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사 놓고 아직 한 장도 펼치지 못한 책이 몇 권 된다. 윤태영의 <대통령의 말하기>와 오엔 겐자부로의 <읽는 인간> 두 권이다. 예전에 <대통령 글쓰기>란 이름으로 강원국이 책을 썼는데 이번에는 제목이 '대통령'이란 이름으로 윤태형이 썼다. 그런데 유독 이 책에 눈에 들어왔던 이유는 현재의 대통령이 말하기와 오버랩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 말하기에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배우는 설득과 소통의 법칙'라는 부제를 달았다. 저자는 서문에서 '생각이 빈곤하면 말도 빈곤하다'고 했는데 참으로 옳은 말이다. 누군가와 몇 분만 이야기해도 이야기 밑천이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 아니면 말은 많은데 쓸만한 말은 하나도 없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생각이 빈곤하고 지식을 주워 모으려는 노력이 없는 게으른 사람들이다. 


명연설의 절대 조건 3에서 이렇게 세 가지를 제시한다.

1. 기본은 이해하기 쉬운 언어다.

2. 현장의 언어는 현장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3. 서민적 언어에서 기발한 비유가 탄생한다.


내용은 다르지만 하나다. 그건 '서민' '현장'이란 단어로 집약된다. 그것은 쉬운 단어가 번역기가 필요한 현재의 대통령과는 너무나 다르다. 남의 써준 원고를 제대로 살피지도 않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읽어내는 사람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이 시대가 진정으로 필요하는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소통의 부재 시대에 배워야할 바로 그책, 그것은 노무현 이란 한 사람에게서 배워야 한다. 왜 이리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보고 싶을까? 비가 오니 더 그렇네. 


윤태형의 <기록>은 3년 전에 읽은 책인데 그때보다 더욱 감흥이 일어나는 책이다. 난 오늘에야 기록의 저자와 <대통령 말하기>의 저자가 동일한 저자임을 알았다. 이렇게 바보 같다. 바보. 


<기록>에도 보면 대통령 말하기 부분이 나온다. 원고를 써오면 '이건 자네 글이지 내 글이 아닐세'라며 수정을 요구한 적도 있다. 고치고 또 고쳤던 노무현 전 대통령. 누군가의 손에 맡겨 놓고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읽어대는 사람과는 전혀 다르다. 그래서 일까? 약간의 오해도 있었고, 그 오해가 가져온 정겨움은 또다른 정겨움을 주었다. 또 이말도 했다. 


"책임은 대통령인 내가 지겠다."


맞는 말이다. 자식이 잘못하면 부모가 책임을 져야 한다. 못난 부모는 자식을 탓한다. 참으로 멋진 지도자다. 아직도 난 그가 그립다. 


오에 겐자부로의 <읽는 시간>은 말이 필요 없다. 그냥 사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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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여고생 자유발언에 대하여




포털사이트에 연 이틀 동안 시간 검색어에 오르락 내리락하는 단어가 '대구 여고생'이다. 또하는 '대구 여고생 자유발언'이다. 이미 뉴스 기사나 지인들의 입을 통해 많이 들었던 터라 그닥 큰 호기심이 없어 듣지 않았다. 그러다 다시 실시간 검색어로 뜨자 마음 먹고 들어갔다. 7분 43초 동안 원고 보지 않고 이어지는 그녀의 발언은 놀랄만한 발언들이었다. 수백명의 야당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자신이 직접 그 원고를 썼으며, 다 암송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내가 정말 마음이 울컥했던 이유는 바로 대구 민주화 운동에 대한 언급이었다. 인용하면 이렇다.


청소년들이 꿈꿀 수 있는 내일을 위해, 부디 오늘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56년 전, 1960년 6월 28일 바로 이땅에서 대구 학생들이 불의와 부정을 규탄하며 민주주의를 지켰듯이, 바로 오늘 또 다시 대구시민들이 민주주의를 다시 일구어 내야 할 때입니다.  


1960년 2월 28일 대구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놀랍게도 그날운 4.19 혁명의 발화점이 된 '2·28 대구 학생의거'였다. 즉 대구는 그 어떤 도시보다 민주화의 도시였던것이다. 위키백과는 이렇게 서술한다. 


