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로쟈님의 댓글

‘가치이론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http://blog.aladin.co.kr/mramor/2778876)이라는 로쟈님의 글이 포스팅 되자 노이에자이트님이 이런 댓글을 달았다.

에밀 뒤르카임은 사회주의자와 사귀면서도 사회주의에 대해 거리를 두었는데 그 제자인 마르셀 모스도 그랬군요.두 사람의 사회주의관을 비교하는 것도 흥미롭겠네요. 그레이버 책은 모스 연구서로 읽으면 좋겠군요.  

놀라운 노이에자이트님, 그의 내공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근현대사와 원숭이학을 아우르며 심오한 내공의 깊이를 보여준 그의 박학은 이제 사회학사까지 종횡무진하고 있었다. 평소 노이에자이트님을 흠모했던지라 댓글을 열심히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기에 달린 로쟈님의 댓글을 발견하고 만 것이다.

'뒤르켐'이라고 보통 읽지요(전공자인 김종엽 교수를 따라서). '뒤르카임'은 영미식이고, 보통 '뒤르껭'이라고 많이 읽었었지요.

나는 쿵 하고 떨어지는 심장 소리를 들었다. 공포와 전율. 아아, 다시 강호에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인가. 순간 내 머릿속에는 지난 40여년 한국 사회과학계의 역사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그 부침의 세월들.. 그리고 그 역사와 함께 시작하여 오늘날까지 풀리지 않는 오랜 숙제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뒤르켐과 뒤르껭의 문제. 로쟈님은 오늘 역사의 컴컴한 우물 속에서 다시 그 문제를 길어올린 것이다. 


#. 2 한국 사회과학의 역사

조금 과장하면 한국 사회과학의 역사는 'Emile Durkheim'(정확하게는 그 이름에 대한 정확한 음역)에 대한 해석의 역사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 문제를 놓고 전국의 120만 사회과학도는 사분오열했다. 곳곳에서 과열된 토론이 벌어졌고 토론의 끝엔 버릇처럼 주먹다짐이 오고갔다. 언젠가부터 사회과학도들은 사회과학을 연마하기보다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다루는 법을 연마하기에 이르렀고, 이것은 크고 작은 규모의 학생운동에서 약간의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으나, 결국 한국의 사회과학계 전체의 관점에서는 어둠의 시기로 향하는 급행열차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 시절 사회과학계의 분파는 크게 '뒤르켐' 파와 '뒤르껭'파, 그리고 뒤르켐파에서 갈라져 나온 '뒤르케임'파, 비교적 소수파였던 '뒤르카임'파와 뒤르카임파에서 갈라져 나온 '뒤르크하임'파로 나뉘었다. 이들은 무섭게 대립했고, 그 결과 화염병과 쇠파이프가 난무하는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이 시절 칼침이 무서워서 뱃속에 자본론 하나쯤 안 쑤셔넣고 다니는 사람이 없었고, 시절을 한탄하며 자살론을 발 받침삼아 목 매다는 사람도 부지기수였다. 그러고 보면 오늘날 이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녀석들은 죄다 군주론 같은걸 냄비받침 삼아 라면이나 열심히 끓여먹던 자들뿐이다.

어쨌거나 Durkheim문제는 점점 깊어져 학회는 열리기만 하면 이 문제로 격론을 벌이다 와해되기를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나온 사상자 수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80년대 NL(National Liberation)과 PD(People Democracy)가 분열한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재벌-국가 연합을 극복하기 위해 태동한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 (National liberation-people democracy Revolution :NLPDR)의 노선투쟁이었지만 사실은 곪고 곪은 Durkheim의 문제에 다름아니라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었다. 어떤 사가는 이 논쟁의 끝물에 등장한 청년고수 이진경과 그를 따르는 무리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른 사사방(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이 이 모든 사태의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기록하지만, 실상 사사방이 나올 즈음해서는 양 측은 모두 더 싸울 기력이 없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사사방은 그냥 시대를 잘 타고난 책이었을 뿐이었다. 

이 시기에 사회과학도의 해외유학이 빈번해 진 이유도 Durkheim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세외무림에서 찾아오려는 시도에 불과했다. 어쨌거나 사사방 이후 Durkheim문제를 둘러싼 사회과학계의 대립양상은 점차 소강상태를 보이기 시작했고 이 전쟁의 양대 축이었던 뒤르켐파와 뒤르껭파가 암묵적인 합의를 맺으면서 오늘날의 침묵의 시대로 접어 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로쟈님의 한 마디.

'뒤르켐'이라고 보통 읽지요(전공자인 김종엽 교수를 따라서). '뒤르카임'은 영미식이고, 보통 '뒤르껭'이라고 많이 읽었었지요...” 는 케케묵은, 그러나 충격적인 회고인 것이다.

도대체 로쟈님의 정체는 뭘까? 아마도 격동의 80년대, 로쟈님은 김종엽 교수(‘고수’를 잘못 표기한 것 같다)와 함께했던 뒤르켐파의 일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는 도대체, 왜, 이 어수선한 시기에 다시 이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일까? 나는 그의 의중을 알 길이 없어 아연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달린 노이에자이트님의 댓글

알사스 로렌 출신이라서 독일발음처럼 읽는다고 해서 뒤르카임이 아닌가 하고 적었어요. 거기가 수천년 독일문화권이라서... 물론 프랑스 사람으로 통합니다만. 그런데 영어발음은 뒤르켐이 아닌가요? 전에 이 문제로 참고한 책이 있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저는 그동안 뒤르켕으로 표기했어요.
   
아아, 나는 그의 댓글을 두려움과 떨림으로 바라보았다. 노이에자이트님은 80년대 일당백으로 사회과학강호를 휘젓던 뒤르켕파의 초절정은둔고수가 아니었을까. 어쩌면 그는 지난 20 여년간 은둔하며 독문무공을 갈고닦아 알라딘에 출수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가 언급한 '전에 이 문제로 참고한 책'이라면 전설의 고수 독고구패가 남겼다는 비전서 '규화Durkheim음역의진실보전' 일 터.. 아, 그는 이미 화경의 경지에 접어들었구나. 이제 강호는 뒤르카임의 이름 아래 통일되는 것이구나..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스크로를 내렸다. 

앗, 그런데 이게 왠 걸. '제레카폴'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또 하나의 고수가 등장했으니, 그는 절륜한 상승무공(常勝武功)을 펼쳐가며 로쟈님을 압박하기 시작 한 것이다.  

