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티네 : 나쓰메 소세키 작품집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5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석희 옮김 / 이소노미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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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소나티네(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5)

 

 

 

 

 


약간은 불우한 삶을 살아야 명작을 남길 수 있는 걸까?
작가 이름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여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다. 그 유명한 "도련님"이며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조차 외면했는데, 이소노미아의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중 5번째 책 "소나티네"를 읽으면서 아주 눈이 튀어나올 지경이다. 이런 흐름 너무 좋다. 환상 특급 같다.

 

그는 백년이 흐른 줄도 모른 채 무덤 옆에서 백년을 앉아 있는다, 툭 던진 약속 때문에. 문득 깨닫는다, 백년이 지났음을.
그는 깨달음을 얻겠다고 다짐하다가 유체 이탈을 경험한다.
그는 백년 전 누군가를 죽였던 기억을 백년 후 자신의 아들을 내다 버릴 작정을 하고서야 떠올린다.
그는 그 시절에도 있던 사랑을 떠올리고, 저무는 해를 쫓듯 서쪽으로 가는 배에 올라 자살을 하려고 발을 뗀 순간 목숨이 아까워지고, 노인의 자살을 목격하고, 오래전에 죽임을 당한 지아비의 무사 귀환을 빌고...
이 모든 일이 그의 <열흘 밤의 꿈>에 담겨 있다.

 

<봄날의 소나티네> 속 수많은 단편들에서도 그는 옆의 사람으로부터인 듯 아닌 듯, 일상에서 여러 소리를 듣고 여러 일을 겪는다.
도둑이 들었는데 '나는 결국 도둑이 훔친 뒤에 도망갔음을 알았다'라고 쓰는 엉뚱함이라니! 게다가 도둑이 잡히면 형사 쪽이 손해란다. 도둑을 전차에 태우면 전차 값을 손해 보기 때문이고, 재판을 하면 도시락 값을 손해 본다...ㅎㅎ<도둑>
손이 곱아서 글을 쓸 수 없음에도 난방비에 대한 걱정에 생계를 위한 작은 투자마저 하지 못하는 실정도 나온다. <화로>
뒤이어 나오는 <나의 개인주의>를 읽다 일단 책장을 덮는다. 내가 앞서 느꼈던 <열흘 밤의 꿈> 속 연작들에서 느꼈던 감정이 일상으로 회귀하는 글들을 읽으며 희석되는 걸 느꼈기에, 좋았던 마음을 안고 일단 리뷰를 마무리하기로 한다.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소위 국민 작가로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 이를티면 생후 바로 양자로 보내졌던 일이라든지 본가에 돌아온 후 친부모와 양부모 사이의 불화라든지 등에 대한 경험이 자전적 소설을 써내는 밑거름이 되었던 건 개인으로선 슬픈 일이겠지만 작가라는 공인으로선 귀중한 인생 경험이었겠거니 싶다. 그의 인생이 어땠는지 깊이 파고들지 않아 속속 알 수는 없으나 유학생활로 인한 분리불안도 있었던 듯싶고 귀국 후 우울증도 심했다 하니 어쨌든 토탁토닥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아직 남아 있는 그의 일상 글 속으로 얼른 들어가봐야겠다는 생각에 급히 리뷰를 마감한다.
이소노미아의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참 단짠단짠 골고루 잘 모아놓은 시리즈다. 그중 나쓰메 소세키의 단편소설, 소품, 강연문을 한 권으로 묶은 작품집 "소나티네"는 총 37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그럼 다시 나쓰메 소세키 작품집 "소나티네" 속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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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우의 집 - 개정판
권여선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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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무덤 토우의 집

 

 

 

 

 

어린 스파이들은 회복할 수 없이 망가진 것들 때문에 울었다. 일 년도 안 된 지난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어서 울었다.

