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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파 - 내부 폭력의 사회심리학
퍼트리샤 스테인호프 지음, 임정은 옮김 / 교양인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처음 북펀드에서 봤을 때, 솔직히 의외였다.
내가 알기로는(아는 내용이 아주 조금이기는 하지만) 일본에서는 과격한 시민단체 운동이 없다고 알고 있었고,
가두시위나 혁명, 이런 내용이 거의 없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에도 핵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다고 알고 있었다.
(핵 이야기는 오류일 수도 있다. 아니면 사실보다 축소 된 것일수도 있고)
그런데 아무리 몇 십년 전이라지만 일본에서 혁명적인 좌파 계열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새로운 내용이었다.
글의 시작은 PLEP에 동참한 일본인 3명이 이스라엘 공항에서 민간인에게 총을 쏘고, 자살테러를 한 것 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저자는 살아남은 1명의 일본인을 인터뷰 한다.
저자는 처음부터 혁명좌파의 내부 숙청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고 쓴다.
이스라엘 테러와 연관성의 조금 있다고는 생각했어도 아주 조금이라고만 생각 했을 듯 하다.
하지만 PLEP의 일본인이 적군(赤軍, 붉은 군대)파의 이데올로기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어
저자는 일본의 좌파조직은 적군파와 혁명좌파, 그리고 이 두 조직의 합병과 숙청사건에 대해 알아보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1960년대의 상황, 미국과 일본의 다른 점, 국제정세에 대해 좀 더 체계적으로 알게 된 것은 있다.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평화연대조직과 미국과 일본의 땅 크기 차이로 인한 시위방법의 차이 등등등
1960년대에 일본의 대학생들은 의외로 좌파적이었다는 것과 꽤나 과격했다는 것은
나에게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실제로 전투적인 혁명을 위하여 총기상점와 은행을 털고 경찰서를 치다니...
물론 학교를 졸업한 어른집단인 분트와 결별을 하고 사상적 지도자인 사람들이 경찰에 잡혀가서
그들의 사상이 왜곡된 것은 안타깝지만 어린 치기가 있기에 가능했던 생각과 행동에는 박수를 보내게 된다.
단지 그들의 왜곡이 일본의 민족주의와 국수주의를 따라가게 되고
일본 우파(라고 쓰는 것이 틀린 표현이겠지만)가 좌파를 전향시키려 한 것처럼
내부 조직원에 대한 폭력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지만.
책을 다 읽고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더 많고,
혁명좌파 내부 숙청사건 때문에 일본의 좌파가 거의 없어졌다는 것에는 의문이 든다.
혁명좌파 내부 숙청사건이 일본 내부에서 엄청나게 큰 파장을 일으켰고
일본 국민의 대다수가 심리적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때문에 좌파의 명맥이 끊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이 나라 한국에도 좌파의 위치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봐야 할 테니까.
단지 난 이 사건에서 죽어버린 목숨과 그로인해 감옥에 가게 된 젊은 청춘이 아깝다.
예상치 못 한 어리벙벙함과 평범함 때문에 참여한 혁명이라도 그들의 행동력과 두뇌는 꽤나 멋졌으니까.(결과가 멋지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