노자(역주*노이에자이트)님 말씀하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불어식으로 뒤르껭이 아니라 절충적인 뒤르케임 혹은 뒤르켐(상식 수준에서 볼 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불어는 이어진 두 모음을 하나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욱이 불어에서 h는 거의 음가가 없으므로 자음 kh도 k로 수렴되기 십상이겠죠)으로 발음하는 것으로 압니다. 독어나 영어 사용자의 발음은 직접 들어보지 못했구요.
 
두둥.. 그 옛날 세외무림으로 Durkheim문제를 해결하러 떠났던 고수들, 아아.. 그들마저 돌아온 것인가. 
 

#. 3 그리고..

노이에자이트님은 키보드를 치켜 올리며 짧게 화답했다. 

그렇군요.  

강호에는 다시 피바람이 불겠구나.. 
 

#. 5 사족

"이름이란 뭐지? 장미라 부르는 꽃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도 아름다운 그 향기는 변함이 없는 것을”  
     


#. 4 젠장

내가 원래 남기려던 댓글은 이런거였다.

우연찮게 지금 컴터 앞에서 읽고 있는 잡문서가 2008년에 나온 한국사회학 42집 5호인데 '근대사회이론에서 공동체 의미에 대한 비판적 연구'라는 논문에는 '뒤르케임'으로 나오는군요. ㅎㅎ 이것 말고도 좀 비주류이긴 하지만 '뒤르크 하임'이라는 학설도 있는데요 학문사에서 나온 21세기의 직업윤리라는 책에는 그렇게 표기되더군요. 뒤르켐, 뒤르껭, 뒤르카임, 뒤르케임, 뒤르크하임. 도대체 이 기표들의 본질은 뭘까요? ㅋㅋㅋ

썅! 재미도 없었는데 그냥 저걸로 할 걸. 
 

 

#. 6 그냥 지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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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04-13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밀 뒤르켐(?)은 모르지만, durkheim 이라는 이름은 독일이름 같네요. 왠지 앞에 움라우트도 붙어있을것만 같다는; 독일발음으로 읽으면 두르크하임 정도일래나요? ㅎㅎ 앞에 움라우트가 있다면 뒤르크하임..

그러나 찾아보니, 움라우트가 아니라 에밀에 악상때귀가 붙어 있는 불어 이름;;이군요. 에밀 뒤르껭 http://forvo.com/word/%C3%A9mile_durkheim/
에밀 뒤르껭도 아니고;; 에밀 뒤르켐에 가깝네요.

아, 자전거 고치러 가야지

뷰리풀말미잘 2009-04-13 23:29   좋아요 0 | URL
프랑스 발음으로는 처음 들어봤습니다. 정말 '뒤르껭'이라기엔 문제가 있네요. 하지만 뒤르케임이라고 당장 결론을 내리기에 이 문제는 너무나도 심오한 것이에요. ㅎㅎ

Arch 2009-04-13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운 미잘!

뷰리풀말미잘 2009-04-13 23:30   좋아요 0 | URL
제가 좀 귀엽죠. ㅎㅎ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4-15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찌나 글도 맛깔나게 쓰시는지.

뷰리풀말미잘 2009-04-16 16:45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Forgettable. 2009-11-19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낯익은 사족이 이곳에-

뷰리풀말미잘 2009-11-19 12:44   좋아요 0 | URL
ㅋㅋㅋ 뽀님 점심시간이신듯?

종이달 2021-10-11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 1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올해 11회째를 맞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여성영화제다. 출품작들의 평균적인 퀄리티는 말 할 것도 없이 훌륭하고 세계 각국에서 날라온 게스트들도 모두 저명한 인간들 뿐이다. 어찌나 저명한 사람들이 들끓는지 임권택을 구경하러 가는 길에 안성기 발에 걸려서 비틀거리다 공효진이랑 어깨를 부딪힐 지경이다. 심지어 토쿄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오타케 요코와 한국의 월드스타 강수진은 우글거리는 유명 인사들 무리에 섞여 부초처럼 떠밀려 다니고 있었다.   

이 발광어류들 사이에 끼어 있자니 존재론적 회의가 파도처럼 밀려든다. 

나도 나름 훌륭한 사람인데..    

#. 2

개막작은 제니퍼 팽(Jennifer Phang)의 하프라이프(Half-life). 사회를 본 배유정씨 표현대로 퐌타스틱한 영화였다. 기교와 편집이 능란하고 스토리가 탄탄했다. 선댄스 영화제 Best Feature가 무색하지 않게 불안한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심리를 깊이 있게 표현한 영화였다.  

하지만 그 영화가 일반화 하고 있는 남성들의 꼬라지엔 동의하기 어렵다. 영화에 나온 모든 남자들은 심각한 결함이 있는 자들 뿐이니까. 가족을 팽개친 후 비행기를 몰고 세상 저편으로 날라가버린 남편, 세례연습이 취미인 꼴보수 목사, 그의 아들 동양인 게이, 그 남자친구 초등학교 선생님, 그나마 제대로 된 건 아직 남성성을 획득하지 못한 주인공 꼬맹이.  

내가 리셉션에서 "이건 구시대적이고 멍청한 페미니즘 영화잖아!" 라고 주장할 수 없었던 건 그 영화를 만든 제니퍼 '거세시술자' 팽이 내 옆에서 날카로운 이빨로 소시지를 씹어먹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3 

진보누리라는 사이트가 있었다. (아직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진중권이 활동했고 청년 논객으로 유명한 한윤형이나 노정태도 거기에서 잔뼈가 굵었다. 한 때는 한국어로 운영되는 정치토론 사이트 중에서 최고의 퀄리티를 가진 사이트였다고 생각한다. 

이 사이트의 우 상단에는 밀집모자를 쓴 농부아저씨, 헬멧을 쓴 노동자 아저씨, 안경 쓴 전문직 아저씨가 가슴크고 머리가 긴 여자랑 어깨동무를 하고 나란히 서 있는 조그만 그림이 있었는데 사이트가 생긴 이래 그 그림에 주목했던 사람은 어느 이름없는 과객 하나 뿐이었다. 그는 뜬금없이 물었다. '도대체 저 그림에서 여성은 뭐냐'. 몇 안 되는 조회수를 자랑했던 과객의 글은 의미없는 댓글 몇개와 함께 영원히 '묻혔'고 그 작고 이상한 그림은 진보누리의 역사와 운명을 함께했다.   

