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소를 괴롭힌다. 모기는 소를 얕잡아 본다. 그러나 한방에 가는 것을 아직 모른는 모기는 바보다.
처음 우리 집에 소가 왔을 때는 초등학교 4학년 때인 것으로 기억한다.
외가에서 기르는 소를 가져온 것이다. 물론 외가에 가서 많은 일을 해주고 한 마리를 품삯을 대신해서 가왔다. 그리고 24년 쯤이 지났다.
처음 소을 보았을 때,, 모두가 똑같아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소들을 보니 다른 모습이었다. 사람이 얼굴이 다르듯 소도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소를 키워 새끼 소를 팔 때가 되면, 어미 소들을 죽어라 울어 제꼇다. 어찌나 울던지... 거의 일주일을 울었다. 나도 눈물이 나왔다. 새끼를 떠나 보내는 어미의 마음이 어찌나 슬퍼 보이던지... 그래도 팔아야 했다. 팔아야 돈이 되고, 된이 되어야 우리집도 살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팔여가야 한다. 살림의 밑천이 되어 주어야 한다. 그 옛날 큰 누님들이 그렇게 했던 것처럼. 아무런 대가도 없이 평안을 바라는 것이야 말로 가장 어리석은 인간들이다. 게으르고 어리석고 고약한 심보이다. 누군가는 반드시 희생을 당하는 법이다.
그러나 누구나 희생을 싫어한다. 그래서 이 사회는 아프고 힘들고 고달픈 것이다.
저 큰 소의 눈을 보라! 자식을 잃고 아파하는 눈이다. 슬픈 눈이다. 그래서 나는 소 눈을 볼 때마다 자꾸 눈물이 나오려 한다. 나를 위해 그의 아픔을 당해야 했기에.... 누가 소를 함부로 대하는가! 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