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 - 자신감과 행복지수 세계 최고인 북유럽 육아와 교육의 비밀
황선준.황레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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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가?'보다, '내 아이는 어떤 부모를 원하는가?'를 떠올리며 아이의 성장을 기다려주는 스웨덴 사회의 성숙함이 부럽기도 하였고,

  그러한 존중과 소통에도 많은 준비와 노력, 또 적극적 초대와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며 참회하고 반성하였으며,

  출산휴가를 쓰려고 하였을 때 정색하며 표정을 굳혔던 얼굴들이 떠올라 왈칵 울화가 치밀기도 하였다.


  별세계처럼만 느껴지는 스웨덴의 변화도 실은 그리 오래된 일만은 아닌 터, 우리는 언제쯤 '자식이 부모를 선택할 수 없기에, 교육의 기회는 평등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성취할 수 있을까.


  글쓴이는 이전에도 책을 쓰신 적이 있는데, 전혀 소개 또는 연결이 되어 있지 않다. 뒤의 둘은 공동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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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와 컴퍼스 - 인공지능 시대와 생각 기술
박승억 지음 / 로고폴리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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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딘 평도 좋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6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이라고도 하고, 글쓴이도 현상학을 제대로 공부하신 듯 보여서 내심 큰 기대를 가지고 책을 펼쳐 들었다. '렌즈와 컴퍼스'라는 제목도 심상하지는 않게 느껴졌고...

  그러나 결론부터 말해, 그러한 큰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호랑이 그리려다 고양이에 그친 듯, '발견'과 '구현'을 각각 대표하는 두 도구가 제목만큼 충분한 응집력을 가지고 글에서 유기적으로 견지되지는 못한 것 같다.

  쉽게 쓰시려는 의욕이 과하셨는지, 본문인 10장까지는 신선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특별히 없었고, 학부 1학년 교양수업에서 다뤄질 만한 정도의 내용이다. 마셜 맥루언으로 운을 뗀 '에필로그'의 '레고이즘'에 관한 비유, 즉 크기가 작아 의미 중립적인 블럭, 예컨대 0과 1과 같은 디지털 부호가 가질 수 있는 정교한 재현력에 관한 내용은 솔깃하게 읽었다.

  다음과 같은 책들을 참고문헌으로 열거하고 계신다. 스티븐 와인버그의 책을 읽어야 하는데... 콩드로세도 이참에 들여다 보아야겠다. 에리히 프롬의 책은 장경룡 번역의 1991년 혜원출판사 본을 제시하셨는데, 절판되기도 하여 홍신문화사 본으로 바꾸어 링크하였다. 그나저나 『총, 균, 쇠』는 어쩌다 이런 반열에 올랐는지... 제목빨인 것 같다.




  글쓴이는 다음과 같은 책들을 쓰고 옮기셨다. 단독저서, 번역서에 한정한 것이다. 『후설&하이데거: 현상학, 철학의 위기를 돌파하라』가 끌리는데, 『렌즈와 컴퍼스』를 읽고 느꼈던 것과 한 줄기인 듯 보이는 "저자께 죄송하지만, 너무 쉽고 간단하게 쓰시려다 보니 별 내용이 없습니다.ㅠㅠ"라는 평이 있다. 흥미롭게도, 찰리 채플린의 영화들을 평한 『찰리의 철학공장』이 있다. 『계몽의 시대와 연금술사 칼리오스트로 백작』도 재미있게 쓰셨을 것 같다.



  덧붙여, 알라딘에 마틴 우르반의 이름을 Martin Urben이라고 쓰고 있는데, Martin Urban이 맞다(위키피디아 https://de.wikipedia.org/wiki/Martin_Urban_(Publizist) 참조). 그의 책 중 Wie die Welt im Kopf entsteht. Von der Kunst, sich eine Illusion zu machen』이, 책의 작은 꼭지 제목인 『영(0)의 발견』[북피아(여강), 2004]으로 출간되었던 적이 있는 모양인데(네이버 책정보 링크 참조), 지금은 『어떻게 세계가 머리 속에서 생겨나는가』[북피아(여강), 2002]만이 남아 있다. 알라딘에는 2002년에 나온 뒤의 것이 '개정판'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그 경위를 알기 어렵다. 참고로, 국내에 나온 책 중에 『0의 발견』이라는 책이 따로 있다. 요시다 요이치(吉田洋一)가 쓴 1939년작, 『零の発見 : 数学の生い立ち』(岩波書店)를 번역한 다음 책이다. 사이언스북스에서 2002년에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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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0
임레 케르테스 지음, 유진일 옮김 / 민음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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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명200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임레 케르테스의 대표작으로, 이른바 운명 4부작의 첫 번째 권이다. 1975년에 발표되었고, 4부작은 좌절,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청산으로 이어진다. 이들은 운명』의 내용을 기본으로 한 변주들이다.


