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화살 - 작은 바이러스는 어떻게 우리의 모든 것을 바꿨는가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이 겨눈 전염병의 화살, 신의 화살

 

 

 

 

 

 

신의 화살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 지음,  홍한결 옮김, 윌북 펴냄

코로나19가 발발했던 초기, 우리는 K방역이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초기 방역에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이때 미국 등 서양국가들은 국가의 대책을 과잉 대응이라며 국가의 시책을 따르지 않았다. 이는 그들 나라의 현실 인식 능력이 얼마나 부족한가를 드러내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나만 잘해서는 모자라다. 모두가 잘해야 한다. 그러나 마스크 대신 눈가리개를 쓴 듯한 안일한 대처 때문에 전세계적 코로나19 사태는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21년 6월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375만 명을 넘어섰다. 스페인 독감으로 강제적 인구 수 조절이 되었던 이후 가장 심각한 질병으로 낙인 찍힌 코로나19로 인해 허위 정보 유통이 판을 쳤으며 경제 붕괴를 가져왔다. 슬프게도 이제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작은 바이러스는 어떻게 우리의 모든 것을 바꿨는가?


세계 100대 지성으로 꼽히는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는 신이 겨눈 전염병의 화살에 주목한다. 그는 2020년 우리에게 벌어진 사건은 인류가 처음 겪은 일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저 '우리'가 처음 겪는 일이었을 뿐이라고 규정한다. 또한 아주 극미한 변경으로 인해 엄청나게 다른 결과가 빚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테면 나비효과처럼 말이다.

기원전 430년의 아테네 역병, 기원후 541년의 유스티니아누스 페스트, 1347년위 흑사병, 1918년의 스페인 독감, 그리고 2020년의 코로나19까지 도시에서 큰 집단을 이루어 살기 시작한 이래 인류는 늘 역병에 시달려왔다. 여기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약물적 개입 & 비약물적 개입

악동화 생바이러스, 불활성화 바이러스, RNA를 이용한 면역 치료법, 면역증강제 개발 & NPI

약물적 개입이라는 용어에서 짐작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이에 따른 감염병 감소 효과는 의외로 놀라울 만큼 미미하다. 이와 병행된 사회경제적 환경 개선, 공중보건 조치를 비롯한 여러 사회 제도적 장치 덕분에 그나마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된다.

예컨대 우리 몸에 어떤 침입이 발생하면 특수한 세포들이 바이러스를 에워싸 바이러스의 일부를 도움T세포에 보여줌으로써 B세포가 바이러스에 작용하는 항체를 생성하고, 동시 다발적으로 방어체계를 활성화한다. 이러한 기억 면역, 즉 자연적 방어체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악독화 생바이러스를 주입해 왔다. 천연두를 물리치기 위해 에드워드 제너가 우두 물집에서 긁어낸 고름을 아들의 몸에 주입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악독화 바이러스 생성법은 바이러스를 증식시켜 동물 또는 인간 세포를 감염시키는 과정을 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적은 변이가 나타날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으로 접종 중인 모더나의 RNA 백신은 바이러스의 핵산, 즉 RNA를 사람 몸에 주입하고 세포에서 이를 흡수해 바이러스가 사람 몸 안에서 일으키는 과정을 덜 해로운 형태로 재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변이를 일으킴으로써 약해지는 바이러스들에 익숙했던 우리가 오히려 강력해지는 변이 바이러스에 정신 못 차리는 사이 너무도 급히 만들어진 백신이라 그 안정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빠르면서도 신중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인간의 이타적이고 협력적 경향이 그야말로 필요한 때이다.

비약물적 개입(NPI)에는 개인적 NPI 와 집단적 NPI가 있다. 손 씻기 마스크 쓰기 악수하지 않기 자가격리하기 등이 전자의 방법이다. 후자는 각국 정부가 조율하고 지시한다. 예컨대 신체적 거리두기, 즉 대규모 집합 금지, 휴교, 격리, 국경 봉쇄 등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집단 감염은 종교 단체와 요양보호 관련 기관에서 발생했다. 이는 국가의 시책을 위반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요양보호 관련 기관 발생 역시 종교 단체와 무관하지 않았음이다. 이는 논쟁의 거리가 될 만한 것이기에 할많하않으로 멈추기로 한다.


