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들
태린 피셔 지음, 서나연 옮김 / 미래와사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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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들, 가장 끔찍한 합의

 

 

 

 

 

 

​아내들

태린 피셔 지음, 서나연 옮김, 미래와사람 펴냄

"

하지만 무슨 상관인가? 사랑은 확실히 사람들을 미치게 만들지.

"

 

 

비혼주의자였던 나는 이 소설의 전제조건 자체에 경악한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게다가 윤리주의를 내세우는 미국에서, 일부다처제라니? 종교적 이유라니, 얼마나 손쉬운 변명거리인가! 그런데, 그런 덫에 기꺼이 스스로를 들이미는 사람들이 있다. 그놈의 사랑, 모든 게 사랑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정말 사랑일까?

 

모든 것이 제대로 되어 있다. 그가 좋아하는 대로,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대로. (중략) 단지 내 모든 것이 그를 위해 준비되어 있는 것일 뿐이다. 원래 그래야만 하는 대로 말이다.

나는 써스데이, 목요일의 아내다. 즉, 나의 남편에게는 요일별 아내가 있다는 소리다. 목요일이면 남편은 나를 만나러 온다. 일부다처제를 따랐던 그의 아버지처럼 나의 남편 세스도 아내를 셋 두고 있다. 월요일과 화요일과 목요일. 세 아내는 각자의 존재를 알지만 그뿐이다. 있다는 것만 알 뿐 다른 사항은 전혀 알지 못한다. 세스는 각 아내들이 서로 교류하기를 원하지 않았고 나를 비롯한 그의 아내들은 그저 어느 요일에 온전히 자신의 차지가 되는 남편, 그가 나누어 주는 얄팍한 사랑에 만족했다. 대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어쩌다가 이렇게 고분고분한 사람이 된 걸까? 내가 그를 그토록 무작정 사랑해서 스스로 내 눈을 뽑아버린 걸까?

 

비밀. 비밀을 만들고 지키는 것, 그건 내가 잘하는 일이다.

아니다. 사실, 나는 만족스럽지 않다. 그게 이 이야기가 시작되는 이유다. 나는 세스를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고 그가 나에게 그러는 것처럼 애정을 주는 그녀들이 끊임없이 궁금했다. 그리고 어느 날, 세스의 주머니에서 다른 아내의 진료와 관련한 청구서를 발견한다. 이로써 모든 게 출발한다. 나는 남편의 아내들을 찾아보고자 하는 열망에 시달렸고 집에 앉아서 세스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다른 일을 하는 것에 흥분한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온통 기다림뿐이었던 내 삶에서 나는 끝내 그들을 찾아내고 말았다.

 

우리가 가지려고 그렇게 열심히 노력했던 것들은 언제라도 빼앗길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었을까? 나는 세스에 의해 정신병원에 감금되었다. 그는 모든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했고 기껏 찾아낸 그의 아내들은 나를 외면하려고 한다. 나는 다급해졌다. 진실을 밝혀야 했다. 행동에 나선다. 세스의 실체를 그녀들에게 꼭 알려야 했다. 그런데, 왜 엄마마저 나를 외면하는 거지?

 

그처럼 복잡한 삶을 살면 규율이 매우 중요하다. (중략) 그는 여기 잠깐 있다가 내 침대가 차게 식는 동안, 다른 여자의 침대로 가버린다.

아이를 잃은 나는, 아이를 다시는 가질 수 없는 몸이 되었지만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아내가 그의 아이를 가지자 불안해졌다. 나는 그녀를 추적하고 거짓으로 우정을 나누기 시작했고 그녀의 몸에서 멍을 발견한다. 그전까지 남편은 나에게 폭력적이지 않았지만 다른 아내의 몸에서 멍을 발견한 후, 그의 폭력성이 나와 있을 때도 나타난다. 그는 여지껏 정말 정성스레 연기를 하고 있었음이다. 이제 모든 걸 밝힐 시간이 되었다. 나는 차에서 내리기 전에 총을 가방에서 꺼내 허리춤에 옮겨둔다. 그가 인정하지 않으면 내가 끝장낼 것이다.

어이 당신들. 지금 내가 한 이야기 다 제대로 알아들은 거 맞아?
헉! 헐! 뭐지? 하는 동안 소설은 달린다. 가장 끔찍한 합의를 한 사람들의 파멸? 이건 진짜다? 절대 아니다? 뭐가 뭔지 모른다? 과연 이들 사이의 진실은 무엇인지, 그들의 비밀을 들여다보자. 태린 피셔의 심리 스릴러 "아내들"이다.