2·28 대구 학생의거(二二八大邱學生義擧)는 이승만 정권 시절인 1960년 2월 28일 3.15 대선을 앞두고 자유당 독재에 항거, 대구에서 일어난 학생의거는 이후 마산의 3.15 부정선거 항의시위로 이어졌고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사건이다.


역사의식이 바로 서있는 요즘의 여고생 답지 않는 발언이다. 실제로 대구는 광주나 전남보다 더 민주화의 선두에 섰던 도시였다. 그러던 대구가 어느새 수구 보수 세력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러나 사드배치 문제가 불거지면서 콘크리트 지지자들이던 경북이 서서히 무너지더니 이젠 본래의 민주화 운동을 위한 의식을 불태우는 곳으로 돌아 서고 있다. 이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경상도는 전라도의 인구비율이 훨등하게 높다. 이것은 인구 비례로 국회의원을 뽑기 때문에 정치 자체가 경상도적 정치가 되고 있다는 말이다. 이곳을 알고 있는 새++는 박정희 이후 경상도에 집중적으로 투자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마산 부산 대구 구미 등으로 몰려 들어와 막대한 표밭이 되었다. 그곳에 사는 이들은 입에 풀칠을 해야하니 당연히 그들에게 표를 주는 고리가 연결된 것이다. 정치 역시 1963연에 결성된 하나회는 경사도 천지로 만든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이후 전라도 출신의 정치인들은 변두리에 머물거나 부역자로 충성하는 정도에 머물게 된다. 이것은 정치인들의 교묘한 지역감정이란 단어로 부추김으로 극단을 달리게 된다. 



그렇게 잘 하던 사이가 박++의 지혜로운 행동으로 말미암아 여론 지지율이 5%이하로 곤두박칠 치게 된다. 도무지 깨지지 않을 것 같던 경상도의 여론이  망가지고 있으니 대단하지 않는가? 나도 부산에서 20년 넘게 살았지만, 그들은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사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새++에게 등을 돌리는 것은 더이상 지지할 이유가 사려졌고, 배신자로 보기 때문이 옳을 것이다.


나는 왜 새++가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은 자신들의 자멸을 말하는 것인데. 그럼에도 경상도 사람들이 자신들을 지지해줄거라 믿었을까? 아니면 자신들도 손을 댈 수 없을 만큼 배후세력이 막강했던 것일까?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이번 일로 다시 대구가 정신을 차리고 민주화의 주역으로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 


대구 민주화 운동 관련 책들이 많지 않다. 그러나 <한국 민주운동사>에 일부 들어가 있다. 김상숙의 <10월 항쟁-1946년 10월 대구, 봉인된 시간 속으로>도 눈여겨 볼만한 책이다. 이곳에서 '폭동'과 '항쟁'의 차이를 집요하게 파고 들어간다. 정운현의 <칠일파의 한국 현대사>도 경상도 민주화 운동의 기저에 깔린 문제이니 살펴볼 필요도 있다. 





























아래는 발언 내용의 전문이다.


<대구 여고생 자유발언 전문> 


고등학교2학년 조00라고 합니다. 


먼저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신 걸 보니, 제가 혼자는 아닌 것 같아서 굉장히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오늘 박 대통령, 아 사실 그녀를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이세상 어느 나라, 어느 사전에도 나라를 무당에게 맡기고, 꼭두각시 노릇한 지도자를 칭하는 호칭이 없어서 아직은 부득이하게 대통령이라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우리는 오늘 박대통령이 국가권력을 사유화한 최순실 씨와 함께 국민을 우롱하고 국가를 져버린 죄에 맞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사실 저는 굉장히 평범한 고등학생입니다. 평소 같았다면 저는 역사책을 읽으며, 다음 모의고사를 준비했을 것입니다. 허나 저는 이 부당하고 처참한 현실을 보며 이거 정말 아니다는 생각에, 저는 살아있는 역사책 속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무언가를 해야 했습니다. 저를 위해 피땀 흘려 일하시는, 그러나 사회로부터 개돼지, 흙수저로 취급받으며 사는 사랑하는 저희 부모님을 위해, 사회에 나오기 전부터 자괴감을 느끼고 있는 수험생 언니를 위해, 또 아직은 너무 어려서 뭔지 잘 모르는 동생을 보며, 이들에게 더 나은 내일과 미래를 주기 위해서 저는 무언가를 해야만 했습니다. 


