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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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주 여성서사 소설집, 우리가 쓴 것

 

 

 

 

 


진짜는 이렇게 아름답고 풍부하구나.

"82년생 김지영". 너무 유명한 소설이라는 거부감 때문인지 사실 구입만 해둔 채 읽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편견에 휘둘리게 될까 봐, 아니 이미 편견에 사로잡혀 버렸기에, 라는 어쭙잖은 변명도 덧붙인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조남주 작가의 소설집 "우리가 쓴 것"을 읽고 나니 이제 김지영의 책장을 넘길 때가 되었구나 싶다. 읽지 않았어도 여러 매체를 통해 들어버렸던 김지영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쓴 것"에는 다양한 연령의 여성, 여든 살 노인부터 열세 살 초등학생까지의 그녀들이 겪는 삶의 경험 속에 82년생 김지영도 녹아 있겠지. 한창 자기만의 시간을 살아가는 여러 김지영이 다양한 삶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순간이라 하겠다.

 

 

 

확률은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고 다만 용기를 줄 뿐이다.


한 치 앞의 일도 모르는 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 인생, 그 앞에서 무언가를 선택하고 결정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의 일이고 우주의 선택이다. 그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동안 따져왔던 확률이 아니라 용기다. 용기. 무사히 발걸음을 내딛고 무언가에 부딪혀도 다시 돌아올 힘을 낼 용기. 사람이 할 수 없는 영역이 분명 있다.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일은 기다리는 것, 준비하는 것, 완전히 절망해 버리지 않는 것, 실낱같은 운이 따라왔을 때 인정하고 감사하고 모두 내 노력인 듯 포장하지 않는 것. 눈물이 멈췄다. 그러고 나니 인생이 달라졌다. 달라질 뻔했던 것이 달라지지 않는 방향으로 달라졌다. 이제 남은 시간을 생각할 시간이다.

 

 

 

 

 

 

요양원에서 여생을 보내는 큰언니를 지켜보는 막내인 나는 언니들의 죽음을 통해 나 자신의 죽음을 인식한다. 언니는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나와 닮은 모습으로 내 앞에 있었던 사람이기에 그녀의 모습이 어쩌면 나의 미래일 것임에도 그저 참으로 담담하게 바라본다. 가끔 감정이입이 넘치는 나로서는 차라리 막내의 그러한 시선에 가슴이 저린다. 할머니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가 없다는 손주의 마음에 나도 엄마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싫다고, 그냥 살아만 계시면 좋겠다고 동조한다. <매화나무 아래>
남편이 죽고 난 후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며느리의 삶도 뜻밖이다. 죽 잘 맞는 단짝인 것처럼 쏘쿨~한 관계. 딸아이와의 관계에 대비되어 더 빛나 보여 오히려 자매애가 느껴질 지경이다. <오로라의 밤>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성적 도촬에 관련한 문제와 이를 대하는 삼대의 시각 차이, 아니 세대 차이를 다룬 소설도 있다. 얼마 전 터진 공군 사건 때문에 문제를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를 돌아보게 되었다고나 할까. <여자아이는 자라서>
특히나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쓴 듯한 자전적 성격의 <오기>는 소재나 주제를 떠나 괜히 흥미롭다. 왠지 조남주 작가의 일면을 들여다본 기분이랄까^^
가부장적 아버지의 가출로 엉겁결에 자유를 얻어버린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 <가출>, 누구보다 열심히 그리고 가장 바쁘게 일하는 미스 김이 결국 회사 내에 자리를 보전하지 못한 채 쫓겨나고 마는 이야기 <미스 김은 알고 있다>, 오래 사귄 남자 친구의 가스라이팅에 잠겨 있던 여성이 공개하는 고발문이자 이별통보서인 <현남 오빠에게>, 코로나19 시국에 싹터버린 첫사랑의 설렘과 행복 그리고 이별을 다룬 <첫사랑 2020>까지. 총 8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조남주 작가의 첫 소설집 "우리가 쓴 것". 내가 겪었고 겪는 중이며 겪어 나갈 다양한 여성의 삶이 녹아 있는 여성 서사 속에서 나는 과거의 꿈도 돌아보고 현재의 나를 반성하며 미래의 나를 준비한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직접 읽고 쓴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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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문명 1~2 - 전2권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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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눈뜬 소수의 고양이가 이야기하는 문명

 

 

 

 

 

 

이야기되지 않는 모든 것은 잊힌다.


