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돼지는 푹푹 크는데 왜 이리도 사람은 안 크는지, 한동안 머리가 아프도록 궁리도 해보았다. 아하, 물동이를 자꾸 이니까 뼉다귀가 움츠러드나 보다, 하고 내가 넌지시 그 물을 대신 길어도 주었다. 뿐만 아니라 나무를 하러 가면 서낭당에 돌을 올려놓고,
"점순이의 키 좀 크게 해주십사. 그러면 담엔 떡 갖다 놓고 고사 드립죠."하고 치성도 한두 번 드린 것이 아니다. 어떻게 돼먹은 건지 이래도 막무가내니••••••. 그래서 내가 어저께 싸운 것이지 결코 장인이 밉다든가 해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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