 

 

삼악산 남쪽으로 난 산복도로 옆으로 애벌레처럼 들어선 집들, 그중 우물집 은철이네에 새댁네 식구가 이사를 온다. 마침 은철과 새댁의 둘째 원'은 동갑내기, 은철은 상상력 풍부하고 아는 이야기가 많은 원과 어울리며 마치 새댁네 가족처럼 동화되어 간다.


원과 은철은 어린아이들 특유의 호기심과 자신들만의 정의감으로 뭉쳐 마을 사람들 모두의 비밀을 하나씩 수집한다. 이른바 '스파이'가 된 것이다. 아이들은 마을 우물에 빠져 죽은 처녀들의 수가 왜 구십삼인지를 밝혀내고, 마을 사람들의 호칭과 별도로 이름을 알아내고 살아온 이야기를 모은다. 때론 마치 신성한 업무를 행하듯 벽돌을 갈아 만든 독약으로 누군가를 저주하고 벌하고자 한다. 결국 스파이들은 정보통이라는 수다쟁이들도 모르는 마을 사람들의 세세한 이야기를 알아낸다. 월급이 얼마고 가족사는 어떻고, 심지어 뜻도 알지 못한 사상 이야기까지!


팍팍한 삶이지만 소소한 일상이 유기적으로 흘러가던 중, 어느 날 원이의 아빠 안덕규는 양복 입은 사내들에게 붙잡혀 가고 감옥에 갇혔다는 소문이 돈다. 마을사람들의 은근한 시샘을 받던 가족이었던 원이네는 이제 간첩 가족으로 몰려 손가락질을 받는다. 한 집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은철네도 마을 사람들의 배척을 받는다. 은철의 엄마 순분이 누리던 작은 권력은 통장인 박가와 그 아내인 통장네에게로 넘어가고 박가는 양복 입은 사내들의 스파이가 되기라도 한 듯 이런저런 정보를 모아 전달한다. 얼마 후 안덕규는 시체가 되어 돌아오고 새댁네는 남편 잃은 슬픔을 견디지 못한 채 실성하고 마는데...

 

 

 

 

 

 

 

아이들이 고른 스파이라는 단어는 어쩌면 소설의 결말을 예고하는 것이었을까. 삼벌레고개 어린아이들은 얼핏 아무것도 모르는 듯 해맑아 보이지만 본능적으로 서로 간의 계급과 지리적 차별과 고단한 삶을 아는 채로 삶을 살아간다. 아이들의 눈을 통해 왠지 은근하게 그려지던 삶은 안덕규와 그 동지들이 등장하며 팽팽해지는가 싶더나 금철이 은철의 무릎을 깨먹는 데서 한 차례 와장창 요란한 소리를 내며 긴장을 고조시킨다. 이것은 훗날의 사건에 대한 경고, 무언가를 빼앗긴 사람들이 겪는 상처를 암시하는 것이었을까. 토우가 사람 집에 들어가 산다는 노래가 갑자기 애달프고 섬뜩하다.


흙으로 만든 것 토우가 되어 땅에 묻힌 사람의 이야기. '빨갱이 본색은 언제든 드러나게 마련'이라는 말로써 인혁당 사건을 겨냥하고 원치 않아도 상처를 받으며 성장하는 아이들, '네 이웃을 사랑하지 말라'는 현실에 굴복해 '죄와 벌'을 끄집어낸 끝내 초연하지 못했던 어른들. 모두의 삶을 통해 고통과 상실의 현장을 다룬 권여선 작가의 애가, 동리문학상 수상작 "토우의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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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생리학 인간 생리학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류재화 옮김 / 페이퍼로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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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의 풍자적 르포르타주 공무원 생리학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가 절대 부패하지 않을 순수혁명의 의지를 불태웠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혁명은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로 끝났다. 이어 구심점 없는 5인 총재정부 체제의 혼란 속에서 나폴레옹의 운명적 쿠데타로 혁명사업은 완수되는가 싶더니 덫에 걸려 나자빠진다. 나폴레옹의 실각 이후, 혁명을 피해 타국으로 달아났던 왕가의 잔존 세력과 왕당파들은 다시 돌아와 정권을 잡았고 프랑스 사회는 군주권 사회로 퇴행한다.