여자는 농부도, 노동자도, 전문직도 아니었다. 그냥 '여자'였다.  

사람을 대표하는 하나의 정체성으로 '여성'이라는 것은 과연 유효한 것일까?   

#. 4 

그날 영화제의 성 비는 흐뭇할 정도로 여성이 많았다. 그녀들은 제니퍼 팽의 영화를 보며 소외당하는 여성들에 대해 분노했(겠)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녀들의 명품 백과 반짝거리는 악세사리가 난무하는 현장에는 소외받는 여성은 없었다. 물론 소외당하는 여성만 여성인 건 아니지만 수 많은 페미니즘 영화가 우려먹는 여성들의 면면이 워낙에 소외에 가까운 것이라 그런지 그날 영화제는 뭔가 중요한 것 하나가 쑥 빠진 기분이었다. 맹물에 국수 말아먹는 심심함이랄까.

늘 궁금한 것이지만 이 사회에서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상류 계층이나,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하층 계급 노동자가 우글거리는 이유가 뭘까?  이상한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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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4-12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녀왔습니다. 물과비누와 반쪽의삶을 봤답니다. 둘다 참 좋았어요..
제가 새내기때 첫회였거든요. 그때부터 참가해와서 11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이렇게 영화제가 성장해 왔다는게 참 신기했습니다.

뷰리풀말미잘 2009-04-12 14:40   좋아요 0 | URL
헉.. 세상 정말 좁군요. 그럼 리셉션할때도 계셨어요? ^^; 저도 3회째 출석중인데 한번 쯤은 옆자리에 앉았을수도 있었겠네요.

하이드 2009-04-12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1회때부터 기회될때마다 갔는데, 제가 본 유명인은 변영주 감독 ,,, 정도;

뷰리풀말미잘 2009-04-13 00:02   좋아요 0 | URL
약간의 팁을 드리자면 유명인들은 개막식과 폐막식에 몰려온답니다. ^^ 참 놀라운게 거기 모인 사람들은 다 유명인이라 그런지 대체로 유명인에 초연하더군요. 저도 초연하려고 애는 썼는데 김혜나씨 지나갈 때 눈 돌아가는 건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너무 예쁘잖아요!

마법천자문 2009-04-12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상류계층이 '우글거린다'고 할 정도로 많은 것 같지는 않은데요.

뷰리풀말미잘 2009-04-13 00:05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건 좀 오바였죠. 그런데 제 주변에는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아쉬운 게 없는 사람들이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알라딘에서도 그렇구요. 하지만 뒤집어 털어도 개뿔 없는 것들이 한나라당 지지하는 경우는 쌔고 쌨잖아요. 이건 확실히 이상한 일이에요.
 
검은 집
기시 유스케 지음 / 창해 / 200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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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람들은 종종 '수상작'의 아우라에 낚인다. 책계界에 막 입문한 뉴비들은 물론이거니와 제법 읽는다 하는 대인배들도 수상작에는 쉽게 지갑을 열곤 한다. 한심한 일이다. 수상작 목록의 폐해는 사람낚는 베스트셀러 만큼이나 만만치가 않다. 굳이 열거하지는 않겠으나 특히 각종 신문사들의 문학상 또, 중, 소 규모의 문학상들은 좋은 작품을 선정하기보다는 상업적 폭탄들을 양산하는데 더 많이 기여했다. 상은 단지 참고적인 지표일 뿐, 책을 심판하는 잣대가 있다면 그것은 다만 세월일 것이다. 호머는 상을 받은 적 없지만 일리야드는 문학사적으로 독보적 위치를 획득했고, 검은 집은 제 4회 호러 대상을 수상했으나, 그 명성만큼 가치있는 책은 아니다.  

책 표지에서 인용하는 심사평은 다음과 같다. 인간의 마음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는 사실을 검은 집 만큼 확실히 보여준 소설은 일찍이 없었다. 시종 분위기를 압도하는 섬뜩한 캐릭터 설정, 절묘한 구성력과 복선의 묘미... 심사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을 정도로 숨가쁘게 페이지를 넘겨가는 가운데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미저리보다 몇 배 더 강력한 공포, 일본 호러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정점.  

부담스러울 정도로 미끄러운 평은 그 업계의 상도의니까 그러려니 하자. 하지만 안타깝게도 틀린 부분이 눈에 띤다. 검은집은 '마음이 없는' 사이코 패스에 대한 이야기이며, 아래에 언급하겠지만, 가장 중대한 결점을 꼽으라면 호러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시종 여유있는 분위기에 있다. 이 기세라면 심사위윈이 스티븐 킹의 '미저리'를 읽어봤는지도 조금은 의심해봐야 할 것 같다.  

#. 2  

어린시절의 트라우마, 연쇄살인, 트라우마와 사건의 극복. 말 할 것도 없는 클리셰, 진부한 플롯이다. 굳이 그 대표격인'양들의 침묵'을 언급할 필요도 없이 그런 류의 이야기 보다 그렇지 않은 류의 이야기를 찾는게 더 빠를 지경이니까. 작가 기시 유스케가 내 세운 주인공, 몇 살 터울의 형의 자살을 상처로 품고 사는 보험설계사. 요것도 그리 독창적인 설정은 아니다.    

전체적인 소설의 완성도에는 좀 문제가 있다. 하나는 작가가 3인칭 관찰자 시점을 다루는 데 어설프다는 점이다. 주인공의 생각이 전환되거나 상황이 변환되는 부분을 무리하게 하나의 문단에 우겨 넣으려는 부분이 여러차례 나타나는 것. 또 하나는 사설이 길어 몰입도를 해친다는 점이다. 소설은 총 4개의 장과 에필로그로 구분되는데 소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 2 장은 클라이막스로 들어가기 위한 포석일 뿐이어서 전체적인 속도감을 저하시킨다. 또 에필로그에서 사회 아노미에 대한 작가의 일장 연설은 도대체가 김이 빠진다. 전기밥솥 샀는데 압력밥솥을 사은품으로 받은 기분이랄까.

