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중세 파블리오 선집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장 보델 외 지음, 김찬자 외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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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주는 짧은 이야기, 프랑스 중세 파블리오 선집

 

 

 

 


하느님은 쥐도 새도 모르게 일을 끝내시니까 저녁에 우는 자가 아침에 웃게 되는 거죠.


미안해, 사실 파블리오가 사람 이름인 줄 알았지 뭐야. "프랑스 중세 파블리오 선집"이라기에 프랑스 중세에 살았던 파블리오라는 작가의 단편집, 이 정도로 생각했단 말이지. 그런데 이게 뭐람. 파블리오가 그게 아니라고?
파블리오는 12~13세기 중세 프랑스에서 유행한 8음절 시구로 구성된 '웃음을 주는' 짧은 이야기. 14세기 초엽에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 현존하는 파블리오 택스트들은 그 연대가 정확하지 않고 또한 작가들 대부분이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미상이라 좀 더 상세하고 명확한 기원, 발전, 소멸을 밝혀내기가 어렵다고 하네.
이 파블리오는 대개 떠돌이 성직자나 기사, 광대, 음유 시인들에 의해 지어지고 전파되었고 보는데, 내용 자체가 내겐 좀 충격적이었어. 등장하는 사제들 모두 피터 스완슨의 도서 제목을 빌려서 규정하고 싶지 뭐야. "죽어 마땅한 사람들" 같으니! (나도 글로써 사람을 죽이는구나ㅜ.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하며, 천성을 거부하는 사람은 상식도 대책도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기독교가 유럽을 지배한 후로 셰이프시프터에 대한 믿음과 흔적이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 뒤로 '사제'라는 셰이프시프터들이 탄생한 걸까. 하나같이 부정적인 모습들이야. 마치 '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않은 자'는 사제가 될 수 없기라도 한 듯 성스러운 모습이라곤 하나도 없는 그저 난폭하고 상스러운 파렴치한들. 남편 있는 여인을 돈으로 꾀어내려는 호색한들에, 권력과 지위를 이용하는 교활하고 악랄한 모습들로만 등장한다니까. 결국 이 파블리오라는 건 현실에 대한 비아냥이었을까.
사제들이 휘두르는 부와 권력과 지위는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어둠으로 끌어당기는 유혹의 수단으로 안성맞춤. 거기에 응답이라도 하듯 혹은 돈에 끌려서든 욕망에 불타서든 남편이나 주인을 배신하고 사제와 정을 통하고 몸을 섞고 육체적 난장파티. 곤봉에 맞아 돼지처럼 죽어 나가는 사제들과 그 시체 처리반들의 우왕좌왕 대소동은 아주 그냥 신성 모독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해. 혹시 이거, 인간 본성인가!
이런 파블리오가 거리나 장터 같은 공공 장소뿐만 아니라 부유한 평민의 저택에서도 낭송되곤 했다니, 그것 참 이해하기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평민부터 귀족까지 각계각층이 듣고 즐긴 문학이자 공연이었다고 하니 그 자체로서의 의미는 존중해줄 만 한 듯.

 

 

 

 


프랑스의 시인 장 보델이 파블리오의 대표주자로 이름 붙어 있는데 사실 작가에 관해 검색하다 포기. 자료가 별로 없네.
여튼 문학은 현실의 반영이라고 하는데 "프랑스 중세 파블리오 선집" 속 파블리오들에 보이는 현실은 나에겐 암담하기만 하더라고. 현실을 잊고 실존의 불행을 잊게 하는 장르라니! 삶에 대한 즐거움을 주는 장르라니! 이러한 소개는 인정하긴 싫지만, 이 파블리오들 덕분에 그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다는 건 인정!
마치 전기수라도 된 것처럼 "프랑스 중세 파블리오 선집"에 대해 맛깔나게 이야기하고, 아니 쓰고 싶었는데 내 실력이 이만큼밖에 안 되니 어쩔 수 없지 뭐.
암튼 권선징악도 없고 나쁜놈 착한놈의 구별도 별로 없는 풍자문학 파블리오가 궁금하다면, 당연히 펼쳐보아야 할 책. 내용에 상관없이 책 속에 들어 있는 강렬한 색감의 그림은 또 보는 맛이 좋은 책. 인간의 심리에 대해 어쩌면 이보다 진솔한 책은 없겠다는 생각도 드는 책. 만일 소설을 쓰고 싶다면 꼬옥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은 책임엔 분명해. 이 책 최고의 교훈은 '세상에 믿을 사람 없다'이니까^^

