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으로의 산책 - 청춘, 오래된 미래를 마주하다
예오름(MAFLY) 지음, 이주연 사진 / 로크미디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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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낯선 곳으로의 산책

 

 

 


청춘, 오래된 미래를 마주하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청춘으로서 인생에 대한 고민을 풀기 위해 떠난 산책길.
낯선 곳에서 만난 인생, 가족, 사랑, 우정, 꿈, 국가 등을 통해
삶을 영위하는 동안 닥치는 수많은 질문들을 풀어본다.

역사는 우리 인생에 대해 과거에서 보내주는 가장 훌륭한 조언이자 의사소통이다.
그래서 작가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중국의 독립운동 유적지로 발걸음을 옮긴다.

 

 

 


상하이의 대한민국임시정부청사.
임시정부는 1번부터 10번까지 호수가 붙은 2층짜리 건물들 중
3번에서 5번까지를 청사로 사용했다.
건물 앞에는 여전히 번호가 붙어 있단다.

 

 

 

 


상하이 루쉰 공원에서 윤봉길 의사를 떠올린 작가는
윤봉길 의사 기념관인 매헌정으로 간다.

 

 

 

 

 

매헌정에서 마주한 윤봉길 의사의 시계.
자신에게 남은 시간은 한 시간밖에 없으니
6원을 주고 산 자신의 시계와 2원을 주고 산 김구 선생의 시계를 맞바꾸자고 제안한 윤봉길 의사.
게다가 마지막 길을 가면서 자신이 갖고 있던 돈을 몽땅 건넸다고 한다.
윤봉길 의사의 시계는 작가에게 삶의 시간은 어떤 의미인지,
시간이 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나에게도 고민거리를 안겨주었다.
평균 인생의 반절 정도를 이미 지나온 나,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상하이에서 40분 남짓 고속 열차를 타고 가면 나오는 자싱.
임시정부 요원들의 피난처가 있다.
임정요인 피난처 각 방마다 침대 아래에 여행용 가방이 놓여 있다.
일본군을 피해 몸을 숨기고 있는 상황이니
언제든 짐을 꾸려 도망갈 수 있도록 준비해둔 것이다.
가진 것을 모두 팔아 독립운동에 쓴 사람들,
그들은 독립이 될 때까지는 절대 돌아가지 않을 각오로 삶에 임했다.
생활의 부피를 늘려가려 애쓰는 내 삶을 반성하게 만드는 그들의 삶.
가벼워야 내가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풍경이다.

 

 

 

 

상하이에서 시작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26년간 일곱 번이나 청사를 옮겨야 했다.
이후 긴 유랑의 시기를 거쳐 정착한 항저우.
번화가에 위치한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에 김구 선생의 흉상이 놓여 있다.
김구 선생은 안중근 의사의 아버지 안태훈 선생을 통해
인생의 스승 고능선을 만난다.
스승 고능선은 청년 김구에게 '결단력'을 강조하며
올바른 처세와 정신을 갖추도록, 민족의 지도자로 성장하도록 초석을 마련해준다.

 

 

 

 

 

 

다롄으로 달려가 뤼순 형무소로 가본다.
감방이 275개나 있어 2천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는 형무소.
전시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죄수들의 옷을 벗어 걸어놓은 신체검사실이 있다.
이곳에서는 죄수들에게 강제 노역을 시켰는데
노역 후 아무것도 옷 속에 숨겨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
죄수들의 옷을 전부 다 벗겼다고 한다.
정말 혹독한 고통이었음이 가슴으로 전해진다.
매일 강제 노역을 하고 혹독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그들은 대한민국만세를 외치며 꿋꿋하게 버텼다.
고통받고 있는 동료에게 힘을 내라는 응원의 의미이자
굴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의 의지를 보인 것이다.

 

 

 

 

 


임시정부가 시작되었던 상하이부터 시작해 중국 대륙을 한 바퀴 돌아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여정.
익숙한 듯 낯선 곳을 여행하며 삶에서 꼭 한 번 정리해야 할 것들과 고민들을
잔잔하게 마주하게 한 책이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는 말이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딱딱한 역사책만 들이밀기보다는
이런 여행기를 통해 역사를 찬찬히 살펴볼 수 있도록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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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 더 빨라진 미래의 생존원칙
제프 하우.조이 이토 지음, 이지연 옮김 / 민음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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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더 빨라진 미래의 생존 원칙

 

 

 

 

 

 

 

나는, 인류는 이 급변하는 진화기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읽는 동안 머리가 좀 아팠다.
IT랑 안 친해서일까? 아니면 적응하지 못할까 봐 미리 핑계를 대고 싶어서였을까?
어쨌든 이 책은 이제 김텃밭에게 넘어갈 것이다.
똑똑하게 세상을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무조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하니까.

