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20161013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대체로 두 가지다. 1,하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때이고, 2,다른 하나는 타인을 행복하게 해줄 때 자신도 행복해 진다. 그럼 이건 어떨까? 내가 행복하면 그 행복이 다른 사람에게 전이되어 같이 행복해 지는 것. 즉 내가 다른 사람이 되면, 내가 내 자신을 행복하게 하여 다른 사람이 다시 행복해지는 것. 그럼 1의 예와 2의 예가 통합되는 건가? 이런 개똥철학이 있나? 하여튼 난 요즘 불안한 행복을 즐기고 있다. 행복이란 늘 불안을 내재하는 법이니까? 차라리 불행하면 불안하지 않다. 사람은 행복하면 불안하다. 그 행복이 믿기지가 않는 것이고, 다시 불행이 찾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럼 진정 불안하지 않는 행복은 없는 것일까? 그건 철학자에게 맡기고 난 즐기자.

 

며칠 동안 집을 비운 사이 주문했던 책이 도착해 있다. 최근 들어 알라딘에서 거의 책을 주문하지 못했다. 그동안 사둔 책이 너무 많고, 읽을 시간이 넉넉지 않아서다. 필요한 책이 생겨서 다른 책도 같이 몇 권 주문했다. 제일 마음에 드는 건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모조프 가의 형제들> 3권으로 된 세트다. 그동안 벼르고 벼르다 이번에 주문했다. 김영봉 목사의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는 죽음과 애도에 관한 것이라 같이 넣었다. 바바라 브라운 테일러의 <잃어버린 언어를 찾아서>도 궁금해지는 책이다. 임승우의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는 페북에서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 잔뜩 궁금해 있던 터라 같이 구입했다.

 

문제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제 다시 사고 싶은 책이 생겨 몇 권을 더 구입했다. 에릭 메이젤의 <작가의 공간>과 박정은의 <사려 깊은 수다> 그리고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세 권을 더 주문했다. 나쓰메 소세키의 책은 현암사에서 나오는 것으로 계속 한 권씩 추가해 주문할 생각이다.

 

난 지금 충분히 행복하다. 그러니 나의 이런 행복을 보고 다들 행복해지면 좋겠다. , 이건 슬픈 행복이다. 미소 지으며 속으로 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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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3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몇권 될 때..박스를 개봉할 때, 요즘 말로 ˝그 느낌 아니까˝.네 맞습니다~~전달되네요^^..

낭만인생 2016-10-14 10:39   좋아요 1 | URL
책만보면 왜이리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중독자네요...
 

2016103

 

누굴까? 오래 전부터.는 아니다. 작년 부터였으니까. 정여울. 이름이 하도 이뻐 기억에 남는다. 아무리 책을 많아 읽어도 워낙 많은 작가들이 있으니 다 알 수는 없는 법. 그렇다고 정여울까지 모른다는 것은 조금 창피한 일이다. 그만큼 난 소설 같은 문학서적을 읽지 않았던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책은 역사서, 그리고 철학서, 마지막으로 가볍게 읽으면서 도전 받는 자기계발서류다. 철학과 자기계발이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아이러니하지만, 난 둘 다 좋아한다.

 

그렇다고 내가 문학책을 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십대 초반엔 월급을 받으면 항상 십일조 하듯 월급의 십분의 일 정도는 꼭 책을 샀다. 그때 기억나는 작가는 '신달자'... 아직도 서점에 가면 이 분의 책이 의외로 많다. 이십대 후반부터 읽지 않아 나에게 잊힌 작가다. 혹시나 싶어 검색해 보니 올 9월에도 신간을 냈다. 참 대단하신 분이다. 나이가 들어도 펜을 놓지 않는 멋진 분이다. 나도 이분처럼 늙고 싶다. 감성과 지성이 어우러진 분이다. 그러나 내가 나이가 젊어서 그런지 글맛은 조금 달라진 것 같다. 요즘 책은 어떤지 궁금하다. 더 깊어지고, 더 넓어졌겠지…….
















문법책을 사러 강진 우리 서점에 들렀다. 없다! 시골 작은 서점에 전문가들이나 찾는 책이 있을 리 만무하다. 너무 과한 욕심인줄 알고 가볍게 읽을 책 한 권만 살 생각이다. 지난번처럼 20만원을 더 살까 겁나 딱 한 권으로 정했다. 문제는 그 딱 한권에서 시작되었다. 욕심을 부리지 않으려니 '선택'해야 하는 부담감이 밀려온다. 고르고 또 고르고. 그러기를 한 시간. 왜 서점에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를까? 난 책과 사랑에 빠진 것이 분명하다. 하여튼 마지막 내 손에 들린 것은 정여울의 <그림자 여행>이었다. 이번에 나온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으로 작가의 명성을 널리 알린 작가다. 이름도 이쁘다. 정여울. 난 정씨가 좋다. 정씨는 왠지 정이 간다


그녀는 서울대학교-갑자기 고백남기가 왜 생각나지?-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소개문을 그대로 옮겨보면, "인간의 마음과 세상에 대한 끊이지 않는 호기심, 삶을 향한 아름다운 사색과 인간애의 진중한 관심으로 문학과 삶, 인생과 자아, 여행과 감성, 사회와 성찰에 관한 글을 써왔다."