 

 

 

 

리딩투데이 주당파 지원도서*

#프랑스중세파블리오선집 #장보델 #희극연구회 #지식을만드는지식 #성직자 #음유시인 #낭송 #프랑스고전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주당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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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문 특서 청소년문학 19
지혜진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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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문, 나는 이 문을 나감으로써 죽지만!

 

 

 

 


죽음과 가까운 문인데 오히려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기분이었거든.

 

 

 

무당인 어머니를 부끄러워하고 원망하던 기련은 편찮은 아버지와 어린 여동생 백희의 생계를 책임지는 소년 가장 백주와 시간을 보내며 가슴속 울분을 달랜다. 많은 이가 흔히 그러하듯 기련 역시 백주와 그 가족은 안쓰러워하며 친절히 대하면서도 정작 자신을 책임져주는 피붙이인 어머니에게는 못되게 군다. 어른들의 삶도 불안하던 정묘호란, 병자호란이 있던 당시 아이들의 삶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아이들은 괴롭고 힘든 삶을 이겨내려 애쓰지만 그들의 운명은 버겁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기련은 개울가 징검다리를 건너다 시비가 붙어 아버지의 유일한 유품을 개울에 빠뜨리고 만다. 기련은 그것을 잡으려 개울에 뛰어들었다가 차가운 물에 정신을 잃었고 그런 그녀를 소애 아씨와 몸종 향이가 구해준다. 소애와 기련과 향이는 신분의 벽이 무색하게도 왠지 모를 공감으로 서로를 받아들인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계속 바라봤다. 아씨의 머리끝에서 흩날리는 붉은 댕기가 나에게 속삭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가슴이 뛰었다.

 

그 즈음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인조는 시구문을 통해 피란을 갔다. 누가 짐작했을까, 한 나라의 왕이 시체가 되어서야 지난다는 그 문을 통해 꽁지 빠져라 도망갔을 줄을. 나중 다시 궐로 돌아온 인조는 이 황당한 피란과 삼전도의 치욕에 대한 분풀이를, 직언하던 신료에게로 돌려 역적의 누명을 씌워 모조리 참수한다. 누명을 쓰고 죽은 이들의 자식 중 소애가 있었다. 결국 소애는 누명을 씌운 김 대감 집의 몸종이 되고 만다. 기련은 소애를 만나기 위해 백희와 함께 김 대감 집으로 향하지만, 그곳에서 오해와 누명을 쓰고 크나큰 고초를 겪는데…….

 

 

산다는 건 뭘까. 아픔 없는 사람이 없다지만 그 크기와 받아들이는 가슴이 다 달라서 누구나 공평한 크기의 아픔을 느낀다고 말할 수 없었다. 다른 누군가가 나였다면 어땠을까. 소문이 사실은 아니니 어머니를 이해하고 감싸 안았을까. 저질러진 운명 앞에 순순히 머리를 조아렸을까.

 

 

어머니가 숨겨온 비밀을 알게 된 기련은 그제야 자신을 위해 늘 기도해준 사람이 어머니뿐이었음을 깨닫는다. 드디어 기련은 백희, 소애와 함께 시구문을 나서기로 결심한다. 그 문을 나간다는 것은 죽는다는 뜻, 시구문은 결국 아이들이 치러야 할 성장통을 향한 장치였던 셈이다.

