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
심선혜 지음 / 판미동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심선혜, 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

 

 

 

 

 

 

가족들도, 친구들도, 이 사회도 암환자에게는 그냥 살아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자꾸 깍두기 시킨다.
그런데 인생이 꼭 살아만 있다고 해서 재밌는 건 아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살아 있는 걸 목표로 살지 않으니까.

 

 

암환자라는 공식 판정을 받은 후 항암을 하는 동안 짐짓 씩씩하게 굴던 심선혜 저자. 그녀는 어느 날 진료를 기다리다가 문득 병원 내 도서관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한 할머니를 만난다. 할머니는 완치 판정을 받고 7년이 지난 유방암 환자였다. 어쩌다 할머니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게 된 저자는 자신이 씩씩하게 살려고 하는 것을 주변에서는 무조건 괜찮은 걸로 아는 게 억울하다고 하소연한다. 할머니는 그녀에게 말한다. 그럼 지금부터 딸 하나 더 키운다고 생각하고 나를 돌보라고. 내가 막내딸이라고 생각하고, 내 아이보다 나를 더 먼저 돌봐주라고. 그리고 절대 주변 사람들한테 괜찮다고 하지 말고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라고. 그녀는 이제 자기 자신을 위해 살기로 결심한다. 나를 막내딸처럼 돌보자. 

 

 

 

나는 엄마를 미워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

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혼자 잘나서 척척 해내는 줄 알고 살았던 저자는 자존심도 세서 누구한테 도와 달라는 말도 잘 못 했던 사람이다.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는 게 쿨하다고 여겼고 남편에게도 엄마에게도 늘 내 힘으로 이만큼 해냈다고 뽐내고 싶어 했다. 하지만 항암을 처음 받던 날, 저자는 문득 깨닫는다. 병원에 함께 가면서도 대신 아팠어야 한다고 말하는 엄마, 항암제 쇼크 반응으로 하혈에 복통으로 괴로워하는 딸을 위해 대신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사람, 나보다 더 나를 걱정하는 사람, 그 사람이 엄마라는 걸.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누군가의 엄마가 되어서도 엄마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 자신은 누가 봐도 도움을 받아 마땅한 처지가 되었음을,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꼭 폐를 끼치는 건 아니라는 것을. 도움받지 않으려 했던 것이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외롭게 만들었음을. 결국 모든 건 겪어 봐야 안다고 했던가.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었을지도 모를 깨달음들이었다. 언제 죽을지는 내가 결정할 수 없지만, 사는 동안은 모두 내가 결정할 수 있다. 그게 바로 내가 주인인 삶이다.

 

 

 

 

 

 

 

 

 

 


몸이 아프고 마음이 힘들면 좋은 말도 곱게 듣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장미꽃을 받아도 향기를 맡지 못하는 것과 같다. 꽃을 보는 대신 가시를 움켜쥐고 괴로워하기 때문이란다. 이는 암에 걸린 지인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꼈던 마음이다. 같은 말을 함께 들어도 곱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우리가 감기에만 걸려도 그러지 않던가. 그들에겐 여유가 없고 고통스럽고 모든 일에 짜증이 난다. 심선혜 저자 역시 그랬다. 언론사 기자였던 저자는 서른두 살에 혈액암 진단을 받았고 2년 반 동안 항암 치료를 마쳤다. 그녀는 슬픔을 담아낼 그릇이 필요할 때 글쓰기를 시작했다. 혼자 울고 웃고 불고 아무 말이나 쏟아낼 수 있는 대나무 숲 같은 블로그는 저자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흔히 암 환자에게 쓸모없고 근거 없는 희망적인 위로를 건네는 것이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이제야 알았다. 혹시라도 내 곁의 누군가가 힘든 일을 겪는다면 나는 제대로 위로를 건넬 줄이나 알까? '건강한 사람은 아프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아파도 자신을 계속 돌보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말이 나를 한 번 더 반성하게 한다. 작은 말과 행동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상처받지 않는 위로와 배려의 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심선혜 저자의 암 경험담 에세이 "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다.

