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우수상 수상작
이은소 지음 / 새움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마음을 돌보니 심의로다! 

 

 

 

 

 

 

 

불행을 겪어야 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성균관 유생 출신에, 의과 장원 급제한 의관 유세엽.
유능한 침의로 소문이 자자한 데다 내의원 어의 아버지의 후광도 적절히 입어
앞길이 창창한  듯 보였다.

어느 날 종기로 괴로워하던 왕은 어의를 호출하고
유세엽은 술을 마신 아버지와 함께 왕 앞에 이른다.
침을 놓을 때 반드시 자리를 지키도록 한 이들이 없음에도
왕은 어의에게 침을 놓으라 명하고
술기운에 손이 떨리는 아버지를 대신해 세엽이 침을 놓는다.
며칠 후 왕은 증상이 악화되어 위독해지고
오랫동안 앓아누웠던 세엽의 아내 또한 증상이 악화된다.
아내가 위독하다는 전갈에도 세엽은 왕의 어환이 위중해졌다는 소식에
집안을 돌보는 대신 대궐로 달려간다.
그날 왕은 승하하고 아내 역시 저세상으로 떠났으며
세엽은 자신의 시침 때문에 왕이 승하하였다는 생각에 괴로워하나
세엽의 아버지는 그날 일을 함구하라는 왕의 명을 따르라 이른다.
왕이 승하하자 관례처럼 마지막에 시침하였던 신가귀가 처형되고
세엽의 아버지는 유배되고 세엽은 아버지가 일러준 소락현으로 가
계의원을 만나는데...

 

 

 

 

 

 

 

계의원 네서 더부살이하는 화냥년 인심은 어느 새 정신이 혼미하여
세엽을 자신의 아들 풍으로 착각하고는 '풍'이라 부르니
세엽은 자연스레 세풍으로 불리게 되었다.
아버지와 인연을 끊고 싶다는 마음에 세엽은 계수 의원에서 환자들을 돌보기로 하지만
침을 놓치 못하는 침의가 되어버리고,
계의원은 그에게 사람들의 마음을 돌보는 심의가 되라 이른다.

한편, 현령의 출가한 딸 은우는 혼인 첫날 남편이 급사하자
시어머니의 모진 학대에 마음의 병을 앓고 자진을 시도하였다.
세엽에 의해 구출되지만 은우의 자진 시도가 계속되자
계의원은 세엽에게 은우의 치료를 이르는데...

 

 

 

 

 

 

 

 

 

 

 

 

사람들은 기억 때문에 괴로워한단다.
하여 세월이 요술을 부려서 기억을 희미하게 만들었지.

 

 

 

소락현에서 마음의 병을 앓는 많은 이가 세풍을 찾는다.
마님에게 구박받는 꼬마 서자,
남편의 매질과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지만 함구하는 부인,
매품을 팔다가 한쪽 팔을 잃고 다리를 절게 된 전쟁 고아,
사람들의 괄시와 외줄타기의 두려움을 이기지 못해 술에 중독된 광대,
모든 이의 외면과 원망을 받는 망나니,
아비의 몸시중을 드는 딸과 그 사실을 알고도 눈감아버리는 부인 등등
당시 조선 사회에서 누구보다 소외받으며 가슴에 한을 품게 된 이들이
저마다 사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세풍 덕에 삶을 되찾은 은우는 이제 세풍을 대신해 침을 놓고자
계의원에게서 침을 전수받기에 이르는데...

유세풍과 은우는 각 환자들의 히스테리, 불면증, 우울증, 화병 등
갖가지 병증을 치료하고 그 뒤로 얽히 사건들까지 해결하니,
의학소설이냐, 추리소설이냐, 로맨스소설이냐 세 가지 요소가 골고루 갖추어져
첫 장을 펼친 후 마지막 장에 이를 때까지 신나게 읽었다.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우수상 수상작.
음~ 그녀의 첫 작품 ≪귀인별≫도 궁금하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괜찮아지는 중입니다
안송이 지음 / 문학테라피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괜찮아지는 중입니다, 그녀의 일기장 속 그 말

 

 

 

 


삶이 그래야 하는 모습, 삶이 그렇도록 해야 하는 나날

 

 

 

 

 


22년째 스웨덴에 살고 있는 그녀는
가장 아팠던 시간도 가장 행복했던 시간도 그곳에서 겪었다.
자신밖에 모르는 거북이와 함께 살면서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그것을 당연한 듯 여기던 시절도 보냈다.
그리고 그와 헤어지기 위해 투쟁하듯 긴 세월을 보냈다.

