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獨學, 혼자서 공부하는 법


독학의 뜻을 찾아보면 한자어로 獨學를 쓰고, 뜻은 스승 없이 또는 학교에 다니지 않고 혼자서 공부하는 것이다.그런데 사전은 독학의 뜻이 이것만 있지 않고 다른 뜻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독학(毒虐)은 몹시 괴롭히고 학대함, 독학(督學)은  학교의 행정이나 학업에 관한 일 따위의 학사 업무를 감독함. 또는 그런 일을 맡은 사람이다. 내가 알고 싶은 단어는 홀로 공부하는 獨學이다. 영어로는 여러 표현이 있다. self-study, self-education, teach[educate] oneself 등이 될 것이다. 한자인  獨學을 찾아보면 의미심장하다. 홀로 독 獨은 그냥 혼자라는 뜻이다. 배운다는 뜻의 학 은 서당에서 책을 들고 선생님께 배우는 뜻이다.


문제는 독학은 스승이 없다는 것이다. 스승 없이 공부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정말 불가능할까? 그렇다면 독학은 포기해야 한다. 찾아보면 스승 없이 홀로 공부하는 사람이 많다. 어떻게 가능할까? 답은 아주 간단한다. 바로 책이다. 책이 가진 특징은 많다. 장점도 많다. 몇 가지만 추려 보자. 


책이 가진 장점


먼저, 제자가 선택할 수 있다. 


일반 스승은 수준별로 과외비가 천차 만별이다. 그러나 책은 거의 비슷하다. 아무리 비싸도 3만원 이상 짜리 책은 거의 없다. 특별판이나 희귀자료가 아닌 이상 책은 대부분 10000-40000 정도이다. 그 가격으로 역사 최고의 스승들을 만난다. 소크라테스도 만나고, 모세도 만나고, 베르그송 만나고, 아퀴나스도 만난다. 


둘째, 최고의 내용을 가지고 있다. 


대학에서 2학점을 따기 위해서는 4달 동안 일주일에 두 시간씩 투자해야 한다. 돈으로만 따져도 수십만원이다. 그러나 책은 그러한 강의를 몇 년동안 모아둔 내용을 단 한 권에 담았다. 그것도 2만원 정도에 말이다. 강의 나름대로 좋은 점도 있지만 단점도 많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든다. 책은 집중하여 읽으면 300쪽 분량은 하루에도 독파가 가능하다. 그렇다고 그 책을 두 시간만에 다 습득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고 연습도 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축약했기 때문에 자신이 시간만 내면 얼마든지 연습하고 훈련할 수 있다.


셋째, 시공을 초월한다. 


새벽 아침, 점심, 출퇴근시간, 늦은밤 잠이 오지 않을 때 얼마든지 가능하다. 화장실, 식당, 커피숍, 야외, 지하철 등등 어디든지 가능하다. 장소에 구애 받지 않기 때문에 학습효과를 최대한 볼 수 있다.


넷째, 잔소리 하지 않는다. 


이건 매우 중요한데, 남편에 운전 배우지 말라는 전설이 아내들에게 있다. 잔소리 때문이다. 부모치고 아이들에게 '공부해라' 잔소리 안하는 부모 없다. 그런데 책은 하지 않는다. 장점이자 단점이다. 독학할 정도이면 이정도의 단점은 극복할 수 있다. 독학은 자기와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요즘 다시 읽고 있는 책이 있다. 19세기 프랑스 카톨릭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의 <공부하는 삶>이다. 그는 이 책에서 독학의 방법을 소개한다. 물론 중심은 독서이다. 신부이기 때문에 신앙적 조언이 많다. 득이 될만하니 이 부분도 놓치지 말고 읽어야 한다. 그가 주장하는 독학의 방법을 몇 개만 소개해 보자. 




1. 건강한 육체를 소유하라.


공부가 전적으로 정신 영역이기 때문에 육체와 상관 없다고 주장한 적이 있었다. 잘못된 주장이다. 피곤하면 공부하기 어렵다. 몸이 아파도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렇지 않는가. 저자는 '훌륭한 신처에 고결한 영혼이 깃든다'는 아리스토 텔레스의 격언을 인용하며, '사유는 신체 기관 전체를 움직이는 오랜 준비 과정을 거친 후에야 태어난다'고 말하며, 건강한 육체를 소유할 때 공부를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되도록 신선한 공기 속에서 지내라. 공부의 중추인 집중력이 호흡과 밀점한 관련이 있다는 것은 공인받은 사실이며 일반적인 건강의 제1조건이 충부한 산소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낮이나 밤이나 신경 써서 창문을 활짝 혹은 일부 열어 두는 것, 자주 숨을 깊이 들이마시는 것, 공부하기 전후에 걷거나 희랍 전통에 따라 걸으면서 공부하는 것 이런 습관은 몯 건강에 무척 좋다."(p67)


2. 단순한 삶을 추구하라.