 

 

리딩투데이 영부인 선물도서*
#당신을막내딸처럼돌봐줘요 #심선혜 #판미동 #암환자 #에세이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신간살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드라큘라 허밍버드 클래식 M 6
브램 스토커 지음, 김하나 옮김 / 허밍버드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라큘라, 비밀스럽고 섬뜩한 존재가 일으키는 공포!

 

 

 


 

이 성이야말로 감옥이고, 나는 이곳에 갇혔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남자. 매부리코에 턱수염 끝을 뾰족하게 다듬었고 하얗게 센 수염도 몇 가닥 있으며 눈동자 색깔은 불그스럼했는데 전반적으로 인정머리 없고 매서워 보이는 사람. 이유는 모르겠지만 늑대들마저 잔뜩 골을 나게 하는 남자. 바로 드라큘라 백작이다. 그의 트란실바니아의 성에 변호사 조너선 하커가 찾아간다. 부동산과 관련된 의뢰를 받은 것이다. 그런데 가는 도중에 만난 사람들은 그를 걱정하고 신의 가호를 빈다. 그리고 성에 도착한 후부터 하커에게는 기묘한 일이 끊이지 않는다. 하커는 성의 주인인 드라큘라 백작이 평범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이윽고 그의 정체를 어렴풋이 알게 된 조너선을 꼼짝 못 하게 가둬둔 채 드라큘라는 새로운 ‘사냥감’을 구하기 위해 비밀스레 영국으로 향하는데... 이 성을 빠져나가지 못하면 조너선에게 남은 건 죽음뿐일 터!
위험은 감수해야지.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봐야 죽는 것 말고는 없잖아?

 

 

 

 

 

 


한편 조너선과 미래를 약속한 미나는 소식이 끊긴 그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 와중에 친구 루시에게 변고가 생겨 그녀와 함께 지내기로 한 미나. 루시는 갑작스레 몽유병이라도 생긴 듯 잠자리에 들었다가 깨어나 밖으로 돌아다닌다. 어느 밤, 사라진 루시를 찾으러 돌아다니던 미나는 문득 루시가 정신을 잃은 채 어떤 검은 형체에 몸을 의지한 것을 목격한다. 하지만 검은 형체는 곧 사라져버렸고 얼마 후 미나에게 조너선의 소식이 전해진다. 미나가 조너선을 만나러 떠나기 무섭게 루시에게서는 생명의 불꽃이 꺼져가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아서, 존, 퀸시와 드라큘라의 정체를 알고 있는 반 헬싱 교수가 애를 쓰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루시의 장례가 있은 후 마을에서는 '암다운 누나'의 부름에 홀려 사라지는 아이들이 생겨났으니...
그녀는 잠들었을 때 죽은 것 같았고,
죽었을 땐 잠든 것 같았노라.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허밍버드의 M 클래식 빈티지 버전으로 만났다. 흡혈귀, 이게 얼마만이냐! 이 무더위에 제대로 오싹해지는 호러소설이 아닐 수 없다.
아, 심장이 쫄깃쫄깃! 어깨가 쪼그라드는 기분이 들어 내 방에 마늘꽃을 둘러달라고 조르고 싶은 심정이다. 드라큘라의 정체를 아는 조너선과 미나와 반 헬싱은 과연 드라큘라를 저지할 수 있을까? 진정한 종결이란 사실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오늘 밤 당신의 목덜미를 조심하라!

 

 

리딩투데이 주당파 지원도서*
#드라큘라 #브램스토커 #허밍버드 #허밍버드클래식 #빈티지클래식 #백작 #뱀파이어 #공포소설 #호러소설 #흡혈귀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주당파 #리투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스매틱스 2 - 유휘, 히파티아 편 매스매틱스 2
이상엽 지음 / 길벗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스매틱스 2, 유휘와 히타피아를 만나다

 

 

 

 

 

 

수학을 통해 우리의 본능과도 같은 호기심을 해결하고, 지성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인간만이 추구할 수 있는 특권이자 궁극의 즐거움이지.


