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읽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다


워낙 TV를 보지 않는 지라 나라 돌아가는 것도 겨우 인터넷으로 기사를 보는 정도다. 그러나 유일하게 요즘 유투브를 뒤지고 또 뒤져가며 듣는 프로가 있다. 바로 판타스틱 듀오다. 그것도 불과 일주일 전에 알게된 프로다. 나의 심장을 뛰게 했던 두 사람이 있다. 둘 다 여성이다. 한명은 외국이고, 다른 한 명은 불과 열다섯, 아들보다 더 어린 여린 소녀다. 그런데 그녀의 노래를 듣는 순간 기절할만큼 정신을 잃고 말았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목소리가 이제껏 들어보지 못한 신비로움까지 자아낸다. 발성이 가수같은 프로라고 말하기는 모호하지만, 정말 저 어린 나이에 저런 발성과 가창력을 갖고 있다는 것은 믿을 수가 없다.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다. 그녀의 이름은 원일중학교 학생인 김윤희이다. 코스모스란 이름으로 나온 그녀는 이문세와 듀엣을 했다. 


개인적으로 난 이문세의 목소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노래를 좋지만 목소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문세의 노래를 다른 가수가 부르면 들어도 이문세의 노래는 잘 듣지 않았다. 지금에야 목소리도 조금 변하고 나도 변해서 종종 듣지만 지금까지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문세의 노래를 김윤희가 불렀을 때 숨이 멎을 뻔 했다. 그냥 멍하니 듣기만 했다. 특히 이문세가 소녀에 답가를 불렀을 짧막하게 불렀던 '사랑이 지나가면'에서는 넋을 잃고 말았다. 가냘프면서도 청명한 김윤희 학생의 목소리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동과 설렘을 주었다. 


또 한 명은 경호사모라는 이름나온 필리핀 여성 엘레인이다. 사실 첫 무대인 세명이 같이 나왔을 때 세 명모두 대단했다. 전라도 샤유팅을 하는 여수에서 온분은 정말 대단했다. 강원도 도플갱어도 탁월한 기타실력까지 갖췄다. 그럼에도 엘레인은 그 둘을 합친 것보다 더큰 감동이 느껴졌다. 외국인으로서 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 넘어버린 것이다. 


그녀들의 탁월함에 말을 잃어 버렸다. 그냥 듣기만 했다. 어떤 평도,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그냥 와우만을 나도 모르게 외치고 있었다. 노래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말이다. 난 청와대에서 행하는 모든 일들이 와우를 외치는 일들이었으면 한다. 그냥 국민들이 보면서 내가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러워하는 그런 정치! 


독서는 독자의 몫이 크다. 피동적, 수동적 독서는 읽지 아니함보다 못하다. 그만큼 독서는 능독적이야 한다. 그럼에도 어떤 책은 할 말을 잃게 한다. 그냥 읽는 것만으로 감동이고, 흥분케 한다. 무엇 때문일까? 그건 평범함을 뛰어넘는 탁월함만으로 부족하다. 아마도 가장 인간됨, 참된 휴머니즘의 발현이 아닐까 생각한다. 보편 타당한 상식의 치밀함과 행함의 바름과 옳음을 넘어 정의로움이 깃든 사상을 읽게 된다면 말이다. 그냥 읽는 것만으로 행복하지 않을까? 


그래 난 이런 노래를 듣고 싶다. 아니 이런 책을 읽고 싶다.




유난히 추워진 이 때, 제임스 리카즈의 <금의 귀한>을 읽어야 한다. 이젠 부동산의 서서히 가라 앉고 있다. 부동산의 하락은 화폐가치가 올라간다는 뜻이다. 현금 가치가 올라가면 이자 올라간다. 그러면 부동산의 돈이 빠져나와 은행으로 들어간다. 이자 받기 위해. 이러한 잘못된 경제 관념들은 부를 불러 모으는 지는 모르지만 삶을 파괴한다. 아니 경제를 왜곡 시킨다. 세계가 불안정하면 더 많은 돈은 금으로 모인다고 한다. 금의 가치가 올라 가기 때문에? 저자는 금을 평가하는 달러의 가치라고 평가한다. 저자는 금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야 알아야 당부한다. 그 진정성을 보라고. 단순한 돈 모으는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인 제임스 리카즈의 책이 또 있는가 살펴보니 <화폐의 몰락>과 <커런시워>도 보인다. 아직 낯선 저자이지만 이 분도 알아 두면 좋을 것 같다. 


