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에 잠을 거의 자지 못 했다.

맥주 한 잔과 약간의 타파를 먹고 조금 늦게 들어와 네이버과 알라딘에 여행 글을 쓰고 자리에 누웠는데 새벽 1시 30분까지 잠이 오지 않았다.

아니 그게 아니라 거의 밤을 새다시피 하였다.

오늘 그라나다에서 발레시아로 이동을 해야하니 버스를 놓치면 안 된다, 그러니까 자야한다 하면서 자기 최면을 걸고

의식적으로 몸을 강제로 눕히고 눈을 감고 계속 누워있었다.

의식이 몸을 재우고 있는 상황이었다.

화장실에 몇 번을 들락날락하고 핸드폰을 만지작하다가 다시 누워서 자야한다 자야한다 이러길 몇 차례나 반복하였다.

저녁 7시에 마신 커피때문인지, 매일매일 걷다가 하루 걷지 않았다고 그러는건지,

아니면 미칠듯이 배가고파서 그랬던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아침 6시 30분에 눈을 떠서 몸을 씻고 아침식사를 하고 짐을 챙겼다.

오전 11시 45분 버스이니 9시 30분~10시 사이에 나가 SN1번 버스를 타고 버스터미널에 갔다.

거의 1시간이 걸려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버스 터미널 내 간이식당에서 먹을 것을 시켰다.

카페라떼(스페인어로 카페 콘 레체) 한 잔과 츄러스를 시켰는데, 츄러스가 진짜 맛이 없어서 두 입 먹고 안 먹었다.

그 대신 초코렛바를 하나 사서 버스 안에서 먹었다.

 

알사버스를 타고 그라나다에서 발렌시아까지 7시간 45분 동안 가는 여정이었는데,

신기하게도 버스 안에 화장실이 있었다.

중간에 휴개소에도 한 번 들리고(30분), 중간 정착지(무르시아-알리칸테-베니도름)에서 5분~15분 정도 짧게 화장실 가는 시간을 주었지만.

그래도 버스 안에 화장실이 있었서 아주 잘 사용했다.

 

버스 안에 한국처럼 TV가 있는데 영화도 틀어주고 뮤직비디오도 보여주었다.

이어폰을 꽂으면 들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채널선택권 없음)

 

쉬는시간 45분 빼고 7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오면서 잠깐 졸다가, 뮤직비디오 보다가,

창 밖의 풍경을 구경하면서 사진찍다가, 노래듣다가 하니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발렌시아에는 두 번째 오는 것이라 다른 도시보다 쉽게 숙소를 찾아갈 수 있었다.

숙소 문 여는 것이 약간 곤욕이었고, 화장실과 욕실을 공용으로 사용하지만, 1인실을 사용한다.

 

숙소 근처 카페테리아에 가서 간단한 저녁을 하였는데 중국인이 하는 곳이었다.

"한궈?"라고 물어봐서 "코리아"라고 대답하니 "한궈"라며 웃었다.

"한궈"가 중국어로 한국인가보다.

중국인 가족이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발렌시아에서 동양인을 보니 그 사람들도 기분이 묘했나보다.

 

오늘은 좀 피곤해서 잠을 제대로 잘 것 같다.

 

- 그라나다 숙소와 버스 안에서 계속 노래를 들으니 기분이 매우 나아졌다.

   그간 기분이 좀 좋지 않았던 이유가 외로운 것도 있지만

   노래를 듣지 못 해서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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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 시티투어 버스는 한국어 오디오가이드가 제공된어서 탔다.

버스를 타는 요금은 8유로, 오디오 가이드는 1유로를 내면 이어폰을 제공해주어서 총 9유로에 버스를 탔다.

버스 티켓은 한 번 사면 1Dia, 24시간 동안 쓸 수 있다.

아침 10시 30분에 맨 처음 타서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서 거리를 보았다.

건물이나 거리의 명칭에 대한 역사적인 정보를 알려주는데

집시 왕이라든가 무슨 성당의 유래라든가 그라나다 대학을 세우는데 어떤 왕이 후원을 했다든가 이런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1시간 30분동안 되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정확하게 기억이 나는 것은 그라나다 인구가 약 30만명되는데 그 중에서 6만명이 대학인구라는 이야기밖에 없다.

정확하게 기억 나는 것은 없지만 그라나다 역사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니 재미있었다.

 

점심을 먹고 두번째로 버스를 탈 때는 사진을 찍다가 졸다가 구경하다가 다시 사진찍다가 그랬다.

벽에 그래피티를 한 곳이 알고보니 학교 담벼락이었는데

난 그래피티 사진을 찍으려고 한 건데 중딩으로 추정되는 어떤 남자아이가 사진을 찍히려고 냅따 뛰어와서 사진을 찍었다.

결국 그래피티만 찍은 사진은 한 장도 없다 스페인 학생이 하교하는 모습만 찍었다.

 

숙소에 와서 음악을 들으면서 내리 쉬는데 열어둔 창문으로 일렉트로닉 음악이 계속 들렸다.