저자는 금욕적인 삶을 추구하라고 말한다. 즉 불필요한 것에 신경을 끄고 중요한 것에 집중해야 한다. 저자의 말을 직접 인용하면 이렇다.


"삶의 속도를 늦추어라. 연회,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방문, 이웃과의 형식적인 교제, 아주 많은 이들이 남몰래 질색하는 인위적인 삶의 복잡한 의식들은 공부하는 이를 위한 것이 아니다. 사교활동은 공부에 치명적이다. 과시욕과 방탕한 정신은 사유를 파멸시키는 적이다. ... 시간과 사유, 자원, 역량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일과의 그물에 뒤엉키지 마라. .. 소명은 집중을 뜻한다."(p75)


이런 농담이 있다. 공부 못하는 학생이 책가방이 무겁다. 여러가지 일을 벌이면서 마무리는 짓지 못하거나, 사람과의 관계에 얽매여 공부할 시간을 내지 못한다면 독학은 불가능하다. 그러니 공부하기 위해서는 정말 중요한 것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정리해야 한다. 불필요한 만남이나, 모임, 여가활동 등은 오히려 공부에 방해가 된다. 


3. 협력하라.


독학이라고 언제나 혼자는 아니다. 때론 도움을 구하고 같이 협력해야 한다. 단, 자신이 하는 공부와 연관된 것 한에서. 저자는 여기서 재미난 공부법을 소개한다. 두 사람이 있으면 한 사람이 스승이 되어 가르치고, 다음에는 다음 사람이 스승이 되어 가르친다. 이렇게 하다보면 많은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한다. J.주베르도 말하기를 '가르치는 것은 두 번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함께 공부하고, 서로를 격려한다면 공부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우정은 산파술이다. 우정은 우리의 가장 풍부하고 깊은 자질을 이끌어 낸다. 우정은 꿈의 날개를 펼치고, 숨겨진 사유를 드러내 보인다. 우정은 판단을 감독하고, 새로운 생각을 시험하고, 열의를 지탱하고, 열정에 불을 지핀다."(p92)


4. 한 분야만큼은 전문가가 되라.


한 우물을 파야 한다. 이것은 다른 공부를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한 분야, 즉 자신이 내세울만한 전공은 하나 있어야 한다. '빛은 분산되면 세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약해진다. 반대로 렌즈를 이용해 빛을 모으면... 불이 붙는 것을 볼 수 있다.'  호기심은 좋은 것이지만 절제되지 않는 호기심은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다. 아무리 멀티플레이를 요구하는 시대지만, 한 분야 만큼은 확실하게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각 주제를 적절한 시기에 공부해야 하고, 그 공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고, 우리가 가진 자원을 남김없이 쏟아야 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뒤에는 조용히 다른 주제로 옮겨가야 한다. 이렇게 공부하면, 야단법석을 떨면서 스스로를 소모하지 않고도 믿기 어려운 성과를 쌓아올릴 수 있다."(p187)


피터 드러커는 한 가지의 주제를 몇 년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피터 드러켜 역시 세르티양주와 비슷한 방법으로 공부했다.


"나는 3년 또는 4년마다 다른 주제를 선택한다. 그 주제는 통계학... 등 매우 다양하다. 3년 정도 공부한다고해서 그 분야를 완전히 터득할 수는 없겠지만 .. 이해하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 식으로 나는 60여 년 이상동안 3년이나 4년마다 주제를 바꾸어 공부를 해오고 있다."