 

백주야, 이 세상에 슬픔이 없는 사람도 있을까?
언니, 그런 사람은 없어. 그것도 몰라?
우리는 서로에게 묻지 않았다. 우리가 가진 슬픔이 무엇인지, 우리는 왜 아무것도 할 수 없는지 그리고 너도 나만큼 아픈지.

 

이제 다시는 울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세 아이들 앞에, 과연 어떤 인생이 펼쳐질까?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진실을 알지 못하면 평생을 비뚤어진 생각을 품은 채 살아갈 것이었다. 가족과 이별하고 또 다른 가족 같은 존재들과 함께 더 자유로울 수 있는 길을 나서며 서로 바라보는 그들의 삶에, 따스한 바람이 계속 불어주기를 책장을 덮으며 바라본다.
운명에 무릎 꿇지 않으려는 조선시대 소녀들의 여정! 또 다른 시작이자 출발점인 시구문을 나선 아이들의 이야기 지혜진 작가의 청소년 문학 "시구문"이다.


리딩투데이 신간살롱 지원도서*
#시구문 #지혜진 #특별한서재 #죽은자를내어가는문 #청소년소설 #무당 #삶 #죽음 #누명 #아씨 #조선시대 #병자호란 #정묘호란 #인조 #역사소설 #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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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의 봄
후루타 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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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가 요한의 목을 자른 것처럼, 거짓의 봄







후루타 덴이 누구지? 20세기 미스터리 거장 엘러리 퀸처럼 콤비 작가 유닛이라니, 일단 색다른 기분으로 책장을 넘긴다. 그리고 나에게 다가오는 이 이율배반적이고 모순된 심리들, 지나칠 수 없다. 반전 같은 심리를 반영이라도 하듯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변하는 렌티큘러 커버로 꾸며진 "거짓의 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제는 내가 선량한 시민이 아니라는 뜻일 것이다. 나는 어린 여자아이를 유괴해 모처에 감금해두었다.
나는 어금니를 꾹 깨물고 귀를 틀어막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고 있었다. 고양이가 아니다. 내 상상 속에서,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실제로 그런 무참한 죽음을 맞이할 상대는 고양이가 아니다.

_<봉인된 빨강>


고령의 남성들을 타깃으로 사기를 시작한 지 이제 곧 2년째가 된다. 사기 수법은 결혼 사기, 혹은 꽃뱀이라고 해야 할까.
도화지와 함께 하루토를 꼭 안아 주고 싶었다.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 내가 조금 더 하루토 옆에 있고 싶어 한다는 것을.

_<거짓의 봄>


나는 도둑이디. 이제 와서 제대로 된 직장을 찾을 리 없고 그런다고 전과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녀를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다. 인생에서 한 번쯤은 멋진 행동을 해 보자.
_<이름 없는 장미>


내 목소리는 싹싹하고 활기차다. 그러나 아래로 숙인 얼굴은 가면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나는 노예가 되어 여름과 가을, 겨울을 견뎠다.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 너 따위 필요 없다며 내 인생에서 쫓아내고 싶었다. 약점만 잡히지 않았다면. 어떻게 해야 걔가 그 사건을 잊게 할 수 있을까. 걔가 죽어 준다면. 느닷없이 떠오른 생각에 화들짝 놀라 그릇을 든 손을 헛짚고 말았다.
_<낯선 친구>


에밀리는 틀림없이 죽었다. 아이스티에 섞인 독이 그녀의 목숨을 앗아 간 것이다. 안경을 벗어 셔츠로 렌즈를 닦았다. 언제부터 생긴 버릇인지 냉정하게 뭔가를 떠올릴 때마다 늘 이렇게 한다.
실제로 나는 정신이 나갔을지도 모른다. 가즈사가 마지막으로 지은 미소가 눈에 새겨져서 지워지지 않았다. 그것은 추악한 동시에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기도 했다.
_<살로메의 유언>



다섯 편의 미스터리 연작 모두가 범인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범인들을 옹호하겠다는 건가? 그러다 문득 깨닫는다. 모두 한 사람과 연결되어 있음을. 전직 경찰관 가노 라이타다. 실실거리면서 선 자세 하나에서도 진지함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경찰 가노, 하지만 예리한 눈썰미를 갖췄고 놀라운 추리력까지 겸비했다. 그러나 그는 동네 파출소 순경.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그에게 '돌아오라'고 말하지만 그는 여전히 작은 파출소에 머문다. 왜일까?