소설의 잘 된 부분은 거시적 구도에서 보다 미시적인 부분들에 있다.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소설의 전개를 그럴 듯 하게 포장하고 말쑥하게 이끌어내는 건 곤충에 대한 치밀한 묘사를 바탕으로 등장인물의 행동과 유형을 대입시키는 장치다. 이러한 장치는 곤충학도 출신이라는 주인공의 배경과, 소설의 전개가 꽉 맞물린 은유로 기둥처럼 소설의 얼개를 구축한다. 곤충의 은유가 소설의 외부적 틀을 떠받친다면 소설의 내면적 축을 형성하는 건 정신분석학적 틀이다. 비록 프로이트와 칼 융의 고전에서 머물기는 하나 소설의 흥미를 위해서는 충분히 매끄러운 수준이다.   

#. 3

소설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소설의 히로인이자 심리학도인 메구미와 또 다른 심리학도인 가나이시의 대립이다. 이 둘은 사이코패스의 구원 가능성을 놓고 충돌한다. 소설에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지만 아마 메구미의 심리학적 베이스는 칼 로저스(Carl Rogers)의 상담심리학일거다. 로저스는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학문의 준거점으로 삼았다. 그는 자기실현의 욕구를 가진 인간과 그 가능성을 믿으며, 정신적 위험상황의 모든 사람은 적절한 치유에 의해 ‘충분히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인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기나이시는 샤와 로스(shah and roth)의 유전학적 범죄학의 적자다. 1974년, 샤와 로스는 유전자 염색체에 대한 표본 조사를 통해 특정 염색체(XYY)를 가진 사람이 키가 크고 공격적이며 전과를 가지는 경력이 있다는 결론을 냈다. 물론 이 이론은 불과 3년만에 덴마크 연구자들에게 반박된다. 요지는 XYY염색체가 불러오는 문제는 단지 지능장애이고, 낮은 지능으로 사기를 치다 보니까 단지 정상 염색체를 가진 사람보다 체포율이 높은 뿐이라는 거다. 하지만 이들의 반박도 범죄를 일으키는 특정 염색체가 없다는 확신에는 이르지 못했다. 

어쨌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형질'이 존재하는가. 또 그러한 형질이 범죄를 유발하는가라는 의문은 18~19세기에 유행했던 골상학(骨相學) 이후, 오늘날 유전학까지 이어지는 범죄학의 오랜 테마다. 어떤 사람들은 믿음직한 통계조사로 그러한 이론을 뒷받침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우생학의 끔찍한 전례를 들어 그러한 사고를 비판한다. (소설계에서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필립딕이 가장 강력한 비판자일거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은 아직 종지부를 찍은 것이 아니고 과학적 발견과 생물사회학(Biosocial)적 진보에 의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중이다.   

기나이시와 메구미, 이 둘의 대립으로 소설의 두가지 이론적 배경은 부딪히지만 기시 유스케는 이 두 등장인물을 한 무대에 올려놓는 모험을 택하지 않는다. 다만 기나이시는 죽음으로 자신의 이론에 무게를 싩고, 메구미는 가까스로 살아 자신의 이론을 증명할 기회만을 얻을 뿐이다. 작가의 메타포는 힘 없이 희미하다. 나쁘지는 않지만 용기있는 선택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한 치열한 학문적 탐구를 녹여내지 못한 건 못내 아쉬운 부분이며, 결정적으로 이 지점에서 검은 집은 A급 소설에서 멀어졌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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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03-12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생각하는 기시 유스케의 소설과는 거리가 먼 리뷰네요. ^^;
기시 유스케의 책들의 플롯은 뻔하고, 소재 역시 흔해빠졌는데, 정말 무서워요.
사람따라 호러를 느끼는 부분이 틀린걸까요? 세상에서는 기시 유스케를 호러작가라고 하긴 합니다만. 간혹 뒤끝이 약하다는 느낌을 받긴 하지만, 그게 그렇게 큰 약점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제가 읽은 가장 무서운 이야기는 기시 유스케의 <천사의 속삭임>이에요.

호러 대상으로 우리나라에 소개 된 것은 이 작품과 <야시>지요. 일본에는 워낙 다양한 상으로 다양한 장르의 마켓을 장려하다보니 정말 눈에 안 차는 수상작들도 많지만, 나름대로의 장점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나저나 이 작품은 수상작이어서기 보다는 영화로 명성(?)을 얻은게 아닌가요.

뷰리풀말미잘 2009-03-12 15:40   좋아요 0 | URL
어휴 하이드님 무섭죠. 무서운건 너무 당연하니까 안 썼을 뿐이에요. 한 반쯤은 눈 가리고 봤다니까요! 생각해보면 그렇게 아주 흔한 소재도 아닐지 몰라요. 요즘 사이코패스라는 단어는 국민상식이지만 요 소설이 출간된 97년 즈음에는 전문가나 알 법한 단어였을걸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범죄학의 저변이 좁아서 학회가 생긴지도 대략 2년 정도 밖에 안 됐다니까 더 그랬겠죠. 말씀하신 '천사의 속삭임'은 도서정보를 보니까 정말 재미있겠더라구요. 하이드님도 추천하시니까 조만간 꼭 볼 생각이에요. 하이드님의 선구안은 이치로 수준이니까요.

영화는 안 봤어요. 듀나가 재미 없대서. ㅎㅎ 듀나도 그 분야에서는 거의 이치로 수준이거든요.

Arch 2009-03-12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히 댓글을 못달겠어요.(그럼 달지 말지?) 전 영화로 검은집을 본게 다인데다 호러 소설은 잘 읽지 않아서.
영화로 검은집을 볼 때는 미잘님이 말하신 부분들이 전혀 보이지 않고, 오로지 반전, 반전, 깜짝 놀래키기, 황정민의 연기변신인데 굳이 안 해도 될 연기변신만 보이더라구요.
미잘님은 미모로울 뿐만 아니라 어쩜 범죄학에서 우생학까지 두루두루 아신답니까.

뷰리풀말미잘 2009-03-12 15:43   좋아요 0 | URL
저도 호러소설은 잘 안 읽었는데 간만에 읽어보니까 또 재미있더라구요! 싼 값에 오래,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보다 메리트 있는거 같아요. ㅎㅎ 제 모든 지식은 미모에서 나오는 거 같아요. 단점이라면, 별 깊은 구석이 없다는 거지만.
 
