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와 떠돌이

지구화, 야누스의 두 얼굴 ㅣ 교양 교양인 시리즈 3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김동택 옮김 / 한길사 / 2003년 9월

'지구화'가 가져다준 시간/공간의 압축과 거리의 무효화, 다시 말해 이동의 자유는 '여행자'와 '떠돌이'라는 쌍생아를 낳았다. 여행자는 스스로 원하기 때문에 여행하고, 떠돌이는 선택의 자유가 없기 때문에 여행한다. 떠돌이들은 여행자를 동경하고 숭배하고 욕망한다. 반면 여행자들은 떠돌이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떠돌이들을 내쫓는다. 떠돌이에게 여행의 자유란 쫓겨날 자유이다. '위험사회'에서 떠돌이들은 '안전'이라는 미명 하에 쓰레기처럼 유폐되고 위생학적으로 격리된다('빈곤의 범죄화'). 이것이 거리의 삭제가 선물한 '지역화', '감옥화'이다. 공간적 분리(인클로저)를 통해 소통은 금지되고, 소외가 강제된다. 영구화된다.

[100자평] 다섯째 아이

다섯째 아이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섬뜩하다. 소화가 안 될 지경.

[100자평] 기독교의 교파 - 그 형성과 분열의 역사

기독교의 교파 - 그 형성과 분열의 역사 ㅣ 살림지식총서 263
남병두 지음 / 살림 / 2006년 11월

비교적 객관적으로 다루려 한 흔적이 엿보이나, 역사를 해석하는 관점과 서술 범위 및 비중의 취사선택에 있어서 저자 자신의 교파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편향이 느껴지기도 한다.

[100자평] 국가 없는 사회

국가 없는 사회 - 카페에서 만난 어느 아나키스트와의 대화
에리코 말라테스타 지음, 하승우 옮김 / 포도밭출판사 / 2014년 8월

인자한 할아버지 같은 이탈리아 아나키스트가 칠십 줄에 출간한 문답식의 팸플릿. 온기가 담겨있으나, 반론은 단순하고 답변은 문학적이어서 구체적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답이 될 수 없다고 느껴진다. 유토피아적 관념론 같다. 나도 나이가 든 걸까.

[100자평] 토마스 만

토마스 만 -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토니오 크뢰거.마의 산 ㅣ e시대의 절대문학 7
윤순식 지음 / 살림 / 2005년 8월

｀토마스 만｀이라는 관문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