선이란 폭이 없는 길이요 면이란 길이와 폭을 갖는 것이니... 유클리드 시대에 율리우스로 환생해 아르키메데스와 함께 수학하던 중 피타고라스 시대에 사라졌던 셀레네를 만난 나. 지금은 소니아인 그녀와 환생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지만 아르키메데스의 무게중심을 두고 유클리드의 원론을 들어 논리설전을 벌이는 사이, 그녀는 또 다시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 "매스매틱스 2"는 강유의 여동생 설로 환생한 서연의 입장으로 시작한다. 두둥^^

 

무한대란 한없이 큰 것을 말하고 무한소란 한없이 작은 것을 말하니, 이 개념이 오히려 까마득한 고대 동양수학의 것들이라니 설로서는 놀라울 따름이다. 혜시의 무한소로 설의 수학적 소양을 시험한 제갈량은 이내 그녀에게 위나라에 은거하고 있는 유휘를 모셔오라 부탁한다. 유비의 먼 친척인 유휘는 제갈량 자신도 포기한 구장산술을 어린 나이에 통달해 직접 주해본까지 쓰고 있다는 것. 설은 순간 뭔가를 직감한다. 아마 유휘라는 분은 혹시 그가 아닐까!

 

 

 

 

 

 

 

우여곡절 끝에 북해성에 이른 설은 한 책방에 들어가 주비산경을 접하고 그 안에서 피타고라스의 정리 아니 '구고현의 정리'를 보고 깜짝 놀란다. 게다가.고대 중국에서부터 있었다는 '가우스소거법'에 '카발리에리의 원리'까지. 고대중국의 수학이 이 정도였을 줄이야. 설은 유휘를 찾아 다시 길을 나서지만 이내 멈추어야 했다. 중달의 명을 받은 진태, 순욱의 외손자 역시 유휘를 찾고 있었던 것. 과연 유휘를 차지할 자는 누가 될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제갈량의 죽음이 전해지고 설은 또 다른 생을 맞이하는데... 히파티아 시대로 간다. 또 두둥~^^

 

신기하고 재밌어서 수학을 한다는 유휘의 대답에 일면 공감 일면 부러움이 솟구친다만. 지금 "삼국지"를 다시 읽던 중에 만난 "매스매틱 2" 속 제갈량이 왜 이리 반가운지! 국가의 정합한 정책을 세우고 수행하는 데에 필요한 수학이라는 학문. 수포자라는 말을 입에 올리기 미안해지지만 여전히 내게 수학은 어렵다. 하지만 수학교육과 중퇴인 나도 쭉쭉 읽어내린 책 "매스매틱스 2". 수학 좀 좋아하는 분이든 수학 좀 싫어하는 분이든 누구나 즐겁게 읽을 만한 타임슬립 판타지 수학여행. 자유를 잃은 학문은 미신과 다름없다는 다소 아픈 말로 2권의 여행을 끝냈지만 이상엽 저자와 함께해 즐거웠다. 3권 빨리 내주세요^^

 

 

출판사 지원도서를 직접 읽고 남기는 솔직한 후기입니다*
#매스매틱스 #이상엽 #길벗 #타임슬립 #판타지시간여행 #이상엽Math #피타고라스 #무리수 #루트2 #유클리드 #기하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스매틱스 1 - 수포자였던 내가 어느 날 갑자기 수학자가 되었다 매스매틱스 1
이상엽 지음 / 길벗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스매틱스 1, 타임슬립 판타지 수학 소설

 

 

 

 

 

 