신은 아직 화살을 거두지 않았다!

전염병의 유행은 병원체, 숙주, 환경의 복잡한 상호 작용에 따라 그 양상이 바뀐다. 전염병은 그리 치명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염성이 높지 않이 발병자가 적었다는 이유로, 너무 빨리 소멸됐다는 이유로, 특정집단 내에서만 발발했다는 이유로, 백신으로 정복되었다는 이유로, 치료가 가능하다거나 박멸됐다는 이유로 인류는 계속해서 전염병에 시달리면서도 과거 범유행의 교훈을 잊고 만다. 코로나19는 결국 풍토병으로 자리잡아 꾸준히 인간 사회를 돌아다닐 것이지만, 안이해져서는 안 된다. 백신은 백신일 뿐 전염병을 완전히 사멸시킬 수 있는 조치는 아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는 의료기관의 진료 행위 형태 및 경제 전반과 교육 모델, 정치, 정부의 역할 등 사회 전반에 그 영향력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병원체와 인간이 서로 대응해 진화해가는 역사 속에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명제가 무색하게 대면사회에서 비대면사회로 전환한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멈춤으로 공기가 맑아졌고 탄소 배출량이 감소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한 걸음 성과가 보였다. 어쨌거나 사회적 동물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생겨날 판이지만 인류의 무사 생존이 이루어진다면야! 생물학적 종식과 사회적 종식이 부디 빠른 시일 내 이루어지길 바랄 뿐이다.

<요한 묵시록>에 등장하는 네 기사가 역병, 전쟁, 기근, 죽음이라고 해석될 정도의 시국이다. 그 옛날 일부 아메리칸 인디언 부족이 유럽인의 식민화 이후 거의 절멸해 부족의 단 5%만이 살아남았던 역사를 떠올리자. '살아남은 자가 워낙 적어 죽은 자를 묻을 수도 없었다'라는 옛말이 재현되지 않기를! 빌 게이츠가 '다음 발병 사태? 우리는 준비되지 않았다'고 했던 TED 강연의 제목이 왜 이렇게 슬프고 암담한지... 호흡기질환 범유행은 계속된다는 명제는 당분간 굳건할 듯하다. 그러나 절망하고 있지만은 말자. 역병은 끝날 것이다. 우리는 일상을 되찾을 것이다. 역병도 계속될 것이지만 희망 역시 인간과 함께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돌아본 호흡기의학, 사회학, 역학, 데이터역학, 유전학을 넘나드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모든 역사. 신의 화살이 인류에게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들을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의 "신의 화살"에서 만나보자.

 

 

 

 

 

출판사 지원도서*

#신의화살 #니컬러스A크리스타키스 #윌북 #팬데믹 #넥스트코로나 #질병의모든것 #코로나19 #포스트코로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인 - 개정판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이클 코넬리 서스펜스 추리 고전, 시인









시인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추리소설을 많이 읽지 않은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두 작가가 있다. 마이클 코넬리와 스티븐 킹이다. 두 사람의 미스터리스릴러는 마치 이미 완성된 영화인 것처럼 영상으로 피어나 활자를 따라 살아 움직인다.

이번에 만난 마이클 코넬리의 "시인" 리커버리판 역시 그러했다. 멋지다. 구구절절 긴장감 최고! 스티븐 킹의 말마따나 "미스터리스릴러 추리소설의 고전 대접을 받을 만"하다.




