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5년을 그린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영화를 보기 전 책을 읽어볼까 하고 집 근처 교보문고에 갔다가 3~4장 정도만 읽고 말았다.
책은 그닥 내 취향이 아니었다.
책을 읽고 난 뒤에 영화를 볼까말까 고민을 하다가 일단 보기로 하였다.

영화는 나름 재미있었지만 길었다. 굳이 이렇게 길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는데.
이미 우리의 생활에 VR.가상현실이 가까이 다가온 지금 가상현실게임을 무대로 한 판타지 소설 속 내용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는 하는데, 레디 플레이어 원은 그 생각을 영상화 한 것이었다. 단순히 드론으로 피자를 배달하거나 집 안에서 장갑과 고글을 쓰고 밖으로 나가지 않는 세상이 머지 않았다.
영화를 보면서 얼마 전 개봉했던 월요일이 사라졌다가 생각났다. 그 영화를 보면서 소름이 끼쳤던 것과 비슷한 이유 때문에 이 영화를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정말 SF영화에 나오는 장면이 현실이 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구나. 기억을 3D나 4D로 재생할 수 있고, VR이 현실이 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중간중간 킹콩이나 쥬라기 공원의 티라노 사우르스, 그 외에도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나왔던 캐릭터가 등장할 때, 내 옆옆 자리에 앉아있던 아이가 꽤나 즐거워했었다.

머릿 속을 비우고 싶어서 봤던 영화고 재미있게는 봤는데... 암만 생각해도 너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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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줄리엣과 줄리엣

2018. 3. 21. ~ 4. 1.

창작집단 LAS

줄리엣 몬테규 - 한송희, 줄리엣 캐플렛 - 김희연,
티볼트 캐플렛 - 이강우, 로미오 몬태규 - 조용경, 캐플렛 조영규, 네릿서 - 김하리, 승려 - 장세환

산울림 소극장

 

지난 주 목요일에 산울림 소극장에서 연극 <줄리엣과 줄리엣>을 봤다.
겨우 목요일 공연을 예매하고 보니, 모든 티켓이 전석매진.
산울림 앞에도 공연 시작 전에 줄이 길게 서 있었다.
- 여태까지 산울림에서 산울림 고전극장을 몇 번 봤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외국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을 할 때, 같은 성별(남성과 남성, 여성과 여성)이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자주 있다던데 한국에서 줄리엣과 줄리엣이 사랑에 빠지는 것은 처음 보았다.
- 로미오와 줄리엣의 성별이 바뀌었던 경우는 봤었는데.

공연을 보면서 슬프고 아리고 뭉클거리는 감정이 교차했다.
처음 등장부터, 줄리엣 몬테규의 대사가 귀에 박혔고 대본집이 있다면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 로미오 때문에 끌려간 파티에서 줄리엣이 줄리엣을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나서 사랑을 맹세하려면 달이 아닌 태양에 맹세하라는 신이 끝날 때까지. 줄리엣과 줄리엣의 대화가 기존와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보다 더 슬펐다.

두 줄리엣의 남자 형제인 로미오와 티볼트의 각기 다른 행동에는 화가 나기도 했다.
누나 줄리엣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존중하지만 누나를 지키기위해 거짓말을 하거나 줄리엣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조언을 하는 로미오를 볼 때는 정말 누나를 생각하기 때문에 하는 말일지라고 그 때문에 줄리엣이 상처를 받기에 화가 났고.
동생 줄리엣이 남성이 아닌 여성을 사랑한다고 할 때, 아버지와 함께 그건 병이고 있을수 없는 일이고 고쳐야 하고 고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폭력적인 말 때문에 정말 화가 났다. - 공연하는거 아니었으면 주먹을 날렸을지도 모른다.
줄리엣과 줄리엣이 죽고 난 뒤에 사람들이 두 사람의 사랑이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말하고, 두 집안이 싸우는 이유가 따로 있고 그 때문에 '남성'과 '여성'이 사랑에 빠졌지만 결국 죽었다고 할 때. 사실은 편견에 없어져버렸다는게 더 화가 났다.

줄리엣과 줄리엣이 사랑을 하는 장면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이거 꼭 앵콜공연을 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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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쥐덫

2018. 2. 1 ~ 4. 8.