 


네트워크 시대, 생각의 혁신을 위한 아홉 가지 원칙
이는 MIT 미디어랩의 핵심 원칙으로, 미디어랩의 길잡이가 되어 왔고,
미디어랩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게 돕는 역할을 하는 연구소장들이 꼭 알아야 하는 것들이다.

 

1. 권위보다 창발
2. 푸시보다 풀 전략
3. 지도보다 나침반
4. 안전보다 리스크
5. 순종보다 불복종
6. 이론보다 실제
7. 능력보다 다양성
8. 견고함보다 회복력
9. 대상보다 시스템

 

 

 

 

세상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해서 그치면 발전이 없다.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추는 것이다.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미래적 사고요, 미래지향적 인물들의 성공 방식이다.

예컨대 우리 문화의 어마어마한 발전을 가져온 토머스 에디슨을 한 번 보자.
그는 자신이 발명한 축음기를 '말하는 기계, 에디폰'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 기기를 음악 연주에 사용할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
그런데 누군가 등장한다. 엘드리지 존슨. 엔지니어였다.
그는 에디슨의 축음기를 레코드 산업으로 발전시켰다.

 

새뮤얼 모스를 보자.

그는 상업적 통신 체계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그는 자신이 발명한 모스가 더욱 발전하여

'여러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하는 전신선'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말보다 빠른 속도로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었으니, 정말 대단한 발견이었다.
모스는 그러나, 자신의 발견이 '전화'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발명품이 전시되자

모스는 그것을 '전기를 이용한 장난감'이라고 일축했다.

 

'살아 있는 사진'을 발명한 뤼미에르 형제도 있다.
오귀스트 뤼미에르와 루이 뤼미에르는 작은 나무 상자에서 불을 내보내

리넨 천으로 만든 스크린에 이미지를 나타나게 했다.
이미지 속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은 역사상 최초의 영화였다.
이 경이로운 '시네마토그래프'는 금세 소문이 퍼졌고 형제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그들은 '영화는 미래가 없는 발명품'이라고 선언했고

안정적인 컬러 사진 현상 기술 개발에만 전념했다.
이로써 영화라는 기술은 만들어졌지만 매체는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로 멈춰버렸고
영화의 발견은 토머스 에디슨에게 그 공이 넘겨지게 되었다.

 

이 사례들은
'보편적 사고 방식에 따라 한때의 생각에 머물렀던 것들 vs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일군 변화'를 잘 나타내준다.
이 책은 결국 패러다임을 더 빠르고 더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해진 미래에 대입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루었다고 보면 되겠다.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인간의 이해력을 훌쩍 뛰어넘는 기술이 등장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마이크로 소프트의 전 CEO 스티브 발머는 2007년
"아이폰이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지만
결국 세상을 잘 읽지 못한 발언이 되고 말았다.
당시 세상에서 가장 큰 컴퓨터 회사였던 디지털 이큅먼트의 회장 켄 올슨은
"개인들이 가정에 컴퓨터를 구비할 이유는 전혀 없다"라고 단언했지만
이 역시 망발이 되고 말았다.
세상을 앞서 나간다는 사람들도 산업 시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실언을 하는 세상이다.

 

이런 현실을 주목한 MIT 미디어랩 소장 조이 이토와, 미디어랩 연구원 제프 하우는
네트워크 시대를 맞이한 우리의  생각 혁신을 위한 아홉 가지 원칙을 제시한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 제작자 J.J.에이브럼스가 "한마디로 죽이는 책"이라고 격찬한 이 책.
좀 어렵지만 읽어볼 가치는 매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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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화가의 진실
방주 지음 / 별글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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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화가의 진실

 

 

 

 

 

 

사랑에 목마르고 예술적 가치를 갈망하는 젊은 예술가들이 있었다!

 

 

 

 

 

 

 

 

28세의 미대생 강은하.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친척 집에 얹혀 살았지만

부모가 남겨준 적은 재산을 친척들에게서 지켜낼 정도로 강단 있고 사리 분별이 확실하다.

세상에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비치는지를 무척 신경쓰는 그녀는

그림에 멋진 색깔을 입히는 능력이나 그림을 기획하는 능력은 있으나

어떤 작품이 좋은 작품인지, 진품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능력이 항상 아쉬운 상태.

어느 날 클럽에서 만난 미대생 금성과 예술가 현준호는 그녀의 인생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는다.

 

 

 

 

 

 

 

고아원 출신의 가난한 미대생 금성.

은하는 그의 천재적 재능과 열정을 감지하고 호감을 느낀다.

금성 역시 그녀를 마음에 담았지만

가난한 형편 때문에 현준호가 내민 값비싼 미술재료를 받고 그녀와의 인연을 스스로 포기한다.

