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抱天) 1막
유승진 지음 / 애니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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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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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쟁이가 누구냐고? 점쟁이가 무엇하는 사람이냐고 따져뭇는 아지매에게 지그시 한 눈 감던 점쟁이, 사정없이 아지매의 뺨을 때리며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당신 같은 년 점(얼굴에 난 점)을 치는 사람이지" 

사람들은 왜 미래의 일을 알고 싶은 것일까? 내일 죽을 상이라고 하면 벌컥 화를 내면서, 애써 부인하려 하고, 대성할 상이라고 하면 보석이라도 꺼내주려는 사람들의 심리는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애로부터 점쟁이들은 사람에게 지워진 운명이란 짐을 보여주는 존재였다. 보고나서는? 그래, 흉이면 피해가고, 길하면 좋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운명이 아니지 않는가. 현대의 인생 설계사처럼 좀더 노력하고 수고하여 좋은 미래를 만드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는가? 그럴 바에는 점을 보지 않아도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것 아닌가. 

그래도 그건 아니라고? 그렇다. 저자는 그렇게 말하고 싶어한다.
"점쟁이가 무어더냐? 사람은 두 발로 서있다. 사람들의 운수를 짚어주어 일어날 일을 대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말 그럴까? 그것을 대비할 수 있다고?
이 오래된 질문은 내일을 궁금해하는 우리에게 늘 수수께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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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
점쟁이도 사주팔자에 묶여있는 사람이여~~~ 그러나 점쟁이는 다 가짜여~
그럼 뭐하러 점을 보는디? 하여튼 그것이 문제다. 이 길고 길 답도 없는 질문에 수천 년을 쏟아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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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쟁이는 무엇으로 사는가?
"장국 두 그릇 먹고 낼 돈은 없지만, 손님 쉰 명 이상 모아줄 자신있소"(48쪽)

그래 평생 복채를 받고 살지만, 진짜 점쟁이는 지질나게도 가난해부러~
천기를 누설하는 사기꾼 같은 점쟁이 때문에 이 주막도 복(?)이 터졌네 그려. 
줄을 서서 공짜밥 먹여준 주모가 모신? 점쟁이의 점을 보려 몰려 들고 있네 그려. 
무엇을 그리도 알고 싶은지.. 
동구 밖 무당년 굶어 죽겠다는 하소연도 필요 없어. 무당년도 지금 점보려 왔거등.. 그러나 댁들이나 잘 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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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해가 지나면 큰 난리가 난다는 소리에 모두들 기가 죽어 말도 못한다.

넌픽션과 픽션을 오가는 이 절묘한 기교는 읽는 동안 진짜 점쟁이가 살아서 내 얼굴을 한 대 치는 줄 알고 정신을 홀라당 빼 놓았다.

이시경, 주인공으로 나오는 왜꾸눈 점쟁이는 1530년에 태어나 1589년에 싸늘한 시체가 되어 제 세상으로 억울하게 떠나가고 말았다. 점 한번 잘 봐준 덕에 흥선대원군에게 현감 벼슬을 받아내고 후일 정3품까지 수사함까지 올라간다. 그러나 그는 권력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결국 죽임을 당한다. 자기의 운명도 모르면서.. 아니 그는 알았다. 그러나 그것을 피할 수는 없었다. 
점쟁이도 운명에 묶여 있으니 이 어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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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머리 못깍는 중님이나, 제 운명도 못 바꾸는 점쟁이나 모두가 똑 같은 거 아녀? 그렇게 살다가 가는 것이 운명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뭐 그리 제 운명을 그리도 궁금해 하는지 다들...... 

이런 재미난 글 귀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점쟁이.. 여자 뱃사공에게
"이보오! 여사공, 내가 당신 배에 올라탓으니 이제 당신은 내 마누라요"
배가 나루에 도착해서 배에서 내리자 여사공이 하는 말......
"나리는 내 배에서 나왔으니 내 아들이오"

어허.... 이런 인생이란 마누라가 되기도하고, 아들이 되기도 하네그려.
점쟁이란 인생이 뭐길래.. 그래 괜한 사람 건드려 성을 내나!

