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그대로 읽는 한국근대소설) 현진건 빈처 외

• 저자명 |현진건

• 출판사 | 하북스

• 내페이퍼명 | 하북스

• ECN 번호 |

• 전자책 ISBN | 9791187131281

• EMAIL | berlian@naver.com

• 출판일 | 2019-10-10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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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야 점심을 마치고 내가 막 궐련 한 개를 피워 물 적에 한성은행(漢城銀行) 다니는 T가 공일이라고 놀러 왔었다.

친척은 다 멀지 않게 살아도 가난한 꼴을 보이기도 싫고 찾아갈 적마다 무엇을 뀌어 내라고조르지도 아니하였건만 행여나 무슨 구차한 소리를 할까 봐서 미리 방패막이를 하고 눈살을 찌푸리는 듯하여 나는 발을 끊고 따라서 찾아오는 이도 없었다.
- 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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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emy 2021-12-26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5년 전 이민올 때 저희 엄마가 온갖 살림 다 내팽개치고
이고지고 끌고 온 한국책 중에 삼성출판사에서 나온
˝한국 문학전집˝이 있어서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으로 사는 동안
몇 번이고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전집이 저 멀리 친정에 있어서 인용하신 문장을 찾아 대조는 못 하겠고
지금 읽고계신 <원문 그대로 읽는 한국근대소설> 에서 ˝원문˝을 강조한다면
그 말은 예전에 출간된 책들은 ˝원문˝ 과 많이 다르다는 뜻일까요?

 

"빌어먹을 것 되는 대로 되어라."

나는 점점 견딜 수 없어 두 손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올리며 중얼거려 보았다. 이 말이 더욱 처량한 생각을 일으킨다. 나는 또 한 번,

"후 -" 한숨을 내쉬며 왼팔을 베고 책상에 쓰러지며 눈을 감았다.

이 순간에 오늘 지낸 일이 불현듯 생각이 난다.
- 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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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원문 그대로 읽는 한국근대소설) 현진건 빈처 외
현진건 / 하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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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것 되는 대로 되어라.˝

나는 점점 견딜 수 없어 두 손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올리며 중얼거려 보았다. 이 말이 더욱 처량한 생각을 일으킨다. 나는 또 한 번,
˝후 -˝ 한숨을 내쉬며 왼팔을 베고 책상에 쓰러지며 눈을 감았다.

이 순간에 오늘 지낸 일이 불현듯 생각이 난다.

늦게야 점심을 마치고 내가 막 궐련 한 개를 피워 물 적에 한성은행(漢城銀行) 다니는 T가 공일이라고 놀러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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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벌써반이나지났건마는 이슬을 실은 듯한 밤기운이 방구석으로부터 슬금슬금 기어나와 사람에게 안기고 비가 오는 까닭인지 밤은 아직 깊지 않건만 인적조차 끊어지고 온 천지가 빈 듯이 고요한데 투닥투닥 떨어지는 빗소리가 한없는 구슬픈 생각을 자아낸다.
- 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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