동갑내기 그들의 인연은 초장부터 현준호의 손에 좌지우지되는데...

 

 

 

 

 

 

 

 

현준호, 미술계의 대가 현목성의 막내 아들.

빈티나게 입고 빈티지 패션이라고 말하면 정말 패셔니스타로 등극해버리는 묘한 매력의 소유자이지만

은하는 그에게 거부감을 느낀다.

그는 사람이나 사물을 꿰뚫어보는 날카로운 눈을 지녔는데,

이것은 은하가 동경해 마지않는 능력이었다.

 

 

 

 

 

 

 

 

은하와 금성이 서로 끌리는 것을 바라보는 현준호는 가만 있지 않는다.

은하에게 매력을 느기는 것도 아니지만 그는 은하를 취하고

은하는 단둘이 만난 자리에서 준호의 능력을 깨닫고는

마치 주인 따라다니는 강아지처럼 그만 졸졸 쫓아다니게 된다.

준호가 그녀에게 느끼는 감정은 단지 소유욕과 금성을 향한 질투였고,

은하가 준호의 곁을 지키는 이유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현준호의 재능에 대한 동경과 사랑이었다

준호는 은하를 마치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로 대하고

그저 잠자리 상대로만 여기는 데다 어쩌면 창녀보다 못한 존재로 치부한다.

그런 준호에게 상처받고 가슴 찢어지는 고통을 당하면서도

은하는 그를 쉽게 떠나지 못한다. 단지 그의 재능 때문에!

그러던 어느 날 은하에게 없던 능력이 발현되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준호의 능력, 즉 그림과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이었다.

그와 동시에 준호는 안목을 잃어가고 선단공포증마저 사라진다.

그에게서 사라진 선단공포증은 은하에게로 전염된 듯 나타나는데,

은하는 삶에 대한 강한 욕구를 지닌 성격으로 그 공포를 극복하는 방법을 익힌다.

준호의 재능을 고스란히 전달받은 은하는 그의 곁을 떠나

미술계에 화려하게 데뷔하는데...

 

 

 

  

 

 

 

 

우연히 재회한 금성과 은하.

금성은 현준호의 재능이 은하에게 온 것을 확신하고

자신도 중학 시절 그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이야기한다.

 

"재능을 휘두르느냐, 재능에 휘둘리느냐!"

 

 

 

 

 

 

 

 

 

판타지라고 하기엔 약간 무리가 따르지만 이 소설은 로맨스 판타지를 표방하고 있다.

재능이 타인에게 옮겨가는 과정 등에 대한 것은 미스터리라고 할 수 있지만

은하는 그것을 우연이라고 단정짓는다.

사람들에게 어떤 재능이 없었다가 나타나기도 하고

잘하던 것을 싫어하게 되는 현상도 종종 있다는 게 그녀의 지론.

처음에는 그녀 스스로도 준호의 재능이 자신에게 옮겨온 것이라고 여겼지만

쓰레기처럼 인생을 살아가는 준호에게 재능이 사라지는 것은 어쩌면 인과응보라고 여긴다.

그리고 자신에게 준호와 똑같은 재능이 생긴 것은 우연의 소산이라고 풀이한다.

 

작업실에 틀어박힌 채 천재적 재능을 발휘하는 금성과

그를 세상으로 끌어내 화려한 사회적 명성을 얻게 만드는 은하,

그리고 자신이 가져야 하는 것을 그들이 가진 데 대해 분노하고 증오하며 망가지는 준호.

마지막에 새롭게 등장하는 제4의 인물까지.

복잡하게 엮이는 젊은이들의 인생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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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는 혼
황희 지음 / 해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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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는 혼, 사람의 몸은 대문 없는 집이라죠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그들의 영혼들, 너는 지금 누구지?

 

 

 

 

일본 도쿄, 식당에서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을 시어머니에게 모두 빼앗기는 란코는
고된 하루 일이 끝나면 집에 가서 또다시 집안일을 해야 한다.
유명한 작가였던 란코의 어머니는 딸을 버리고 한국으로 떠났지만
란코는 어머니를 그리워하면서 작가가 되기를 꿈꾼다.
걸핏하면 마마보이가 되는 남편과 쌀쌀맞은 시부모에게서 아이를 지켜내야 하는 란코는
어느 날 시어머니 방 앞에서 부적을 태운 것을 들키자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간다.