누구든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과정에서 자기도 괴물이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_니체




에드거 앨런 포의 시 구절이 살인 현장에 남겨졌다. 무심코 넘어갈 만한 일이었으나 무심코 넘기지 않은 이가 있었다. 이번에 자살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쓴 형사 션의 쌍둥이 동생이자 언론계 종사자 잭 매커보이였다. 잭은 살인사건에 대한 기사를 주로 다루어왔으나 그 기사의 대상이 자신의 형이 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었다. 그러나 일은 끝내 벌어졌다. 자신이 담당했던 여대생 살인사건에 대한 제보자를 만나러 나갔다는 션은 자신의 차 안에서 권총 자살을 벌였다고 추정되었고 끔찍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잭의 눈에 무언가 들어오기 전까지, 이 사건은 우울증을 앓는 강력범죄 담당 형사의 자살 사건에 지나지 않았다. 자살의 증거로 보여진 션의 유서는 끝내 잭에게 사건을 파헤치는 계기가 된다. 아리송한 문구 한 줄, '공간을 넘고, 시간을 넘어'라는 에드거 앨런 포의 시구였다.




운율도 이유도 없는 시인의 살인!

이렇게 일이 돌고 도는 거야.

자기 삶이... 파괴된 그 순간에 고착돼 있는 거지.






나는 죽음 담당이다. 죽음이 내 생업의 기반이다.


또 다른 경찰관 자살사건에서도 포의 시가 발견됐다는 것을 알아낸 잭은, 이것이 자살을 가장한 연쇄살인범의 소행임을 눈치챈다. 그는 이미 발생한 몇 건의 자살 사건을 추려 퍼즐을 맞춰나가다가 그 사건들이 일련의 패턴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엽기적인 성범죄, 예컨대 아이의 손가락이 두 개만 남은 채 사라진 살인사건이라든지, 신체 중 목만 남은 사건이라든지, 신체가 두 동강 난 상태로 발견된 사건이라든지 등등의 끔찍한 범죄를 담당한 형사들의 스트레스성 자살이라는 것이었다. 잭은 FBI에 이 사실을 알리고 수사와 관련한 기사를 쓰지 않는 조건으로 사건을 파헤치는 데 동참하기에 이른다.


결국 쫓고 쫓기는 중에 줄다리기의 한쪽 끝을 놓치고 마는 범인. 그는 폭주하고 모든 사건은 해결되는 듯 보이지만, 이것은 꼬리에 불과했다. 그래서일까. 책의 맨 앞과 맨 끝에 되풀이되는 잭의 저 말, 자신이 죽음 담당이며, 죽음이 자기 생업의 기반이라는 말은 왠지 슬프면서도 듬직하다.


이런 종류의 살인범은 자기가 저지른 일이 텔레비전과 신문에 나는 걸 보고 만족감을 느껴요. 사건을 저지를 때의 환상을 다시 경험한다고나 할까. 범인들은 그렇게 언론에 집착하는 동시에 자기를 뒤쫓는 사람들에게도 집착해요.





죽음의 숨결이 얼굴에 닿을 만큼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게 하면 안 된다.


이건 당신 사건이니까, 끝까지 버텨요. 정부기관을 믿지는 말아요. 당신이 가진 정보만 이용한 뒤에 당신을 개똥처럼 길가에 내버릴 테니.

누구를 믿고 누구를 믿지 말아야 할 것인가? 자신의 비밀을 지켜준 형을 잃은 주인공의 죄책감과 집착이 시인이 꼬아둔 사건의 실타래를 풀어나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줄까? 하지만 그는 힘없는 일개 시민. 자신이 사냥감으로 찍혔음을, 죽음을 맞닥뜨린 순간에야 퍼즐을 맞춘 그는 다시 한번 읊조린다. '나는 죽음 담당이다.' 마치 시인처럼.


마지막까지 범인을 눈치채기 힘든 ‘후더닛whodunnit’ 소설의 모범? 미안하다. 눈치챘다. 내가 알아챈 것과는 상관없이 "시인"은 정말 재밌다. 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막 달려 끝내버린 건 안 비밀. 앤서니상, 딜리즈상 수상작인 마이클 코넬리의 "시인". 잔인한 미끼 살인과 그 뒤에 숨은 은밀한 '위장 살인'까지, 기이한 범죄행각의 진실 파헤치기에 동참해보자!