 

 


리딩투데이 신간살롱 지원도서*​
#아내들 #태린피셔 #미래와사람 #심리스릴러 #반전소설 #TheWives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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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이용덕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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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이용덕 지음, 김자영 옮김, 시월이일 펴냄




우리는 앞으로 이 사회에서, 대체 얼마만큼의 불의를 못 본 체할 것인가?



나는 폭력으로 사회를 변혁하는 건 결코 찬성하지 않아. 폭력을 증오해서는 아니고, 폭력을 이용해봤자 다른 쪽의 차별은 절대 없앨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증오를 먹이로 삼는 차별주의자들을 기쁘게 하는 일만 되니까.


그런데 왜 책 제목은 이렇게 폭력적으로 지었을까? 1923년의 일본 관동 대지진 때 일본인들이 조선인을 죽창과 곤봉 등의 흉기로 학살했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제목을 땄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소설에서는 거의 없는 작가의 서문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일단 아쉽다. 이렇게 묵직하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소설이, 제목 때문에 어쩌면 외면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내가 뭐라고! 그러거나 말거나, 이 소설은 결국 과거로부터의 질서 정연한 흐름으로 야기된 것이다. 모든 것이 그렇듯 말이다.





그런데 현실이란 참 다양한 색의 그라데이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까운 미래 20XX년, 일본에서는 혐한의 감정이 급기야 폭발한다. 첫 여성 '혐한' 총리 탄생이 기폭제라도 된 듯 재일 한국인을 향한 증오범죄는 끝을 모르고 내달린다. 외국인 대상 생활보호지급 중지, 헤이트 스피치, 증오범죄가 판치던 중 한국인 여성 김마야가 세 명의 일본 남성에게 능욕당하고 처참하게 살해당한다. 한국말에 반응하여 마야에게 '조센징'이니 '춍코'니 하며 시비를 거는 남자들에게 마야가 가운뎃손가락을 들어올렸다는 이유였다. 마침 집에 설치해둔 CCTV에 그녀가 살해당하는 잔악한 장면이 고스란히 찍혔다. 모두들 반성하자는 분위기가 잠깐 오르는가 싶더니 이내 마야의 학생 시절 글이 이슈화되면서 갑자기 그녀는 반일주의자에 패미니스트에 비건 등을 부르짖는 마녀로 낙인 찍힌다. 급기야 그녀를 죽인 남성들은 영웅화된다. 이 사태를 김마야의 오빠 김태수는 도저히 보아 넘길 수 없다. 그는 마야가 남긴 글들을 다듬어 인터넷에 노출시켜 저들이 마야에게 씌운 굴레를 벗기고자 하지만 쉽지 않다.



사람이 죽을 마음을 먹으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중략)

그러니까 어딜 가든, 어떻게 싸울 것인가, 아니면 아예 싸우지 않을 것인가, 우리들에겐 그런 길밖에 없어.


그리고 이 사태를 주시하던 누군가가 있다. 시나리오를 짜듯 치밀하게 반격을 준비하는 다이치를 필두로 한 청년회다. 그중 박이화는 새로운 삶을 찾아 부산행 배에 오른다. 한국으로 가 작은 '마을'을 이루고 문학으로 세계를 조금이나마 움직이고자 하는 박이화에게 다이치는 역사적 아이러니와 어딜 가든 차별과 박해가 기다리고 있다고 응수한다. 훗날 박이화는 강권과 압정과 자유의 제한을 바라는 노예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면서, 결국 자신 역시 정권의 힘에 굴복하고 이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중에게는 충격을 주어야 해요. 그것도, 알기 쉽고 소화하기 쉽게 이야기로 감싸서 주어야 해요. 쇼크는 대중에게 기쁨, 희열이죠. 제물이 적으면 거센 파도도 가라앉지 않아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반쪽짜리 한국인 가시와기 다이치, 죽고 싶다는 생각으로 사는 양선명,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두었지만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생활한 오랜 세월 내내 존재 자체를 무시당했던 윤신. 여기에 극우보수정당 소속이지만 자존감은 제로인 기지마와 다이치의 아내인 순수 일본인 아오이까지. 사건을 벌이기에 충분한 판이 짜인다. 끔찍하다!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우리가 행동할 것이다! 미쳤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재일 한국인 3세 이용덕 작가. "죽고 싶어지면 전화해"라는 소설로 문예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이 제목도 심상치 않다만 노마문예신인상을 수상한 소설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의 제목은 그야말로 영혼 털리는 느낌이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혐오의 시대, 혐한의 시대를 헤쳐 나아가야 하는 재일 한국인들의 끝없는 고통이 절절하다.