지나친 완벽주의에 거만하고 식탐 있는, 그런데 민첩하고 독립성이 유달리 강한, 거기에 자기애가 유독 강한 세 살짜리 암고양이 바스테트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이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인간들이 짐승으로 변한 듯 서로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며 죽음의 기운이 도시를 휘감는 걸 느낀다. 인간들이 죽기 살기로 싸우는 사이 쥐, 공격성과 무서운 적응력에 번식력을 앞세운 쥐들이 세상의 지배자를 꿈꾸며 활개를 친다. 그들이 뿌린 전염병이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는 와중에 바스테트 앞에 수컷 한 마리가 등장한다. 피타고라스, 자신의 '제3의 눈'으로 컴퓨터와 연결할 수 있는 USB단자를 가진 고양이였다. 피타고라스는 제3의 눈 덕분에 방대한 인간의 지식까지 섭렵한 모르는 게 없는 고양이로서 바스테트에게 그것들을 하나씩 가르쳐주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바스테트의 집사와 피타고라스의 집사가 습격당해 목숨을 잃고 바스테트의 아들 안젤로는 종적을 감춘다. 안젤로의 흔적을 쫓아 파리 서쪽 블로뉴숲에 도착한 바스테트와 피타고라스는 그곳에서 한니발, 볼프방 등을 만나 쥐들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싸우기로 한다. 그들의 새로운 시뉴섬 공동체가 건설되는 동안 피타고라스는 자신들이 가진 지식을 보존할 방법을 찾기로 하고 USB를 제3의 눈에 꽂아 기록할 준비를 마치는데... 미안! 이건 전작의 이야기였지. 왜냐면 고양이들은 시뉴섬을 떠나기로 했거든. 쥐들이 대규모로 쳐들어온다면 시뉴섬은 방어를 하기에 그다지 좋은 곳이 아니란 말이지.


여튼 이제 피타고라스가 고양이 선조들의 굴곡진 역사를 들려준다! 이집트에서 신성시되던 시절의 고양이들, 페르시아군에게 몰살당했던 고양이들, 동쪽으로 퍼져 나가 인도에서 사티 여신으로 중국에서 이수 여신으로 숭배 받았던 고양이들, 터키 앙고라고양이, 태국 샴고양이... 이 모든 것은 기록으로 남겨야 할 터였다. 이야기되지 않는 것은 잊힐 것이기에.

 

 

 


두 삶의 여정이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 우리 둘이 하나의 운명이 되는 순간.
나는 그가 되고 그는 내가 된다.
나는 언제든 남이 될 수 있어.


쥐들의 왕 티무르는 실험실 출신의 하얀 쥐로, 인간의 필요에 따라 갖은 실험 과정을 겪는 동안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인간들에게 꼭 돌려주리라고 마음먹으며 폭력성이 잠재됐다. 이를 위해 인간들에게 바짝 엎드려 신뢰와 귀염을 얻는 그는 결국 제3의 눈을 획득했고 어느 날 도망친다. 그에겐 거칠 것이 없다. 그는 오로지 복수심을 키워 인간을 멸하고 온갖 동물들을 아래에 두고자, 세상 정복에 나선다.
얼마의 시간이 걸려야 젊음은 지혜를 획득할 수 있을까? 물론 나도 폭력에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니다. 효용이 있는 경우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지금 하는 건 곧 자살 행위다. (중략) 멀리 보지 못하는 거지. 이 세대는 폭력에 뒤따르는 장기적인 대가를 계산하지 못한다. 나는 결국 평화만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실용적인 평화주의자다.

 

 

 

 


전작 "고양이"에서 세상에 조금씩 눈떠 가던 암고양이 바스테트는 "문명"에서 무서운 번식력과 집단행동력을 갖춘 쥐들과 맞서 싸우며 자신의 전생을 접하게 된다. 쥐들의 거침없는 행보에 갖은 고초를 겪는 동안 바스테트 역시 고양이 폐하가 되기를 꿈꾸기에 이른다. 결국 환경이 가치관을 만드는 것일까, 바스테트의 가치관에 변화가 생긴다.
나는 냉혹한 인간 세계의 법칙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폭력이 평화를 이긴다는 사실. 현실의 복잡성을 의식해 결정을 미루다 보면 결국은 단순 명료한 힘의 법칙을 따르는 야만적인 자들에게 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이 진실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야겠다. (중략) 믿고 기다리기만 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겠다. 남들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내가 더 강해져야겠다. 동시대 존재들의 어리석음과 공격성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독기를 잃지 말아야겠다.