출판사 지원도서*

#마이클코넬리 #시인 #서스펜스 #알에이치코리아 #나는죽음담당이다 

#살인사건 #스릴러 #반전소설 #에드러앨런포 #후더닛 #미끼살인 #위장살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빛 나라
이쓰키 유 지음, 김해용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은빛 나라, 구원이냐 소멸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은빛 나라

이쓰키 유 지음, 김해용 옮김, 밝은세상 펴냄





인생은 롤러코스터야. 지금은 어렵더라도 머지않아 좋은 날이 올 테니까 힘을 내.




추락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차츰 죽음의 공포가 사라지고 있어요.

이제는 죽음이 두렵지 않아요.


현실부적응자가 있다. 누구? 부모의 교육열을 이기지 못해 가출했거나, 대학 재수를 시도하는 동안 연인에게 버림받았거나, 직업을 구하려고 노력하지만 언제나 고배를 마셨거나, 겨우 취직한 회사에서 직장상사로부터 극심한 괴롭힘을 당했거나,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하거나... 바로 우리 옆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제 누구에게도 고민을 털어놓지 못한다. 그들이 선택한 건 고립과 자해. 밖으로 나갈 일이 줄어드니 현실 공간에서 머무를 곳이 없다고 느낀다. 그래서다. 그들은 VR, 가상현실에 빠져든다. 그곳에서는 존재감을 인정받는다. 아무리 시시한 사연이라도 남들의 공감을 받는다. 그것이 아무리 형식적인 공감일지라도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은 그렇게 빠져든다, 가상현실 게임 <은빛 나라>로. 마치 누군가 눈가루를 뿌리는 것처럼 주변 풍경과 사물들이 온통 하얗게 변하면서 눈부신 빛을 반사하는 그곳, 은빛 나라. 사람들은 그곳으로 모여들어 자살을 유도당한다! 평생 자신을 힘들게 할지도 모를 고통과 괴로움을 죽음으로 치유해주겠다니! 매일 자살을 연습시켜 자살에 대한 공포를 없애고 어디서든 뛰어내린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겠다니!





이 세상에는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죽고 싶지만 죽는 게 두려워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사람들, 죽지 못해 사는 사람들.

하루하루의 생이 고통이라면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을까?


OECD 평균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12명, 연간 1만3천여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그중 최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왜 이럴까? 그냥 지켜봐야만 하는 걸까?


은행에서 대출 업무를 담당하던 고스케는 세계 금융 위기 당시 자영업자를 냉대하는 은행의 행태에 환멸을 느끼고는 사직한다.이후 도쿄에서 자살 방지 상담센터 '레테'를 운영, 상담 업무에 뛰어든다. 오직 한 사람의 목숨이라도 더 구할 수 있는 거대한 그물망(RETE)이 되고자 함이었다. 사람들 마음속 치유력을 끌어내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 그저 상담자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 주는 능력밖에 없는 이가 선택한 길이었다. 그는 이제 지속적인 미션을 수행하게 하여 죽음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게 함으로써 자살에 이르게 만드는 가상현실 자살 게임에 맞서기로 했다. 아무리 선한 의도로 한 일이라도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는 안다. 과연 그는 이 미션을 수행해낼 수 있을까? '이번에야말로 찾을 수 있을까? 내가 있어야 할 곳을...'이라는 고민에 빠진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누군가와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갈 수 있다면 생이 훨씬 더 즐거워질 겁니다.




이쓰키 유의 미스터리 스릴러 "은빛 나라"를 읽고 있자니 스티븐 킹의 "엔드 오브 왓치"가 떠오른다. "엔드 오브 왓치"의 자살 현장에서 발견되는 휴대용 게임기는 "은빛 나라"의 '센징'이라 볼 수 있다. 여튼 인간은 기계를 통해 조종당한다. 세뇌란 얼마나 쉽고 빠르고 간단한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해 우울한 사람들을 모아 미션을 던짐으로써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드는 광기 어린 게임 세계 "은빛 나라". 이제 그들에게 현실의 맛을 보여줄 때다.