오노레 드 발자크가 생리학이라는 나에겐 낯선 장르의 르포르타주 "공무원 생리학"을 들고 나온 계기가 1830년 7월 혁명으로 들어선 루이-필리프의 7월 왕조이다. 이후 1842년 2월 선거법 개정을 요구하는 2월 혁명이 일어났을 때까지의 시대를 배경으로 프랑스 문학에서는 '생리학' 시리즈가 유행했는데, 발자크의 "공무원 생리학"처럼 작은 판형에 삽화를 통해 인물 유형의 생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 팸플릿 느낌의 출판물 형식이기도 했단다.


오노레 드 발자크는 이 책의 첫 문장에서 던진 질문 '공무원이란 무엇인가? 어느 직급에서 시작해서 어느 직급에서 끝나는가'를 통해 프랑스 국왕을 과녁 삼는다. 발자크는 국왕도 일정한 법의 감시망 아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명시하는데, 읽는 내내 피식피식 웃음이 난다. 왜? 그가 서술한 200여 년 전의 공무원 사회가 오늘날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공무원과 계급에 대한 편견이나 혹은 진실이 지금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발자크가 정의한 공무원은 살기 위해 봉급이 필요한 자, 자신의 자리를 떠날 자유가 없는 자, 쓸데없이 서류를 뒤적이는 것 외에 할 줄 아는 게 없는 자란다. 음, 왜 묘하게 공감 누르고 싶은지!

아이의 장래를 생각하는 중에 아이에게 물려줄 연금도 없고 임대 토지도 없고 성업 중인 가게 사무실 등등도 없고 동산이나 부동산도 없고 사회적 가치 중 하나인 신분도 마땅치 않다면 어떡할까?
응, 공무원을 시키면 된다! 어쩜 좋아. 지금과 다를 게 없다. 인생을 즐기면서 일도 할 수 있는 직업, 바로 공무원이다.
발자크의 웃자고 한 소리에 공감 백번 누르고 싶어지는 건 무엇 때문?

 

 

 

 

그림이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오노레 드 발자크의 "공무원 생리학"을 통해 드러난 생리학이 주는 교훈을 보자면, 공무원의 생활은 이중적이라는 것, 어떤 것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되어야 시작된다는 것. 최상의 국가란 적은 공무원으로 많은 일을 하는 국가인지 아니면 많은 공무원으로 적은 일을 하는 국가인지 질문을 던졌으니 받아내라는 것^^
국왕은 '거리 한복판에서 인민에 의해, 그리고 의회의 투표에 의해 당장 직위 해제될 수 있는 자'라는 부분에서 우리의 촛불시위를 떠올린다. 아름다운 혁명을 이루어낸 촛불시위가 그 본질을 잃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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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가 절대 부패하지 않을 순수혁명의 의지를 불태웠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혁명은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로 끝났다. 이어 구심점 없는 5인 총재정부 체제의 혼란 속에서 나폴레옹의 운명적 쿠데타로 혁명사업은 완수되는가 싶더니 덫에 걸려 나자빠진다. 나폴레옹의 실각 이후, 혁명을 피해 타국으로 달아났던 왕가의 잔존 세력과 왕당파들은 다시 돌아와 정권을 잡았고 프랑스 사회는 군주권 사회로 퇴행한다.

오노레 드 발자크가 생리학이라는 나에겐 낯선 장르의 르포르타주 "공무원 생리학"을 들고 나온 계기가 1830년 7월 혁명으로 들어선 루이-필리프의 7월 왕조이다. 이후 1842년 2월 선거법 개정을 요구하는 2월 혁명이 일어났을 때까지의 시대를 배경으로 프랑스 문학에서는 '생리학' 시리즈가 유행했는데, 발자크의 "공무원 생리학"처럼 작은 판형에 삽화를 통해 인물 유형의 생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 팸플릿 느낌의 출판물 형식이기도 했단다.