현재 박 대통령은 그리고 대한민국의 대부분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최순실 씨에게 그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이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 대통령은 현재 최순실 게이트 외에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한반도 사드배치, 위안부 합의, 세월호 참사 등과 같은 말도 안되는 정책과 대처로 국민들을 농락해 왔으며, 증세없는 복지라는 아주 역설적인 공약을 내세워 대통령직에 당선되었을 때에도 , 그 이후에도 담배세 인상 때와 같은 간접세로 우리 서민들을 더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치와 경제를 위해 하야할 수 없다는 메세지를 남겼지만, 여러분 그녀가 있을 때도 국정이 제대로 돌아간 적이 있기나 했습니까?  대체 당신이 만들고 싶었던 나라는 어떤 나라입니까? 당신이 되고자 했던 대통령은 어떤 사람입니까? 


약속했던 복지는 물거품이 되었고, 국민들의 혈세는 복채처럼 쓰였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은 이런 사회와 현실을 보며, 이러려고 공부했나 자괴감을 느끼고 괴로울 뿐입니다. 즉 박 대통령, 아니 박근혜 씨야말로,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자 본질이며, 최순실 씨는 이 모든 사건의 포문을 여는 게이트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다른 점이 있다면, 하나 박 대통령이 대통령 국민의 대표자라는 권력과 직위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권력이란 그 힘에 크기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커지기 마련입니다. 박 대통령은 우리의 국민, 우리의 주권자가 준 권력을 사사로운 감정에 남발하고, 제멋대로 국민주권자의 허락없이 이를 남용하여 왔습니다. 그녀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권력을 남용했다면, 이제는 그 남용한 권력에 대한 책임을 질 차례입니다. 


그렇게 저는 오늘 개국 97년 11월 5일, 다음과 같은 박 대통령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하나, 박대통령은 연설문 및 청와대 홍보자료 등을 무단으로 배포 수정하여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최순실 특정 개인과 관련된, 모든 최순실 게이트 사건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십시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어줍잖은 해명이 아닌 진실입니다. 우리 국민, 주권자들은 이를 알아야 할 이유가 있고, 이를 알 수 있는 권리 또한 있습니다. 


하나, 박 대통령은 본인을 포함해서 국가를 유린하고, 국민을 농락해오던 자들에 한 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검찰 수사를 즉각 진행해주십시오. 정부도 국회도 믿을 수 없는 이 마당에, 검찰의 말을 믿을 수 있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아주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를 위해 엄중히 처벌해주십시오. 우리는 더 이상 의미 없는 진실게임을 계속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나, 박 대통령님은 감성팔이식의 쇼를 중단하고 진정성 있는 책임적 사과로 응답하십시오. 우리는 꼭두각시 공주의 어리광을 받아주는 개돼지가 아닙니다. 우리는 그런 당신의 100초 또는 9분20초짜리의 정성스런 헛소리가 아닌,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잘못에  상응하는 책임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물론 당신의 지지율이 5%이고, 10대, 20대 지지자가 100명 중 1명인 상황에서, 당신의 사과는 우선 당신이 하야했을 때, 그 빛을 진정으로 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전 두렵습니다. 오늘 저희의 민주주의를 향한 노력이 그리고 이 사건의 본질이 언제나 그랬듯이, 다른 사건들처럼 점차 희미해지고, 변질되어 잊혀질까봐, 또 제정일치 사회속에 몸 담아야할까봐 저는 두렵습니다. 저는 두렵습니다. 이런 사회를 헤쳐나가기 위해서, 우리는 다 같이 노력해야합니다. 


청소년들이 꿈꿀 수 있는 내일을 위해, 부디 오늘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56년 전, 1960년 2월 28일 바로 이땅에서 대구 학생들이 불의와 부정을 규탄하며 민주주의를 지켰듯이, 바로 오늘 또 다시 대구시민들이 민주주의를 다시 일구어 내야 할 때입니다.  존경하는 대구 시민 여러분 이것이 마지막이 아닌 시작입니다.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우리 꼭 함께 손을 잡고 그 끝을 봅시다.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민주주의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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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1-08 16: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누구집 딸인지 모르지만 참 잘 컸네요.....