출판사 지원도서*

#은빛나라 #이쓰키유 #밝은세상 #미스터리스릴러 #VR게임 

#사회적스릴러 #자살게임 #자살방지 #가상현실 #銀色の國

#히키코모리 #아바타 #센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버터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즈키 아사코, 버터 두른 미스터리






버터BUTTER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이봄 펴냄



나도 말이야, 그랬어. 그 사람들이 죽었을 때도, 아버지가 죽었을 때도,

내가 돌봐야 하는 사람이 한 명 줄었구나, 하고 

어깨에 얹힌 짐이 내려진 기분이 들었어.




"버터", 느끼함의 대명사처럼 쓰이는 식재료를 제목으로 내세운 이유가 무얼까. 버터는 단지 느끼한 식재료가 아니라 모든 음식에 가미됨으로써 맛이 깊어지고 색다른 느낌마저 준다는 의미일까? 남성연쇄살인사건 혹은 꽃뱀살인사건으로 갑자기 주목받은 가지이 마나코에게 버터는 기호품이 아니다. 필요불가결한 것, 없으면 죽는 것이다. 요컨대 피다. 하지만 유즈키 아사코의 "버터"는 마치 요리를 찾아 떠난 에세이처럼 전개된다. "꼬마 삼보 이야기"를 끌어들여 1순위가 되기 위해 경쟁하다 버터가 되어버린 채 사람들에게 먹힌 호랑이들도 추억한다. 혹시 가지이에게 살해당한 남자들은 그 호랑이들처럼 순위 경쟁을 벌였던 걸까? 열심히 경쟁하다 녹아버려 버터가 될 줄도 모르고? 그렇다면 네 번째 호랑이, 아니 다섯 번째 호랑이는 과연 누가 될까? 가지이는 이후 벌어질 모든 일을 이미 설계해둔 걸까? 다들 칼로리 높은 것에 굶주린 거야. 아무래도 씹는 맛이나 과잉에 반응하게 되지.

자네 급소를 상대에게 가르쳐주고, 목숨의 일부를 내놓는 거지.

주간지 기자 리키는 남성 연쇄살인 사건을 일으켰다는 죄목으로 수감 중인 가지이 마나코를 취재하기 위해 그녀가 운영했던 블로그를 탐방하고, 그녀가 좋아할 만한 일이 무엇일지를 고민한다. 겨우 면회의 기회를 잡은 후 가지이와 이야기를 나누던 리키는 어느새 그녀에게 휘말린다. 가장 기본이라는 버터간장밥에 푹 빠지고 가지이가 먹고 싶었다는 케이크를 구하기 위해 인맥을 이용하고 클래식한 왕도의 브런치를 먹기 위해 비싼 음식점을 예약한다. 그리고 미식가가 된 것처럼 공기에 담긴 갈색으로 빛나는 마늘버터밥, 밥알 한 알 한 알이 육즙과 버터로 코팅되고 간장의 향이 식욕을 돋우는 음식에 매려된다. 물론 디저트도 빠지지 않는다. 달달한 사과조림과 아이스크림 같은 것 말이다.

그 순간에 가장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으면 돼. 먹고 싶지 않은 건 절대 먹지 마.

그렇게만 한다면 누구든 그녀와 같은 몸매를 가질 수 있다. 젊음을 뿜어내는 칭찬받는 몸매가 아닌, 사춘기 소녀처럼 딱딱하고 군살 없는 미성숙한 몸이 아닌 몸매. 이를테면 니트 앞섶을 불룩하게 만드는 큰 가슴이라든지, 한없이 풍만하고 만지면 푹 빠질 것 같은 미지의 몸, 남자들이 억대에 가까운 돈을 아끼지 않고 퍼부었던 70킬로그램은 거뜬히 나가는 몸매 말이다. 가지이 마나코는 그런 몸매로 남자들의 숭배를 받았다. 동시에 멸시받기도 했다. 그렇게 멸시하면서도 남자들은 가지이의 곁을 떠나지 못했고 결국 그녀의 살인 대상이 되었다. 그런데 정말 살인인가? 혹시 그들은 자살한 건 아닐까?