한 참 재미있어야할 내용이 1권으로 끝나고 말았으니 아쉬움이 말로 다할 수 없다.
이런... 2-3권 봐야 재미나게 읽기나하지...
허나. 발상도 기발한데다, 모르는 역사 속 이야기도 잔뜩 들어있으니 불과 30여분이면 읽을 책인데 다 덮고나니 수백년은 지나온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역사에 무지한 내 인생도 부끄럽기도하고, 
저자가 경남 거제 출신이라니 그곳에 살아 봐서 그런지 반갑고, 부산에서 활동동 하고 있다니 부산에 사는 나로서 어찌 반갑지 않으리....... 재미나 문구와 어려운 말도 친절히 각주로 풀어 놓았으니 옛말도 배우고 모르는 단어도 배우니 참 묘한 만화책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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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진리
폴 리쾨르 지음, 박건택 옮김 / 솔로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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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우리가 역사가의 작품들을 읽고 명상하면서 기대하는 것은 반성의 주관성이기 때문이다. 이 관심은 이미 역사를 쓰는 역사가와 더 이상 관련하지 않고, 오히려 독자 - 특별해 철학적인 독자 -와 관련하며, 이 독작 안에서 모든 책, 모든 작품이, 그것의 위험을 무릅쓰고, 완성된다.-26쪽

전체적으로 역사가는 철학을 불신하며, 무엇보다도 역사 철학을 불신한다. 그는 이 역사 철학의 체제 정신으로 역사를 깨부수고 탐구로서의 역사를 죽이지 않을까 염려한다. -43쪽

그러므로 하나니의 의미, 그러나 역사의 감춰진 의미를 믿는 신앙은 가장 비극적인 역사의 심오한 의미를 믿는 용기, 그러니까 투쟁의 한복판에서의 확신하며 포기하는 기절이자, 동시에 체계와 광기의 확실한 거부, 즉 개방의 의미이다. 그러나 그 대신 소망이 언제나 역사의 드라마적이고 불안한 양상과 관련된다는 것은 기본적이다. 그리고 소망이 죽은 추상을 겨냥하는 것은 그것이 명백한 무의미의 감춰진 의미가 되지 못할 때이며, 그것이 모든 모호성에서 풀려났을 때이다. 그러므로 진보의 합리적 영여과 초합리적 영역사이에서, 역사적 모호서의 실존적 영역에 주의를 기울히는 것이 필요하다.-116쪽

이처럼 사마리아인은 다가갔기 때문에 가까웠고, 어느 날 노상에서 미지의 사람을 안아 일으킨 비-유대인이었기 때문에 먼 이웃이었다.참된 이웃 사랑은 종종 비인간적인 '정의' 와 위선적 '이웃사랑'에 의해 양쪽에서 망신당하기도한다. 이웃과 동료의 변증법은 타인들과의 관계들이, 이런 저런 양태로, 그 자체로 변해 있기 때문에 더욱 부패되어있다. 우리 역시 독특한 이웃 사랑의 깨어진 파편들만을 우리 손에 갖고있다.-131쪽

사람을 노동자로서 발견하거나 재발견한 것은 현대 사상의 대 사건중 하나이다. 노동(일)의 문명을 수립하려는 우리의 열망은 이 노동철학의 전제들과 완전히 일치한다.-257쪽

비 폭력의 길은 거부의 길이다. 행하지 않는 권위에 복종하지 않는다. 살인하지 말라에서 사랑하라로 전쟁의 거부에서 평화의 건설로 이동할 때, 나는 내가 하는 행동의 주기로 들어간다. 토인비의 적절한 말을 쓰자면 도전에 응전한다.-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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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진리
폴 리쾨르 지음, 박건택 옮김 / 솔로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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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은 역사의 모호성 속에서 생겨난다. 진리는 역설의 방정식이 아니고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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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의 기적 - 하루 10분, 당신의 뇌가 일으키는 놀라운 결과
KBS 수요기획팀 지음 / 가디언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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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0분의 기적은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된다. 오늘 당장 10분만 투자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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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 :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양장)
유진 피터슨 지음, 이종태 옮김 / IVP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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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하나님의 계시가 주어지는 가장 주된 통로다. 이야기는 성령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문학 장르다. 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로 기록되어 있다.-13쪽

만일 당신이 여덟 형제 중 막내라면 집에서 어린애 이상으로 대우받기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하카톤이란 단어는 하찬고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뉘앙스가 깔란 말로서, 중요한 자리에는 나가지 말아야 할 인물이다. 그저 집안 꼬마에 불과한 것이다.-29쪽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기름부음을 받은 다윗은 일의 세계로 들어갔다. 기름 부음 받기 전에 그는 목자로 일했다. 이는 복음을 표현하는 데 배경과 은유로서 많이 사용되는 직업이다. 이제 다윗의 하는 일은 왕업이었다. -47쪽

위기의 순간이었다. 다윗이 시냇가에서 무릎을 꿇고 있던 그 시간에 세상은 오만하고 사나운 블레셋 민족과 불안에 떠는 타락한 이스라엘 민족, 이렇게 양펀으로 갈라져 있었다. 시내의 북쪽에는 힘은 있지만 멍청한 거인이, 시내의 남쪽에는 기름부음을 받았지만 심한 결함을 가진 왕이 서 있었다. 한 젊은이가 시냇가에서 돌을 고르고 있을 때, 사람들은 그것이 얼마나 의미 심장한 행동인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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