 

소개문 진짜 잘 쓴다. 누가 쓴 거지? 혹시 자신이 썼나? 책을 읽어도 문장이 과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멋스럽다. 퍼즐을 맞추듯 그의 문장 속 단어는 절묘하게 궁합이 잘 맞는다. 그 문장에 최적화된 단어만을 사용한다. 예를 들자면…….


"아주 작다고 믿었던 상처들이 쌓이고 쌓여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의 구렁텅이가 생겼음을 깨달았을 때, 돌아보면 어느새 친구와의 연락이 끊겨있다. 일부런 그런 것도 아닌데, 의도적으로 진구를 멀리한 것도 아닌데, 어느새 그립지만 이제는 연락하기 민망한 사이가 되어버리곤 한다."(15)

 

문장이 정말 매끄럽다. 부드럽게 와인이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리는 것 같다. 또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은밀한 욕망을 들추어낸다.

 

"가끔씩 자발적으로 다정해질 뿐, 대부분 무뚝뚝하게 지내는 나는 아무 용건 없이 그저 안부를 묻는 일에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랑이란 끊임없이 안부를 묻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아는 지금은, 전화 또는 문자라도 타인의 안부를 자주 묻고 싶다."(46)

 

정여울. 난 오늘부터 그녀는 사랑하기로 했다. 멋진 작가로서 그녀를. <그림자 여행>외 또 무슨 책이 있을까. 낭독에 대한 <소리 내어 읽는 즐거움>이 지금 곧 나왔다. <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10>과 이미 유명해진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2년 전에 출간되었다. <공부할 권리>도 읽고 싶고, 그녀의 박사학위 주제였던 헤세에 대한 글모음인 <헤세로 가는 길>, 그리고 생텍쥐페리의 아름다운 글을 모아놓은 <마음의 눈에만 보이는 것들>도 사서 베껴 쓰고 싶다. ……. 올 가을은 정여울의 책을 몇 권 사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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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03 2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동네에도 문방구겸 서점이 있습니다.물론 문방구와 서점을 동시에하니 서점의 전문성은 상당히 떨어지죠. 그런데 알라딘에 메인 페이지에 나오는 책과 서점의 매대 진열한 책이 거의 비슷해요. 즉, 잘팔릴만한 책,광고빨 높은 책 위주이고, 책 메니아들의 선택하는 책은 거의 없었어요. 물론 동네서점가면 책만 실컷 보다가 한권도 못사고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낭만인생 2016-10-04 13:28   좋아요 1 | URL
동네서점을 이해하긴 하지만, 약간의 색을 가졌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hnine 2016-10-03 2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하는 작가인데 전 단 한권의 책, <공부할 권리>를 읽고 푹 빠져버렸어요. 특이한 이름때문에 오히려 본인은 학교 다닐때 놀림을 많이 당했다네요^^

낭만인생 2016-10-04 13:30   좋아요 1 | URL
그렇다는 군요. 자기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분이 편집자였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오늘, 아참 어제다. 어제 9월 마지막날 유시민의 <공감필법>읽었다. 호불호가 갈린다. 어떤 이들은 형편없다. 어떤이는 좋다. 난? 적당하게 좋다. 어짜피 깊이를 요하는 책도 아니고, 특별한 이슈도 없다. 다만, 공감독서와 공감 글쓰기라는 관점을 일깨웠다는 점만 생각하면 좋은 책이다. 저자도 그 생각으로 강연하고 굴을 쓰지 않았을까? 저자의 마음을 읽는 것, 이게 공감독서이며, 자신의 생각을 적절한 어휘로 풀어내는 것, 그러면서 독자들의 마음을 생각하며 쓰는 것. 이게 공감 필법이지 않을까? 하여튼 그렇다는 것이다. 유시민의 글쓰기 법. 표현의 기술도 6월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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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1 0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낭만인생 2016-10-01 10:27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쉽게 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몇년 만인가? 비밀번호를 언제 바꾸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요즘은 해킹을 자주 당하는지 사이트마다 비밀번호 바꾸라는 알림창이 로그인 할때마다 뜬다. 귀차니즘에 빠진 나에게 비밀번호를 바꾼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모른다. 바꾸는 것이 힘든 게 아니라 비밀번호를 바꾸는게 힘들다. 


