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는 ‘올렌까‘의 마음속에 순결하고도 깊은 애정을 불러일으키게 한 것이었다.
‘올렌까‘는 언제나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을 때가 없었고, 또 그러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성질의 여자였다. 어릴 적에는 아버지를 무척 따랐다. 그 아버지는 지금 괴로운 숨을 몰아쉬며, 어두운 방안에서 안락의자에 앉아 앓고 있다. 그리고 이년에 한번쯤이나 ‘브란스끄‘에서 다녀가는 작은어머니도 사랑했다. 여학교 시절에는 프랑스어(佛語) 선생을 사랑했었다. ‘올렌까‘는 고운 마음씨를 가진 착하고 상냥스러운 여자였다. 또한 그녀의 눈길은 잔잔하고 부드러웠으며, 신체는 매우 건강한 편이었다. 그녀의 불그레한 뺨이며, 보드랍고 새하얀 살결에 까만 점이 찍힌 목덜미며,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때 떠오르는 티없이 상냥한 미소 같은 것을 보는 사내들은, 의례 "거 괜찮게 생겼는걸......" 하며 저도 모르게 빙긋이 미소를 짓는 것이었고, 여자 손님들도 얘기를 주고받다가는 "아이 참 귀엽기도 하지!"하며 느닷없이 그녀의 손을 잡아보지 않고는 못 견디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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