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おたく)가 오덕후로 불리기도 전인 2001년에 처음 나와 2007년, 2판이 나왔다[근거는 불분명하나, 나무위키 설명에 따르면 '오덕후'로의 로컬라이징(?)은 2005년경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https://namu.wiki/w/오덕후].


  덕업상권(德業相勸)을 위한 책이나, 덕력(德力 & 德歷)이 부족하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입문서로는 알맞지 않고, 오디오필의 생리와 사고 구조를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사진가로 시작해 오디오 칼럼니스트가 된 지은이는, 세월을 거치며 콧수염도 기르고(『소리의 황홀』 초판에는 사뭇 다른 프로필 사진이 실려 있다), (아마도 사진기와 오디오 사랑을 확장한 것으로 보이는) '생활명품'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창덕(創德)하시었다.

  첫 작품인 『소리의 황홀』 초판은 수사가 다소 투박하고 넘친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후에 15년 이상을 꾸준히, 홀로 또 함께 여러 책을 내신 것을 보니 여러모로 진화하셨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블로그(http://blog.naver.com/yooniz)를 운영하고 계신다. 구본형의 책에 사진을 제공하시기도 하였다.



  스스로 길을 잘못 들어선 팔푼이라는 의미로 '오도팔(誤道八)'이라는 이름을 쓰는 하현상 선생은 1985년 다음과 같은 글을 기고하였다(감성이 아재스럽고 올드한 만큼이나, 오디오필들 사이에서는 대단히 유명한 글이다. 인터넷에는 조금씩 표현을 바꾼 여러 버전들이 돌고 있고, 원문은 확인하지 못하였다.)


(전략) 그간에 매킨토시 MC240, 마란츠 7, 카운터포인트 SA-3과도 살아보았지만 한 달씩도 못 가 이혼하고 말았다. 이것을 바꾸면 저것도 바꾸어야 하니 대추나무 연줄 걸린 듯 시원스레 해결이 되지 않는 게 항상 골치다. 그래서 주위에 나와 같은 사람을 만나면 반가움과 동시에 동병상린의 위안감도 느낀다. 향후 10년쯤 지나면 의학사전에 이런 병명도 오를 법하다.

 

Nervosa Philsonico : 오디오 노심초사증. 희귀병으로서 전염성이 있으며, 드물게 2세에 유전되는 수도 있으므로 죽어도 낫지 않는 병이다. 자각 증상은 발병 후 장시간 경과해야 나타나는데, 마이다스마저도 치료비를 감당키 어려울 난치의 고급병이다. 증후군으로서는

 

  1. 귀가 남달리 엷어지고, 남의 말을 잘 따르게 된다.

  2. 이와 반비례해서 화폐가치 감각이 점점 무뎌져 결국 후천성 화폐 감각 결핍증을 동반하게 된다.

  3. 생수(바흐), 청량음료(모차르트), 보약(베토벤, 브람스), 야채수프(슈베르트), 뷔페(오페라), 생강(바르토크), 나중에는 뻥튀기 과자(핑크 플로이드)까지도 가리지 않고 먹게 되고, 좀 심한 경우에는 10분이 멀다하고 음식을 바꿔 들게 된다.

  4. 환자끼리 친화력(親和力)이 강하며, 염치불구하고 다른 환자의 집으로 잘 다닌다.

  5. 10년 넘은 조강지처(기계)와 하루아침에 갈라 설 만큼 비정해진다.

 

  PhilsonicPhilharmonic 사이를 오가며 헤매기 10, 이제는 눈도 침침해지고 심신이 고달프다. 이제 할 일은 기도밖에 없는 것 같다.

 

  ‘하느님, 이 어리석은 사람으로 하여금 모차르트에 대한 한없는 사랑과 베토벤에 대한 외경을 예전처럼 느낄 수 있는 마음의 평화와 무구함을 내려주소서. 작은 것에 만족하고 마음을 가난하게 하여주소서. 오로지 나의 조강지처만을 사랑하게 하고 다른 요사한 것에는 눈멀게 하여주소서. Philsonic의 어리석고 해묵은 방황을 그치게 하여 주소서. 그리하여 소박하고 행복한 Philharmonic으로 안주케 하여 주소서.’


  오디오를 다룬 책들 중에는 그 연장선상에 있는 항변조 책들이 많다는 것이 특색이라면 특색이다(주제를 조금 넓혀 열거하였다).



  최신 정보는 하이파이 클럽(http://www.hificlub.co.kr)이나 잡지를 통하여야 할 텐데, 다른 분야들처럼 오디오 전문지들도 다수 폐간되었다. '앱솔루트 사운드' (http://www.theabsolutesound.com/)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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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5년 결성된 익명의 여성주의 예술가 모임, 게릴라걸스 하면 떠오르는 것은 앵그르의 <오달리스크 La Grande Odalisque>를 패러디한 다음 포스터일 것이다.