한 아이 1 - 아동교육 심리학의 영원한 고전 한 아이 1
토리 헤이든 지음, 이희재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새댁중의 새댁 멜기세댁님이 이런 얘기를 했었다. “제가 티비에서 봤는데, 어느 교수가 하도 책을 많이 읽으니까 책에 손을 얹고 부르르 떨면 대충 책의 내용이 파악되는 경지에 올랐대요.” 놀라운 이야기다. 하지만 반드시 불가능 할 것 같지는 않은 얘기다. 생활의 달인 류의 TV프로그램에서 목도하듯 어떤 일이든 성실하게 매진하면 차원이 다른 능력이 계발되는 것이다. 물론 나의 독서의 질과 양이 알라딘의 수 많은 용자들에 비할 바는 못 됨은 사실이다. 하지만 비록 절반이 만화와 잡지와 무협지였을망정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는 말에 부끄럽지 않을만한 책을 읽어왔다. 두어 수레까지는 아무 생각 없이 읽었지만 세 수레쯤 읽었을 때에는 나름의 분류법이 생겼고, 네 수레가 넘어서자 각종 분야와 작가의 미모, 색깔 크기별로 나름의 '사쿠라(벚꽃)서지학'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자신만의 서지학과 그것의 전파는 어쩌면 경지에 이른 자들의 본능 같은 것인가보다. 대관절 왜 그런지 이해하긴 어렵지만 수 많은 기관, 대학, 서점, 심지어 쇼 프로그램까지 똥강아지 똥 싸제끼듯 각종 책 리스트를 만들고 이리저리 퍼트리기에 힘 쓰는 거라. 하지만 주변의 강압과 왠지 모를 의무감으로 그러한 리스트에 선정된 책들을 친견해 보면, 우선 놀라운 무게와 베게로 쓰면 뒷목 쑤실만한 두께에 주눅부터 들어 선뜻 열어보기조차 겁나는게 사실이다. 간혹 만나는 두께와 무게가 만만한 책들에도 문제가 있다. 이를테면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이기적 유전자’ 같은 것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책에 새겨진 문자들은 분명 세종대왕께서 만드신 훈민정음의 모양을 따르나, 실은 비슷한 모양의 오랑캐 말로 쓰여있는지라 오로지 한글만을 최고로 알고 일생을 살아온 우리 같은 우국지사들은 실상 읽어도 읽는 것이 아니다.  

이에 가슴을 치고 통탄하기를 어언 20여 분. 이제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여기 이 척박한 독서의 광야에 새로운 서지학의 씨앗을 뿌리나니, 이름하여 '우국충정 리스트'. 본 리스트는 우선 얇고, 가벼운데다, 국민공통교육기본과정을 마스터 한 자라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훈민정음으로 쓰여 있으며, 그 감동의 깊이가 무슨무슨 기관, 무슨무슨 대학의 추천도서 목록에 싸다구를 왕복으로 쌔려 줄 수 있다는 것을 그 특징으로 한다. 그렇다고 무슨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나 ‘어린왕자’처럼 흔해 빠진 교양도서냐. 아니다. 이건 레어의 미덕을 잃지 않은 청정지역에서 공수해온 유니크 아이템인 것이다. 장르불문, 국적불문한 이 책들은 당신의 얼음 같은 심장에 콸콸 끓는 쇳물처럼 쏱아지리라. 물론, 읽는 이 중에는 눈이 있으되 보지 못하는 위인이 선정 도서에 대해 이러저러한 의문점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어쩌라고. 추천도서목록 따위가 A/S 되는 거 봤냐. 낙장도 니 책임, 파본도 니 책임, 무감동도 오직 니 책임일 뿐.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서두가 길었다. 그래서 우국충정리스트의 첫 리뷰 도서(처음이자 마지막 리뷰일지도 모르지만)는 토리 헤이든의 한 아이. 본인, 이 책을 날밤 까먹는 귀신이라고 부르리라. 도대체 재미없을 것처럼 생긴 표지디자인과 알듯말듯한 제목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무슨 저주라도 걸렸는지 손에 딱 하고 붙어 떨어 질 줄은 모른다. 왜냐? 왜 나는 늘 책 선물을 할 때 늘 영 순위로 이 책을 고려하는 것이며, 선물 받은 이들은 껍데기는 열었으나 차마 닫지는 못하고 은한은 삼경일제, 잠 못 들어 하는 것인지. 당최 이 책의 무엇이 그들의 차가운 파토스에 불을 싸 질렀을까.

내가 생각하건대, 글의 감동은 진정성에서 온다. 절절 끓는 온돌이 폭신한 침대보다 개운한 건 뜨겁게 살 부비며 등 지지는 그 리얼함 때문이다. 그 리얼함이야 말로 침대가 갖지 못한 끈적한 진정성이다. 본 즉,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노후한 스승의 죽음과 아직 팔팔한 제자의 젊음이 대화를 통해 교차하는 이야기다. 약에 쓸래도 따분해서 쓰기 싫을만한 아이템이요 소설이라면 그저 지루한 냄비받침에 불과할 뿐이었으리라. 하지만 그것이 제법 팔려 이 변방 소국에까지 번역되어 나올 수 있었던 추동력은 바로 ‘논픽션’이 갖고 있는 파워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무서운 얘기가 무서웠던 이유가 그 이야기 자체의 힘이었는지 아니면 그것이 믿거나 말거나 ‘실화’라는 전제 때문이었는지.. 죽어가는 스승을 목전에 둔 제자,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을만한 얘기지만 그것이 ‘사실’이라는 전제는 그 전제만으로도 이야기에 힘을 보태 가슴의 둑을 허문다. 한 아이는 순도 100% 논 픽션. ‘모리’보다 훨씬 드라마틱하고 절절한 논 픽션임을 본 필자 보증한다. 그 감동은 날카롭게 심장을 후벼파는 시퍼런 칼날이다.

입자가 거친 필름사진이 디지털 시대에도 살아남는 것은 아이러니하게 그 거친 입자가 주는 아날로그적 감성 때문이다. 그 정제되지 않은 터프함에 매끈한 디지털 시대의 우리 감수성은 자극받는다. 헤이든의 한 아이는 필름사진을 상기시킨다. 이건 무지하게 와일드한 이야기다. 일곱 살 짜리 여자애가 네 살 먹은 한 남자애를 묶어놓고 옷자락에 불을 당긴다. 태워 죽이려고. 애새끼들이 전갈을 잡아 개미굴에 짖이겨 넣는 오프닝으로 시작하는 영화 ‘와일드 번치’ 충격이 오버랩 된다. 도대체 왜 천진이 난만하고 순진이 무구해야 할 일곱 살이 그런 숭악한 짓을 저지르게 된 걸까. 토리 헤이든은 반 평생을 특수교육에 이바지한 서술자로 한 아이 ‘쉴라’와 겪은 치열한 사건들을 나열하며 담담하게 그 상황을 독자에게 설득시킨다.