내 이름 영문? 전화번호? 생일? 아무리 짜내도 이미 몇 번 사용한 번호들이다. 그래서 전혀 새로운 번호로 바꾸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억하지 못하는 비밀번호. 무슨 소영이 있을까? 그래서 최대한 내가 기억하기 쉬운, 연상할 수 있는 번호를 바꾼다. 문제는 그런 번호는 해커들도 안다는 것이다. 해커들이 한 번 사용한 비밀번호는 재사용하고, 몇개만 바꾸어 사용한다는 일반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고 있는 것이다. 나 같은 사람은 해킹을 당해도 몇 번을 당할 것이다. 


혹시나 해서 다음에 들어가니 역시 아이디 보호조치로 로그인이 차단된다. 이런 제기랄... 누군가 내 아이디로 스팸을 보냈을 때 이런 조치가 취해 진다고 한다. 핸드폰 인증을 통해 비밀번호를 받고 바로 다른 비밀번호로 바꾸었다.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들아가보니 알라딘 비밀번호를 위한 인증메일이 들어왔다. 이번참에 전혀 새로운 것으로 바꾸었다. 그런데 다음이 문제다. 메모를 해 두긴 했지만 일일이 찾아 들어오기가 귀찬은 것이다. 몇 번 하다보면 기억하겠지. 


메일 디자인이 맘에 든다. 내가 파란색을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깨끗하고 선명해 보인다. 





에쿠니 카오리의 <울 준비는 되어 있다>는 책을 예전에 사 놓고 읽지 않고 있다. 오늘 처음으로 앞의 두 편을 읽었다. 단편 소설 모음집인 이 소설은 에쿠니 가오리의 청아한 문장이 곳곳에 스며있는 책이다. 누군가 그렇게 소개했다. 과연 읽으니 묘한 매력에 빠져든다. 근데 결말이 이상하다. 그냥 내버려 두는 건가? 여운을 남기기 위해서. 단편 소설이라 굳이 결말을 내지 않으려는 것인가? 아니면 내가 잘못을 읽은 것인가? 아무래도 좋다. 처음으로 읽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 맘에 든다. 그의 문장에 깊이 파고든다.  갑자기 에쿠니 가오리 책이 급 댕긴다. 


<울 준비는 되어 있다>의 '열대야'의 한 문장이다.

"인생은 위험한 거야. 거기에는 시간도 흐르고, 타인도 있어.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고 강아지도 있고 아이도 있고."


그래서 재미있는 건 아닐까? 위험하기 때문에. 권태로운 일상이 반복된다고 생각하며 지겹게 느껴진다. 어제본 영화 <마담 보바리>의 남편 의사처럼. 그래도 그렇지 보바리는 너무 사치스럽다.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말지만. 위험하지만 낭만도 있고, 극복하려는 용기와 담대함도 필요한 것 아닐까. 내용과 아무 상관 없는 가지뻗기가 잔뜩 하고 있다.


검색해서 담아보니 꽤 된다. 내가 아는 책은 이번에 구입한 책과 너무나 잘 알려진 <냉전과 열정사이>다. 그리고 영화로 보았던, 책으로는 읽지 않은 <도쿄타워> 출간일순으로 담았지만, 여기에 담지 않은 책도 여러 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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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긴 가을이다. 코스모스가 여기저기서 피어난다. 오랜만에 가을이 담고 싶어 잠자던 DSLR을 꺼내 들었다. 읍내로 가는 길에 혹시 좋은 풍경이 있으면 담고 싶어서다. 역시 논길에 전에 보이지 않던 코스모스가 만발해 있다. 불행히 구름이 많이 빛이 희미하다. 조리개 값이 낮은 렌즈가 줌을 최대한 당기면 셔터 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쨍한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담고 싶다. 


조금 있으니 벌새가 날아든다. 코스모스만 몇 컷 찍고 가려다 행운을 만난 것이다. 우리 인생도 가끔 시간을 들여 기다리면 전혀 새로운 풍경이 펼쳐 질 수 있다. 마음을 성급하게 먹지 말고 천천히 기다려 준다면 일이 의외로 쉽게 풀린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가을인데 천고마비 하야 책을 잔뜩 읽어야 하지 않을까? 





한길사에서 묵직한 책을 올들어 많이 냈다. 내가 좋아하는 에드문트 후설의 <유럽학문의 위기와 선험적 현상학>이 1월에 출간 되었다. 훗설은 철학 시간에 배우기만 했지, 한 번도 원전을 읽은 적이 없다. 번역본으로 나왔으니 도전해 볼만하다. 훗설의 현상학을 무시하고 현대철학을 논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볼테르의 관용론도 4월에 나왔다. 그의 관용론을 읽어야 제대로 인권 운동을 이해할 수 있다. 매슈 아널드의 <교양과 무질서>도 4월이 같이 출간 되었다. 올 가을엔 묵직한 책으로 가을을 넘기기에 좋을 성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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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9-23 0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순간 포착의 시선 좋네요...가을에 만발로 익어가는 코스모스.

낭만인생 2016-09-23 12:11   좋아요 1 | URL
한잠을 기다렸다 찍었습니다. 가을 풍경이 정말 좋습니다. 렌즈가 좋지 않아.. 흔들림이 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