이 어두운 시기에 노래 하나로 행복하게 해준 김윤희 학생처럼. 진정한 가치에 집중하는 시대가 빨리 열리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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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11-23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노래 찾아들었어요 . 와 .. 목소리가 여중생 같지 않아요 . 중간 중산 이선희 보이스 톤이 묻어나서 소름이 돋네요 . 경호 사모 ㅡ 외국여성 은 혹 이전 너의 목소리가 들려 ㅡ인가 에서 나온 여성인지도 모르겠어요 . 한번 찾아 봐야지 .. 음악 듣기 시작하면 내내 찾아듣게 되는지라 .. ㅎㅎㅎ

낭만인생 2016-11-23 18:29   좋아요 1 | URL
노래 잘하는 분들은 정말 부러워요.

[그장소] 2016-11-23 19:08   좋아요 1 | URL
네~ 부럽죠!^^

cyrus 2016-11-23 1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노래 부르는 소녀가 이문세 노래 가사를 직접 공책에 옮겨 적을 정도로 애착이 많았다고 합니다. 독서도 그렇습니다. 좋아하는 책을 발견해서 읽기 시작하면 능동적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

낭만인생 2016-11-23 18:30   좋아요 1 | URL
아.. 뭐가 다르더라.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책을 읽으며 노트에 옮긴 문장들이 노트 몇 권입니다.
 

책을 주문하면서 2017년 달력을 함께 주문했다. 제목은 <글쓰는 여자의 공간>이다. 문득, '여자의'라는 수식어가 어색하게 다가왔다. 만약 남자의 공간이라고 쓰면 어떨까? 그건 아마 별다른 의미를 주지 못할 것이다. 대개 '남자의'라는 수식어가 들어가면 왠지 답답하고, 노친네들 같도, 홀아비 냄새가 날 것 같다. 그러나 '여자의'라는 수식어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그곳은 일종의 도피처요 피난처인 도이에 여자들의 수다가 지배하는 특별한 공간이 될 것 같다. 이것은 남자가 가지는 대표성이 아닌 어리숙함이고, 여자가 가지는 소외가 오히려 배타적 쾌락으로 치환되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 한다. 흠... 맘에 든다. 그러고보니 벌써 시끄러웠던 2016년이 지나가고 있다. 한달하고 8일이면 끝이다. 내년이 되면 과연 우리나라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사뭇 궁금해 진다. 




내가 좋아하는 기독교 출파사인 세움북스에서 신간들이 몇 권 나왔다. 그다지 크지 않은 출판사로 아는데 요즘 열정적으로 책을 펴내고 있다. 김양호의 <목포 기독교 이야기>는 인물별로 목포와 그 근처의 기독교 역사를 풀어 간다. 재미있다. 내가 살아가는 근처의 이야기라 그런지 읽고 싶다. <루터 루터를 말하다>는 종교개혁사 전문가인 헤르만 셀더르하위스의 책으로 영웅시된 루터를 벗겨내고 인간적인 루터를 말한다. 재미 있는 책이다. 루터의 전기라는 점에서 중요하고, 천주교를 벗어난 새로운 기독교의 정신적 뿌리라는 점에서 중요한 인물이 루터다. 그는 성격도 급하고, 다혈질 이었던 곳으로 안다. 그러나 엄청난 인세를 받지 않고 민중의 손에 독일어로 된 성경을 되돌려 주었다. 그는 언어에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고 한다. 한 권 더 추천하면 찰스 J. 브라운의 <목회>인데, 이 책은 설교 중심의 목회를 다룬다. 특히 기존의 소외시된 심방 설교나 변두리의 목회 이야기를 다룬다. 교회에서 일하는 목회자라면 꼭 읽어 볼만한 책이다. 

