이건 우아한 성장소설의 장르적 관성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단순히 개인의 ‘성장’과 발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내용이 아니니까. 이 책의 관심은 세련된 어휘를 구사하고, 수준높은 잡지를 읽다가, 난데없이 금붕어의 눈알을 파내는 ‘쉴라’의 내면과 그 내면을 만든 추악한 사회의 현실에도, 교육이 가지고 있는 제도적, 본질적 문제에도 한 다리씩을 걸쳐놓고 있는 것이다. 결국 책의 말미에서 쉴라는 정서적인 안정감을 찾고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되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헐리우드적 관점의 해피엔딩의 조건을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이를테면 이 이야기는 예쁘게 포장된 햄버거가 아니라 펄떡거리는 우럭의 살점 한 조각이랄까. 그래서 이 책은 다소 일목요연하지 않고, 얼개는 포장이 덜 된 듯 거칠지만 읽을 수록 생살에 이빨을 쑤셔박고 육즙을 빨아먹는 쾌감이 더해가는 것이다.  

본 서물書物 '한 아이'는 아동교육 전공자들 사이에서 이름을 얻은 책이다. 그러나 그 이야기의 힘은 결코 교육이라는 하나의 현상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건 교육을 뛰어 넘어 한 아이와 한 교육자의 삶을 통해 그 시대현실과, 인간의 심리, 그리고 독자의 감수성을 화살처럼 관통하는 가슴 저릿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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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09-02-03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추천의 영광은 제가 가져갑니다 ^^

뷰리풀말미잘 2009-02-03 11:48   좋아요 0 | URL
라일라님의 추천이라면 제가 더 영광스럽죠. 히..

치니 2009-02-03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럼 두번째 추천이라도. ^-^

뷰리풀말미잘 2009-02-03 11:51   좋아요 0 | URL
치니님.. ♡

Arch 2009-02-03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영풍문고 갔다가 '이 아이'를 찾아내라고 직원들에게 타박을 해대다 쉴라를 보는 뭇사람들의 시선같은 뭐 그런걸 한몸에 가득 받았더랬어요.
한 아이, 꼭 읽어보고싶게 만드는 리뷰네요. 그런데 페이퍼처럼 리뷰를 써도 되는거에요? 전 리뷰 부담감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그나저나 우석훈씨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유머'를 말미잘님은 곳곳에 무더기로 퍼붓고 다니는군요! 흠(메모메모^^)
아, 저도 쭉 다 읽은 후 추천!

뷰리풀말미잘 2009-02-03 20:44   좋아요 0 | URL
아 저도 방금 영풍문고에서 오는 길이에요. 종로점에 있었는데 혹시 같은 영풍문고? 결국 '이 아이'는 구입하셨나요? ^^
페이퍼처럼 리뷰쓰면 잡아가기라도 한다든가요. 리뷰를 쓰던 야설을 쓰던 쓰는 놈 맘이지. 흐흐..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전 아치님밖에 없는거 아시죠?

Arch 2009-02-03 22:13   좋아요 0 | URL
뭐 저기 저기 밑에 다른 분도 있던데요. 흥~^^ 콧방귀 살포!! 지지지
어어~ 나도 거기였는데^^ 그런데 영풍문고는 거기 한군데 아닌가요? 아님 패쓰. '이 아이'ㅋ는 미친 사수의 미친듯한 재촉 덕분에 구입하지 못했어요. 어제 주문을 넣은지라 아마 조금 있다 사게 될 듯.
아하! 그럼 전 야설 버전 리뷰 전문가라도 되어야겠습니다.(미개척분야에 몰두) 그때도 저 밖에 없으셔야할텐데...^^

뷰리풀말미잘 2009-02-03 23:52   좋아요 0 | URL
오호.. 야설리뷰라.. 아마 아치님이 쓰시면 리뷰계의 태풍이 될 겁니다. 어쩌면 아치 신드롬이라 불리게 될지도 모르죠. 음.. 예상할만한 부작용이라면 어마어마한 추천수에 비해 왜소한 수준의 댓글정도?

그럼 전 즐겨찾기에 아치님 빼고 다 지우러 가 보겠습니다.

Arch 2009-02-04 00:08   좋아요 0 | URL
이런식의 자극, 아주 좋아요. 그런데 리뷰 울렁증이 있어 야설이든 뭐든 나올런지 모르겠어요.
우리, 사랑의 단상도 쓱쓱 써야할텐데 말이죠...
말미잘님 돌아오셔서 제가 참말로 즐겁습니다. 댓글 늘어뜨리며 점점히 나빌레라하는 기분이랄까. 키힉^^ 아 자야겠다. 잘자요~

자발적실업자 2009-02-06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한 아이.
제게 추천한 도서중에서도 아마 거의 일순위였죠?
자기전에 가볍게 잡았다가 정말 말그대로 "시간가는줄 모르고" 새벽5시까지 두권을 다 독파해버리고 말았던 기억.
여러 추천도서 중에서도 여운이 깊게 남았던 책이었죠.

저도 추천날리고 갑니다.

뷰리풀말미잘 2009-02-06 14:15   좋아요 0 | URL
실업자님이 빨리 취업자님이 되셔야 저도 다시 대여업을 시작할텐데 말입니다. ^^ 앞 일이야 모르는 거지만 어쩌면 실업자님이랑 제가 한솥밥 먹게 될 거수도 있을 거 같단 생각이 드네요. 삼국지 보면 손책이 죽을때 이런 말을 남기죠. "나라 밖의 일은 장소와 논하고 나라 안의 일은 주유와 논하라." 아마 우리 사장님은 후임자한테 비슷한 말을 하게 될 지도 몰라요. "안의 일은 실업자와, 밖의 일은 말미잘과 논하라." 물론 안 밖이야 바뀔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만. 쿡쿡..

무해한모리군 2009-02-18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솔깃한 리뷰입니다.

