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영화가 아닌 기억과 가족에 대한 영화 코코.
개봉한지 하루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인터넷 기사에서는 인사이드 아웃을 뛰어넘는 애니라는 광고 같은 기사가 나오고 있다.
인사이드 아웃을 그닥 재미있다거나 감동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인지 썩 와닿는 기사는 아니었다.

코코는 가족과 기억을 이야기하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생명이 없어지는 것이 죽음이 아닌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이 죽음이라는 의견은 좋았고, 산 사람의 세상에 죽은 사람의 사진이 있고 기억을 해야 저승에서 이승으로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은 좋은 상상력이었다.
끝은 예상할 수 있는 반전이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저승에서도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으면 부자로 살지만 잊혀지는 기억에서 사는 사람은 가난하게 산다는 내용은 서글펐다.

- 애니메이션 코코의 본격적인 시작 전에 겨울왕국 울라프의 모험이 짧게 나오는데 미대륙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경향해서 만들었다는 느낌. + 오랜만에 엘사보니 좋음
- 코코 끝나고 쿠키영상 없으니 그냥 나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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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팬레터

2017. 11. 10. ~ 2018. 2. 4.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2018. 1. 5. Today's Cast

김해진 - 김종구, 정세훈 - 문성일, 이윤 - 박정표, 히카루 - 소정화,
이태준 - 양승리, 김수남 - 손유동, 김환태 - 권동호

 

최근에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을 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랜만에 동숭아트센터에 갔다.
- 기억을 더듬어 보니, 몇 년전 김선아 배우님이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에 출연했을 때 보고 그 뒤로 기억이 없다.
- 아닌가? 무용 공연을 마지막으로 봤었나?

매표소에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로비로 내려가니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화장실에 가려면 10분은 족히 기다려야 할 정도로.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화장실 칸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도 한 몫 했다.

아무튼 무사입장.
사람이 정말 많아서 작년 가을에 동국대에서 뮤지컬 팬레터를 할 때 볼 것을 그랬나보다하는 후회가 약간 들었다.

처음에는 문학을 하고 싶어하는 세훈의 열정과 좋아하는 작가를 향한 열망이 김해진의 착각 때문에 히카루를 실제 인물로 둔갑시킨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을 한 것은 분명 세훈이었지만, 열정과 열망에 거짓말이라는 불을 지핀 것은 김해진의 착각이었다. 온전히 세훈의 탓이라고 할 수 없는 건 현실을 외면하는 해진의 속마음 때문이었다. 김해진도 어렴풋이 세훈이 히카루임을 짐작하고 있었지만 상상 속의 히카루에게 빠져나오고 싶지 않아했다.

히카루는 세훈과 해진의 합작품이 아니었을까?
세훈이 모든 잘못을 책임을 히카루 탓으로 돌리고있었다면, 해진은 히카루를 통해 현실 도피를 하려고 했다.

세훈과 해진보다 히카루나 이윤의 캐릭터가 더 좋았다.
히카루는 상상 속의 인물, 이윤은 현실의 인물이었지만 왜인지 솔직하다는 인상때문이었다.
사실을 말하지 못 하는 세훈이나 현실 도피를 꿈꾸는 해진보다는 보다 솔직하고 직설적인 히카루와 이윤이 좋았다.
세훈이 스스로 히카루처럼 글을 쓰지 못 한다고 한 말은 아마 가면을 쓰지 않은 채로는 솔직할 수 없어서 그랬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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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더 헬멧

2017. 12. 19. - 2018. 3. 4.

2017. 12. 29. Cast 정원도 손지윤 양소민 이호영 김도빈

아트원씨어터 3관

 

 

피곤하고 긴 하루의 끝. 연극 더 헬멧.
Room. Seoul. Big.- Room. Aleppo. Big.

독재의 한국, 서울과 전쟁의 시리아, 알레포.
어차피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독재정권이 생긴 시간 속에서 누군가는 싸우고 있다. 살기 위해.

서울에서는 어떤 사람은 민주주의를 위해 화염병을 던졌고 어떤 사람은 강제로, 어떤 사람은 잘 살고 싶어서 백골단이 되었다.
알레포에서는 모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전쟁 한복판에서 살고 가족을 잃었다. 가족을 잃어서인지 아니면 전쟁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날이 서 있었고 모두 괜찮지 않아 보였다.
서울도 알레포도 모두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다.

서울의 사람은 거짓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고 어쩔 때는 그냥 연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실제로 투쟁을 하거나 백골단처럼 보이지 않았다. 학생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군인처럼 보이지 않았다. 어색하게 느껴졌다.
2017년 현재. 전두환도 노태우도 살아있고 백골단은 다른 형태로 남아있다. 정치는 박정희의 딸, 박근혜를 이용했다. 2017년의 투쟁은 1987년과 1991년의 투쟁과 맞닿아있지만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그리고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는 투쟁의 이미지만 따라 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알레포는 힘겨웠다. 죽은 가족을 놓지 못하는 사람과 살아있는 사람이라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모두 힘겨워 보였다. 그 캐릭터가 화이트 헬멧이건 기자이건 군인이건 간에.