여자아이를 유괴하고도 그 몸에 손을 대지 않은 이유로 '좋은 기모노를 먼저 찾고 싶었다'는 진술을 남긴 범인(<봉인된 빨강>). 절도를 인정하고 자수하는 순간에도 가난한 옆집 아이에게 줄 선물을 챙기는 범인(<거짓의 봄>). 절도라는 씨앗에서 거짓말이라는 싹을 틔우고 매스미디어에 의해 피어난 허구의 꽃을 소중히 피워내고 싶었던 전직 도둑(<이름 없는 장미>). 싸이코, 그리고 천재의 범주를 줄타기하는 예술가들의 광기가 탄생시킨 최고 걸작과 반전(<낯선 친구>). 살로메가 요한의 목을 자른 것처럼 자신이 만들지 못하는 것을 만들어 내는 사랑스럽고도 증오스러운 팔을 제물로 삼은 천재의 아들의 범죄와 반전(<살로메의 유언>). 각각의 이야기를 통해 점점 밝혀지는 가노의 과거. 그의 활약상은 후속작 '가노 라이타' 시리즈를 통해 더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후루타 덴 콤비는 일단 오래갈 예정이겠다. 봄이 왔다 싶었는데 꽃샘추위가 연일 마음을 꽁꽁 얼린다. 나에게도 찾아온 거짓의 봄!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거짓의 봄"은 일단 끝을 맺는다.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거짓의 봄"은 일단 끝을 맺는다.



리딩투데이 미스터피맛골 지원도서*
#거짓의봄 #후루타덴 #블루홀식스 #블루홀6 #미스터리 #미스터리스릴러 #전직경찰 #범인 #용의자 #악당 #미스터리연작단편

#봉인된빨강 #이름없는장미 #낯선친구 #살로메의유언 #반전소설 #가노라이타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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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무대, 지금의 노래
티키틱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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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키틱 이야기, 오늘이 무대 지금의 노래

 

 

 

 

 

 

티키틱? 뭔지 몰라 일단 찾아본다. 티키틱TIKITIK은 평범한 일상 속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순간을 한 편의 뮤지컬 영화로 바꿔나가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팀. 음? 리더 신혁의 채널 Project SH에 세진, 추추, 은택이 모여 새롭게 탄생한 채널이라고 한다. 그래, 어쨌든 유튜브 채널이라는 거네! 일상뮤지컬 채널 티키틱, 사소함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의미란다.

 

 

사람들이 그들의 하루를 바라보는 시선을
더욱 즐겁게 변화시키자.

 

 

이는 각자 활동하던 멤버들이 팀을 이루고 팀 이름을 지은 후 세운 창작 1원칙이다.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전달하든 늘 그 배경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 어느 순간이 되게 하자'는 약속을 담은 창작 원칙이었다. 여기서 탄생한 슬로건이 '오늘이 무대!'였다고.
'오늘이 무대'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티키틱은 빠른 속도로 관객의 마음에 가 닿기 위해 음악이라는 장치를 선택했고, 그 음악의 길이에 맞춘 3분짜리 영상을 만든다. 이 짧은 시간 동안 대체 뭔 이야기를 할까 싶지만 티키틱 본인들은 가장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의 영상에 많은 이가 '내 이야기인 줄 알았다'며 공감을 표한다고.