이상으로 세르티양주의 공부법을 정리해 보았다. 이것으로 끝은 아니다. 넓을 시야를 갖고, 비교하며 탐구하라는 충고도 있다. 그럼에도 위의 네 가지만 잘 지키도 독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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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현대 문학사를 읽다



채호석의 <한 권으로 보는 한국현대문학사>를 읽고 있다. 개화기 신소설부터 21세기 현대 문학까지 다룬 광범위한 책이다. 올 해 여름(2014년) 부산대학 어느 서점에서 산 책인데 잘 샀다는 생각이 들 만큼 좋은 책이다. 너무 어렵지 않고, 간략하게 한국사를 훑어 가면서 당시의 문학등을 설명해 준다. 한국 문학사를 배우고 싶은 이들이라면 개론서로 참고할만한 책이다. 그런데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절판이다. 판매지수도 형편 없이 낮다.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만큼 문학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증거일까? 다행히 ebook는 판매중이란 이곳에 삽입해 넣었다. 


저자 채호석이 궁금해 더 알아보니 몇 권의 책을 더 출간했고, 근대 소설들의 편집책임자로도 활동한 것으로 나온다. 저자 파일에의하면, 채호석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현대소설과 비평을 전공했다. 재미난 사실은 1980년 당시, 금기시 되었던 일제 강점기 사회주의 문학, 특히 소설가이자 비평가였던 김남천에 매료되어 석.박사 학위를 받는다. 현재는 한국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1940년대 전후 친일 문학을 연구 하고 있다고 한다. 


















김남천을 다시 검색해 보았다. 납북 문학가이다. 그래서 남한 문학사에서 지워진 인물이다. 아직 그의 책이 몇 권 출간되고 있다. 덕북에 모르는 한 분을 알게 되었다. 공부란 이런 맛에 하는가 보다. 김남천까지 읽기가 수월하지 않지만 힘을 써서 읽어 볼 작정이다. 계획대로 된적은 별로 없지만 말이다. 


































채호석의 책을 읽으면서 가장 처음 소개된 이인직의 <혈의누>와 이해조의 <자유종><구마검> 등은 조선말기와 일제강점기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에 씌인 책들이다. 이해조의 <자유종>은 토론체로 쓴 것이고, 안국선의 <금수회의록>은 연설체이다. 예전에 <금수회의록> 앞 부분을 읽고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현재의 소설과 사뭇 다른 전개와 글들이 생소함을 더해 주었다. 이진식의 <혈의누>의 경우는 청일전쟁를 배경으로 어떤 부인이 청일전쟁에서 아이를 잃어 버린 이야기가 나온다. 


"이 부인이 미쳐 돌아가는 모습의 묘사는 기존에 없던 것이었습니다. 고전 소설들은 기본적으로 탄생으로부터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었지요. 하지만 <혈의누>는 바로 당대에 있었던 청일전쟁과 그 시대를 사는 한 사람의 모습을 묘사하면서 시작합니다."(채호석)


이인직은 <혈의누>뿐 아니라 좀더 파격적인 <은세계>를 쓴다. 이인직은 반봉건적이며 친일작가로 알려져있다. 채호석은 이직의 소설쓰기를 '정치적 행위의 일종'으로 본다. 심지어 그는 소설가가 아니라 정치가라고 말한다.(p45) 심지어 이인직은 '원각사'라는 국립극장을 만들어 자신의 작품을 알리기도 했다. 


이인직은 은세계를 통해 당시 지식인들의 사상을 드러내 준다. 친일은 곧 개화를 뜻했고, 반봉건적 생각을 말한다. 현대인의 생각으론 친일이지만, 당시는 변화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강한 조선을 만들려 했던 욕망이었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까운 한국 근대의 모습이 아닌가.




















이인직, 말로만 들었고, 교과서에서나 읽었던 그의 책들을 채호석을 통해 읽으니 전혀 다르다. 공부좀 열심히 할걸.. 한국문학사에 대해 너무 모른다. 갑자기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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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yn Lloyd-Jones의 신간이 나왔다. 복있는사람에서 중요한 설교를 묶에 영광, 능력, 위로, 회개란 주제로 묶어 냈다. 그리 두껍지 않는 분량으로 묶었다. 그동안 로이드 존스의 책을 기다린 사람들에게는 적지 않는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몇몇의 설교들은 그동안 책으로 출간된 이력이 있는 것들이라 아주 새롭지는 않다.




복있는사람에서 이사야 40장 설교집을 펴낸 것이다. 다른 어떤 책이 있는가 살펴보니 몇 권의 책이 더 보인다. <로이드존스의 영광>은 로이드존스가 사역을 마무리하는 시기에 웨스트민스터 채플에서 행한 이사야 40장 설교 9편을 묶은 것이다. 