남자도 여자도 이성이 없이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자각해야 해.

버터를 아끼면 요리가 맛이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자다움이나 봉사 정신을 아끼면 이성과의 관계는 빈곤해진다는 걸 대체 왜 모르는 거지.

고독한 삶에 노출된 남자들의 생활에 깊숙이 들어간 한 여자 가지이 마나코. 버터 신봉자처럼 구는 작지 않은 덩치의 그녀는 뭔지 모를 자신감을 돌돌 만 채 욕망에 항상 충실하려는 일종의 고지식함을 장착하고 있다. 이를테면 먹고 싶은 것만 먹는다든지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만 먹는다든지... 가지이는 남자들의 컨디션이나 취향 따윈 상관없이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타이밍에 자신을 위해 만들었고, 그래서 그녀의 요리는 악마적으로 맛있었다. 남자들은 그녀의 요리를 자신들에 대한 애정으로 받아들이고 행복한 기분으로 먹었다. 이렇게 음식으로 세뇌당한 것이다.

남자 뚱보와 여자 뚱보는 다르잖아?

저런 몸매는 일반적으로 혐오스러워하지 않나? 앗, 이건 페미니즘에 어긋나는 건가? 아니, 대체 일반적인 기준은 누가 정한 거지? 이런 걸 따진다고 페미니즘이라고 하는 건 누구의 기준인 거람? 남자의 잣대로 여자를 서열화하려는 세상이다! 아무리 아름다워져도, 회사에서 고위직에 올라도, 가령 앞으로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키우더라도 이 사회는 여성에게 그리 쉽게 합격점을 주지 않는다. 지금 이러는 동안에도 기준은 계속 올라가고 평가는 점점 엄격해진다.







내가 원하는 것은 숭배자뿐. 친구 따위 필요 없어.

손수 만든 요리와 마음 씀씀이가 지친 몸과 상처받은 마음에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중략)

요리 잘하는 착한 여성이 있다면, 남성이라면 누구라도 끌리지 않겠어요?

남자를 잡으려면 먼저 위부터 잡으라고 하잖아요.

수감 중인 가지이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유즈키 아사코는 여성의 범죄를 유독 부각시키는 사회의 폐단을 꼬집는다. 구구절절 공감하게 되니 아직도 세상에 평등이 자연스러워질 날은 유구한 걸까? 사람을 조종하는 일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처세술인 가지이에게 버터처럼 녹아내린 세 남자, 가지이를 취재하려는 리카, 리카의 친구인 레이코도 휘둘린다. 뜻밖의 레이코의 개입으로 정신을 차린 리카는 결국 가지이가 상대의 약한 부분을 어떻게 파고들어 사람을 조종하는지 그 방법을 알아채고 만다. 리카는 가지이가 정말로 외롭고, 겁쟁이에 한심한 사람임을 꺠닫는다. 정반대의 색과 향이 식재료를 돋보이게 하듯이 가지이의 주장은 극단적이고 격렬할수록 더욱더 외로움이 배어난다. 리카는 자신과 친구를 똑바른 삶을 위해 씩씩해져야 했다.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세상이 시시각각 변화해가는 데 아연했다. 자신이 움직이지 않아도 주위에서 잇따라 관계가 생겨나고, 복잡하게 얽히고, 점점 자라간다. 마치 식물의 가지와 잎이나 뿌리처럼.