 

 

 

 


신혁은 Project SH 시절에 <하이스쿨 잼>이라는 영상을 만들었는데 이 작품이 포털 사이트 대문에 걸리고, 여러 이름난 방송들에 '평범한 고등학생들의 반란' 같은 주제로 소개도 되고, 어느 국제 단편영화제의 초청작으로 선정되어 영화관 스크린에 걸리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신혁은 티키틱의 대장으로, 감독이자 크리에이터로 발돋음할 수 있었다고 자평한다.
나름대로 품고 있던 꿈을 포기하고 다들 각자의 새로운 꿈을 위해 의기투합해 하나의 꿈을 향해 나아가기로 한 티키틱 채널의 공식 첫 영상은 <제가 왜 늦었냐면요>. 하고픈 말 많고 풀고 싶은 한도 있는 듯한 느낌의 제목인데, 이 영상 역시 조회수가 엄청났다고 한다.

 

 

 

 

 


티키틱의 "오늘이 무대 지금의 노래"는 메이킹 필름에도 담기지 않은 티키틱 멤버들의 속내를 담은 책.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마인드에 걸맞게 책도 네 명이 함께 썼고, 주제에 맞춰 네 명이 번갈아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들이 티키틱으로 뭉치기까지의 사연, 이후 오래 남는 이야기를 위해 각 작품마다 녹여낸 집요한 디테일에 대한 코멘터리, 아이디어 구상법부터 촬영 장비를 고르는 기준까지 분야별 창작 노하우를 담은 이야기 등 그들에겐 절실했을 이야기가 신기하게도 가볍게 읽힌다. 아마도 티키틱이 피워낸 모닥불에 근심걱정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일까^^


다음엔 뭘 만들지? 크리에이터들의 숙명인 이 말을 주문처럼 외우는 사람들. 더욱 새로운 콘텐츠, 새로운 무대에 대한 욕심으로 끊임없이 창작을 이어가는 크리에이터들의 열정이 밤하늘 별처럼 뿌려지길 바란다.
티키틱 좀 찾아볼까 하시는 분들은 옆 클릭! 티키틱 TIKITIK - YouTube

 

 

 

출판사 지원도서를 직접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오늘이무대지금의노래 #티키틱 #아르테 #유튜브채널 #크리에이터 #일상뮤지컬채널 #TIKITIK #youtube #ProjectSH #에세이 #유튜브크리에이터 #유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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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의 정치사상 세트 (전3권) (반양장) - 전체주의의 기원 + 인간의 조건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나 아렌트 지음, 이진우.박미애.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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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 문디,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

 

 

 

 

 

세계에 대한 사랑 '아모르 문디'를 기본 전제로 삼아 "인간의 조건"을 사유한 한나 아렌트. 이름만 들어봤지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떠한 일을 했는지 전혀 몰랐던 나로서는 '아모르 문디, 한나 아렌트의 정치 사상 세트' 중 "인간의 조건"을 만나면서 생소한 경험을 한 셈이다. '정치철학자'라는 칭호를 거부했다는 그녀지만 아무리 읽어도 그녀의 저서는 정치철학적이다. 이 책을 출간한 한길사에서조차 그녀의 책 상당량은 표면적으로는 정치에 관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자료를 구성했는데, 그렇담 나는 뭐지? 나 이렇게 책 읽는 눈이 없는 건가!
쪼개읽기를 통해 중간 정리를 해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어렵다. 더군다나 이 책은 강연들에서 발전한 것이라는데 몇 차례 도돌이표 걸린 듯 되돌아가 읽어도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이 내용들을 강연 한 번으로 듣고 이해한 분들은 정말 머리가 비상하다 싶다.

 

 

 

 

 

 

 

이 책의 가장 명백한 조직 원리는 인간의 조건을 위한 근본적인 세 가지 활동 형식에 관한 현상학적 분석에 있다.