 

그러나 어찌됐든 연대와 공존에 기반을 둔 새로운 문명, 이것이 바스테트가 지향하는 바였다. 이를 위해 인간이 가진 유머, 사랑, 예술을 체득해 가는 그녀. 과연 묘류 세상을 향한 그녀의 문명 혁명은 이루어질까?
코로나19로 페스트며 역사 속 바이러스성 질병이 다시 대두되며 세상이 떠들석했던 작년과 올해, 이 소설 "문명"은 마치 우화를 빙자해 인간에게 경고를 던지는 듯하다. 도중에 등장하는 돼지들의 인간 재판, 거위들의 인간 비판, 투우의 고통 회상 등 인간들의 미식이나 여흥을 위해 잔인한 방법으로 키워지고 살육되는 동물들의 실상을 읽을 때는 숙연해진다.
쥐 떼를 피해 자유의 여신이 있는 파리를 떠나 대서양을 건너 자유의 여신이 있는 뉴욕에 이르는 여정을 거치는 동안 인간 중심주의에 문제를 제기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나는 아직 반성이 덜 된 걸까, 아니면 이 위치를 벗어나고 싶지 않은 걸까. 이런 내적 갈등에 한 번 더 마음이 무거워진다.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지만 사실은 인간들에 관한 이야기. 이번에도 한국에 대한 팬서비스를 보여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문명"이다.

 

 

리딩투데이 미스터피맛골 지원도서*
#문명 #베르나르베르베르 #열린책들 #개미 #고양이 #SF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미스터피맛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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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B. A. 패리스 지음, 김은경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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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서로 사랑하지만 상처를 주는 가족의 심리에 관한 드라마

 

 

 

 

 

가족, 감추어야 할 것도 많고 감추어선 안 될 것도 많은 사이!

 

 

 

 

 

 

어린 나이에 아이가 생겨 학업을 포기한 애덤과 리비아.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채 부부로 살아가는 동안 애덤은 허드렛일을 전전하며 고생하다가 목공예가로 성공하고 리비아는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다.
결혼식에 대한 로망을 마흔 살 생일 파티로 채우고 싶어 하는 리비아를 위해 애덤은 홍콩에서 공부 중인 딸 마니와 깜짝 선물을 준비한다. 생일 당일 마니가 몰래 파티에 참석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마니는 카이로를 거쳐 고향에 오기로 했다. 이 계획은 애덤에게 비극의 시작이었다. 카이로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이륙 직후 추락했으며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이다. 비행기 연착으로 환승 비행기를 타지 못할 거라고 했던 마니의 말 때문에 애덤은 마니가 카이로발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하지만 어쩌면 이것은 연락이 닿지 않는 마니 때문에 애타는 자신에 대한 위로일지도 몰랐다. 리비아의 마흔 번째 생일 파티가 불과 몇 시간 남지 않은 이때, 애덤은 확인되지 않은 마나의 사고 소식을 아내에게 알려야 할까? 지금이 아내가 행복을 느낄 마지막 순간일지 모른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리비아는 남편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이 있었다. 딸 마니가 홍콩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 한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가 유산했다는 것이다. 리비아는 마니의 상대라 여겼던 남자가 사실은 마니를 지키려고 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된다. 리비아는 마니와 화상 통화를 하다 우연히 딸 아이의 비밀을 목격한다. 마니의 상대가 유부남이라는 것, 그 유부남은놀랍게도 그 남자였다. 리비아는 애덤에게 이 사실들을 말하지 못한 채 오랜 시간을 혼자서 괴로워한다. 이 사실을 알고도 남편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지는 순간, 리비아는 애덤이 자신을 용서할 수 있을지 두렵기만 하다. 게다가 이 사실이 공개되면 그들 부부가 일평생 쌓아 올린 인간관계는 무너지고 말 것이었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나는 또 다른 거짓말을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가족의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갈 만한 이 위력적인 비밀은 과연 지금 말해져야 할까? 애덤과 리비아는 각자 딜레마에 휩싸이는데...