하지만, 세움북스에서 가장 맘에 드는 책은 바로 이상예 선교사의 <로고스씨와 연애하기>와 레이하르트의 <Wise Words>다.  <로고스씨와 연애하기>는 문장이 탁월하고 일상을 파헤치는 안목이 깊다.  <Wise Words>는 성경의 교리를 동화롤 풀어 냈다는 점에서 정말 위대한 책이다. 


















대선이 점점 가까워 오고, 박씨의 거처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정치에 유난히 마음이 간다. 정치관련 서적은 없을까 찾아보니 마음에 드는 책이 몇 권 보인다. 안희정이 누구인지도 몰랐는데 제목이 맘에 들어 저자 프로필에 들어가니 충남도지사다. 그러고 보니 얼굴이 익다. 안희정도 모른다면 나는 대한민국 국민도 아닌가 보다. 하여튼 그의 책들은 대체로 맘에 든다. 읽어 보고 싶다. 

















아래의 세 권도 유독 눈에 들어 온다. 나만 그러눈 줄 알았는데 많은 분들이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자꾸 주먹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한다고 한다. 화가 난 것이다. 나라가 시끄러운데 어찌 일이 손에 잡히겠는가. 말 그대로 헬 조선이고, 정신분석이 필요하다. 일하기 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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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보세요. 곧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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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또 모인다. '또'라는 표현 속에 현재 정부가 보여준 극단적 이기주의와 부도덕함, 소통의 부재는 더이상 희망이 없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새누리당과 박근혜를 향해 '또'촛불을 든다. 왜냐하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며,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촛불은 정당하고 옳은 것이다. 머나먼 곳에 참석할 수는 없지만 나도 작은 서재 안에 촛불을 하나 밝혔다. 보는 이는 나 밖에 없지만 말이다. 




갑자기 촛불에 꽂혀 관련된 책이 있는가 찾아보니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책 몇 권이 보인다. 모든 사건은 배움의 기회로 삼아보자. 아마 아래의 세 권이 촛불집회를 바라보는 가장 직접적인 책일 것이다. 그러나 중간의 <미네르바의 촛불>의 경우는 읽어본 사람들에 의하면 무엇을 말하는지 모호하다고 한다. 아마도 보수적 성향을 견지하면서 약간의 진보를 동조하는 듯한 저자의 입장 때문일것이다. 
















우리나라에 촛불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확실치가 않다. 증언과 문헌에 의하면 97년 이전부터 촛불 집회가 소수의 사람들에게서 있었다고 한다. 촛불집회가 전면적으로 드러난 건 2002년 미순-효순 사건 때 오마이뉴스 기자인 '앙마'가 추모 촛불을 제안하여 시작되었다.


촛불은 자신을 태움으로 불을 밝히는 헌신과 희생의 상징적 의미다. 그래서 종교적인 상징이 매우 강하다. 오늘 광화문에, 여러 도시에 촛불이 다시 밝혀진다. 난 이 시골에서 홀로 촛불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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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1-20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고 하셨습니다^^..

낭만인생 2016-11-20 10:3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그래도 뭔가 할 수 있다니 조금 위안이 됩니다.
 

어제 누군가로부터 들었다. 

"책을 잘 만들어야 책을 읽지"

그 말을 듣는 순간 버럭했다. 표시를 내지 않았지만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건 잘못을 순전히 출판사의 몫으로 돌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이지... 읽을 책이 없나? 난 요즘 책을 보면 천년이라도 살고 싶다. 살아서 읽고 싶은 책들이 많다다. 불과 15-16년 전만해도 책이 그리 많지 않았다. 당시는 책 내기도 힘들었지만, 번역된 책도 적어 출판업은 호황이었지만 독자들은 선택의 폭이 적었다.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얼마나 책이 많은지 모른다. 그런데도 읽을 책이 없다고.. 참 나... 