 

 

 


 

 

그녀의 딸 선물이는 흔히 말하는 '늦은 아이'.
남들보다 조금 느리고 말도 느려서 또래와 함께 생활하는 게 쉽지 않지만
한없이 밝고 감탄도 잘하고 웃기도 잘 웃는 보물이다.
선물이를 가졌을 때 최고로 힘들었던 때문인지
여전히 조금 느리고 말도 느리지만 소중한 보물이다.
그래서일까, 몇 년간, 작가는 아무 맥락 없이 선물이에게 말하곤 했다.

 

엄마 선물이 많이 사랑해.


길 가다가도 하고, 밥 먹다가도 하고, 책 읽다 말고도 갑자기!
어쩌면 그 말이 방패가 되고 기둥이 되어서
작아지고 예민해진 작가의 마음뿐 아니라
모녀를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보호해주기를 바랐나 보다.

 

 

 

 

 

 


공부하고 일하다 보니 노련한 직장인이 되었지만 어쨌든
싱글맘 소리를 듣게 된 그녀에게 견뎌야 할 것은 너무 많았다.
생각 같지 않게 지친 일상도,
새롭게 찾아온 로맨스도, 뜻하지 않았던 이별도,
주위 사람과의 관계 구축도...
하지만 이렇게 견뎌야 할 것이 많은 삶이었지만
그녀는 행복을 찾아내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꿋꿋이 하루를 살아내고 선물이와 함께하는 일상에 감사하며
삶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선택한 글 쓰기를 계속하고 있다.


인생의 어떤 일은 시간과 함께 지나가기도 하지만
어떤 일은 지나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개인 간의 거리감이 확실하다고 알려진 스웨덴 사람들이지만
다행히 작가 주변의 스웨덴 사람들은 따뜻하다.

가끔 농담으로 내 이상형은 백마 탄 왕자가 아니고,
벤츠를 모는 남자도 아니고
나한테 몽블랑 펜을 사주는 남자라고 말하곤 했다.
그 말이 농담만은 아니었던 건 몽블랑이 비싸기도 하지만,
그걸 선물하는 남자라면 나를 아는 남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말로만 하는 사람들이 있고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
말로만 하는 사람인 게 느껴지면 끊으면 돼.
그리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들만 간직하면 되는 거야.
그렇게 간단한 거야.

 

 

 

언제부터 나는 진실된 사람이고
남의 진실은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한 걸까.
사실 알고 있다.
나는 분명히 괴로운 경험을 했고,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그것이 또 다른 사람을 근본적으로 믿지 않으면서
상처 입혀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타인의 선의를 믿지 않으면서
어떻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은 사랑에 빠진 사람뿐만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도 소녀로 만드는구나.

 

 

 


책 속 문장을 잘 인용하지 않는 나로서도
이렇게 저렇게 딱지 붙이게 만든 책.
담담하게 자신의 일상을 고백한 그녀의 용기에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박수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 번째 여왕 백 번째 여왕 시리즈 1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 번째 여왕, 가혹한 운명을 거스르다


 

 

폭군의 여자들이 벌이는 치열한 결투, 그리고 은밀한 사랑!

 
 
 
 

 
어려서부터 열병을 앓아온 칼린다는 비쩍 마른 데다
전투기술을 익힐 시간이 많지 않아 수도원에서 최약체로 꼽힌다.
그런데 아흔아홉 명의 아내에 수백 명의 첩들을 거느린 폭군 라자 타렉이,
신이 허용한 백 번째 아내를 소환하기 위해 수도원을 찾는다.
칼린다는 여자를 성적 노리개로 여기는 남자에게 복종하며 사느니
수도원에서 친구 자야와 오래오래 함께 살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어려서 버려진 고아소녀의 불운은 끝내 그녀​를 저버린다.
소환 의식의 날, 소녀들의 결투 중
왕비가 되고 싶었던 소녀가 자야의 얼굴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내자
칼린다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덤벼든 것이다.
결투 시합이 끝나고 모든 소녀가 옷을 벗고 눈을 가린 채
라자의 앞에 일렬로 섰다.
​"이 아이로 하지."
처음 접한 남자의 불쾌한 느낌을 뿌리칠 겨를도 없이
칼린다는 ​폭군에게 지목당한다.
​백 번째 여왕으로 간택당한 칼린다는 자야를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남긴 채
눈 덮인 알파나산맥의 수도원을 떠나 궁전을 향한다.

