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레슨 - 명확하고 아름다운 영어 글쓰기
조셉 윌리엄스 지음, 라성일 외 옮김 / 크레센도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렴풋이 가졌던 느낌을 밝고 시원한 본보기로 정리하여 준다. 우리말 글쓰기도 돌아보게 된다. 참 이로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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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9-04-16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죠. 이렇게만 되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도 함께 ㅎㅎ
 


  운명은 때때로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변화를 우리 생에 새긴다. 제물로 선택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흘러가는 것뿐이다.

  아기가 태어난 후 고민의 차수가 늘어났고, 겁이 많아졌다. 생기 넘치는 아이가, 매일 아침 재생되는 것 같은 싱싱한 마음으로, 매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아빠를 부르고 있는 동안에는, 생각에 잠길 겨를도, 뭔가를 느낄 시간도 없다(372쪽). 다만,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을 아이의 눈으로 다시 바라보게는 된다. 그 어떤 작고 하찮은 것도 아이의 눈에는 마법이다. 오늘은 갑자기 아빠 다리털이 눈에 들어온 모양이다. 이로써 티읕 발음을 연습하기 시작한다. 어느덧 세상은 같은 우리말 자음으로 시작하는 단어들끼리 묶이기 시작했다. 멍멍이는 엄마고, 바지와 바이올린, 바나나는 모두 '바'다. 하루하루 너무 빠르게 아이의 생각과 몸에 배어드는 아빠의 상징계가 미안하다. 이미 아이는 태어날 때 지니고 있었던 많은 감각과 직관을 적극적으로 퇴화시켰다. 기차라도 막아설 수 있을 것 같지만(178쪽), 어머니 배 속에 몸을 웅크리고 눈을 감아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도 든다(372쪽).

  우리는 호르몬으로 가득한 반죽 덩어리이고(136쪽), 인생은 예상대로 흘러가는 법이 없다(178쪽). 200년쯤 뒤에 누군가 우리의 흔적을 추적한다면(229쪽), 혼인과 출생, 사망의 기록은 포착할 수 있을지 몰라도 가정의 역사, 관계의 중력은 거의 기억되지 못할 것이다(210쪽).언젠가 슬픔을 마주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렇다고 그 슬픔을, 평생 이들을 모르고 사는 삶과 바꿀 수는 없다. 우리는 의심하기 때문에, 기도한다(224쪽).

  옛 친구들을 만났다. 인생의 한 점에 잠깐 모였던 이들이, 딱 그만큼씩을 더 살아 저마다 멀어졌다. 생각지 않은 길을 돌아왔고, 삶은 점점 더 내 것이 아니게 된 것도 같다. 이런 모습으로 살려던 것은 아니었는데, 몸도 마음도 많이 뻣뻣해졌다. 한 선배가, 사람들은 제게 주어진 운명을 생각 이상으로 잘 받아들여 어떻게든 그 자리를 딛고 살아가는 듯하다고 했다. 그렇지만 자꾸 움츠러들게 된다. 심장의 전기적 활동이 계속되는 동안(107쪽), 어쨌든 순간순간 열심히 온기를 나눌 따름이다.


  가디언에 지은이와 리비아의 사진이 포함된 2017년 기사가 있다(아래 링크와 사진 참조).

  "In Every Moment We Are Still Alive by Tom Malmquist review – a deeply personal account of loss", The Guardian (2017. 6. 8.)

  https://www.theguardian.com/books/2017/jun/08/in-every-moment-we-are-still-alive-by-tom-malmquist-review


  최근까지도 책이 회자되고 있다(Aftonbladet은 1930년 창간된 스웨덴 신문으로, 현재 스칸디나비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신문이다).