뷰리풀말미잘 2009-02-18 23:35   좋아요 0 | URL
오늘 아침 휘몰이님을 즐겨찾기에 추가했을 뿐인데 저녁에 님의 댓글을 볼 줄이야. 통한건가요. ^^;

무해한모리군 2009-02-23 11:55   좋아요 0 | URL
저랑 통하셨군요 ㅎㅎㅎ
 

                 

#. 1

금요일에는 종종 당고개역을 지나게 되는데 여유시간이 있으면 근처 헌 책방에 들린다. 헌책방은 규모가 작지만 내용은 제법 알찬 편이다. 사장님은 한 켠에 있는 방에서 사는데 갈 때마다 불콰하게 술이 오른 얼굴로 또 술을 마신다. 누구를 불러놓고 마시기도 하고, 혼자 마시기도 한다. 지난번에는 전화로 수다를 떨면서 잔을 기울이다가 수화기를 내려놓더니 나한테 그런다.

“총각, 같이 한잔 할까?”

들어가서 일 해야 한다니까 또 그런다.

“에이, 책 냄새 나는데서 한잔 하면 좋지 뭘 그래!”

일이 산더민데 하마터면 거의 소주잔 쥘 뻔 했다. 

이 아저씨 술 실력에 비해서 장사실력은 형편없다. 처음 거래를 트던 날 내가 고른 책은 서너 권 정도. 안소영의 ‘책만 보는 바보’, 공지영의 ‘봉순이 언니’, 김예림의 ‘문학 풍경, 문화 환경’, 김영호의 사진집 ‘도시 그리고 여자’. 사장님, 자기가 붙여놓 가격표도 안 보고 대충 제목만 훑어보더니 그런다.

“팔천 원.”

책 뒤에 견출지로 붙어 있는 가격표도 싸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도 훨씬 싼 가격을 부르는게 아닌가. 뿐만이 아니다. 어느 날은 네셔널 지오그래픽이 잔뜩 쌓여 있길래 몇 권 집었다.

“삼천원”

세상에, 무려 권당 천원씩이다.

“미안, 깍아주고 싶은데 이거 권당 팔백원씩 산 거라서.”

이러지 마시라고, 권당 이천원씩 받으시면 안되겠냐고 통사정을 해도 막무가내다. 천원이란다. 물건 싸게 사고 기분 나쁜 적은 처음이다. 알콜의 과다섭취로 인한 뉴런계통의 이상일까? 아니면 단순한 경영 마인드의 부실일까? 

#. 2

헌책방의 매력은 단지 책을 싼 값에 살 수 있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전혀 생각지 못한 책을 구입하게 되는 즐거운 불확실성과 간혹 절판되었거나 속표지에 저자 싸인이 들어간 레어 아이템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이 그렇다. 내게 있어서 하루키를 비롯한 일본 현대문학은 헌책방이 열어준 신 세계였다. 뿐만인가, 박찬욱의 오마주가 출간되기 전 헌터들의 수배목록 1호 였던 ‘비디오 드롬’도 헌책방에서 구한 보물이었다. 

하지만 그런 소스들이 언제나 무한한 것은 아니어서 가끔은 책 한권 못 고르고 그냥 나올 때도 있다. 사실 그런 헛발질보다 더 난감한건 오래 있기 무안해서 괜히 아무 책이나 한권 집어 나올 때다. 그렇게 해서 얻은 로빈쿡의 ‘바이러스’같은 책들은 정말 처치 곤란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 헌 책방의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책 못 고르는 날 한 두 권씩 사 모으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고르는 날에 안 사들였다는 건 아니지만. 




처음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고른 날 사장님 그러셨다.

“아, 그 책 좋은 책이지. 그 왜 독수리 사진 한 장 찍을 라고 한 삼년씩 숨어서 기다리고 그러는거라고 그게!”

끄덕끄덕. 내 생각에도 내셔널 지오그래픽 만큼 사진이 좋은 잡지가 없다. 아무 호나 들어도 웬만한 작가의 사진집이나 화보집보다 훨씬 퀄리티가 높다. 오래 전에 읽어서 가물가물하지만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나왔던 남자 주인공도 직업이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였다. 

 

그게 아니라도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내게 호감도가 높은 잡지다. 내 사진 스승님께서는 아직 디카 시장이 채 개척되기도 전 일찍이 300만 화소 똑딱이로 한국판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표지를 장식하신 일이 있었다. 저화소 카메라의 쾌거이기도 했지만 더 경탄할만한 건 화소에 구애됨이 없는 내셔널측의 안목이었다.

내게 처음 그 잡지를 보여준 건 그로부터도 한참 전, 카이스트에서 석사 공부하던 어느 녀석이었다. 녀석은 가끔 사진이 멋있고 외국말이 잔뜩 쓰여있는 잡지를 들고 오곤 했는데 어느 날은 그게 탐이 났더랬다.

“그거 놓고 가.”

“왜.”

“읽게.”

풋. 하고 비웃던 고 싸가지가 얄미워서 그날 밤은 사전을 찾아가며 잡지를 읽었었다. 오랑캐 말이라고 늘 저급한 건 아니었다.

#. 4

그런데 어느 날.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헌책방에 수북히 쌓여있던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종적이 묘연해진 것. 어질어질한게 간만에 모닝시거 한대 피워 문 느낌. 요즘 이런 잡지 볼 사람 없다고 생각한 건 순진한 판단이었던 건가.
 
“미안, 어느 젊은 여자가 한꺼번에 다 사가더라구.”

뽀드득, 하고 이를 갈다가 문득 생각나는 바가 있었다. 세상에 철 지난 내셔널 지오그래픽 같은 잡지 나부랭이에 관심 있는 젊은 여자가 흔한 건 아니니라.

  

나는 손가락을 튕겼다.

'이건, 필시 알라디너일 것이다.’

하긴, 알라디너가 아니고서야 이런 상도의를 한참 벗어난 짓을 저지를 인간들이 또 있을까? 이 무법자들. 머릿속에 몽타주가 촤르륵 넘어간다. 웬디양? 아치스트랄? 아니면 도로도? 심증은 확실하다. 현장에 떨어진 두발 DNA분석과 지문 분석, 철저한 탐문수사. 이젠 증거를 밝혀내는 일만 남았다.

그래, 이 긴 글을 쓴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내 내셔널 지오그래픽 몽땅 집어간 인간 자수해라. 교양있는 사람이 그러는 거 아니다. 매점매석에 사재기 이거 너무한 거 아닌가.  

과학적 수사를 통한 수사망은 이 시각에도 끊임없이 좁혀 들어가고 있음을 밝히며 이만 글을 마칠까 한다. 빰- 빰- 빰- 빠라바라바라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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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01-03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여장했습니다.