하여튼 요즘 사진을 다시 찍기 시작하면서 예전 사진들과 비교해보니 나도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3년 전쯤에 찍은 사진과 몇 달전에 찍은 사진인데 차이가 현저하다. 잘 찍었다기 보다는 사진이 가지는 단순 명료함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즉 찍고자하는 피사체에만 집중하지 않고 피사체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배경, 노출 등을 생각하며 찍는다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말이다. 이건 분명 보는 눈이 달라진 것이다. 카메라야 더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이건 카메라의 문제가 아니다. 


피사체를 보는 안목, 관점, 해석의 문제인 것이다. 



단순하게...

한가지만...

집요하게...



그리고 여러장 찍어서 그 중에 좋은 것만...


종종 그런다. 눈으로 볼때와 카메라로 볼 때는 다르다는 것을 안다. 

또한 컴퓨터로 꺼내 크게 보면 또 달라진다. 그러니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노출로 찍어 보면 더 좋은 사진이 나온다. 


필름이 나닌 디지털이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필름이었으면 아마 난 재산을 몇 번 말아 먹었을 것이다. 때론 무성의하게 찍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삶도 단순하게 정치도 단순하게

뭐가 그리 복잡한지 까도까도 아직도 까고 있다. 양파도 아니고. 증말... 


이 사진은 2014년 7월에 찍은 사진


아래의 두 사진은 몇 달 전에 찍은 사진...




사진 구도로 찾으니 몇 권 보인다. 예전엔 참 많았는데 요즘에 사진 책이 그리 많지 않다. 아니면 초보 수준에 머물거라. 어느 정도 실력있는 이들의 철학적 사유가 첨부된 책은 없을까? 내가 못 찾아서 그렇나?















책이 좋은지 안 좋은지 모르겠지만 제목이 참 맘에 든다. 꼭 내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사이토 시게타의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 부제를 '즐거운 어른이 되기 위한 시작'이라 잡았는데 좋다. 나고 재밌게 살아야 겠다. 하지만 돈이 안 되니 이게 갈등이다. 비슷한 책도 보인다. 햐.. 자꾸 이런 책만 눈에 보이니 나도 한량이 다 되었는가 보다. 어쩌지? 통장의 잔고는 자꾸 떨어지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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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1-18 12: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ㅎㅎ낭만인생님..제가 그래서 책을 많이 읽으려 하는 이유입니다..^^..사진은 사진만 찍어서는 익어갈 수 없거든요. 많은 사진가들이 철저히 책하고 담 쌓고 사진만 찍는 걸 이해할 수 없더군요....아는만큼 보이고 느끼는 것만큼 피사체는 달리 보이거든요..문학도가 아닌데도 시집을 읽는 이유가 시의 언어에서 심상이 무궁무진하게 표현되거든요. 이걸 사진으로 결부시켜야 사진에 자기 생각을 담을 수 있으니까요.. 보는 것을 보는 대로만 찍는 것은 기능사이지 사진가는 아니니까요...사진은 기능을 넘어 예술인 이유가 이런데서 출발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낭만인생 2016-11-18 21:17   좋아요 3 | URL
사진은 예술이다. 멋집니다. 그래서 글에서 힘이 느껴지는가 봅니다.

Conan 2016-11-18 1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읽고싶은 책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북플에 들어와서 이웃님들 서평을 읽으면서부터 그런 생각이 더해졌습니다. 세상은 넓고 책세상은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낭만인생 2016-11-18 21:17   좋아요 1 | URL
책이 많기는 합니다. 그 중에서 골라 읽어야하니.. 이게 고민이죠.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cyrus 2016-11-18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안 읽는 사람들이 주로 ˝책을 잘 만들어야 책을 읽지˝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말을 강조하면 책 안 읽는 것에 부끄러움이 느껴지지 않으니까요. ^^;;

낭만인생 2016-11-18 21:18   좋아요 1 | URL
사실 읽은 책이 쌓여 있는데...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