유년기와 청소녀기, 어머니를 통해 유대인의 삶을 이해하였다는 한나 아렌트는 대학에 진학 후 하이데거와 후설과 야스퍼스의 지도를 거치니, 그야말로 거장들과 교류한 셈이다.
그녀는 활동적 삶이라는 개념으로 인간의 세 가지 근본 활동, 즉 노동/작업/행위를 표현한다. 그녀가 본 노동은 인간 신체의 생물학적 과정과 일치하는 활동이기에 노동의 인간적 조건은 삶 자체다. 작업은 인간의 실존에서 비자연적인 부분에 상응하는 활동이며, 각각의 개별적 삶은 그 경계 안에 자리 잡고 있지만, 이 세계 자체는 개별적 삶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이를 초월하는 것으로 여겨지기에 작업의 인간적 조건은 세계성이다. 행위는 사물이나 물질의 매개 없이 인간들 사이에서 직접적으로 이루어지는 유일한 활동이며 다수성이라는 인간의 조건, 즉 한 인간이 아니라 다수의 인간이 이 지구상에 살고 세계에 거주한다는 사실과 일치한다. 따라서 다수성은 모든 정치적 삶의 필요조건이자 가능조건이라는 의미에서 절대적 조건이다.

이처럼 세 가지 활동과 각각의 조건들은 인간실존의 가장 일반적인 조건, 즉 탄생과 죽음, 탄생성과 사멸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행위는 정치적 활동 그 자체이기 때문에 사멸성이 아닌 탄생성은 정치적 사상의 핵심 범주가 된다. 이것은? 결국 한나 아렌트가 정치에 큰 중심을 두었던 사상가라는 의미 아닌가? 일단 이 책 "인간의 조건"을 읽는 동안 그녀가 정치사상가였냐 아니냐를 논하려던 건 아니니 넘어가기로 한다.

 

 

노동
'노동'은 노동의 결과인 완결된 생산품을 지시하지 않는다. 반면 생산품 자체는 한결같이 '작업'이라는 단어에서 도출된다. 원래 노동에 대한 경멸은, 고대에서는 필연성에서 벗어나 열정적으로 자유를 추구하는 노력과 어떤 흔적이나 업적, 기억할 만한 위대한 일을 남기지 않은 모든 수고에 대한 성급한 조바심에서 생겨났다. 이로써 노예가 정당화되었다. 삶의 유지에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직업들은 모두 노예적 본질을 가지기 때문에 노예의 소유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즉, 노동하는 것은 필연성에 의해 노예가 되는 것을 의미했다.
모든 전통을 뒤집고 행위와 관조의 전통적 지위뿐만 아니라 활동적 삶 안의 전통적 위계질서를 뒤집으며 모든 가치의 원천인 노동을 예찬하고 전통적으로 이성적 동물이 차지했던 지위로까지 노동하는 동물을 끌어올린 근대는 그러나 노동하는 동물과 호모 파베르, '신체에 의한 노동과 손에 의한 작업', 이 양자를 분명히 구별하는 하나의 단일 이론을 제시하지 못했다. 대신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의 구별을, 그보다 조금 후에 숙련 작업과 비숙련 작업의 구별을 발견하는데, 이 두 구별은 마지막에 모든 활동을 신체노동과 정신노동으로 나눔으로써 열외로 밀려난다. 마지막 구분이 가장 근본적인 구분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작업
육체노동과 구별되는 우리 손의 작업은 무한히 다양한 사물을 제작하며, 이 사물의 총계는 인공세계를 구성한다. 이것들은 대개 사용물건이고 지속성과 가치를 지니며, 전자는 소유의 확립을 위해 로크가 필요로 한 것이고 후자는 애덤 스미스가 교환시장을 위해 필요로 한 것이다. 사용물건은 마르크스가 인간본성의 증거라 믿었던 생산성을 입증한다. 사용물건은 적절히 사용하면 사라지지 않고 세계의 지속성과 견고성을 부여한다. 이런 지속성과 견고성이 없다면 인공세계는 불안정해져서 유한한 운명을 가진 인간의 거처가 되지 못한다. 사람들이 단일 사물을 사용함으로써 지속성이 소모된다. 작업과 노동처럼 사용과 소비가 같지 않더라도 이것들은 중요한 영역에서 서로 중첩되므로, 소모 과정이 사용물건과 소비하는 유기체의 접촉을 통해 발생하는 한, 사용은 소비라는 요소를 포함한다.
호모 파베르는 언제나 자연의 파괴자였고 전 지구의 군주이자 지배자처럼 행동한다. 신은 무에서 창조한다면 인간은 주어진 물질로 창조하니, 즉 신이 창조한 자연을 파괴함으로써만 인공세계가 건설될 수 있다. 호모 파베르의 관점에서 인간은, 도구를 만드는 자(벤자민 프랭클린)다. 노동하는 동물의 노고를 덜고 노동을 기계화하는 이 도구들은 사물세계의 설립을 위해 고안되고 발명되었다.
인간의 삶의 과정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도구를 발명한 생산자 호모 파베르의 인간중심적 공리주의를 칸트는 '모든 인간은 결코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며, 모든 인간존재는 목적 자체다'라고 표현하였다. 인간이 제작자인 한, 그는 모든 것을 도구화하며, 그의 도구화는 모든 사물이 수단으로 전락하다는 것, 즉 내재적이고 독자적인 가치를 상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행위
모든 유기체 중 오직 인간만이 자신을 타인과 구별할 수 있고 이 차이를 표현할 수 있다. 인간이 존재하는 모든 것과 공유하는 다름과, 살아 있는 모든 것과 공유하는 차이는 인간의 유일성이 된다. 인간의 다원성은 유일한 존재들의 역설적인 다원성이며 말과 행위는 이 유일한 차이를 드러낸다. 말과 행위를 통해 우리는 인간세계에 참여한다. 대부분의 행위는 말의 방식으로 수행되지만 행위와 시작함의 친화성은 말과 시작함의 그것보다 더 강하다. 말 없는 행위는, 행위하는 주체가 없기 때문에 더 이상 행위가 아니다. 행위자는 그가 동시에 말의 화자일 경우에만 행위자일 수 있다.
언어와 행위로 분명히 드러나는 인격은, 그것이 아무리 분명하게 보인다 하더라도 말로 명료하게 표현할 수 없다. 인간의 행위는 무대 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조종되는 인형의 동작과 비슷하며, 인간은 일종의 신의 장난감처럼 여겨진다. 행위와 말의 구체적 내용과 일반적 의미는 예술작품에서 다양한 형태로 물화된다. 행위자는 언제나 행위하는 다른 존재들 사이에서 그리고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그는 단순한 '실행자'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고통받는 자다.