오노레 드 발자크는 이 책의 첫 문장에서 던진 질문 '공무원이란 무엇인가? 어느 직급에서 시작해서 어느 직급에서 끝나는가'를 통해 프랑스 국왕을 과녁 삼는다. 발자크는 국왕도 일정한 법의 감시망 아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명시하는데, 읽는 내내 피식피식 웃음이 난다. 왜? 그가 서술한 200여 년 전의 공무원 사회가 오늘날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공무원과 계급에 대한 편견이나 혹은 진실이 지금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발자크가 정의한 공무원은 살기 위해 봉급이 필요한 자, 자신의 자리를 떠날 자유가 없는 자, 쓸데없이 서류를 뒤적이는 것 외에 할 줄 아는 게 없는 자란다. 음, 왜 묘하게 공감 누르고 싶은지!

아이의 장래를 생각하는 중에 아이에게 물려줄 연금도 없고 임대 토지도 없고 성업 중인 가게 사무실 등등도 없고 동산이나 부동산도 없고 사회적 가치 중 하나인 신분도 마땅치 않다면 어떡할까?

응, 공무원을 시키면 된다! 어쩜 좋아. 지금과 다를 게 없다. 인생을 즐기면서 일도 할 수 있는 직업, 바로 공무원이다.

발자크의 웃자고 한 소리에 공감 백번 누르고 싶어지는 건 무엇 때문?

 

 

 

 

 

 

그림이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오노레 드 발자크의 "공무원 생리학"을 통해 드러난 생리학이 주는 교훈을 보자면, 공무원의 생활은 이중적이라는 것, 어떤 것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되어야 시작된다는 것. 최상의 국가란 적은 공무원으로 많은 일을 하는 국가인지 아니면 많은 공무원으로 적은 일을 하는 국가인지 질문을 던졌으니 받아내라는 것^^

국왕은 '거리 한복판에서 인민에 의해, 그리고 의회의 투표에 의해 당장 직위 해제될 수 있는 자'라는 부분에서 우리의 촛불시위를 떠올린다. 아름다운 혁명을 이루어낸 촛불시위가 그 본질을 잃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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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세습 - 중산층 해체와 엘리트 파멸을 가속하는 능력 위주 사회의 함정
대니얼 마코비츠 지음, 서정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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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가 부른 엘리트 세습, 나는 어디 서 있는가?

 

 

 

 

 

중산층 해체와 엘리트 파멸을 가속하는 능력 위주 사회의 함정
능력주의meritocracy란 실력대로 공정하게 평가하고 공정하게 기회를 얻으며 공정하게 부를 쌓아 간다는 의미다. 서양의 귀족 세습제라든지 봉건시대 우리나라의 사농공상이라는 신분제에 얽매여 옴쭉달싹하지 못하던 사람들이 본다면 아주 기가 막힌 꿈의 상황일 것이다. 그런데 능력주의가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다고? 대체 뭘까?


과거의 귀족이 땅과 재산과 신분을 물려받았다고 하면 능력주의를 통해 현대의 엘리트로 올라선 이들은 교육이라는 장치를 통해 '인적자본'을 대물림한다. 이때의 '인적자본'이라는 용어가 문제를 일으킨다.
일생을 전력투구해서 인적자본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엘리트가 인적자본으로서 승승장구하는 동안 중산층은 설 자리를 잃는다. 고도의 숙련된 전문가에 치여 중산층은 점점 빈곤화됨으로써 일자리를 얻지 못해 저소득층으로 밀려난다. 이로써 사회적 불평등이 야기되고 엘리트와 나머지 계층은 사회적, 경제적, 교육적, 의료적, 지리적으로 분리된다.