낭만인생 2016-11-10 16:32   좋아요 0 | URL
정말 멋진 아입니다. 저도 못하는 일을 했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8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구에 사는 학생도 이렇게 동참하는데 서울에 거주하는 시민이라면 모두 동참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낭만인생 2016-11-10 16:32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이 나라가 나라가 아닙니다.
 

DSLR 접사의 세계 


사진 찍는 것은 좋아하지만 배우는 건 별로라서 사진이 늘지 않아서 늘 고민이다. 그래서 프로 작가에게 물었더니 대뜸 하는 말이.. "비싼 걸로 구입하세요." 안 그래도 사진기와 렌즈가 비싸다는 말을 들어 약간 긴장을 하니 하는 말. 최소한 D700은 쓰고, 렌즈는 중고로 사면 됩니다.  

그러면서 추가로 하는 말. 사진기가 비싸서 사진을 잘 찍는 것이 아니고, 사진기에 투자를 하면 아까워서 사진을 더 잘 배우게 됩니다. 중요한 건 바로 그겁니다. 돈이 아까워서 사진을 배우는 것. 


난 그 말을 진짜로 믿었다. 그렇다고 내가 사진을 배우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분을 만나면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를 물었고, 책을 사서 사진의 역사나 원리, 구도 등을 배우고 또 배웠다. 그래서 웬만한 사진을 잘도 찍어 낸다. 그런데 찍어도 찍어도 사진이 어느 정도에 올라가니 늘지 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카메라를 바꾸면서 드는 생각. 카메라가 담을 수 있는 한계가 곧 사진의 한계라는 것이다. 


그동안 18-55mm 번들 렌즈와 80-200mm DX 렌즈 만으로 만족했다. 그땐 몰랐다. 워낙 가격이 싸서 구입한 것들이라. 그런대로 잘 찍히고 별다른 갈망이 없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바꾸고 싶은 생각이 점점 들기는 했지만 엄두를 내지 못 했다. 그러다 이번에 카메라를 바꾸면서 전에 담을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를 담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접사의 세계다.  


표준렌즈들은 대체로 짧아야 40cm 이상 접근이 불가능하다. 가격이 싼 렌즈들은 렌즈가 어둡고 셔터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접사렌즈를 사고 싶었다. 그런데 중고도 거의 100만 원이 넘어가는 고가였다. 역시 좋은 렌즈는 가격도 비싸구나. 포기하고 싶었지만, 다른 방법을 없을까 찾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접사링'이란 것이다. 



접사링은 렌즈와 바 디의 간격을 띠워 줌으로 접사 거리는 현저하게 가깝게 만들어 준다. 기존의 40cm 접근이 가능했던 렌즈를 접자 링을 삽입하니 불과 3cm까지 접근이 가능했다. 1.9m에 육박하던 80-200mm 렌즈도 35cm까지 접근이 가능했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다. 35cm에서 줌으로 당기면 불과 3cm의 거리에서 찍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전 사진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물론 비싼 마이크로 렌즈의 화질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기존의 렌즈와는 또 다른 차원이다. 너무 행복하고 즐겁다. 이것이 접사의 세계인 것이다. 







정국이 시끄러운 이때 거리라도 나가야 하지만. 이곳은 너무나 조용하다. 소리 한번 질러야 풀릴 것 같은데 시골은 추수라 정신 놓고 산다. 사는 게 다 이런 거구나. 제발 시골 사람들 농사 잘 짓게 정치 좀 똑바로 했으면 좋겠다. 사진 관련 신간이 있는가 싶어 찾아보니 몇 권이 보인다. 