수학이 재밌다니?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란 말인가.
수학4점짜리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2점, 3점짜리 문제만 풀어대는 고3 나. 어느 날 이해 안 되는 문제를 질문했다가 쌤한테 안 좋은 소리만 들었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뜻밖에도 퀸 서연이랑 친해지는 계기가 된다. 나에게 구세주요 천사 같은 서연이에게 '수의 조밀성' 및 여러 개념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지내던 어느 날, 서연이가 사라졌다. 가출이라고? 그럴 리가! 그러던 차에 나는 이상한 증세에 시달리게 되고 어느 날 몹시 몸이 안 좋은 상태로 잠자리에 들었다가 고대 피타고라스 시대에서 잠이 깨는데! 옴마야, 나 정말 고대로 온 거냐!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유명한 피타고라스는 '만물의 원리는 수이며 만물은 수를 모방한다'는 가르침을 남겼다. 이로써 우리는 만물의 여러 이치를 수로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굳이 왜? 만물의 이치는 그냥 일상생활 속 존재하는 것들로 이해하면 될 텐데 왜 수로 표현하려고 한 걸까? '그래서 수포자가 생긴 거야!'라며 딴지 걸고 싶은 기분이 순간 치민다.
그런데 엘마이온, 아니 타임슬립으로 고대로 건너간 고3 학생이었던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수학적 개념이 충만해진 상태. 피타고라스의 가르침을 거꾸로 접근해보자고까지 하는 지경이다. 이거 정말 나다^^

 

 


그러나 비극은 일어나고야 말았다. 지혜를 사랑하는 자라도 스스로를 일컬었던 피타고라스는 갑자기 등장한 수학의 귀재 셀레네가 발견한 새로운 것을 빌미로 오히려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만다.
세상에 있는, 이치에 어긋난 수. 수와 수의 비로써 표현할 수 없는 새로운 종류의 수. 이것! 무리수 때문이었다. 셀레네에게 묘하게 동질감을 느끼고 있던 나는 그제야 아직 이 세상에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발견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그렇다면 이 개념을 내가 먼저 말해버리면 역사는 어떻게 되는 거지? 나는 실제로 2000년대를 살던 사람으로서 과거로 타임슬립한 걸까, 아니면 피타고라스 시대의 사람으로서 미래로 타임슬립해 미래의 지식을 배워온 걸까? 대체 무엇이 정답이지? 이것도 수학으로 증명 가능할까? 나와 스승 히파소스는 피타고라스학파에 대항하기 위해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증명하는 작업을 마치지만 곧 변고가 닥친다. 피타고라스학파를 무너뜨릴 만한 발견에 피타고라스는 나의 스승인 히파소스를... 이제 나는 히파소스 스승님의 유언을 받들어야 함이다!

 

 

 

 

 

 

 

 

 

피타고라스학파가 종교 단체였으며 피타고라스는 그 단체의 교주였다니, 새로 알게 된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위대한 수학자요 과학자로 추앙받는 피타고라스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 역시 대부분이 학파 사람들에 의해서 후대에 창작된 내용이 많다니! 놀랄 노자가 아닌가. "매스매틱스 1"에서 피타고라스 못지 않게 비중을 차지하는 수학자는 히파소스. 주인공인 '나'이자 '엘마이온'의 스승인 그는 피타고라스학파였으나 학파의 근간을 무너뜨릴지도 모를 무리수 루트2를 최초로 발견한 인물. 그는 발견하지 말았어야 할 것을 발견한 대가로 이단으로 몰려 암살되었다고 전해진다.
홀로 남겨진 채 피타고라스학파에 쫓기게 된 나, 아니 엘마이온은 갑자기 또 한 번의 타임슬립으로 유클리드 시대에 나타나는데... 기하학이 없으면 무리수도 논할 수 없다고? 멘사 회원이자 대중수학 유튜브 채널 "" 운영자인 이상엽 저자와 함께하는 판타지 시간여행, 판타지 수학여행.아, 이거 재밌는걸!

 

 

출판사 지원도서를 직접 읽고 남기는 솔직한 후기입니다*
#매스매틱스 #이상엽 #길벗 #타임슬립 #판타지시간여행 #이상엽Math #피타고라스 #무리수 #루트2 #유클리드 #기하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 2021 뉴베리상 대상 수상작 꿈꾸는돌 28
태 켈러 지음, 강나은 옮김 / 돌베개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뉴베리상 대상 수상작,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는 그렇게 알아내는 것 같아. 내가 안 하던 일, 용감한 일을 하면서. 그다지 '나 같지 않은' 상황에서 '나'를 발견하는 거지. 말 돼?