 

 

 


목숨처럼 원하는 무언가를 박탈당하면 그 열망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브링 미 백", "브레이크 다운" 등의 미스터리 스릴러를 펴냈던 B. A. 패리스의 네 번째 소설 "딜레마". 이번 소설은 미스터리 스릴러라기보단 심리와 그 변화를 풀어나가는 양상이 강하다. 아내의 생일 파티가 있기 전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 펼쳐지는 긴 이야기 속에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애덤은 아내의 마흔 살 생일 파티를 통해, 열일곱 살 나이로 임신해 부모에게 의절당한 채 이십 년 넘도록 연락 없이 지내는 리비아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싶었다. 리비아는 마니의 비밀을 함구함으로써 남편의 세계를 지켜주고 싶었다. 그러나 가족에 대한 배려는 서로에 대한 불신과 증오가 되고 만다.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지라도 때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라는 걸 알겠어. 평온한 일상을 뒤흔드는 마니에 관한 가족 서로의 비밀. 마니의 생사에 대해, 가족 간의 오해에 대해 끝까지 예상을 번복하게 만들고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는 B. A. 패리스의 이야기 솜씨가 빛나는 가족 심리 소설 "딜레마"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딜레마 #BA패리스 #아르테 #가족심리드라마 #비하인드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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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책
류이스 프라츠 지음, 조일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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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환상 그 자체죠! 류이스 프라츠의 모험소설 파란 책

 

 

 

 

책을 읽으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어. 저멀리 여행을 할 수도 있고, 현실에서는 절대로 가능하지 않은 멋진 모험도 할 수 있지.


중학생 레오는 새학기의 시작을 네 과목의 낙제점으로 장식했다. 역사, 수학, 자연, 영어까지. 그중 역사는 압도적 낙제점이었다. 역사 선생님은 그의 점수 아래 '구제 불능'이라는 글씨를 쓴 시험지를 돌려주며 일주일 동안 알렉산더대왕의 페르시아 원정에 대해 조사해 오라는 과제를 내주었다. 하지만 레오는 알렉산더대왕이 누군지, 페르시아는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몰랐다. 레오의 친구인 리타는 아브람과 레오를 데리고 카탈루냐도서관으로 가 숙제를 함께하기로 한다. 그런데 아브람과 장난을 치다 주의를 받고는 열람실에서 소란을 피운 대가로 도서관 폐관 후에 남아서 책 정리를 해야 했다.
책이라곤 거의 읽은 적 없는 레오는 사서인 옥스퍼드가 읊는 톰 소여라든지 "모모" 속 사람들의 시간을 훔치는 회색 신사라든지, "끝없는 이야기"나 "보물섬"이나 <해리 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전혀 몰랐다.

 

 

 

 

 

 


책 정리를 마무리하던 레오는 모험소설들이 꽂힌 책장의 꼭대기에서 뽀얗게 먼지가 쌓인 "파란 책"을 발견한다. 그런데 표지도 파랗고 글씨도 파란 두툼한 이 책, 몹시 수상하다. 도서관의 도장이 찍히질 않는 것이다. 왠지 모르게 책에 끌린 레오는 옥스퍼드의 허락을 받아 책을 집으로 가져와 읽기 시작한다. 그런데 맙소사, "파란 책"의 주인공이 역사 연구가 폴츠라니! 역사에 알레르기가 생길 지경인데 말이지, 레오는 잠깐 읽다 자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책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마치 내 방 안에서 일어나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이게 뭐지? 게다가! 아까 읽었던 부분의 글자가 바뀌었다? 대사가 달라지다니, 이게 가능하단 말이야?
'다섯 페이지 버티면 대박이다'라고 생각했던 레오는 어느새 폴츠가 읽어주는 십자군 원정 이야기와 숨겨진 지도 조각을 찾아나서는 그의 모험에 점점 빠져드는데...

 

 


가장 큰 보물은 소중한 친구들을 얻은 것


어느새 책 읽는 즐거움에 빠져버린 레오는 점점 폴츠의 모험에 몰입해가고, 급기야 위험에 처한 폴츠를 돕고 싶어 안달을 하다가 엉겁결에 옥스퍼드와 리타와 아브람을 책 속으로 '보내버리고' 만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마저 책 속으로 들어간 레오, 고대와 중세와 현대의 이야기를 넘나들며 폴츠와 친구들, 주변 사람들과 함께 역사 속 유물들을 단서로 한 보물 찾기 원정에 합류하는데...
그래, 끝이 좋으면 모든 게 좋은 법이지.
그리스부터 터키 카파도키아, 고대 페르시아에 이르기까지 악당들을 피해 모험을 계속한 레오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필요할 때 망설이지 않고 자신을 도와준 친구들을 떠올린다. 언제가 그의 조력자였던,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고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준 친구들이며 일행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폴츠까지 말이다. 그들과 헤어짐을 앞두고 레오는 문득 수만 가지 질문에 휩싸인다. 저 사람들이 가공의 인물들이라면, 이야기가 끝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되는 거지? 그냥 사라지고 마는 걸까? 책 속에서 지내는 동안 잃어버린 현실에서의 시간은 무슨 수로 되찾지? 게다가 역사 숙제는? 그리고 제일 중요한 질문, 이 책에서 어떻게 빠져나간담?
위대한 역사 연구가와 함께 보물을 찾아 떠난 레오와 친구들, 그들이 책 속에 갇히지 않게 판타지 모험소설 "파란 책" 읽어주실 분~!