대학로 SH아트홀

 

 

2018. 3. 13. Today's Cast
미쎄스 보일 - 양희경, 몰리 랄스톤 - 이해나, 메카프 소령 - 장보규, 크리스토퍼 첸 - 이호준,
트로터 형사 - 박형준, 케이스 웰 - 최여름, 자일즈 랄스톤 - 차용학, 파라비치니 - 김영석

 

 

아빠의 제안으로 연극 쥐덫을 보러갔었다.
기본적으로 추리소설를 거의 읽지 않고 추리와 관련된 영화를 별로 보지 않는다고 하여도 아거사 크리스티는 알고 있었고, 굉장히 많은 추리소설을 썼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 내가 읽은 추리소설은 셜록홈즈 전집정도의 수준.
양희경 배우의 연기를 라이브로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보러갔다.

폭설이 내리는 영국의 한 지역에서 오픈 첫 날 게스트 하우스, 그리고 살인사건 이라는 설정이었다.
초반에는 꽤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공연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극이 급작스럽게 진행되었다.
크리스토퍼 첸의 갑작스러운 캐릭터 성격의 변화와 빠르게 진행되는 추리는 연관성이 매우 낮아보였다. 그리고 파라비치니의 경우는 왜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공연이 끝난 후 원래 3시간짜리 공연을 1시간 30분으로 줄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지만, 왜인지 실패한 추리소설 같다는 느낌을 사라지지 않았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쥐덫을 읽지 않아서 이 내용을 원래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 수 없다. 아무래도 책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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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그 해 여름, 손님의 영화 버전.
책은 몇 달 전에 정독도서관에서 빌려 읽어 어설픈 기억 만이 남아있다.
책을 읽고 쓴 글에서 겨울에 읽은 책인데 '뜨거웠다.'라는 느낌과 함께 Hailee Steinfeld의 Straving이 생각난다고도 썼었다.

영화는 며칠 전, M이 (이런저런 이유로) 추천해주었었다. 음악이 좋다는 이야기와 함께.

CGV라이브톡으로 개봉일보다 하루 먼저 보러 갔던 영화관에는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M의 말처럼 음악과 도입부가 잘 어울렸다.
피아노 연주가 가득 차서 좋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 누구도 과격하게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서서히 들어간다는 느낌이었다. 몇몇 부분에서는 오히려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뇌를 자극할 때도 있었다.
'왜 일까? 왜 저렇게 행동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났다.
영화와 책에서 다른 부분도 비슷한 부분도 많았다. 영화를 보면서 가끔은 책이 생각날 때도 있었다.
책과 영화가 가장 다르게 느껴졌던 부분은 두 명 모두 게이일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올리버와 엘리오가 헤어졌을 때, 엘리오의 아버지가 엘리오에게 했던 말이 좋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지막 신에서 전화를 받은 후, 벽난로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엘리오의 시선이 서글퍼 보였다.

영화를 보면서 중간에 불편했던 것은 [누군가 낚시를 하여 물고기를 잡아 왔을 때, 엘리오가 생선 앞에서 뻐끔뻐끔 거리면 물고기를 놀리는 장면]과 엘리오가 [마치 여성을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이려고 여성과 사귀는 것]이었다.
- 낚시에서 잡혀온 물고기한테 왜 장난을 치고 싶었던 걸까?
- 게이라는 정체성을 드러내기 싫었을까? 자신이 유대인인 것을 드러내기 싫었던 것처럼. 그래서 여성하고 사귀었던 걸까? 왜? 그것도 폭력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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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Paper Present, 너를 위한 선물

2017. 12. 7. ~ 2018. 5. 27.

대림미술관

 

 

전시를 보면서 나와 윤정이가 가장 자주 했던 말은 "우와~ 이거 종이 자르느라 진짜 힘들었겠다."
종이로 만든 작품인데 정말 정교했고 엄청나게 집중하면서 만들어야 했을텐데 엄청난 고통이 뒤따랐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맨 마지막 층에 있던 전시를 보고는 말미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림미술관은 아트샵이 엄청 잘 되어있다. 윤정이 충동구매의 욕구를 참고 나와 함께 나왔다.

 

 

익숙한 풍경에 숨은 놀라움

그 많은 것들 중 너는 왜 하필 꽃이어서,
걷던 나를 멈추게 해 너만 바라보게 만들어.

그 많은 꽃들 중 그게 왜 하필 너여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너만 쓰담듬게 만들어.

오밤 이정현. [달을 닮은 너에게]. "꽃"

 

고요한 새벽의 별 빛

너의 하늘로 내려가 깜깜한 너의 밤에
옅은 빛이라도 보태어 주고 싶어서.

오밤 이정현. [달을 닮은 너에게]. "야광별" 중 발췌

전시장 바닥에 시가 몇 편 쓰여있었다. 전시장 바닥에 쓰여져있는 시보다 종이 위에 쓰여져 있는 시가 읽고 싶어졌다.

대림미술관에는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았지만, 잠깐이나마 윤정과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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