약간 시끄러운 것은 사실이었으나 새로운 음악을 듣는다는 생각으로 즐겼다.

믹싱을 하는 건지 랩을 하려고 틀어둔 건지 잘 모르겠다.

 

7시쯤 저녁을 먹고 어제 만난 한국인들과 타파를 먹고 들어왔다.

발렌시아에 간다는 친구는 내일 네르하에서 1박을 하고 야간버스로 발렌시아로 온다고 하였다.

나에게 하루동안 혼자 다니는 시간이 생겼다.

 

내일 그라나다에서 발렌시아로 약 8시간의 버스타기를 하는데 알사버스에서 Wi-Fi가 되기를 바랄뿐이다.

 

- 그라나다에 도착한 첫 날 내가 스페인까지 와서 사진을 왜 찍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30센트 하는 우편에 찍힌 사진이 더 잘 찍혀있었기 때문이다.

- 그라나다의 5일째 되는 날 한 도시에 오래 머무르면 새로운 것을 보는 눈이 생기겠구나 싶었다.

- Wi-Fi가 되는 곳이면 어김없이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인터넷을 하고 있다. 내가 한국에 사는 동안 인터넷과 컴퓨터라는 것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살았구나. 발렌시아에서 2일 정도를 빼고 계속 혼자 있을지 한국인 동행을 구할지 생각해봐야겠다.

- 내일 발렌시아에 가서 2주 동안 내가 무엇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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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다 네르하를 갈 때, 나는 과딕스를 갔다.

과딕스(구아딕스, Guadix)는 카톨릭에 의해 쫒겨난 아랍인이

동굴을 파서 그 안에 집을 짓고 산 곳이라고 한다.

여행책자에 지도도 안 나오고, 꼴랑 반페이지짜리 글을 읽고

그라나다에서 버스를 타고 무작정 과딕스로 향했다.

그라나다에서 버스왕복비용이 10유로 정도밖에 안 되고, 1시간 거리이지만 여타 다른 스페인의 도시와는 분위기가 완전 달랐다.

일요일이라서 상점 문이 많이 닫은 것도 있지만, 도로에 버스도 택시도 전혀 없는데

걷기에는 너무나 골목길이 많고 크다.

게다가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도 닫혀있었다.

무작정 걸어서 사진 찍는 곳과 동굴집을 구경하였지만

주변에 사람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매우 난감한데다가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어떻게 가야할 지 방법을 알 수 없었다.

길을 걷다가 3개월 된 강아지 따라와 럭키를 산책시키는 부부, 프랭크와 마리가 시외버스터미널 근처까지 같이 걸어가주어서 그라나다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그라나다도 일요일이라 그런지 엘 꼬르떼 잉글레스도 문을 닫고

많은 상점이 문을 닫아서 내일 먹을 빵을 사지 못했다.

오렌지 두 개가 남아있어 내일 아침에 일단 두 개를 먹고 숙소 앞에 던킨을 가던지 해야겠다.

 

오늘부터 한국인 동행을 만나기로 했는데 7시가 넘어 그라나다에 도착하고

숙소에서 짐을 풀고 나오면 8시 30분정도 될 거라고 했다.

동행이 올 때까지 그라나다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간단하게 칵테일과 감자튀딤을 먹었다.

원래 모히토를 시켰는데 안 된다고 해서 레모네이드 같은 칵테일로 바꾸었다.

사순절 기간이라 그런지 성당 근처에서 예수 코스프레를 한 사람과

채찍을 든 사람, 마리아로 예상되는 사람 등이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조금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기도문 같은 것을 외웠다.

아마 미사 같은 것을 하는 중이었나보다.

 

동행이 도착을 하여서 나가보니 5명의 사람이 같이 왔다.

론다 등에서 만나 사람이라고 했고, 모두 혼자 여행을 왔다가 오는 길에 만나게 되었다고 했다.

알바이신 정상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늦은 아주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내려왔다,

밤 12시가 넘어 숙소에 도착했고, 이 글을 쓰는 시간이 대략 새벽 1시 30분이다.

내일은 조금 늦게 일어나서 바지를 빨아 널고, 그라나다 시티투어버스를 타야겠다.

- 그라나다 시티투어 버스는 한국어 가이드가 있어서 좋다.

 

- 오늘 아침에 사과를 잘라 먹다가 엄지 손가락을 다쳤다.

  초반에 피가 안 멈춰서 걱정했는데 이제 괜찮고 생각보다 덜 아프다.

- 어제 오늘 이틀동안 한국사람을 만나니 외로움이 조금 가셨다.

  그래도 친구를 보고싶다.

- 과딕스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동물해방을 읽었다.

   스페인에서 처음 책을 읽으면서 평등과 권리에 대해 조금 다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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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부터 시작된 두통때문에 새벽에 자다가 깨서 아스피린 두 알을 먹고 다시 잤다.

그러다 다시 깨서 한 번 토하고(그래봤자 물 밖에 안 나왔지만),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병원 위치를 알아내서 병원부터 가야하나 생각하며 다시 자리에 누웠다.