 

 

 

 

 

자신을 버리고 떠나버린 엄마를 잊지 못하고 엄마처럼 소설가가 되고 싶어 하는 일본의 딸 란코와
그리고 자신이 누구였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치매 엄마를 모시고 사는 한국의 딸 희주가
소설의 두 축이다. 사실, 진짜 주인공은 동복 자매의 엄마 미야베 라이카, 신재경이다.
그들을 연결해주는 사람은 자신의 몸을 버리고 타인의 몸에 들어가는 이수인,
폭력 남편에게서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영적 능력자에게 타인의 몸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배운 여자였다.
그녀는 불치병에 걸린 딸 민영도 타인의 몸에 들어가도록 조치한다.
마음먹은 대로 타인의 몸을 점령한 영혼들,
갑자기 내 안으로 누군가 들어올 수 있다는 느낌에 살짝 떨렸다.

 

 

 

 

 

 

 

강마루라고 이름을 바꾼 곽새기에게 쫓기던 강주미와 강나영 자매는
양희주의 집에서 노모를 돌보기로 되어 있었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 희주 때문에 애가 탄다.
자매는 마침 길거리에서 만난 치매 노인을 자신들이 묵고 있는 여인숙 근방의 식당에서 본 것을 기억해낸다.
노인을 데리고 식당으로 갔다가 자신들이 일하기로 했던 집의 치매 노인임을 알고는
그들은 희주의 집에서 희주의 노모를 돌봐준다.

 

 

 

 

 

 

 

사라져버린, 아니 자살한 아내가 들어간 몸을 찾으려는 남편의 집요한 추격,
갑자기 사라진 부모를 찾을 틈도 없이 왜 추격당하는지를 모르는 채 끊임없이 쫓겨다니는 자매,
'아해'라는 예명으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치매 엄마를 모시는 양희주,
한때 유명 소설가였으나 지금은 볼일도 처리하지 못하는 치매 노인 미야베 라이카,
동네 기사식당의 주인 한선과 그의 아들 상원, 그리고 동생 상원의 몸에서 함께 살고 있는 동욱...
죽음을 통해 새 삶을 갈구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아... 스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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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된 소녀들
정란희 지음, 이영림 그림 / 현암주니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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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된 소녀들

 

 

 

 


내 이름은 나연이에요. 열세 살이구요.
나는 한국인 아빠와 필리핀 출신의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어요.
여동생도 있어요.
그리고 아빠의 엄마인 한국 할머니와 엄마의 할머니인 필리핀 할머니가 있지요.
엄마는 필리핀 할머니에게 들은 '넬마의 비밀' 덕분에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대요.

 

 

 


나도 넬마의 비밀이 궁금했지만
엄마는 그 비밀은 할머니만이 말할 수 있다고 해요.
그런데 엄마가 봉사다니는 곳에서 만난 정복순 할머니 때문에
필리핀 할머니가 한국에 오시게 되었어요.
저도 '넬마의 비밀'을 들을 수 있게 된 거예요.

 

 

 

 

 


'넬마의 비밀'은 너무 슬픈 이야기였어요.
필리핀 할머니 넬마는 위안부였대요.
위안부는 교과서랑 뉴스에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우리 할머니는 지금의 내 나이 때 강제로 끌려갔대요.
거기서 역시 위안부로 끌려온 정복순 할머니를 만났고요.

 

 

 

 

 

 


엄마는 필리핀 할머니와 나를 나눔의 집으로 데려갔어요.
거기에는 할머니처럼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들이 모여 있었어요.
할머니들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려는 듯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을 치를 떨며 털어놓았어요.
필리핀 할머니 동네에서는 엄마와 딸, 고모와 조카가 함께 끌려가기도 했대요.
상주 할머니는 밭에서 김을 매다 강제 납치되었대요.
남원 할머니는 취직시켜주겠다는 꼬임에 빠져 따라갔대요.
할머니가 반항하자 일본군이 자기네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마에 대못을 박았대요.
고흥 할머니는 다짜고짜 매질을 당하며 끌려갔고
함경도 할머니는 우물에서 물을 긷다 끌려갔는데 반항하다 심하게 맞아 왼쪽 시력을 잃었대요.
그리고 복녀 할머니는 평생 악몽에 시달리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잔대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나는 정말...

 

 

 

 

 


강제로 납치하고 그렇게 갖은 핍박을 벌여놓고도
일본은 자꾸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들지요.
할머니들은 일본 대사관 앞에 모여 진실을 밝히고 똑바로 사과할 것을 요구했어요.
하지만 일본 대사관은 안에서 커튼까지 내리고  문을 꼭꼭 걸어 잠근 채 들은 척도 하지 않아요.

"일본이 여성들을 강제로 끌고 간 증거가 없다고요?
지금 여기에 있는, 내가 바로 증인입니다!"

 

 

 

 

 


할머니들이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친구들도 알게 되었어요.
잊지 말아요, 그냥 넘어가지 말아요.
20만 명의 나비가 된 소녀들의 아픔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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