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렛미인 Let me in.
2016. 1. 21 - 2. 28.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
2016. 1. 31. Today's Casting
일라이 - 이은지
오스카 - 오승훈
하칸 - 주진모
박지원, 박시범, 임종완, 박민규, 임희철, 안창환
공연장에 들어서자 공연잘 바닥에 깔린 눈과 추워보이는 자작나무 숲이 눈에 들어왔다.
공연 시작 5분 전부터는 배우가 한 명씩, 시간이 지나면서 2-3명, 많을 때는 한 무리가 무대를 지나갔다.
공연의 기본 내용은 기존의 책/영화와 비슷했지만, 오스카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많이 달랐다.
어머니는 알콜중독으로 예상되고 감정의 변화가 심했으며, 아버지의 제스츄어에서 게이라는 설정이 있었던 것 같다.
- 오스카의 캐릭터를 더 외롭게 만드는 설정으로 만들었던 것이라면 과한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 원작에서도 어머니가 오스카에게 신경을 쓰지 못 하는 제일 큰 이유는 이혼녀로써 저시급 노등 일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이었을 것이고, 아버지는 아들과 떨어져살며 아들에게 관심은 있지만 잘 키우지 못하는 설정으로도 오스카를 외롭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 오히려 극 중에서 오스카의 어머니가 싱글맘으로써 비정규직이며 저시급/장시간의 노동때문에 오스카에게 신경을 못 쓰거나, 짜증을 내는 장면이 있었다면 더 현실적이지 않았을까?
책/영화와 달리 극에서는 오스카가 사는 동네가 확실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책/영화에서는 오스카가 사는 동네를 확실하게 알려준다. - 저소득층 밀집지역
극에서는 외롭고 추워보이는 자작나무 숲과 철봉 비슷한 놀이기구만 배치해두고, 다른 소품을 그때그때 이동함으로써 장소를 나타내지만, 동네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 그러기에 오스카와 오스카를 괴롭히는 집단이 가지고 있는 환경의 특수성에 대해 대사를 통해서만 유추할 수 있을 뿐이었다.
- 이혼/재혼가정이 많고, 가정 내 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가정 내 폭력이 학교폭력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짧은 몇 마디 대사 만으로 유추해야됐다.
- (비록 뱀파이어 때문이기는 하나) 이런 동네에서 살인이 일어난 이유도, 안정적이지 않은 사회환경이 한 몫 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 사회보장/복지 서비스가 아직 확립되지 않은 북유럽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
- 2016년 한국에서의 사회보장/복지 서비스 상황은 더 나쁘다.
책을 읽을 때, 영화를 볼 때는 잘 몰랐는데 연극을 볼 때는 하칸의 캐릭터가 처량해보였다.
- 일라이에게 사랑을 구걸하고, 일라이를 사랑하고, 일라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던질려고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 것 같았다.
오스카와 일라이가 서로에게 끌렸던 이유는 서로의 외로움을 느꼈기때문이 아닐까?
- 극 중 나이는 12살(오스카 기준)이고, 많은 어른은 그 나이의 아이가 외로움을 느낄 수 없을거라 생각한다.
- 하지만 외로움을 느끼는 것에는 나이는 상관없다.
혼자서면 가지고 있던 차가움과 다른 사람과 다른 것 같아 낯설고 사회와 동떨어져있기 때문에 외롭다고 느낄 때, 서로를 만났고, 그러기에 끌렸던 것은 아닐까?
- 둘의 감정을 사랑이라는 단어로 확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연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