두 번째 책인 <마틴 로이드 존스 능력>은 로마서 1장을 본문으로 영국 에든버러의 자유 교회 대학(1941년)에서 전한 다섯 편의 강의를 묶은 것이다. 로이드존스의 로마서 강해는 설교로서 가장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다. 인간의 빈약한 영적 현실과 하나님의 강력한 능력을 대조하며 복음으로 돌아가야 할 절실한 필요를 직면하게 한다.


세 번째 책인 <로이드존스 위로>는 요한복음 14장을 본문으로 웨스트민스터 채플(1951년)에서 전한 여덟 편의 설교로, 삶의 두려움과 불안의 실체를 조명하고, 참된 위로와 평안을 주는 유일한 해결책인 복음의 진리를 강력히 선포한다. 이 책에서 로이드 존스는 요한복음 14장을 주의 깊게 살펴 나가면서, 삶의 본질적인 두려움과 시대가 주는 불안의 실체를 조명하고, 참된 평안을 주는 유일한 해결책은 불변하는 복음의 진리임을 제시한다.


마지막 시리즈인 <로이드존스 회개>시편 51편을 본문으로 웨스트민스터 채플(1949년)에서 4주간 전한 설교. 참된 기독교적 체험의 진수라 할 수 있는 회개의 본질을 명확하게 깨달아 하나님께로 가까이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끈다.


















유투브에 들어가면 로이드존스의 육성 설교 동영상을 들을 수 있다. 아래는 'The Everlasting Gospe'이란 제목으로 행한 설교의 동영상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nmvsZWgclf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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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로드 - 스물넷에 떠난 컬러풀한 세계일주 아트로드 시리즈 1
김물길 글.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려면 아래의 동영상을 먼저 보십시오. 서평이 필요 없는 동영상입니다. 동영상 보고나니 향기로운 향기가 느껴집니다. http://youtu.be/rnkf8Uz374g

김물길 이름도 특이하다. 젊은 나이에 세계 여행을 꿈꾸고 정말, 떠난다.
673일
46개국
400여장의 그림
험난한 시간을 보내온 그녀가 세바시 강연장에 우뚝 섰다. 그리고 그동안 여행을 통해 배운 삶을 이야기 한다.




여행을 시작할 즈음

그녀는 말 그대로 사람들의 특징을 잡아내는 그림을 그린다. 나라마다 민족마다 다른 느낌의 사람들이 보인다. 그녀는 보이는 그대로 그들을 화폭에 담았다. 여행 초기에 그린 그림들. 선이 분명하고 인상이 명확하다.



그러나 아프리카로 들어간다. 

가자 위험하다는 케냐의 나이로비.

그곳에서 친구를 만난다. 로즈베리 아줌마였다. 위험한 곳에서 로즈베리는 아직 숙소가 없다면 자신의 집에서 묶어도 된다고 한다. 그러나 도착한 곳은 판자촌. 그곳에서 하루를 묶게 되고, 날이 밝으면 떠나려 한다. 아침에 일어나니 없는 살림인데도 로즈베리 아줌마는 밥상을 차린다. 



다음 날 로즈베리는 잘사는 성당 친구가 있는데 같이 가지고 한다. 그 친구는 서울에도 한 번 가볼 정도로 부유하고, 집도 넓었다. 로즈베리가 김물길의 딱한 사정을 이야기하고 하룻밤 재워 줄 수 없냐고 묻는다. 그 친구는 난감해 하며, '글쎄, 여행객을 재월 수 방이 없는데"라고 말한다. 더 가난한 사람은 나눌 줄 아는데, 더 많은 것은 가진 사람은 나누지 못하는 것을 발견한다. 이곳이 김물길은 여행의 터닝 포인트가 된다. 여행의 방향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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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 이전과 이후


 

드디어 시작 되었다. 도서 정가제가 도입된 첫 날이다. 가장 급격하게 변화된 곳은 인터넷 서점이다. 알라딘에 들어와 장바구니를 열어도 열리지 않고, 메인 화면을 열어도 어떤 곳에서는 'Service Unavailable' 단어만 남발이다. 서비스가 안 된다는 말이다. 그동안 알라딘에서는 장바구니에 담아둔 책을 빨리 사라는 팝업창을 띄웠다. 나도 사고 싶지만 사정만 미뤘다. 물론 가격이 오를 것이다. 알지만 참았다. 돈이 생길 때마다 구입하고 싶어서이다. 몇 지인들은 이번 달에 수십만 원의 책을 구입했다고 카톡으로, 입으로 퍼 나른다. 나는 침묵했다. 빚낼 형편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고 싶은 마음 꿀떡같다. 하여튼 그렇게 시간은 흘러 도서 정가제는 시행되었다. 도서정가제 이전과 이후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먼저,

