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와 하나 됨
프랑수아 바리용 지음 / 생활성서사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하느님이 우리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계시다는 표현은 썩 좋은 표현이 아니다. 사실은 하느님이 인간에 대해 계획을 가지고 계신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인간이 하느님의 계획인 것이다.


  하느님은 우리가 인간이길 바라신다. 다시 말해, 책임 있고, 스스로의 자유를 지어 가며, 스스로의 역사를 써 가는 성인(成人)이길 바라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떠남, 곧 승천은 근본적으로 우리의 자유에 대한 그분의 존중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는 더 유익하다." 그리고 그분은 떠나신다.


  하느님은 결코 우리 역사를 대신 써주려 하지 않으실 것이다. 만일 그렇게 하신다면, 그분이 우리를 사랑하신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분이 우리가 어린애로, 미성년자로, 심하게 말하자면 코흘리개로 남아 있는 것에 동의하신 것이 될 테니 말이다.


  하느님은 인간을 사랑하시기에, 명령을 내리지 않으신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셨다면, 결코 사람을 얕잡아 보아서가 아닌 것이다!" (약간의 편집 및 재정리)


  그래선 안 될 것 같지만 또 하나 괜히 반가웠던(?) 대목...


  "여러 세기에 걸쳐 교회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미사에 참여하는 것을 신자들의 의무로 규정해 온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하지만 오늘날 교회는 이것을 훨씬 덜 강조한다. 지나치게 의례적인 권위를 사람들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교회가 바라는 것은, 앞으로 해가 갈수록 신앙이 점점 성숙하여, 더 이상 신자들에게 미사 참여를 명령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학의 기술 -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즐기며 공부하기
가토 히데토시 지음, 한혜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가볍게 술술 읽어 치우면 되는 책으로 읽어야 할 절실한 필요는 없는 책.

  목차를 훑어보면 되고, 결국 책을 다양하게 읽어 교양을 풍부하게 쌓으라는 내용.

생각하기에 따라서 학교란, `독학`으로는 공부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수용하는 장소라고 말하지 못할 것도 없다. 일반적으로는 학교에 못 가니까 어쩔 수 없이 독학한다는 식으로 여겨지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상황은 도리어 거꾸로인 것 같다. 즉 혼자 힘으로는 똑 부러지게 공부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쩔 수 없이 가는 곳이 학교라는 말이다. 학교는 이른바 탈락자 구제시설 같은 곳이어서, 독학으로 자립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은 학교에 가지 않아도 충분히 해나갈 수 있다(인용자가 다소 교정).

책 읽는 습관은 인생의 여러 가지 불행으로부터 당신(의 몸)을 보호하는 피난처가 된다.

- 서머싯 몸 -

독서란 타인의 경험을 합법적으로 훔치는 행위이고, 독서가란 따라서 경험 도둑이다.

(인용자가 다소 수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한민국은 군대다 - 여성학적 시각에서 본 평화. 군사주의. 남성성, 청년학술 56
권인숙 지음 / 청년사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1) ‘여성학적 시각에서 본 평화, 군사주의, 남성성’이라는 부제에서 보듯, 우리의 일상적인 인식과 실천에 깊이 내면화된 군사주의의 영향을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군대와 징병제는 한국 사회의 모든 사람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된 주요한 고리라는 점에서, 그와 관련해 아버지, 어머니, 누나, 여동생, 애인, 친구, 아내, 남편, 대학 동기나 선후배, 성매매여성, 징집자, 징집거부자, 징집기피자, 징집면제자들이 개인적/집단적으로 축적한 경험의 의미를 분석하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의 젠더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주요한 열쇠를 사용하지 않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젠더와 군사주의는 그 자체로 너무나 광범한 주제이기 때문에 이를 책 한 권으로 다루기엔 무리가 따를 것이다. 이 책 역시 그간 연구가 많지 않았던 주제에 대한 시론적(혹은 본격적) 문제제기로 볼 것이다.


2) 주제를 둘러싼 이모저모가 비교적 잘 ‘정리’되어 있다. 권인숙 교수님의 우직함이 책 곳곳에서 묻어난다. 하지만 뿌리 깊은 군사주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여전히 막막하고 어려운 문제다.


  개인적으로는 5장, ‘군대 내 남성 간 성폭력과 남성성’이 특히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간 해당 주제에 대한 모종의 참조점이 필요하던 터였다. 이 글은, 군대에서 계급과 남성성이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 성폭력이 어떻게 지배(위계질서 확립)와 남성성 경쟁의 수단으로 이용되는지, 군대에서의 이러한 경험이 어떻게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 등에 관하여 대단히 설득력 있게 기술하고 있다.


3) 무뎌지기 쉬운 공간... 적어도 괴물은 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바이어던 - 국가라는 이름의 괴물 e시대의 절대사상 2
김용환 지음 / 살림 / 200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홉스 사상을 이해하는 좋은 지침서. 책의 후반부에 원전의 발췌 번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만, 책을 급하게 출간하셨는지 오탈자가 좀 많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문학과지성 시인선 112
장석남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1992년 제11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작


2) 책 표지 뒷면에 적힌 저자의 변(?)

  “나는 춤꾼이거나 歌手거나 아니면 유능한 세션맨이 되었어야 옳았다. 가끔 휘파람을 불며 여기저기 배회할 때 나는 그런 생각을 한참 동안 하곤 한다. 춤이나 음악은 말(言)에서부터, 도덕에서부터 얼마나 자유롭고 즐거운가. (중략)

  타오른다는 것, 아니면 깊이깊이 고요해진다는 것, 어떤 충만함으로 타오르며 그 속에서 파르라한 自己 존재의 떨림을 감지한다는 것, 그게 시보다는 춤이나 음악 속에서 훨씬 용이하리라는 생각에는 아직도 변함이 없다.

  나는 나의 삶이 음악 같아지기를 매일 꿈꾼다. 음악이 가지 못할 곳은 없다. 문맹자의 가슴속에서까지 음악은 쉽게 웅덩이를 파놓는다.

  시는 내가 음악까지, 춤까지, 타오름까지 타고 가야 할 아름다운 뗏목이다.

  뗏목이 아름답다? 그래 그게 일상이니까.”


3) 그리고 시 한 편을 인용한다. 아래 시를 역사시로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5월 (장석남)


아는가,

찬밥에 말아먹는 사랑을

치한처럼 봄이 오고

봄의 상처인 꽃과

꽃의 흉터로 남는 열매

앵두나무가 지난날의 기억을 더듬어

앵두꽃잎을 내밀 듯

세월의 흉터인 우리들

요즘 근황은

사랑을 물말아먹고

헛간처럼 일어서

서툰 봄볕을 받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