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그것을 찾아 무엇 하려는 것을 앎이라. 오늘 밤에 옆집 할멈을 시켜 잡히려 하는 것이다.이 2년 동안에 돈 한 푼 나는 데는 없고 그대로 주리면 시장할 줄 알아 기구(器具)와 의복을.전당국 창고(典堂局倉庫)에 들이밀거나 고물상 한구석에 세워 두고돈을 얻어 오는 수밖에 없었다.지금 아내가 하나 남은 모본단 저고리를 찾는 것도 아침거리를 장만하려 참이라.나는 입맛을 쩍쩍 다시고 폈던 책을 덮으며 후 - 한숨을 내쉬었다. - P2
빈처1"그것이 어째 없을까?"아내가 장문을 열고 무엇을 찾더니 입안말로 중얼거린다."무엇이 없어?"나는 우두커니 책상머리에 앉아서 책장만 뒤적뒤적하다가 물어보았다."모본단 저고리가 하나 남았는데......""......"나는 그만 묵묵하였다. - P2
김유정 작가의 필력이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감사합니다!
[교과서 수록 한국문학선집 : 김유정 단편소설선 06]봄봄1판 1쇄 발행_ 2013년 08월 30일지은이_김유정엮은이_작가와비평 편집부펴낸이_양정섭펴낸곳_작가와비평등록_제2010-000013호주소_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1272번지 우림필유 101-212블로그_http://wekorea.tistory.com이메일_mykores01@naver.com - P12
모를 붓다가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 또 싱겁다. 이 벼가 자라서 점순이가 먹고 좀 큰다면 모르지만 그렇지도 못한 걸 내 심어서 뭘 하는 거냐. 해마다 앞으로 축 거불지는 장인님의 아랫배가 너무 먹은 걸 모르고 내병이라나. 그 배를 불리기 위하여 심곤 조금도 싶지 않다."아이구 배야!"난 물 붓다 말고 배를 쓰다듬으면서 그대로 논둑으로 기어올랐다. - P2
아무리 잘 봐야 내 겨드랑(다른 사람보다 좀 크긴 하지만) 밑에서 넘을락 말락 밤낮 요 모양이다. 개돼지는 푹푹 크는데 왜 이리도 사람은 안 크는지, 한동안 머리가 아프도록 궁리도 해보았다. 아하, 물동이를 자꾸 이니까 뼈다귀가 움츠러드나 보다, 하고 내가 넌짓넌짓이 그 물을 대신 길어도 주었다. 뿐만 아니라 나무를 하러 가면서 서낭당에 돌을 올려놓고"점순이의 키 좀 크게 해줍소사. 그러면 담엔 떡도 갖다 놓고 고사도 드립죠니까."하고 치성도 한두 번 드린 것이 아니다. - P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