  다른우리 출판사에서 2002. 12.부터 2005. 3. 사이에 모두 번역되었다가 현재는 네 권이 다 품절되었다. 다른우리 출판사에서 2002. 12. 출간한 운명은 독일어 중역본이다. 아마도 2002. 10. 10. (스웨덴 현지 시각) 노벨문학상 선정 발표 후 급히 번역하여 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4부작 국역본 중 좌절만 헝가리 문학 전공자의 번역이다.



  『운명2016. 5. 민음사에서 다시 나왔다. 헝가리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유진일 박사의 새 번역이다. 헝가리 문학잡지인 <뉴거트Nyugat> 3세대 작가인 로너이 죄르지(Ronay Gyorgy)의 아들, 로너이 라슬로(Ronay Laszlo) 교수 밑에서 수학하셨다고 한다. 노벨문학상 선정 발표 후 번역에 이르기까지 꽤 오랜 와신상담의 시간이 있으셨다.


  소설의 제목 ‘Sorstalanság’소르슈탈란샤그정도로 발음하고, 영어로 fateless의 의미라 한다. 같은 제목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sors운명이고, talanság원인불명/혼란정도의 뜻인 모양이다(talan이 '없는', ság이 '것'). 우리도, 인간이 이해할 수도 없고, 피하거나 빠져나올 수도 없을 것만 같은 비극적 사태에 (fate‘less’) 내지 ’(宿命, fatum, 필연성)이라는 말을 붙이곤 하였다.


  그러나 강제수용소 생활을 남 얘기하듯 담담하고 객관적으로 묘사하여 결국 독자들을 '대신 화내게 하는' 그의 당혹스러운 글몸이나, "운명이 있다면 자유란 없다. 그런데 만약(내가 점점 흥분하며 말을 이었다.) 반대로 자유가 있다면 운명이 없다. 그 말은(여기에서 나는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말을 멈췄다.) 우리 자신이 곧 운명이라는 뜻이다."(282쪽)라는 언급을 보면, 그가 운명에 관하여 말하고자 했던 것은 꼭 그런 내리누르는 느낌의 운명만은 아니었던 듯도 싶다. 도리어 야만은 현재 진행형 아우슈비츠에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우리 자신들로부터 비롯된다.

 

  임레 케르테스는 2016. 3. 31. (현지 시각) 타계하였다(관련 기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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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여행 - 하루 10분 일주일 에코 도서관 1
자크 르 고프 지음, 안수연 옮김 / 에코리브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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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가 18세기 말까지 지속되었다고 보는 낭만주의자(?) 자크 르 고프의 중세를 위한 변명.

  그에 따르면, 중세는 진정한 의미의 유럽이 탄생하고 구축된 시대라고 한다.


  청소년용이라 꽤나 축약되어 있기는 하지만, 막연하게 궁금했던 부분들을 비교적 객관적 필치로 해소해주는 편이다.


  그의 책은 꽤나 많이 번역되어 있다. 그 청소년 독자용 요약본이 『~중세여행』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하루 10분 일주일 시리즈에도 흥미가 간다. 프랑스 저자들의 책이다. 에코리브르의 안목은 믿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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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닝포인트 - 나를 성공으로 이끌어준 최고의 반전
밥 셀러스 지음, 이현주 옮김 / 위너스북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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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싼 맛에 사서 책상에 쌓아뒀던 책인데, 책상 정리 차원에서 훑어 보았다.


  소수의 몫일 수밖에 없는 이런 '실패로 포장된', 최면적이고 주술적인 마취성 성공 신화가 미국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소비되는 모습은 눈물겹고 안쓰럽다.

  하긴, 유교문화권에서 『주역』이 읽히고 소비되었던 한 방식과 다를 바가 없나.


  서른 개 꼭지 중에서, '공급중시 경제학'의 창시자로 '래퍼 곡선'의 그 아서 래퍼가, 밀턴 프리드먼을 꼬드겨서(?), 달러로 설탕선물을 매입하는 한편 파운드화로 설탕선물을 매도하는 투자를 함께 하였다가(영국 파운드화가 오르고, 달러가 내려가는 데 돈을 건 포지션이다), 영국과 미국의 도량형 차이를 간과한 계약을 하는 바람에(미국식 1톤은 2,000파운드이고, 영국식 1톤은 2,240파운드라나) 마진콜이 폭주하여 돈을 날린 일화 하나는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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