여기서 물음을 던진다. 혐오가 일상이 되고 혐오가 정치가 되는 이 시대에, 혐한을 부르짖는 이들을 비판하기에 과연 우리는 떳떳한가? 동남아인들을 무시하고 조선족을 혐오하는 세태는 과연 정당한가? 폭력을 부르는 폭력은 어떻게 멈추어야 한단 말인가!

이용덕의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을 스스로 찾아낼 수밖에 없게 만드는 문제작이다.





출판사 지원도서*

#당신이나를죽창으로찔러죽이기전에 #이용덕 #시월이일 #혐한소설 #혐오의시대 #재일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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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사우루스 - 세계 자본을 거머쥔 공룡기업가들
로버트 브러스 셔 지음, 이경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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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사우루스: 동기와 집착으로 성취를 이루는 위험천만한 DNA

 

 

 



 

 


위대함을 향한 광기 어린 추구가 세계 자본을 거머쥐게 한다.


세상엔 천재가 의외로 많다. 무언가 떠올린 사람들, 무언가에 매달린 사람들, 무언가를 해낸 사람들! 머리가 좋고 나쁘고의 차원이 아니다. 동기를 가졌느냐 집착했느냐 이루었느냐의 차원이다. 당연히 '누구보다 먼저' 말이다. 그들은 집요했고 지독했으며 미쳤다. 미친 놈만이 미친 결과를 얻는다!

 

 

 


 

 


얼마 전 세계 부호 1위에 랭크된 베이조스는, 규모는 작아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던 인터넷이 언젠가는 사람들의 쇼핑 습관을 바꿀 것으로 예상해 아마존을 시작했다. 군대에서 정보교환용으로 사용되는 비상수단이었던 인터넷이 우리 삶을 이렇게까지 바꿀 줄이야! 나는 천재가 아닌 건지 세상사에 둔감한 건지! 여튼 베이조스는 남보다 한발 앞서 생각하는 전략적 두뇌를 유감없이 활용했고, 자신의 미친 생각, 즉 세상에서 가장 큰 서점을 만들고 싶은 포부를 담아 새로운 벤처에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의 이름인 아마존을 채택했다. 안타깝게도 그의 이런 천재성 뒤에는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는 사람들을 모질게 대하는 잔인성이 도사리고 있었지만. 어쨌거나 행운의 싸나이 베이조스가 예상했던 전자상거래는 이제 겨우 시작되었을 뿐이다. 정말 무궁무진한 세계가 아닌가!


요즘 비트코인에 대한 언급으로 사람들한테 씹히고 뜯기지만 역시나 혁명적이고 발빠른 투자의 귀재라는 평을 듣고 있는 일론 머스크도 워커사우루스의 일인으로 임명되었다. 테슬라로 대표되는 전기자동차 사업, 스페이스X라는 민간우주사업, 솔라시티라는 태양에너지 사업, 온라인결제 분야의 선두주자인 페이팔, 거기에 시험 진행 중인 스타트업 보링까지. 그는 집착의 대명사가 되어버렸을 정도다.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 한 가지 개념, 한 가지 목적으로 가득 찬 사람 말이다. 미쳤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몰두하는 일론 머스크의 집착 때문에 그에게는 삶이 없다는 평가마저 따른다. 그러나 머스크 역시 직원들에게 높은 기준을 강요한 뒤 사과하지 않는 리더로 꼽히는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신뢰도나 회사의 사기에 치명타를 입히는 충동적이고 파괴적 소질을 갖고 있었다.