페미니즘을 버터에 녹여낸 고칼로리 사회파 미스터리! 와, 결국 어린 시절을 자라온 가정환경과 독립 후 적용받는 사회적 분위기를 들먹이지 않고는 감상을 적을 도리가 없다. 스스로 만든 가족의 틀, 스스로 가진 자격지심, 스스로 뒤집어씌운 망상, 콤플렉스... 아! 여기까지. "버터"를 이해하기에는 리뷰와 서평만으로는 부족하다. "버터"를 읽으면서 난 무슨 딱지를 이렇게나 많이 붙였을까. 유즈키 아사코의 할 말 많아서 할 말 열심히 한 소설 속 말들에 고개를 끄덕끄덕! 음식을 통한 자기화해, 자아확립. 유즈키 아사코의 "버터" 한 번 음미해보시라!



리딩투데이 미스터피맛골 지원도서*

#버터 #유즈키아사코 #이봄 #미스터리 #실화소설 #남성연쇄살인사건 #꼬마삼보이야기 #꽃뱀살인사건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독서카페 #리투 #미스터피맛골 #리투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이웃집 의사 친구, 닥터프렌즈
닥터프렌즈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이웃집 의사 친구 닥터프렌즈

 

 

 

 

 

 

 

내 이웃집 의사 친구 닥터프렌즈
닥터프렌즈(오진승, 우창윤, 이낙준) 지음, 아르테 펴냄

 

당신의 의사 친구가 되어드릴게요^^

 

유튜브에 내 의사 친구들이 있다? 응응. 바로바로 <닥터프렌즈>. 본격 의학수다 채널을 표방한 의학 전문 유튜브 채널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진승, 내과 전문의 우창윤,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정신건강 진료의 문턱을 낮추고자, 민간요법과 건강식품에 의존하는 환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보청기를 귀찮고 무시무시하게 여겨 사회적 소외감과 우울감과 치매를 방치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자, 종국에는 의학을 친근하게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나로 뭉쳤다.

 

 

 

목차 훑고 제일 관심 있는 곳으로 넘어갈까 했는데 다 읽어야 할 이야기들이다. 게다가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고 딱지 붙이고 있고 몰랐던 부분은 한 번 더 읽고 있다.

모든 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다! 맞다. 그런데 닥터프렌즈는 모든 병의 근원을 비만으로 보고 있다...고 우겨야겠다. 내가 그렇게 느꼈으니까~^^

왜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지, 다이어트를 할 때는 어떤 식으로 하는 게 좋은지, 당뇨병 환자는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하는지, 정신적 우울감이 있다고 느껴질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비염, 코골이, 수면 무호흡, 공황장애, 간헐적 단식... 아, 울 엄마 아빠한테 읽으라고 사드려야겠는걸!

 

 

 

 

 

스타들의 신비주의를 과감히 깨뜨린 K팝 스타 방탄소년단의 흥행 비결은 팬들과의 진심 담은 소통, 대박맛집의 비밀을 까발린 사업가이자 방송인인 백종원의 성공 비결은 레시피 및 영업 노하우 공개. 그렇다면 옆집 사는 의사 친구들이 의학 전문 지식을 나에게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면? 그들의 경험을 아무 조건 없이 공개하겠다면? 물개박수 나올 일이겠다.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 나오는 지식의 개인 혹은 특정 집단화를 어겨버린 내 이웃집 의사들 오진승, 우창윤, 이낙준. 잘못된 정보와 지식이 인터넷을 떠도는 현 시대, 지식의 권력화에서 벗어나 일상생활 속 크고 작은 불편함으로 불안을 품고 있는 이들 누구에게든 친구가 되어주겠다는 닥터프렌즈의 마음이 참 고맙다. 닥터프렌즈 채널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질문하면 전문의들의 답변을 들을 수 있다고 하니, 우리 옆집에 의사 친구들 이사온 느낌! 오늘부터 대중의학을 표방한 "내 이웃집 의사 친구 닥터프렌즈"와 함께하자^^

 

 

 

출판사 지원도서*
#닥터프렌즈 #내이웃집의사친구 #아르테 #오진승 #우창윤 #이낙준 #에세이
#의학전문유튜브 #의학친구 #의학수다 #내과 #다이어트 #당뇨 #공황장애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rgram #bookish #booklover #위로 #공감 #선팔환영 #글꽃송이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