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호는 자기 집 - 올 봄에 오 원을 주고 사서 뜰은 묵삭은 오막살이집 - 방 문턱에 걸터앉아서 바른 주먹으로 턱을 고이고는붕당에서 저녁으로 때울 감자를 씻고 있는 아내를 묵묵히 노려보고 있었다. 그는 사날 밤이나 눈을 안 붙이고 성화를 하는 바람에 농사에 고리삭은 그의 얼굴은 더욱 해쓱하였다. - P5
모! 밖으로 농꾼들을 멀리 품앗이로 내보낸 안말의 공기는 쓸쓸하였다. 다만 맷맷한 미루나무숲에서 거칠어가는 농촌을 읊는 듯 매미의 애끓는 노래.......매-음!매-음! - P5
소낙비음산한 구름이 하늘에 뭉게뭉게 모여드는 것이 금시라도 비 한 줄기 할 듯하면서도 여전히 짓궂은 햇발은 겹겹 산속에 묻힌 외진 마을을 통째로 자실 듯이 달구고 있었다. 이따금 생각나는 듯 살매 들린 바람은 논밭 간의 나무들을 뒤흔들며 미쳐 날뛰었다. - P5
일러두기발간 당시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옛말이나 방언은 그대로 두고 띄어쓰기만 바로잡았습니다. - P4
작가 소개김유정소설가1908년 서울 출생1937년 폐결핵으로 요절주요 작품으로는 데뷔작인 「소낙비」를 비롯해 「노다지」, 「봄봄」, 「동백꽃」, 「따라지」 등이 단편소설이 있습니다. - 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