그렇다면 까칠하기로 소문났던 스티브 잡스는 어떠했을까? 강박적 추진력의 소유자였던 그는 팀원들을 거칠게 대했고 애플 내 다른 부서 사람들에게도 종종 싸움을 걸었다. 잡스는 제품이나 사람에 대해 위대하지 않으면 한심한 수준이라고 양분하는 극단적인 시각이 있었기에 이로써 갈등이 고조되고 분열이 조장되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잡스의 관심은 다른 데 있었다. 바로 창조! 그것도 완벽한 제품의 창조! 이를 위해 스티브 잡스는 집중했고 추진력을 발휘했다. 애플은 이로써 위대한 기업이 되고 말았다.


'모든 시민의 개인 기사'를 표방한 우버의 성장을 견인한 트래비스 캘러닉은 모든 것을 쏟아붓는 집중력, 집요한 추진력을 가진 그릿형 인간으로 꼽힌다. 자율주행차 개발을 놓고 구글과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우버! 우버가 곧 미래의 교통이라는 평가를 받은 데는 트래비스의 챔피언 정신이 빠질 수 없음이다. 사업과 일에 완전히 몰입하는 것 말이다.

 

 


성공은 수많은 실패를 정당화한다.

 

리눅스 운영체계를 만든 리누스 토르발스의 최고의 운영체계 개발에 대한 강한 집착, 소셜 미디어 웹사이트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 인류의 복지를 위해 헌신하지만 언제든 가까운 친구이자 공동 창업자의 뒤통수를 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언제 독을 뿜을지 모르는 강박적 집착을 가진 아슬아슬한 존재들 워커사우루스. 쟁쟁한 많은 이가 '올인형'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였고 TED 강연자인 엔젤라 더크워스는 이들의 강박적 집착이 그릿을 뛰어넘었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의문이 던져진다. 기업은 오로지 훌륭한 제품을 만들기 위하여 존재한다는 듯, 목표를 정하고 나면 오로지 그에 몰두하느라 옆을 살피지 못하는 리더들은 터널 시야에 빠지곤 한다. 소명을 느끼고 재능이 있는 데다 천직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착각, 자신이 더 좋은 결과를 낳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까지 버무러진 워커사우루스의 성향을 우리는 과연 인정해야 할까?

경영전략 컨설턴트인 로버트 브루스 쇼가 정리한 시장의 판도를 바꾼 몰입광들의 일하는 법! "워커사우루스"에서 확인하자!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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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 유해한 것들 속에서 나를 가꾸는 셀프가드닝 프로젝트
김은주 지음, 워리 라인스 그림 / 허밍버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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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김은주 글, 워리 라인스 그림, 허밍버드 펴냄

 

*

물을 충분히 주고 햇볕을 쪼이자.

*

 

 

 

 

요즘 심란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시국에 누군들 안 그럴까냐만, 나 정말 심란하다. 혹시 나는 지금 지치는 중인가. 언제 바닥나서 바닥에 드러누울지 모른다. 그러니 내게 영양제가 필요하다. 잘 가꾸고 살펴주는 손길이 필요하다. 그런데 누가 날 위로해주지? 여러분! 재미없는 농담도 해보지만 어쨌든 남에게 보살핌을 바라는 타입은 아닌 듯하니 결국 나는 스스로 가꾸고 보살펴 튼튼하게 살다가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고 해야 할 터! 그러니까 셀프가드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생각을 하던 참에 김은주 저자의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를 만났다. <1cm 시리즈>라는 대박셀러를 터뜨렸던 그녀. 새로운 편집 형태의 책이라 나도 굉장히 관심있어 했던 시리즈였는데, 이번에 저자가 내세운 콘셉트는 #셀프가드닝프로젝트 다. '더 나은 일상의 가드너'를 표명한 김은주 저자의 글에 한국을 사랑하는 & 그림 그리는 가드너 워리 라인스가 그림을 그린 책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그들의 7스텝을 함께 밟아본다.

 

 

 

 

 

 

 

 

 

이 나이 정도 되었으니 아마 1step '씨뿌리기'는 했으리라 보지만, 혹시 잘못된 씨앗을 뿌린 건 아닌가 또 한번 되돌아볼 일이다. 내 마음의 베란다에 식물을 심어 더 나은 나, 오늘의 새로운 나를 위해 여유를 챙기고 스스로에게 선물도 하고 나의 다른 모습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한다.

 

2step은 '적당한 물 주기'. 틈틈이 시간을 플렉스함으로써 더 기발해지고 더 생기 넘치는 자신을 만날 기회를 주기로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잘 찾고 있는지 점검하고 어느 순간부터 업데이트되지 않던 나와 인터뷰도 해보자.