사진으로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돈 버는 취미 사진 이 책을 보는 순간. 나도 사진으로 용돈이나 벌어 볼까 생각 중이다. 평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지만, 이런 책은 한 권쯤 가지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진으로 돈을 벌어볼 사람이라면. 스콜 켈비의 <DSLR사진 촬영 방법>은 DSLR을 다루는 유저라면 한 번쯤 읽어 봐야 할 기본적인 책이다. 근래에 들어와 알게 된 사실이지만, DSLR도 피사체, 어떤 것을 찍느냐에 따라 상당히 다른 방법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시골에 내려온 뒤로 하늘에 총총히 들어선 밤하늘의 별들을 찍고 싶은 생각이 꿀떡 같은데 도무지 자신이 없다. 그래서 <딥스카이 사진 촬영 가이드> 읽고 별을 촬영하는 것도 좋아 보인다.   

















다른 책이 더 있는가 싶어 더 검색해 보았더니 '김주원'이란 작가의 책이 눈에 들어온다. 그의 기사와 페이스북까지 찾아 들어가 보니 미러리스 카메라의 대가? 인 것 같다. 사진 보정을 위한 책과 미러리스, DSLR 입문서까지 출간했다. 나는 대개 수동 M 메뉴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너무 불편하고 내가 수동으로 조절하는 것보다, 자동으로 찍는 사진이 훨씬 더  잘 나온다. 그만큼 카메라의 프로그램이 진화된 것이다. 플레시 없는 자동 모드인 P 모드에, ISO와 셔터 속도 거기에 화이트 밸런스만 약간 손을 대고 그래로 찍는다. 사진은 구도와 빛이 아닐까? 그 두 가지만 이해하면 좋은 사진은 충분히 나올 것 같다. 















사진은 진심으로 '기다림'이다. 이 사진을 찍기 위해 30분을 기다렸고, 수십장을 더 찍어야 했다. 그중의 한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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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1-06 17: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주원 작가는 사진으로 돈벌긴 벌었을 겁니다..사진으로 책내고 책으로 돈 벌었으니까요,(물론 사진에 관한 장비나 도구의 책이 제일 잘팔리죠..대부분 초보용이니까요.^^..카메라는 제일 싼거 사도 됩니다. 랜즈는 제일 비싼 걸로 ^^..랜즈에 필터도 가급적 많이. ^^.랜즈와 필터가 빛을 가공하거든요,자신의 주장과 느낌으로 빛과 호흡하는 것..이게 사진이죠.

낭만인생 2016-11-06 18:30   좋아요 2 | URL
렌즈와 필터.... 정말 맞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stella.K 2016-11-06 17: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사진 좋네요!
저는 뭐 사진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으니 그저 놀라울뿐입니다!

낭만인생 2016-11-06 18:30   좋아요 1 | URL
저도 초보라 이제 배우고 있습니다. 서재의 글들이 너무 좋네요... 잘 읽고 있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6-11-06 21: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진은 기다림이란 말씀에 격하게 동감합니다. ^^
기다리기 싫어 조작하는 사진작가들이 넘 많습니다. ㅠㅠ

낭만인생 2016-11-08 11:21   좋아요 2 | URL
요즘은 하도 수정프로그래그램이 발달되서 유혹을 쉽게 받는 것 같습니다.
 
소리내어 읽는 즐거움 - 삶을 바꾸는 우리말 낭독의 힘
정여울 지음 / 홍익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정여울의 모든 책은 다 좋다. 좋은 글을 모아 낭독하는 즐거움이 어찌 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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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잠을 설쳤다. 잠이 오지 않아 딩굴딩굴하다 잠깐 잠이들다 몇 번을 깼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불편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나라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최순실이란 그 한 명 때문에 뉴스는 이화여대 총장의 사퇴로 시끄러웠고, 아직도 더 많은 것들이 나와야 한다며 분개하고 있다. 난 개인적으로 이화여대 총장의 사태를 반대한다. 아직 사퇴할 때가 아니다. 지금 사퇴하면 분노의 불은 꺼저 버린다. 아마도 뒷선에서 더이상 사태가 커지지 않도록 총장 사퇴를 '명령' 했는지도 모른다. 더 버티다가, 더 악을 부리다가 이화여대의 문제가 아니라 온 국민의 분노를 사야 한다. 너무 쉽게 물러나 버렸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정치하수들의 환호성인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는가. 지금 온 나라는 최순실 정윤희 그리고 박근혜 이야기다. 현직 대통령을 이라 까도 되나? 이런게 가능하나? 이게 이상한 것이다. 반대파는 쓸어 버리는 이 판국에 현직 대통령을 욕하지 않는 이들이 없다. 이건 이상해도 한참 이상하다. 때론 불안하기까지 하다. 뭔가 감추어진 것이 있어 보인다. 언론을 보라. 왜 최순실에 목을 매지? 그것도 조선 일보까지? 단 너무나 조용한 건 어머니?들이다. 난 누군가의 농락에 대한민국이 놀아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지금 이 순간까지? 실체가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고, 일반인이 모르는 무엇인가가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최순실이 해먹은 못된짓에 분노하기 보다, 감추어져 드러나지 않는 무엇인가에 더 불안해하는 나를 본다. 곧 반격이 시작될지 모른다. 

