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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기의 기술 - 카피라이터 김하나의 유연한 일상
김하나 지음 / 시공사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힘 빼기의 기술
카피라이터 김하나의 유연한 일상
김하나
시공사
뭔가를 할때 잔뜩 힘이 들어가면
시작하기도 전에 피로도가 누적되는 경험을 한다
시작이 반이라는데 벌써초반부터 이렇게 힘을 쓰니
잘될 일도 꼬이고 뭐가 그리도 어려운지
그래서 난 긴장을 많이 하고 두려움이 있어서
바닷가가 고향임에도 수영을 하지 못한다
고향이 바다근처인데 수영을 못하는
나를 보면 의아해하는 이들이 많다
왜??? 거의 매일 바다를 지척에서 보는데 왜??
(참고로 매일 등하굣길에도 본게 바다다 ㅋ)
늘 긴장하고 힘이 들어가 있기때문이다
그러고보면 두둥실 떠오른 경험이 딱 한번 있다
어릴적 아빠 지인들과 함께했던 물놀이...
튜브없이 놀던 내가 그만 깊은 물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 허우적 거리니 자꾸 가라앉아
그 어린나이에도 혹시 죽을지도 모른다란 두려움을 느꼈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위에서 뻗은 손에 힘을 뺀경험....
그리고 떠오르는 몸
그렇게 물밖으로 나온후 터져버린 울음...
그런데 두려움탓에 물까지 두려워져버렸으니 수영은 역시 못하고 있다
하지만 기억한다 그순간 계속 힘을 주었다면 난....
카피라이터 김하나씨의 이야기중에
수영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불현듯
그때 삶과 죽음을 오간 순간이 떠올랐다
그치 어쩌면 힘을 주는것보다
빼는게 더 어렵다라는걸 경험했기에 와닿았다
거기다 주삿바늘앞에 초연한 엉덩이처럼 힘을 빼면
삶은 더 경쾌하고 유여해진다란 표지속 이야기가
가슴속에 확 와닿으니 ㅋㅋ
잔잔하게 기분을 좋아하는 에세이다
일상의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풀어내는
저자의 소소한 조각들의 모음이랄까
그래서 부담없이 자연스레 녹아들며
잔잔한 행복감을 느끼며 읽어내려간 책이다
가끔은 무게감 있는 책에 짖눌리는 느낌도 있다
그래서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감이 필요한 시점이 온다
그렇게 힘빼기 기술이 내게 찾아왔다
편집후기도 참 재미있다
예쁘고 기분 좋은 책을 만들어보십시다.
그렇게 김하나 저자와 함께했던 이야기들을
풀어낸 이야기중에
온도도 느낌도 제각각이지만
늘 우리를 기분 좋게 하는 포인트가 있는 사계처럼 말이다
란 글귀가 확 와닿았다
어쩌면 책을 읽고나서 편집후기를 읽어서 맘이 동요한듯하다
기분좋은 포인트 좋은 음식 행복한 음악으로 충전할 수 있는 시간들
어쩌면 그런 글귀들이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해주리라~~
카피라이터란 직업탓인지 글귀들이 참 예쁘다
기분좋은 예쁨이란말이 절로 느껴진다
(왠지 매력적인 표현들에 따라쟁이하고 싶은 ㅋ)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의 삽화로 친숙한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안자이 미즈마루의 책 <안자이 미즈마루>의 부제는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이다
그말을 인용한 후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과연 그의 그림은 아주 어설픈 듯하지만
바로 그래서 참 매력적이다
잘 그릴 수 없어서가 아니다.
잘 그리지 않아서다. 힘을 줄 수 있는데
힘을 빼버렸기 때문에 생겨나는 매력이다
매력은 '매혹하는 힘'이다
이건 인간에게 미치는 힘 중에 가장 강력한 힘이기도 하다
(본문 45page 中에서)

우리는 쉽게 남을 충고한다 내경험으로
다른 누군가를 재단하는것..꼰대짓에 빗댄 충고이야기를 하던 저자
30년 넘게 부부싸움한번 하지 않는 비결을 묻는 과정에서 그 답이 참 와닿는다
"충고를 안 해야 돼 입이 근질근질해 죽겠어도 충고를 안 해야 되는거라예
그런데 살다가 아, 이거는 내가 저 사람을위해서,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꼭 한번은 얘기를 해줘야 되겠다.....
싶을 때도 충고를 안해야 돼요."
(본문 33 page 中에서)

모든 고양이 집사가 알고 있듯이
고양이들은 불가사의하게도 '가장 그림이 되는'위치를
귀신같이 찾아 우아하게 정지 동작을 취해준다
내 집은 살아 움직이는 아름다운 액자를 갖게 되었고
그 액자는 바쁜 세상 속에서도 아랑곳 않는 속도를 유지했다
고양이는 인간의 시간을 지배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본문 70 page 中에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관계 한마리의 고양이를 통해 변화를 경험한 저자의
이 글귀가 행복했다
행복한 이야기들이 많다 힘을 뺀다는것 긴장을 풀고 자연스레 마주하는것
긴장감이 고조되고 늘 쫓기듯 빠르게
돌아가는 치열함 속에서 일상의 행복과 유연한 삶을 위한 힘빼기의 기술
내려놓는다는것 쉽지 않다
그러나 지극히 일상이면서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놓치지않기 위해서
어쩌면 자연스레 유연하게 대처하는 여유도 잊지말아야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