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베이트란 무엇인가?

 

디베이트, 영어로는 Debate이고, 어원을 보면 '물리적인 싸움을 뜻하는 bate(to beat)에서 생겨나 말로 하는 싸움이란 뜻으로 변형된 단어다. 디베이트는 일반 토론이나 논쟁과는 사뭇 다르다. 케빈 리는 그의 책 <대한민국 교육을 바꾼다 Debate>에서 이렇게 디베이트를 이렇게 소개한다. 요약 정리해 보면 이렇다.

 

디베이트는 형식적인 제약이 큰 것이 가장 특징이다. 첫째 디베이트는 찬반이 확실한 주제를 선택해서 토론한다. 그러다보니, 참가 팀은 찬성 팀과 반대 팀, 두 팀이 된다. 오늘 점심에 무엇을 먹을까는 갈비탕과 된장찌개 등 다양한 답을 이끌어낼 수 있지만, 디베이트는 답이 한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낙태를 허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주제로 삼을 수 있고, 아침 9시 등교를 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등으로 찬반이 분명하게 갈리는 주제를 선택해야 한다. 둘째, 디베이트는 발언 시간, 발언 순서가 미리 정해져 있다. 찬성 쪽에서 2분을 이야기하면 반대쪽에서도 2분을 이야기 한다. 준비할 시간도 서로 1분씩 줄 수 있다. 시간을 어기면 감점을 받는다.”



 











케빈 리가 예를 든 두체적인 진행 과정이다.

 

입안 4

입안 4

교차질의 3

반박 4

반박 4

교차질의 3

요약 2

요약 2

전원 교차질의 3

마지막 초점 2

마지막 초점 2

준비시간 팀당 2

 

디베이트는 단순한 생각을 나누는 정보교환이나, 다른 사람의 여러 생각을 종합하는 것이 아니다. 찬반이 분명하게 나뉘는 토론 주제를 가지고 편을 나누어 논리적 근거를 통해 정해진 시간 안에 질문하고, 반박하며, 마지막으로 합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토론이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디베이트는 합의는 약하고 논리적인 사과 합리적 논증의 과정을 훈련하는 것이 목적이다.

 

일반 토론은 상대편이 발표할 때 반대편은 부주의하게 듣거나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디베이트는 집중하지 않으면 반대 의견을 내놓을 수 없고, 2.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발표하기 때문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며 논리를 벗어나 싸움에서 지게 된다. 결국 디베이트는 학습이며, 과정이고, 훈련이다.


디베이트에 관련된 여러 권이 책이 출간되어 있다. 토론 문화가 현저히 낮은 우리나라에서 디베이트 훈련은 상당한 모험과 능력을 필요로 하지만 만약 성공한다면 탁월한 변증자나 철학자, 또는 교육가로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한 방법이다.


초보자를 위한 <디베이트 첫걸음>이 있고, 디베이트를 경험한 이들의 경험담이 담긴 <신나는 디베이트>가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디베이트를 구체적으로 가이드한 <디베이트 가이드>도 좋고, 한 권의 책을 끝장내고 싶은 분들이라면 <독서디베이트>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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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연화 2015-03-23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디베이트가 뭔지모르겠어요..ㅡ,ㅡ
 

한창훈의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날마다 글을 올리고 싶다. 그러나 시간이 여의치 않다. 어불성설한 말만 많아지면 실이 없으니 한 번 찾고 다시 오지 않으니 이것 또한 자제해야한다. 그러다보니 차일피일 미루게 되고 제대로된 글도, 가벼운 글도 올라가지 않게 된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지금 읽고 있는 책을 하나 올린다. 한창훈의 <내 밥상 위의 자선어보>다. 거문도에 사는 저자는 바다에서 건져올린 어류들을 골라 밥상 위에 올릴만한 것으로 추렸다. 이 책은 원래 201년에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으로 출간된 것을 4년 흘러 다시 개정판으로 낸 것이다. 개정판을 내면서 <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도 함께 출간했다. <자산어보>는 정약용의 형인 정약전이 흑산도로 유배당하여 붓을 꺽지 않고 그곳에서 나는 어류를 정리한 것이다. 


































숭어편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의심이 많고 민첩할뿐 아니라 헤험을 잘치고 뛰기도 잘한다. 그물 속에 들었다 해도 곧잘 뛰쳐 나간다. 그물이 조여오면 가장자리로 나와 흙틍 속에 엎드린 채 동정을 살핀다. 맛이 좋고 깊어서 생선 중에 첫째로 꼽힌다."


이런 저런 이야기로 채워진 밥상 위 자선어보 꽤 쓸만하다. 아내에게 보여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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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중고서점에 책 팔기


난생처음 책을 팔았다. 그것도 알라딘 중서서점에. 책을 살 수는 있으나 팔 수는 없다는 지금까지의 금기를 깨고 과감하게 알라딘 중고서점으로 향했다. 지난 주 팔려다 시간이 여의치 않아 가지 못했다. 어제는 작심하고 서면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렀다.  책을 팔기 위해 주차장에 책을 주차하고 트렁크에서 팔려고 모아둔 책을 한 아름 안고 서점으로 향했다. 책을 팔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대기표를 받으니 앞에 두 사람이 더 있다. 십여분을 기다리니 나의 차례가 되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생각보다 조건이 까다로웠다. 직원에 의하면 몇 가지 조건이 있었는데 내가 들었던 말을 이렇다. 정확한지 모르겠다.


1. 밑줄이 5곳 이상 그어진 것은 안 된다.

2. 재고가 너무 많으면 안 된다. 

3. 증정도서이면 안된다. 