한편 엘리트는 '멋진 일자리'를 얻고 '고소득'을 올린다. 여기서 끝? 절대 아니다. 소유주가 되지 못한 엘리트는 근면성이라는 도덕적 우월감을 지켜내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재능을 입증해야 하고, 올라선 사다리 꼭대기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갖은 자기 착취 같은 노력을 기울이다 급기야 탈진하여 자기 파말에 이르고 만다. 상위 1% 엘리트들 역시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결국 능력주의, 메리토크라시는 부와 특권의 집중과 세습을 대대손손 유지하는 숨은 메커니즘이자, 계층 간 원한과 분열을 불러일으키는 침묵의 트리거로 작동하는 셈이다.

 

 

 

혁신은 크든 작든 직업의 존망을 판가름한다.

 

 

 

이렇게 능력주의로 무장한 상위 계층 사람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선택할 수 없다. 즉, 소득은 높아졌을지 모르나 여가 시간은 사라진 것. 여가를 회복하려면 상위 직업과 상위 직업이 제공하는 소득과 지위를 완전히 포기하고 엘리트 계층을 벗어나야 한다. 자기 착취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인데, 엘리트 교육에 들인 엄청난 비용을 생각하면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자기 착취를 거부하는 상위 근로자는 오히려 삶 전체가 붕괴되며 자녀들에게까지 그 여파가 미친다.
어쩔 수 없이 상위 근로자는 상향 압박에 의해 항상 자신의 바람보다 더 오랜 시간 더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죄수의 딜레마로 이어진다. 지나치게 많은 돈을 벌고 과도하게 소비하며 초과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지나치게 열심히 일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폐해가 드러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능력주의는 여전히 건재하다. 귀족주의와 마찬가지로 엘리트 계층과 나머지 계층을 전반적으로 분리한 능력주의는 엘리트 계층이 세대를 거쳐 특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능력주의 방식에 따라 재구성된 왕조적 특권은 더 큰 비용을 필요로 하고 신세대 엘리트는 자기 착취라는 성실한 노력을 통해 특권을 쟁취하고자 한다. 능력주의를 신봉하는 엘리트는 기존의 귀족을 몰아내고 스스로 귀족 자리에 등극했음이다.


그런데 나도, 내 옆자리의 일명 '동료'도 귀족 자리에 오르고자 엄청난 열정을 쏟아붓는다. 사회적 문제는 뒤로하고 개인적 입장에서 보자면 엘리트 세습이 과연 비난받을 일인가, 라는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물론 나는 초엘리트가 되지 못했으니 이미 필요충분조건에서 밀리고 있지만 말이다.

 

 

 

 

 

 

 

 

예일대 로스쿨 교수인 저자 대니얼 마코비츠는 엘리트들이 임대 수익이나 금융 수익 등으로 부를 얻는 게 아니라 노동소득으로 얻고 있기에 문제라고 꼬집는다. 노동소득으로 빈부 격차를 벌이고 특권을 지키기 위해 눈코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엘리트가 과연 행복한 사람을 살아가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 엘리트 밀레니얼 세대들은 자신들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능력주의 세상에서 오히려 '집단 불안'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능력주의에 따라 자신을 소모하고 착취함으로써 축적되는 부 대신 능력주의의 덫에서 벗어나 귀중한 자유와 여가를 얻음으로써 참된 자아를 되찾자는 것. 이것이 대니얼 마코비츠가 "엘리트 세습"에서 주장하는 바다. 능력주의 시대, "엘리트 세습"은 나는 지금 어디 서 있는지 나의 자식은 어떤 길을 걷게 될 것인지를 찬찬히 짚어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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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복리가 됩니다 -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인생 역전의 기술
대런 하디 지음, 유정식 옮김 / 부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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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파운드 이펙트, 인생도 복리가 됩니다

 

 

 

 

 

생생하게 상상하고, 열렬히 희망하며, 진심으로 믿고, 적극적으로 실천한다면 그 일은 반드시 실현된다.