 

릴리는 병든 할머니를 돌보려는 엄마의 뜻에 의해 언니와 함께 할머니가 사시는 워싱턴주로 이사한다. 늘 밝고 상냥하고, 옛날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던 할머니 집에 거의 도착할 무렵 릴리는 호랑이를 목격한다. 오직 릴리에게만 보이는 이 호랑이는 할머니가 옛날에 훔쳐간 이야기를 돌려주면 할머니를 낫게 해주겠다고 제안한다. 호랑이가 우리 할머니를 잡으러 오고 있다면, 나는 우릴 지킬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그런데 자신을 투명인간이라고 정의하는 릴리는 조아여, 조용한 아시아 여자애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춘기 언니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다. 비밀을 갖지 않았던 자매 사이에 비밀이 생긴 것이다. 게다가 엄마에게도 이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 릴리는 결국 혼자서 아니 호랑이 사냥꾼의 후예인 친구와 함께 호랑이를 덫에 가두기 위한 비밀스런 작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 "해님 달님"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마법 호랑이가 사람의 소원을 순순히 들어줄까?

 

 

 

엄마는 할머니가 엄마라서 부끄러웠던 적 있어?
당연히 있었지. 누구든 가족 때문에 부끄럽다고 느낄 때가 있을 거야. 그런데, 그 부끄러움에 비교가 안 될 만큼 자랑스러움도 많이 느꼈지.

 

 

 


마법 호랑이가 제안한 수상한 거래를 받아들인 릴리는 결국 자신이 반인 반호랑이의 피를 물려받은 초능력 호랑이 소녀임을 깨닫는다. 릴리는 할머니가 그 옛날 호랑이에게서 훔친 마법의 별을 담은 단지들을 돌려주자고 말하지만 할머니는 "마법은 어디에나 있어"라며 강인한 모습을 보인다.
할머니를 구하겠다며 모두가 잠든 시각 혼자서 호랑이와 맞대면하는 용기를 낸 릴리 덕분일까. 할머니는 결국 자신 안에 있던 불안의 정체를 드러내며 편안해지는 순간을 맞는다. 동시에 릴리와 언니 샘 역시 자신의 껍질을 깨고 자유롭고 해방된 존재로 거듭나고 분노와 욕망을 표출할 줄 아는 존재로 성장하는데...
내가 알았음 하는데, 언제건 우리가 도망갈 데가 없을 땐, 네가 제자리에서 상황에 맞설 수밖에 없을 땐... 내가 있어. 내가 너랑 같이 서 있을 거야.

 

 

 

태 켈러, 한국인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로 뉴베리상 대상을 수상하다!


날마다 덩치를 키우며 나타나 릴리의 불안감을 자극하던 호랑이는 적인 줄 알았으나 결국 소설 속 여자들이 자신의 껍질을 깨고 불안의 정체를 밝혀주는 조력자임이 드러난다. 자신의 이야기, 자신의 가족 이야기, 한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자면 슬프다는 할머니의 말에서 힘없던 시절의 대한민국이 겪었을 고통과 그로 인해 위축된 심리와 어쩔 수 없이 이민자로서 살아야 했던 고달픈 삶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깝게는 우리가 마음속에 가둬둔 고통과 슬픔, 말하기 힘든 비밀에서부터 멀리는 직접 겪지 않아 우리는 모르는 세상, 어쩌면 감추고자 하며 알고자 하지 않는 역사에 이르기까지 깨부수지 않는 한 영원히 상처로 남을 뿐인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 옛날 옛날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아니 옛날 옛날 호랑이 별 마시던 시절을 지나며 자신이 누구인지 잊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할머니 애자의 엄마는 말한다. "네 역사를 통해서 네가 어디서 왔고 누구인지 이해한 다음에, 너 스스로의 이야기를 찾아봐. 네가 어떻게 될 것인지 직접 지어 봐."
묵직하게 보자면 가족 간 화해와 민족 간 화합을 성장동화로 풀어낸 역사의식 고취 소설. 2021 뉴베리상 대상 수상작, 태 켈러의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이다.

 

 

리딩투데이 신간살롱 지원도서*
#호랑이를덫에가두면 #태켈러 #돌베개 #뉴베리상대상수상작 #성장동화 #가족화해 #옛날옛날한옛날에 #호랑이별마시던시절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신간살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