뷰리풀말미잘 2009-01-03 00:48   좋아요 0 | URL
으음.. 미인이라던데요?

Mephistopheles 2009-01-03 00:55   좋아요 0 | URL
책방 아저씨 과음중이셨습니다.

뷰리풀말미잘 2009-01-03 01:27   좋아요 0 | URL
일단 용의자 명단에 올립니다. 조만간 알라딘 상도의를 지키는 어둠의 모임에 출두하셔야 할 겁니다.

마노아 2009-01-03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일라이트가 너무 늦게 나왔어요! 얼른 자수하세요!

뷰리풀말미잘 2009-01-03 01:26   좋아요 0 | URL
자수하라! 자수하라!

푸하 2009-01-03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멋진 멀티미디어 페이퍼를...ㅋ~
배경음악이 정말 짱이에요.ㅎ~

언제 시간되실 때 저랑 헌책방 같이 가실까요?^^;

뷰리풀말미잘 2009-01-03 13:53   좋아요 0 | URL
영화 죠스의 등장음악 이후로 이렇게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없었죠. ^^ 헌책방 좋습니다. 책 좀 고를만한 헌책방 아세요?

하이드 2009-01-03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정기구독자 -_-v

뷰리풀말미잘 2009-01-03 13:55   좋아요 0 | URL
좋습니다. 그럼 하이드님은 일단 용의선상에서 제외하겠습니다.

땡땡 2009-01-03 14:56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 언제부터 정기구독이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거 아닌가효? --;
하이드님이 구독하기 이전에 나온 잡지들이었다면 오히려 용의자일 확률이 더 높아진다눈... =3=3=3

하이드 2009-01-03 15:39   좋아요 0 | URL
저는 막 책 쌀때 에어쿠션 없으면, 내셔널 지오그래피 북북 찢어서 완충제로 쓴다는.. 아마, 제 천원시장에서 책 받아보신분들은 완충제로 찢겨져 동그랗게 구겨진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보신 분도 계실듯 ^^

전 용의선상 확실히 제욉니다.

뷰리풀말미잘 2009-01-03 17:13   좋아요 0 | URL
하, 하이드님. 그러면 안됩니다. 완충재라뇨. ㅠ_ㅠ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Mephistopheles 2009-01-03 17:37   좋아요 0 | URL
교묘한 위장술입니다. 분명 A4로 출력한 걸로 알리바이를 만드는 겁니다.

뷰리풀말미잘 2009-01-03 17:40   좋아요 0 | URL
오, 이런 메피님. 불신과 불신이 오고가는 알라딘 마을의 진면목을 새삼 확인하게 되어서 저는 기쁨니다. 후후.. 이게 사람 사는 맛이죠.

마늘빵 2009-01-03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저도 용의선상에... ( '') 그러나, 메피님이 확실합니다. 저도 책방 아저씨 옆에서 과음 중이었습니다. ('' )( '')

뷰리풀말미잘 2009-01-03 13:55   좋아요 0 | URL
음.. 메피님이라.. 알겠습니다. 조사에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치니 2009-01-03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훗, 연초에 처음으로 재미있어서 웃는거 같아요.

뷰리풀말미잘 2009-01-03 13:58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May humor be with you! 우석훈의 '괴물의 탄생'에서 가장 감명깊게 읽었던 구절입니다. 명랑한 새해 되시기를!

땡땡 2009-01-03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번째 용의자로서 감히 말씀드립니다. 제 '두발'은 빗자루털이나 사자털, 그냥 긴 털 따위와 구분되지 않습니다. 고로 '머리카락'을 발견하셨다면 전 아뉩니다 -_-V

뷰리풀말미잘 2009-01-03 14:06   좋아요 0 | URL
그 정도로는 알리바이가 성립될 수 없습니다. '두발'의 존재가 수사에 혼선을 주기위한 범인의 트릭일 가능성도 존재하니까요. 중요한 건, 수사망은 좁혀지고 있고, '범인은 이 안에 있'다는 겁니다.

마법천자문 2009-01-03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값에 파는 걸로 봐서 잠복근무중인 노원경찰서 형사가 아닐까 싶군요. 죄송하지만 그 헌책방 정확한 위치 좀 가르쳐주셔요.

뷰리풀말미잘 2009-01-03 17:25   좋아요 0 | URL
http://cafe.naver.com/oldbook119 네이버 카페입니다. 책방 전화번호는 02-932-1130 사장님 폰 번호는 016-892-4975. 위치는 당고개역 1번 출구에서 길 건너서 화장품가게 쪽으로 30m정도 올라가다가 화장품 가게 끼고 우회전 60m. 솥뚜껑 삼겹살 옆집입니다. 지하에요. 여는 시간이 짧아서 아무때나 가시면 공치기 좋고 평일 오후는 6:30~9:30, 토요일은 5:00~9:30, 일요일은 2:00~9:30분 입니다. 사장님 본업이 노가다꾼이라서 그렇다더라구요.

Arch 2009-01-03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다니 제가 산게 아닐까란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니 얼굴 다 알거든! 어, 그래) 하지만 도로도님 말씀처럼 제 털도 인간스럽지 않고 아스트랄계에서 추출한 제 전생 이력상 DNA분석도 어렵습니다. 자수 아니라 미안.
대신 신촌쪽에 있는 큰길가에 뭔가를 많이 쌓아놓고 파는 헌책방을 알긴해요. 아르바이트 하시는 분이 할아버지세요. 이벤트 참여를 해서 그거 소원빌면 되겠네요.(정말 여기서도 구걸^^)

뷰리풀말미잘 2009-01-03 17:27   좋아요 0 | URL
좋습니다. 아치님의 진술로 점점 수사망은 좁혀지고 있습니다. 구걸 안 하셔도 참여할 생각이었습니다. 으흐흐.

Arch 2009-01-03 18:51   좋아요 0 | URL
으흐흐... 야릇한 웃음^^ 뭐 그럼 웬디양님인가? 기한 넘기시지 말고, 뜸들이지 말고! 어디서 이 오만방자한 협박이란 말인고~ 히. 미모가 무기라 제가 좀 그래요.(얼굴 봤다고! 어 그래)

뷰리풀말미잘 2009-01-05 02:13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이벤트 참여했습니다. 메피님 사다리타기 이벤트 이후 머리털 나고 두번짼데요. 생각보다 즐겁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