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강소천 외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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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쁜 맛으로 보는 책.

  책에 가득한 여백에 대한 편집부의 변이 멋드러진다.


  어린 시절에 본 듯한 시도 몇 개 있다.

  어린이 마음을 잃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빨간색 책으로 읽었는데, 검은색, 파란색 책도 수록된 시는 같은 것 같다. 단, 같은 시를 읽더라도 표지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겠지...


어떡하지?


바람이 풀숲에 주저앉아

고민합니다.


아무리

살금살금 걸어도

꽃잎이 흔들립니다.


어떡하지?



<바람의 고민> 이혜영


재미있는 꿈을 꾸면

깨어나고 싶지 않던데...

머리가 하얀 우리 할머니

오늘은 굉장한 잠꾸러기가 되었지.

집안 식구들이 모두 할머니 잠 때문에

울면서 아우성이어도

할머니는 재미있는 꿈을 꾸시나 봐.

엄머와 아빠가 할머니 앞에서 울어도

그 소리를 못 들은 체하신다.

할머니,

나처럼 개구쟁이구나.

그만 자고 누운 떠

눈 떠 봐, 할머니!



<할머니> 남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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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의 미래 - 디지털 시대, 지적재산권의 운명
로런스 레식 지음, 이원기 옮김, 윤종수 감수 / 민음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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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서 아이디어를 얻는 사람은 나의 아이디어를 줄이지 않고 가르침을 받는다. 내 초에서 불을 붙이는 사람은 내 불을 꺼뜨리지 않고 빛을 얻는다." - 토머스 제퍼슨


  혁신의 '폭발'은 중립적 플랫폼에서 일어난다.

  새로운 기술환경에 대한 섣부른 통제는 그 불꽃을 조기에 꺼뜨려 버릴 수 있다.

  혁신 동기를 유발하면서도 혁신 역량을 제한하지 않는, 적정한(섬세한) 권리 경계 획정이 필요하다.

  유형 레이어, 코드 레이어, 콘텐츠 레이어 각각의 차원에서...


  6장에 나오는 다음 원칙은 하나의 지침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자원이 어떻게 활용되어야 할지 잘 모르겠을 때에는 그 자원을 공유재로 남겨 두는 편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용도를 실험해 볼 수 있다. 특정 자원의 용도가 명확하지 않고, 어떻게 사용해야 가장 효율적일지를 확실히 알 수 없다면,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그 자원을 사용,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반면 어떤 자원이 어떻게 활용되어야 하는지를 확실히 아는 때에는 그 자원을 통제 시스템-재산권법제-에 편입시키는 것이 타당하다. 용도가 분명한 자원은 바로 그 용도에 사용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사회적 관점에서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누가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지를 찾아, 그에게 소유권을 부여하고 그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할 때, 그 자원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


  대가의 풍모가 느껴진다(레식 교수의 학문적 영향력에 관해서는 다음 포스팅을 참조 http://blog.aladin.co.kr/SilentPaul/9319098).


  얼마나 팔릴지 장담할 수 없는 이런 학술서를 번역하기로 결심한 출판사와 옮긴이에게는 일단 고마운 마음이다.

  그러나 'externalities'를 흔히 쓰는 경제학 개념인 '외부성' 내지 '외부효과'가 아니라 단지 '외부적 영향'으로(159쪽),

  'hold-up'을 '버티기'나 적어도 '알박기'가 아니라 그 의미가 전혀 달라져 버리게 되는 '바가지 쓰기'로(341쪽, '바가지 씌우기'도 아니고... 차라리 그냥 '홀드업'이라고 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번역한 것에서 보듯,

  번역자 선정이 반드시 적합하였는지는 의문이다['winner's curse'도 '승자의 재앙'(370쪽)보다는 '승자의 저주'라 옮기는 것이 보다 일반적이라고 보인다].

  감수자 주석이 꽤 효과적이기는 한데(그러나 그 위치가 본문과 너무 안 맞다), 위와 같은 개념어 구사 등 정확한 번역에도 조금 더 신경을 써주셨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미주도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셨는지, 중구난방에다, 너무 가독성이 떨어진다.


  다음과 같은 책들을 같이 읽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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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교수의 인간의 경제학
이준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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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자이기보다는 교육자를 자처하는 이준구 교수님의 행태경제학 입문. 기본 중의 기본이 두루 담겨 있고, 술술 읽힌다. 아래 두 책의 내용을 주로 소개하고 계신다.


  Richard Thaler 교수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이 무색하게도, 국내에서는 논의 수준이 고작 소개 단계에 그치고 있지만, 특히 공공행정에서 적극적으로 연구, 응용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교수님은 행동(行動, action) 그 자체보다는 행동의 방식 내지 양상이 초점이라는 점에서 Behavioral Economics를 '행동경제학'이 아니라 '행태(行態)경제학'으로 번역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신다.

  그러나 한편, 주어진 조건에 대한 적극적, 소극적 반응이 보이는 동적이고 비일관적인 측면을 드러낸다는 점에서라도, 의미를 부정적으로 가두는 '행태경제학'보다는 상대적으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행동경제학' 쪽이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고 새로운 학문 분야의 보편성, 확장성을 획득하는 길이라 생각된다.


  일찌감치 2009년에 나온 『36.5℃ 인간의 경제학』이 2015년 10쇄를 찍은 후 2017년에 다시 나온 개정증보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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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경제를 만나다 탄탄한 시장경제 3
김정호 지음 / 프리이코노미스쿨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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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경청할 만한 주장이 많이 있는데, 자유주의 프로파간다 같은 느낌 때문에 ‘시장의 선택‘을 받는 데는 성공적이지 못하였거나 못할 것 같다. 특히 87년 헌법에 대하여, 1960년대 헌법 교과서들을 경쟁자 삼아 ‘사회주의‘ 운운하며 자제를 잃고 공세 펴는 대목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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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의 비밀 - 우리의 일상을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권력자, 여론조사의 모든 것
유우종 지음 / 궁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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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방법론의 기초적 사항을 억지로(?) 늘려 쓴 느낌.


  이미 어느 정도 소양이 있는 분들께는 큰 유익이 없을 것이고, 처음 접하시는 분들께는 흥미로운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학부 개론서가 다루는 범위에 조금 미달하는 정도라고 보시면 될 듯.


  여론은 '시장민주주의' 시대의 새로운 신(神)이고, 여론조사는 그 음성(神託)을 듣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비유가, 자꾸 반복되면서 점점 더 식상하게 느껴진다.


  MB정부 출범 즈음에 나온 책으로, 다루는 사례들의 시의성(時宜性)이 많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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