 

리딩투데이 신간살롱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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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의 역사 - 늑대인간부터 지킬 박사까지, 신화와 전설과 예술 속 기이한 존재들의 흔적을 따라서
존 B. 카추바 지음, 이혜경 옮김 / 미래의창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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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프시프터, 변신의 역사

 

 

 

 

 


어떤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내적 셰이프시프터다.

 

스티븐 킹의 소설 "그것It"에 어릿광대 페니와이즈가 등장한다. '그것'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괴물 페니와이즈는 그저 무서운 광대가 아니라 수백만 년 전 소행성을 타고 지구에 온 외계 셰이프시프터로 27년마다 잠에서 깨어나 아이들을 잡아먹는다. 그것은 희생자들이 공포에 떠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존재로 변신해 나타나니 공포를 살인의 도구로 쓰는, 악 자체인 그것이다.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에는 수많은 셰이프시프터가 등장한다.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학생들이 배우는 '애니마구스'는 동물로 변신할 수 있는 마법사와 마녀가 되는 방법이다. 이것을 배우다 변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면 반인반수의 괴물로 살아가야 한다. 자신의 내면 성격과 가장 닮은 딱 한 가지 동물로만 변신할 수 있는 애니마구스, 결국 우리 모두는 내적 셰이프시프터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셈이다.

 

 


셰이프시프터, 욕망과 동경에서 태어난 기묘하고 매력적인 괴물들 이야기!

 

셰이프시프터(Shapeshifter). 모습을 바꾸는 존재들 중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존재가 늑대인간이 아닐까. 드라큘라 역시 마찬가지. 그리고 왠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듯한 셰이프시프터는 "지킬과 하이드 박사"!
인간과 동물이 서로를 먹기 위해 사냥을 하던 선사시대를 거치면서 힘 약한 인간들은 현실의 자신보다 좀 더 강한 존재, 동물들을 단번에 제합할 만한 힘을 가진 존재를 염원했고 거기서부터 셰이프시프터에 대한 환상이 시작되었다고 본다. 피식자가 아닌 포식자가 될 기회를 얻고 싶었던 고대인의 열망이 셰이프시프터에 대한 믿음을 낳았을 거라는 저자 존 B. 카추바의 추정에 매우 동감하는 바다. 또한 사회적 제약과 도덕적 속박에서 벗어나 동물이 누리는 자연 그대로의 삶을 경험할 자유를 얻고 싶었던 열망이 신화 속 제우스 같은 변신의 귀재를 만들어냈겠다. 주술적 존재를 필요로 했고 거기서 탄생한 신비로운 존재들은 전 세계 어디서나, 지역과 민족을 가리지 않고 발견된다. 이는 우리가 갖지 못한 능력을 갖고자 하는 갈망, 내가 아닌 다른 존재적 입장에서 자유를 만끽하고 싶은 욕구가 인류 보편적인 것임의 방증이다. 이같은 인간의 지속적인 염원은 꿈이나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처럼 겉으로 표출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다양한 유럽 문화에서 발견되는 셰이프시프터들은 기독교가 유럽을 지배하면서 그 흔적이 제거되기 시작한다. 성직자들은 셰이프시프터가 악마와 연관되어 있다고 강조하며 그것을 믿는 사람은 죽은 뒤에 지옥에 갈 것이고 그의 영혼은 영원히 파멸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사람들에게 잘 각인되었고 큰 효과를 발휘하였으며 점차 이상한 존재들은 사라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많은 셰이프시프터가 사람들 마음속에서 자취를 감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것들은 있게 마련. 우리가 지금 전해듣는 이야기들은 그것들이 대부분이다.


시대와 문화에 따른 다양한 변신 존재들의 특징과 그에 담긴 의미를 다각도로 분석한 존 B. 카추바의 "변신의 역사".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과 내밀한 욕구를 만나보고자 한다면 지금 펼쳐보자^^

 

리딩투데이 사랑해유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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