두통때문에 10분 정도 잠을 자지 못하고 앉아있다가 다시 잠을 청했다.

6시 30분에 맞춰놓은 알람을 듣고 바로 끈 다음에 계속 잤다.

잠에서 완전히 깨서 일어나 시계를 보니 아침 9시정도가 되어있었다.

두통은 완전히 없어져서 병원에 갈 걱정은 안 해도 되었지만

몸이 안 좋아서 오늘 가려고 했던 네르하와 프리힐리아나를 포기했다.

 

아침으로 빵과 사과를 먹고 씻은 다음 11시 정도에 잠깐 나갔다 왔다.

20분도 채 되지 않아 숙소에 다시 들어와서 다시 컴퓨터를 하다가

점심을 먹고(빵과 오렌지) 컴퓨터를 하다가 2시 정도에 밖에 나갔다.

어제 찾은 SN1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까지 다녀와봤다.

가는데 한 30분 오는데 한 30분 1시간을 걸리더라.

숙소근처 정류장에서 내려 걷다가 놀이터를 발견해서 그네를 타다 다시 걸었다.

 

오늘은 토요일인데 무슨 날인지 축제가 있는지 사람들이 4시에 점심을 먹고

같은 옷을 입거나 코스프레 같은 것을 하고 돌아다닌다.

 

숙소에 잠깐 들어왔다가 저녁도 먹고 구경도 할 겸 다시 밖으로 나갔다.

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면서

길거리 플라멩고 공연과 드럼 공연을 보았다.

드럼공연은 10명 정도 되는 여자(모두 다 여자)들이 합주를 하는데 멋지고 재미있어 보였다.

전망대 근처에 있는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려고 보니 사람이 너무 많아

그냥 내려와서 밥을 먹었다.

 

- 스페인에 와서 갑자기 울고싶어지는 때가 많아졌다.

- 생각이 많아졌는데 정리가 되지 않는다.

- 그라나다의 숙소는 다 좋은데 방음이 되지 않아 복도에서 하는 소리가 다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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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의 두번째 날이다.

아침일찍 일어나 씻고, 빵과 오렌지를 먹고 알람브라 궁전으로 향했다.

아무 기대도 안 한채로 그라나다 갔으면 알람브라 궁전을 봐야하니 예매를 하였고,

예매를 하였으니 돈이 아까워서라도 다 보고 간다는 심정으로 갔다.

- 그런 심정으로 가기에는 꽤나 좋은 곳이었지만.

 

한국인은 그라나다에 알람브라 궁전 때문에 오는지 한국인 단체 관광 한 팀과

꽤 여러 명의 한국인을 볼 수 있었다.

- 굳이 내가 한국인이라고 티는 내지 않았다.

 

꽃의 정원 헤넬리페는 아직 꽃이 필 시기가 아니여서 그런지 꽃이 거의 없다시피 하였지만,

다른 곳은 기대 이상이었고, 전망이 좋았다.

 

알카자르에서는 고양이 세 마리(검둥이, 노랭이, 삼색이)가 있었는데

먹을 것이 필요한가 싶어 먹고있던 바게트를 한 조각 던져주었더니 냄새만 맡고 그냥 가버렸다.

심지어 내가 던지 바게트 조각은 비둘기도 먹지도 쳐다보지도 않아서 기분이 상했다.

내가 먹고 있는 빵은 한낱 비둘기도 먹지 않는 것인가?

 

숙소에서 잠깐 쉬다가 SN1버스 정류장을 찾기위하여 1시간 넘게 거의 2시간 가까이 돌아다녔는데,

너무 허무할 정도로 숙소 가까운 데에 있었다.

 

스페인 현지 백화점 엘 꼬르떼 잉글레스에 들어가서

책, 음반, 약간의 옷을 구경하다가 빵과 치즈를 사서 숙소에 두고 나왔다.

그 전에 숙소 근처 과일가게에서 이틀 분량의 과일도 사 두었다.

 

혼자 돌아다니고 걸어다니면서 나는 한국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였다.

나는 참 좋은 사람과 의미있는 활동을 하였지만

나 스스로가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생활을 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과 함께

가족 생각도 많이 나고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어떻게 살까? 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갓 헬프 더 걸 이라는 영화에서 간호사가 주인공에게 사람이 살기 위하여 기본적인 것(잠자기, 식사 등)을 하고 난 다음에 인간관계가 있고, 그 다음에 이상(꿈)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현재 나의 상태는 피곤하기 때문에 자고, 아프지 않고 살기 위하여 강제로 먹는 기본적인 것은 이행되고 있으나,

인간관계는 단절되어 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 누구와도 이야기 할 사람이 없다.

나의 이상은 꿈이 있으나 할 수 있는 상황이 맞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숙소가 (조금) 추워서 난방을 틀고, 몸을 닦으라고 준 커다란 타월을 몸을 감싸고 있다.

나는 이 여행을 하는 동안 무엇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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