백골단, 화이트 헬멧, 시리아의 정부군. 이 셋 모두 옳지 않다. 틀렸다. 다른게 아니고 틀렸다.
어떤 종류의 화, 복수, 전쟁은 모두 틀렸다. 전쟁과 복수의 한복판에서 용서와 웃음이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죽음과 고통이 익숙해서인지 이런 연극을 보아도 쉽게 눈물이 나지 않는다. 부정적인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 채워질 뿐이다. 내 주변에 있는 관객이 많이 울었었다. 우는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왜 우는 걸까? 평소에 슬픈 일이 없는 걸까? 아니면 죽음과 고통이 드물었던 걸까? 누구 때문에 우는 건가? 전쟁 속에서도 살아남아 어른이 되고 싶은 게 꿈인 아이 때문에? 아니면 자신의 죽은 아이 대신 단 한 명의 사람이라도 살리려는 화이트 헬멧 때문에? 그것도 아니면, 축구공이 아닌 곰인형을 좋아했던 아이를 사랑했고 그저 평범하게 아이가 자라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던 정부군 때문에? 근데, 제일 힘들었던 건 아이를 잃었던 화이트 헬멧이 아니라 친구 옆에서 그를 지지하고 끝까지 희망을 주려도 했던 다른 사람 아니었을까? 자신의 슬픔과 고통을 드러내지 않고 웃고 있었던 사람.

죽음과 고통 속에서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사람을 생각 없는 사람으로 치부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 사람이 웃고 있던 이유는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웃음으로 고통을 감추려 하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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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겨울, 크리스마스이브.
패터슨의 시 같은 날씨에 영화 패터슨을 보러 상암 CGV로 갔다.
- 남들은 신과 함께, 스타워즈, 위대한 쇼맨을 보는 크리스마스이브 아침에 패터슨을 보는 나와 나와 같은 극장 안에 있는 사람 몇.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그리고 다시 월요일 아침이 되는 일주일.
거의 같은 시간에 잠에서 깨어나 일을 하러 가고 시를 쓰고 저녁을 먹는 패터슨.
+ 약간은 철이 없어 보이고 희망적인 패터슨의 아내 로라.
+ (매일 보는, 패터슨이 가는) 바의 주인
+ 그리고 동네 사람.

패터슨은 새로울 것이 없다고 느껴지는 단조로운 일상을 특별한 시선과 언어로 '시'를 느끼는 나날로 만들고 있었다.
매일의 일상이지만, 하루하루 다르고 특별한 날로 만드는 시.
로라가 그의 시를 특별하다고 느낀 건 패터슨의 하루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었던 시선과 단어 선택 때문이었을거다.

단지, 영화가 엄청나게 다이나믹한 사건을 그리는 게 아니라 정말 평범한 일상을 그리기에 엄청 지루하거나 재미없거나 졸릴 수 있음 주의보.
- 실제로 영화 보다가 내 옆 옆자리에 앉아있던 사람은 나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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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자메이카 헬스클럽

2017. 11. 17. ~ 2018. 3. 4.

익스트림씨어터 3관

 

 

2017. 12. 21. Today's Cast
 황강봉 - 최지영, 지성미 - 우가은, 정관재 - 최호승, 최미화 - 남소화

 

 

 재미있는 소극장 연극이 하나 추가되었다. 연극 자메이카 헬스클럽.

공연 중간 나왔던 이야기 중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있기는 했다.
- 정관재는 그래서 학력위조는 왜 한건데? 기사는 왜 난건데? 그거는 어떻게 끝난건데? 진행이 안 될거면 이야기를 꺼내지를 말던가 아니면 뭐라도 마무리를 하던가?
- 황강봉이 아이돌 헬스 트레이너였다는 사실을 맨 마지막 커튼콜 때 대사로 알았다.

많은 교훈이나 정교하게 짜인 연극은 아니지만, 리얼로 헬스를 '빡세게' 하는건 5분 정도밖에 안 되지만 이정도만 선방이랄까?
최미화와 정관재가 친해지고 스피닝을 함께하는건 급작스런 전개이며, 당췌 앞뒤가 안 맞기는 하지만 - 사실 그거 말고도 정교하지 못 한 장면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얼마 전 아이돌이 자살을 하였기에 지성미의 부담감이 더 다가왔다. 내가 모르는 사람이 나를 알고, 모르는 사람에게도 웃음을 지어야 하는 것이 힘들었는지 아니면 아무에게도 진심을 털어놓을 수 없어 힘든건지 모르겠지만.

연말에 웃으며 보기 좋은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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