책을 읽지 않는 이들이 더 난리다. 왜냐고 물으니, "안 그래도 비싼데 더 비싸지잖아요" "너 책 안 읽잖아" "그래도" 그랬다. 책 안 읽는 사람들이 더 밝힌다. 왜냐고 책 사는 것이 아깝기 때문이다. 이런…….

 

둘째,

책을 사는데 신중하게 된다. 예전은 50% 할인에 쿠폰까지 얻으면 족히 60%도 할인 가능했다. 이젠 구간도 어림없다. 그러니 예전에 10만원에 드려 살 책을 15만 원 이상 들여야 하니 신중할 수밖에 없다.

 

셋째,

책값이 하락하리라. 재미난 것은 도서 정가제 이후 책값을 변경하려면 신고해야 한다. 그러면 처음부터 싸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건 출판사의 몫이다. 그러나 그렇게 될 것 같다는 것이다. 반대로 더 비싸질 수 있다. 책을 안사니 더 높게 받게 된다는 말이다. 예전은 두 권을 적게 이익을 얻었지만 지금은 한 권으로 두 권의 이익을 얻어야 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넷째,

중고 책과 헌 책이 활성화 된다. 놀랍게도 예전에 대부분의 책은 중고 책이 잘 없었다. 그런데 근래에 들어와 책을 검색해 보니 중고 책이 많이 보인다. 왜일까? 가격이 싸서? 그렇다. 이젠 중고책의 가격도 오를 것이다. 예전에 중고 책은 새 책의 30%-70%선에서 가격이 책정 되었다. 이젠 대부분 70%에 육박하는 책값을 받게 될 것이다. 그래도 새 책보다는 싸다. 또한 책을 팔기 위해서는 책을 조심해서 봐야 한다. 밑줄이나 색연필은 안 된다. 책 표지도 찢어지 않도록 조심할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책도 돈이 된다는 말이 나오나? 그렇게 될 것이다.

 

다섯째,

멤버심의 폐지로 인해 모든 사람이 공평해졌다. 멤버십은 특혜였다. 알라딘에 더 충성하도록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이젠 그것이 불가능하다. 안타까운 일이다. 책을 싼 서점을 뒤져가는 철새들에게는 불필요한 것이지만, 나 같이 알라딘 마니아는 치명적이다. 그것도 책을 살 때 수십만 원을 사니 손해 보는 것이 이만 저만 아니다. 쿠폰도 사라진다. 알사탕도, 다행히 탱스투는 유지되는데 사는 사람은 사라지고, 글을 쓴 사람에게만 유지된다. 다행한 일이다땡스투가 여전 하니 나의 수입도 여전하다. 즐거운 아닌가.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사이트를 참고하길.http://blog.aladin.co.kr/cscenter/7203279?start=allimcenter







그나 저나 가을도 가고 겨울이 문턱에 있으니 옷이 점점 두꺼워 진다. 겨울은 겨울대로 낭만이 있다. 햇볕이 드는 따스한 창가의 흔들 의자에 앉아 커피 한잔 손에 들고 책 읽는 재미란... 그러다 졸기도 하고, 커피도 엎지르고... 이건 아니지. 이렇게 사계절 변화 속에서 낭만적 인생은 끝이 없다.


인생은 흐르고 사고 싶은 책은 정가제 이후에도 여전히 생기는 법이니 눈에 들어오는 책 몇 권을 담았다. <명사들의 문장강화> 글쓰기를 위해 꼭 필요한 책, 에라스무스의 <격언집> 종교를 초월한 적당히 비겁한 에라스무스의 격언집이다. 새겨들을 말이 많다. <포토 에세이 터미널> 여행지보다 그곳의 얼굴에 초점을 맞추었다. 여행은 풍경보다 얼굴이다. 난 찬성한다. 마지막 한 권 더, <세상의 끝, 남미 파타고니아>다. 더 늙기 전에 가보고 싶다. 햐....... 기회가 올까? 책으로나마 위로를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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