성공? 사실 우리는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정말 잘 알고 있다. 다들 더 이상 배울 것도 없는 성공 박사처럼 구는데 왜 정작 성공하는 사람들은 드물까? 결국 정보를 얼마나 알고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실천'에 필요한 새로운 '계획', '행동'과 습관, 이 모든 것을 융합한 '적극적인 행동'이 없어서였다.
사실 이렇게 책을 읽고 리뷰를 적고 있는 나도 적극적인 행동이 말로만 쉽다는 걸 잘 알기에 행동하지 않는 사람, 입만 살아 있는 사람들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 그러나 모르는 것보단 낫지.
그럼 "인생도 복리가 됩니다"를 통해 동기 부여 전문가  대런 하디가 강조하는 성공 전략의 진수 '컴파운드 이펙트'를 알아보자.

 

대런 하디는 인생 재개발을 위한 여섯 가지 성공 기술을 말한다.
아주 작은 변화를 만들어 시간이 일하게 하는 복리의 기술, 100퍼센트 책임짐으로써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선택의 기술, 즉각적 만족이 아닌 포기할 수 없는 가치를 찾는 습관화의 기술, 하루의 시작과 끝을 지배할 리듬을 만들고 기록하는 모멘텀의 기술, 내 삶에 영향을 주는 것을 규명해 성공 파트너를 선정하는 영향력의 기술, 새로운 나를 밀어붙여 타인과 스스로가 만든 기대를 초월하게 하는 가속화의 기술!

이 여섯 가지 성공 기술을 통틀어 강조되는 것은 역시 '적극적인 행동'. 코로나19로 인한 바이러스 팬데믹 시대에 주식 시장이 황당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데, 이때 그저 입만 벌린 채 바라본 사람은 한 푼도 못 먹었겠고 정신차리고 재빨리 뛰어든 사람은 맛을 봤을 테니, 이 차이는 '행동'에 있다.


그럼 내 인생이 복리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쁜 습관을 없애는 다섯 가지 테크닉과 좋은 습관을 장착하는 여섯 가지 테크닉을 컴파운드 이펙트해야 한다.

 

당신을 움직이는 트리거를 찾아라 / 집을 청소하라 / 다른 습관으로 대체하라 / 서두르지 말고 서서히 적응하라 / 무작정 뛰어들어라
성공의 조건에 최적화하라 / 덧셈으로 생각하라 / 결심을 주위에 널리 알려라 / 성공 파트너를 찾아라 / 경쟁하고 연대하라 / 즐겨라

 

컴파운드 이펙트는 작지만 현명한 일련의 선택들이 엄청난 보상을 낳는 원리를 일컫는 말인데, 작은 변화들이 즉각적으로 뚜렷한 결과를 내지 않기에 초기에 포기하는 이가 많다. 재미없고 무료하며 따분하고 때로는 힘든 일상적인 훈련이지만 이를 꾸준히 실천하다 보면 결국 시간을 따라 축적된 효과가 언젠가 나타난다. 게다가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이 작은 차이들은 훗날 엄청난 차이로 결과화된다. 예상과 의도를 넘어서는 '물결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일단 11가지 테크닉을 통해 성공에 관한 가장 강력하고 수수께끼 같은 힘인 '빅 모Big Mo'를 일으켜야 한다. 목표와 핵심 가치에 따라 새로운 선택을 내리고, 그 선택을 새롭고 긍정적인 행동을 통해 실천하며, 새로운 습관이 정착될 때까지 건강한 실천을 반복하자. 우리의 일상에 루틴과 리듬을 구축하고, 상당한 시간 동안 꾸준함을 유지하면 빅모가 발생해 인생에 컴파운드 이펙트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인생도 복리가 됩니다"를 통해 대런 하디가 주장하는 바.

도전 중 한계에 부딪혀 인생에서 가장 거대한 질문인 '극복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를 만났을 때, 이미 준비하고, 연습하고, 공부하고, 필요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왔기에 우리의 선택은 하나뿐일 터. 벽을 넘어 보다 강력하고, 의기양양하며, 승리를 추구하는 자아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마이클 펠프스, 애플, 구글, 유튜브 등의 예를 통해 확신을 심어주고자 하는 강력한 동기 부여! 대런 하디의 컴파운드 이펙트 "인생도 복리가 됩니다"이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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