 

정씨가 했던 말이란다.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 불만이면 종목을 갈아타야지. 남의 욕하기 바쁘니 아무리 다른 거 한들 어디 성공하겠니?


그런데 생각해보자. 이게 단순한 정씨의 생각뿐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이 아닌가? 이 말을 했다고 정씨를 그리 욕할 이유가 될까?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든다. 물로 나 같이 죽도록 일하고 노력해도 가난뱅이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정씨의 말은 분노를 일으킨다. 그런데 강남에서 물어보라. 정씨의 말이 틀렸냐구? 아무도 틀렸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왜 그럴까? 이것이 한국이 현실태가 때문이다.


권력은 혼자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것은 합력체고, 연합이고, 결탁이다. 무엇인가 득이 될만한 것이 있으면 그것을 향해 이사람 저사람이 모여 힘을 만들어 내는 법이다. 정씨의 말은 그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우리의 은밀한 욕망을 대변하고 있을 뿐이다. 


정씨를 욕하지 마라. 차라리 고백남기씨를 욕하라. 바보처럼 살다 갔다고.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가난하게 살았다고. 그것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바로 그것이 이상주의고 비현실적인 삶이라고. 단지 그것은 꿈꾸는 것이라고. 


꿈! 이룰 수 없지만 아련하게 바라보는 행복. 처참한 현실을 견디고 노래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꿈인 것이다. 백남기씨는 우리에게 꿈을 보여주고 떠났다. 아무리 현실이 암담해도 꿈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백남기씨 앞에서 정씨의 발언은 즉물적이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소유를 존재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지배하는 우리나라. 더 소유할 수록 더 높이 올라가고, 더 높이 올라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 짋밟는다. 자유는 그들의 짋밟음을 거부하지 않고 당하면서도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나는 너희에게 당하지만, 너희들이 생각하는 그런 속물적 존재가 아니다. 라고 말하는 것. 그것이 자유다. 


어제 서점에 나가 <국가의 배신>을 구입했다. 실미도에서 세월호까지 국민을 속인 국가의 거짓말이란 부제를 담은 책이다. 정치에 관심도 없는 내가 요즘 부쩍 정치관련 서적을 읽고 있다. 조작간첩 사건을 다룬 <나는 간첩이 아닙니다>와 <나는 고발한다>도 장바구니에 담았다. 최근 정치 관련 책을 찾으니 장준환의 <트럼프 신드롬>도 보인다. '가치와 올바름이 조롱 받는 시대'라는 부제가 마음에 든다. 정씨의 발언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우리는 어릴 적 배웠던 '바른 생활'이 조롱당하고 있음을 안다. <저항자>와 <국가는 거대한 허구다> 역시 국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아직도 이 불길함을 감출 수 없지만, 정씨의 발언이 제발 정씨로만 끝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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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20 1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상처가 너무 심각하네요....

낭만인생 2016-10-20 10:20   좋아요 1 | URL
그럴 것 같습니다. 저도 화가 나는데 당사자들은 어떨까 싶습니다.

나뭇잎처럼 2016-10-20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월호 앞에서 앞으로 살길을 모색했던 것처럼, 최순실과 정유라 앞에서 다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를 더욱 간절히 고민하게 됩니다. 양차 세계대전을 겪은 세대에서 뛰어난 철학자가 나왔다는 걸 위안으로 삼으며...

낭만인생 2016-10-20 12:12   좋아요 0 | URL
참 힘든 시기를 지나는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은 유신때보다 열배는 더 마음이 복잡하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