  "Jag hade lovat Karin att skriva klart den", Aftonbladet (2019. 3. 8.)

  https://www.aftonbladet.se/kultur/a/OnGyww/jag-hade-lovat-karin-att-skriva-klart-den


  톰과 리비아 두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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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류를 읽어 보았지만, 이 번역이 참신하다고 하는데 무슨 까닭에 이리 빨리 절판되었는고... 어디서 구해볼 수 있을지?

원문은 http://www.gutenberg.org/files/222/222-h/222-h.htm 를 비롯한 여러 사이트에서 쉽게 열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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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 2019-02-26 04: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자책도 있을텐데요.

라온 2019-02-26 04: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아직 안나왔구나 ^^
 


공정히 말하자면 우리는 러시아를 '표트르 나라'라고 불러야 하며, 러시아인은 '표트르 사람'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책 88쪽)



  다른 책을 읽다가 문득 책장에 꽂혀 있는 것이 눈에 띄어 슬쩍 읽어 보았다.

  레닌그라드는 다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되었는바, '제2의 암스테르담'을 꿈꾸며 페테르부르크를 세운 이야기가 조금은 더 궁금했다.



최신 유행의 모범적인 추종자가

옷을 입었다 벗었다 다시 입는

한적한 내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해 볼까?

끝없는 변덕을 만족시키기 위해

런던의 잡화상이 팔아먹는 모든 것,

목재나 수지와 맞바꾸기 위해 발트 해의 물결을 헤치고 우리에게 들여오는 모든 것,

탐욕스러운 빠리의 취향이

수지 타산이 맞는 장사인가 싶으면

오락과 사치와 유행하는 호사를 위해

발명해 내는 모든 것

이 모든 것이 열여덟 살 난 청년 철학가의

내실을 장식해 주었다.


- 푸슈킨, 『예브게니 오네긴』 중에서 (책 53쪽)



  무협지 느낌이 나는 짧은 역사서로, 술술 쉽게 읽힌다.

  열 살 무렵 겪은 권력투쟁과 살육이 자유로운 영혼을 몽그리게 하였을 것이다.


  정신분석학적 접근이 이루어질 법도 하여 찾아 보았더니, Vasily Osipovich Klyuchevsky라는 러시아 사학자와 다음 논문 정도가 검색된다.

  https://en.wikipedia.org/wiki/Vasily_Klyuchevsky

  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Vasily-Osipovich-Klyuchevsky

  https://biography.yourdictionary.com/vasily-osipovich-klyuchevsky

  https://www.encyclopedia.com/people/history/historians-european-biographies/vasily-osipovich-klyuchevsky



  Daniel Rancour-Laferriere, "The Couvade of Peter the Great: A Psychoanalytic Aspect of The Bronze Horseman." Puškin Today , ed. D. Bethea, Indiana University Press: Bloomington (1993), pp. 73-85.


  Daniel Rancour-Laferriere는 UC데이비스 명예교수로(2004년 정년 퇴임), 브라운대에서 슬라브어, 문학을 전공하고, 푸슈킨, 레르몬토프, 고골, 톨스토이, 파스테르나크, 솔제니친 등 러시아 작가들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연구를 수행하셨다. 다음 블로그를 참조. https://www.rancour-laferriere.com/



 



  통치기간 중 1724년 단 한 해에만 전쟁이 없었다거나, 러시아를 북방의 패자로 떠오르게 한 스웨덴과의 북방전쟁에서 4만 명이 목숨을 잃었던 반면 페테르부르크 건설에만 무려 7만 명의 생명이 필요했다는 기록처럼, 표트르 대제의 대두리들은 러시아인들에게도 뒤숭숭한 느낌을 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오 나의 하느님! 저는 인민의 이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수많은 죄를 지었는데 용서해 주실 줄 믿습니다.


- 표트르, 1725. 1. 27. 사망 전날 병자성사를 받고서 (책 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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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도둑 가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6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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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이걸 이렇게 무너뜨려버리면...
슬픈데 슬퍼할 수가 없잖아...

군더더기 없는 한 세월을 단숨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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