정」, 『무상을 넘어서』 중에서
"내가 가장 증오하는 것은 국가주의입니다. 인류보다 자기 국민을 더 생각하는 국가주의는 모두가 인간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잊고 있는 고로 惡입니다.
기본 인권은 법의 위에 있고 인류의 공동 운명은 민족의 그것보다 크다고 보는 것은 나의 법관으로서의 기본 신조이다. 인권에 관한 法上의 諸規則은 지역에 따라 시기에조차 관계될 수 없다 한 데서 나는 내 平常의 심정을 굽힐 수가 없다."
- 김홍섭, 1960. 11. 13.자 일기 중에서
가난은 타인과 다른 사물들을 있는 그대로, 그 나름대로 있게 하는 존재양식이다. 거기에는 권력과 지배, 욕망의 충족을 구하는 본능을 끊어내는 극기가 요구된다.
가난이 철저할수록 개인은 더욱 진실에 가까워져 다른 사물들과의 교류가 쉬워지며 그들과의 차이점이나 구별점을 존중하고 경외하게 되는 혜안을 갖게 된다. "執을 버리고 着을 끊을 때", 즉, 자신을 모으지 않을 때 비로소 만물을 모을 수 있는 것이다.
- 위 권동순의 글과 김홍섭, 1958. 8. 27.자 일기, 1960. 3. 6.자 일기 등을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