 

 

 

 

 

 

 

 

 


잠깐 여유를 두겠다고 글을 읽지 않고 그림을 먼저 본다. 동글동글한 그림들에 마음이 편안하다. 저 그림은 저자의 글 무엇을 품었을까... 다시 글을 읽고 그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미워하는 것들로부터의 자유를 얻는 방법, 좋은 관계를 맺음으로써 우리 삶이 얼마나 윤택해지는지에 대한 고찰, 몸과 마음의 먼지를 닦아내 더 윤기 나는 나를 만들면서 혹독한 계절을 견뎌내자는 응원, 나 자신을 그로잉하는 지혜가 각 step을 밟으며 펼쳐진다.

 

"1cm" 저자 김은주의 유해한 것들 속에서 나를 가꾸는 셀프가드닝 프로젝트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저자는 대단한 결심 대신 작은 것들을 해나가면서 혹독한 계절을 견뎌내자고 말한다. 아직 새로운 환경을 향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겁먹거나 미루진 말아야겠다. 그럼 지금, 시작해볼까~^^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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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싱 - 백인 행세하기
넬라 라슨 지음, 서숙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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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싱: 백인 행세하기 







패싱: 백인 행세하기 
넬라 라슨 지음, 서숙 옮김, 민음사 펴냄



그건 엄청나게 쉬운 일이거든.
약간의 용기만 있으면 되거든.



양반과 상놈의 구분이 뚜렷한 시대, 내가 상놈의 신분으로 태어났더라면 그 삶을 그냥 살아냈을까? 내가 보고 들은 소설이며 드라마며 이야기들을 통해 나는 그 삶이 얼마나 녹록지 않은지를, 얼마나 절망적인지를 제법 안다. 그러니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다면 당연히 기회를 잡으려 들 것이다.


클레어 역시 그러했다. 가난한 고아라는 신분에서 탈출하기 위해 클레어는 패싱을 선택한다. 클레어는 아름다운 외모에 밝은 피부를 지녔기에 흑인임을 숨긴 채 백인 사업가와 결혼할 수 있었고 어엿하게 상류층 생활을 누리고 있다. 그 와중에 그녀는 어렸을 적 성격 그대로다. 일단 모험을 걸면 자기 외에 다른 사람의 감정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고통이나 분노, 당혹감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녀에 대한 이러한 판단은 클레어의 어린 시절 친구 아이린에 의한 것이다. 그러니까! 아이린은 처음부터 클레어에 뭔가 미묘한 반감과 거부감을 갖고 있었던 셈이다.




'패싱'은 정말 알 수 없다니까. 우리는 패싱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결국 동의하잖아요. 경멸하면서 동시에 감탄하고요. 묘한 혐오감을 느끼면서 패싱을 피하지만 그걸 보호하기도 하죠.

살아남아서 번성하고자 하는 종족 본능이지.



아이린은 의사 남편과 어린 두 아들을 둔 중산층의 주부로서 안정과 지속성에 삶의 가치를 두고 살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 남자에게 확신을 제시하고 그를 인도하고 그가 바른 방향으로 계속 가도록 이끌어 주는 것에 자신 있었다. 아이린은 가끔 패싱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안정되고 평온한 삶을 살고 있었다. 클레어가 나타나기 전까지 말이다. 아이린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과감하게 도전하고 자신에게 방해가 된다면 사회 규범을 어기는 것도 개의치 않는 클레어가 몹시 불편했다. 클레어가 '검둥이'를 혐오하는 인종차별주의자인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접고 할렘으로 돌아오고자 하는 것도 아이린에게는 삶이 뒤흔들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고통. 두려움 그리고 슬픔은 어떻게든 사람들에게 흔적을 남기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 강렬하고 고통스러운 감정, 심지어는 사랑조차 우리 얼굴들에 은밀한 표식을 남기는 법이었다.




십이년 만에 만난 동창생이지만 아이린과 클레어 사이에는상반되는 감정이 흐른다. 자신의 삶이 흔들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 아이린과 아이린이 구축해둔 삶에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활기를 찾고 싶어 하는 클레어.

클레어의 할렘을 향한 뜨거운 욕망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나는 왜 이런 질문을 던지는 걸까?

1920년대 할렘 르네상스의 중심에 있던 흑인 여성 작가 넬라 라슨의 문제작 "패싱: 백인 행세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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