 

 

 

 

 

 


한나 아렌트가 시카고대학교에서 진행한 강연들, '마르크스주의 내에서 전체주의적 요소'에 관한 훨씬 더 방대한 프로젝트에서 나온 결과물들이라 하니 마르크스이론에 대한 일종의 이해 없이는 이 책에 대해 자세히 이해할 수 없다고 스스로를 위안삼아본다. 어쨌든 한나 아렌트는 도외시된 인간 역량들을 되찾고 해명함으로써 정치철학의 전체 전통에 이의를 제기하고자 했으며, 노동자 사회에 대해 현상학적으로 이해하고자 했음이다. 그녀는 사유하고자 하였으며 우리에게 사유하라고 권한다. 일단 사유하는 척하고 넘어간다.
그녀에 따르면, 인간의 모든 활동은 세계에서 자신의 적절한 위치를 가리킨다. 활동적 삶의 주요 활동인 노동, 작업, 행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선한 일을 인간행위의 근본적인 가능성 중 하나로 생각해왔는데 어쨌든 선을 사랑하는 자는 결코 고독한 삶을 영위할 수 없다는 게 그녀의 입장이다.

 

정치의 치명적 중요성을 상기시키고, 우리의 정치적 역량과 그것들이 제공하는 위험과 기회들에 관한 올바른 이해를 상기시키는 것, 인간 탄생성과 시작의 기적을 상기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세운 "인간의 조건". 한 번 읽는 것만으로 그녀의 사상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건 그냥 바라지 않기로 했다. 재독의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어쨌든 한나 아렌트의 다른 도서들도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좀 더 긍정적으로 힘을 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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