  "여성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가려면 발가벗어야 하나?

   미국 최대의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근대 미술 부문에는 여성 미술가의 작품이 5%밖에 걸려 있지 않은 반면, 이 미술관의 누드화는 85%가 여성을 소재로 한 것이다."


  위 포스터는 1989년 포스터인데, 게릴라걸스는 2004년(각 3%, 83%), 2011년(각 4%, 76%)에도 통계치를 갱신한(?) 포스터를 내어 차별의 역사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폭로한 바 있다(Meyer Schapiro, T. J. Clark, H. W. Janson 같은 20세기 비평가들은 1세기의 플리니우스, 14세기의 보카치오, 16세기의 조르지오 바사리보다도 더 적은 여성 예술가만을 인정하였다. 스스로를 맑시스트로 칭했던 T. J. Clark는 『The Painting of Modern Life: Paris in the Art of Manet and His Followers』에서 메리 카삿 Mary Cassatt에 대해서는 단 한 줄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콜걸에 관하여 30쪽이나 할애하였다. 뉴욕타임스도 그녀의 부고를 싣지 않았다).



  게릴라걸스의 유쾌한 활약상은 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guerrillagirls.com/


  책도 꽤 많이 냈는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뒤의 두 책은 알라딘에서는 구할 수 없다.



  국내 번역은 반가운 이름, 서울대 여성주의 자치언론 '쥬이쌍스'와 여성주의 웹진 '언니네' 편집장으로 일했던 우효경 님께서 하셨다.



  다음은 『게릴라걸스의 서양미술사』 참고문헌들이다. 출발점 삼을 만한 목록이라 생각되어 전반적으로 살펴보았다. 우선은 휘트니 채드윅의 책들을 보면 될 듯 싶다.


  예술사 일반(책에서 Charlotte Rubenstein은 Rubinstein의 오기이다)



  여성사



  고대 그리스와 로마



  중세


 


  르네상스부터 19세기



  20세기 예술사 일반(벨 훅스의 『Art on My Mind』는 번역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



  20세기 예술가들



  옮긴이가 쓴 "한국의 게릴라걸스를 찾아서" 참고문헌(휘트니 채드윅과 로지카 파커의 책은 중복되어 생략하였다)



  권세미, 「새롭거나 익숙하거나: 전시 '젠더 스펙트럼'」, 여성주의 저널 일다, 2008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4525

  홍경한, 「시대를 초월한 도전과 변화의 시간: 그림 곳곳에 녹아 있는 삶의 단상들」, 월간 퍼블릭아트, 2008 http://pieta999.blog.me/100046139121

  오진경, 「1980년대 한국 '여성미술'에 대한 여성주의적 성찰」, 현대미술사연구, 제12집 (2000), 211-247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02128027


  휘트니 채드윅의 저서만 따로 다시 한 번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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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처럼 2022-01-04 2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이렇게 좋은 페이퍼가 있다니요. 좋은 책 추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더듬더듬 관련 책들을 찾던 중이었는데. 호호 감사합니다~!

묵향 2022-01-06 14:35   좋아요 1 | URL
나뭇잎처럼님, 누군가에게 어떤 식으로든 소용되겠지 하며 이따금 시간을 들여 정리하곤 하는데, 따뜻한 말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게릴라걸스의 서양미술사 - 편견을 뒤집는 색다른 미술사
게릴라걸스 지음, 우효경 옮김, 박영택 감수 / 마음산책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게릴라걸스가 유쾌하게 되살린, 서양미술사의 억압된 반쪽(여성들과 유색인 예술가들 women and artists of color). 말미에 수록된 ˝역사 속 게릴라걸스˝ 연표와, 참고문헌 목록도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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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 동양화의 감상과 기법, 문화교육출판사 (1956. 4. 25.) 49쪽.
지금은 구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알라딘에는 뜨지 않지만 고암미술은 2002년 5권(60년대 이응노 추상화전, 黑과 色)까지 나왔고, 그 외에도 이응노미술관에서 펴낸 책들이 다수 있다. 도록은 물론 더 많다.



1991년 송미화, 1993년 유선영, 1994년 김학량, 이상민, 1995년 신명선, 김영희의 석사논문과 김학량, "고암 이응노(1904~89)의 前期 그림세계(1923~58)", 한국근현대미술사학, 제2집 (1995. 11.), 148-214 등으로부터 시작하여 학술논문이 이제는 꾸준히 나오고 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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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이응노 - 붓으로 평화를 그리다 예술가 이야기 2
김학량 지음 / 나무숲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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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도서이나 큰 줄기를 잘 짚고 있다. 도록으로라도 일별할 가치가 충분하다. 글쓴이는 1994년 홍익대에서 ˝고암 이응로의 삶과 그림: 도불 이전의 전기그림세계˝라는 제목의 석사학위 논문을, 2014년 명지대에서˝이응노 회화 연구˝라는 제목의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박사논문 지도교수는 유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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