 등등


가지고 간 책 중에서 절반이 증정도서였다. 그리고 밑줄을 긋는 습관 때문에 팔지 못한 책도 여러권이다. 팔려면 일일이 다 밑줄을 지워야 했다. 다행히 볼펜이 아닌 연필를 사용하기 때문에 지우는 수고를 하면 다음 기회에 팔 수 있을 것 같다. 파는 입장에서 싼 값에라도 팔고 싶지만 사는 입장에서 상품성을 고려해야하니 어느 정도의 기준을 갖는 것이 좋은 듯 싶다. 




어쨋든 가지가 간 책 중에서 2/3는 가져오고 두 권을 팔 수 있었다. 정확하게 10,100원을 벌었다. 그리고 다시 사갈 책을 골랐다. 교육을 위해 아내가 고른 책과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책을 샀다. 마일리지에 만원을 더 붙이니 8권을 구입할 수 있었다. 캬~ 책도 읽고 돈 버는 재미도 있다. 이게 무슨 재수란 말인가?





곽재구 교수의 책은 무조건 사모은다. 지금까지 모은 책을 보면, <포구기행> <예술기행> 그리고 이번에 구입한 산문집인 <길귀신의 노래>다. 맨 처음 구입했던 <포구기행>을 읽으면서 곽재구라는 인물에대해 사방팔방으로 알아 보았다. 예전에 느낌표에서 "책 책을 읽읍시다"에 선정될 만큼 인기를 누렸던 분이다. 난 그의 명성 때문이 아니라 그의 문장 때문에 구입했다. 서정적인 문장들은 읽는 이의 영혼을 도둑질할만큼 흡입력이 좋다. 이번에 구입한 <길 귀신의 노래>는 자전적 산문입인 듯하다. 앞의 몇 장을 읽어보니 자신의 유년시절의 추억과 근래에 들어와 여행 후기들이 뒤섞여 있다. 앞 선 두 권의 책에서 묶어내지 못한 이야기를 담은 것일 수도 있다. 어쨋든 그의 문장은 깊이 돼새겨도 좋을 문장들이 즐비하다.

















박완서의 <나목>를 보는 순간 주저 없이 집어 들었다. <나목>은 박완서의 가장 최초의 소설이자 등단 소설이다. 박완서의 글은 문장력보다는 리얼리즘의 힘을 받고 싶어서이다. 삶의 생채기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실존적 작가이다. 그래서 더 좋고, 돌아가신 분이라 그런지 애뜻한 마음까지 있다. 돈이 되는 대로 사 모을 작정이다.


<통영 섬 부엌 단디 탐사기>는 통영에 살았다는 추억 때문에 저절로 손이 간 책이다. 저자인 김상현은 통영 토박이다. 통영에서 나고 통영에서 자랐다. 통영 신문인 '한산신문'의 기자이기도 하다. 취재차 떠난 섬들에서 만난 섬 부엌을 단디(확실하게, 꼼꼼하게) 촬영하고 인터뷰한 내용이다. 


가을이 익어간다. 벌써 겨울 냄새도 난다. 가을이 더 가기 전 몇 권의 책을 더 읽을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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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일도 모르는 한국교회


교회 달력에 엄연히 10월 31일은 종교개혁일로 적혀 있다. 그러나 어느 교회 하나 종교개혁일이나

주일을 지키는 교회는 찾기 힘들다. 고작 몇 교회뿐이다. 그만큼 종교개혁은 한국교회에서 멀어졌고 정신이 딴 곳에 팔려있다. 루터를 단지 천주교와 결별 또는 교회만의 개혁이라고 보면 안된다. 그것은 정신의 개혁이며, 근대의 시작을 알리는 정식적인 종소리다. 종교개혁일의 무지는 곧 종교개혁 정신의 소멸이자 사멸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루터가 비텐베르크 성당에 걸었던 95테제는 교회에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금 교회 안에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개혁해보고자 했던 순수한 청년 루터는 미래를 내다보고 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자그마한 선택이 거대한 불길을 만들었고, 역사를 바꾸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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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문장 앞에 이리 마음이 설레니 어찌 할거나



"줄을 치고 또 쳐도 마음을 흔드는 문장들이 넘쳐나는 게 김훈의 책입니다." 박웅현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줄을 치고 또 친다. 어떤 곳은 모든 문장에 줄이 쳐있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이것이 문장에 대한 탐욕이라면 인정할 밖에. 오랫동안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구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중고나 헌책이 아예 없었다. 아마도 나처럼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구하려는 이유는 단 하나, 김훈의 탁월한 문장을 마음것 만날 수 있어서이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속으로 흘러들어온다."

첫 문장이다. 


"갈 때의 오르막이 올 때는 내리막이다. 모든 오르막과 모든 내리막은 땅 위의 길에서 정확하게 비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비기면서, 다가고 나서 돌아보면 길은 결국 평평하다. 그래서 자전거는 내리막을 그리워하지 않으면서도 오르막을 오를 수 있다."


이 역시 프롤로그에 나오는 말이다. '여수 돌산도 향일암' 여행의 한 구절이다. 

"7세기의 봄과 13세기의 봄이 다르지 않고, 올봄이 또한 다르지 않다. 그 꽃들이 해마다 새롭게 피었다 지고, 지천으로 피어 있다."


설요라는 신라시대 여승이 꽃 피는 봄 산의 관능을 견디지 못하고 시 한 줄을 써놓고 절을 떠난다. 결국 대책 없는 충동에 사로잡힌 설요는 속세를 떠돌다 시 쓰는 사내의 첩이 되었고, 당나라를 떠돌다가 통천에서 객사 한다. 그렇게 7세기의 봄은 한 여자를 흔들었고, 지금도 봄은 수많은 여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다.


꽃 피어 봄 마음 이리 설레니

아, 이 젊음을 어찌할거나


김훈의 문장 앞에 이리 마음이 설레니 어찌 할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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