 
 
 
하지만 궁전으로 가는 길은 결코 수월치 않다.
긴 여정 내내 칼린다는 자신에게 닥칠 불안한 미래와
백 번째 아내 자리를 두고 결투를 신청할 수많은 첩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가는 도중 칼린다와 호위를 맡은 데븐 나익 장군 일행은 부타의 습격을 받는다.
하지만 칼린다를 없애려던 부타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긴 채 그녀를 살려둔다.
 
"네 피에 불의 기운이 들어 있구나."
 
자신의 눈앞에서 한 줌 재로 바스라진 마부의 모습을 목격한 그녀는
부타가 자신을 살려둔 이유에 대해서도, 그가 남긴 말에 대해서도
오랜 시간 고민할 여유가 없었다.
궁전에 도착한 즉시 죽음의 토너먼트에 참가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도원 복도에서 처음 만난 순간부터 알 수 없는 끌림을 느꼈던
데븐 나익에 대한 은밀한 사랑이 점점 커져갔기 때문이다.
 
아흔아홉 명의 다른 아내들과 더 많은 첩들로부터 위협과 견제를 받는 칼린다.
이제 무시무시한 무기를 든 채 피비린내 나는 결투를 치를 시간이 되었는데...
 
 
 
 

 

 

 

 
 
반인간 반악마로 취급되는 부타를 만난 칼린다는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되고, 자신의 부모를 궁금해하며,
자신이 지닌 불가사의한 힘에 대한 비밀과 마주하며 혼란에 빠진다.
더욱이 근위대장 데븐과의 금지된 사랑은
칼린다의 운명을 점점 미궁 속으로 몰아넣는다.
 
418쪽에 이르는 책. 하지만 크기가 작아 만만하게 봤다가 큰코다쳤다.
금세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글이 엄청나게 많다.
그렇다고 중간에 내려놓지도 못할 정도로 재밌다.
그리스 로마 시대를 연상케 하는 배경과 기이한 재능을 가진 종족의 등장이
제대로 판타지 로맨스 느낌을 살린다.
 
"모르겠어요, 데븐.
신이 우리를 여기에 데려왔다면
그걸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죽음의 토너먼트를 재치와 진심으로 견뎌낸 그녀는
여성에게 한없이 가혹한 폭군 라자를 죽이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힌트를 주자면 이 책 ≪백 번째 여왕≫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에 끌리다 - 나를 위한 특별한 명화 감상
이윤서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그림에 끌리다, 그림의 배경에 끌리다




몰라도 좋지만 알면 더 좋은 그림의 배경들과 함께하다!


 


우리에게 초상화 화가라고 각인되다시피 한 모딜리아니
33세때 19세의 잔느 에뷔테른과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은 잔느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부의 연을 맺었지만
결국 법적인 부부는 되지 못한 채 첫딸을 남겨두고 목숨을 잃는다.
모딜리아니는 수막염으로, 잔느는 뱃속의 아이와 함께 동반자살로.
그녀는 왜 그토록 비극적 선택을 했을까?
모딜리아니에게 잔느는 구원 그 자체였다.
그리고 잔느는 그가 없는 세상을 살아낼 자신이 없었던가 보다.

모딜리아니의 초상화 특징이라면 텅 빈 눈, 눈동자가 없는 눈이다.
그런데 잔느를 만난 후 모딜리아니의 초상화에는 눈동자가 등장한다.

에뷔테른이
"모딜리아니, 당신은 왜 눈동자를 그리지 않는 거죠?"라고 물었다.
모딜리아니는
"당신의 영혼을 보게 되면,
그때는 눈동자를 그릴 수 있을 거야"라고 대답했다.






 
누구의 그림일까?
꿈속에 있는 듯 자유롭고 가벼운 느낌.
무중력 상태에 놓인 듯한 그림.
샤갈이다.
그의 그림에 자주 사용되던 노랑과 파랑과 빨강은
행복했던 시절, 사랑이 가득한 시절의 희망과 평화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아내 벨라가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9개월 동안 붓을 들지 못했던 샤갈은
이후 어두운 분위기의 그림을 그린다.






요하네스 베르메르(이름이 다양하게 발음되는 화가, 어디서는 페르메이르!)
그의 대표작이 되어 버린 <진주 귀고리 소녀>는 실제 모델이 없다는 설,
즉 작가가 상상으로 빚어낸 환상적 존재라는 주장이 있다.
저 소녀이 머리에 두른 동양의 터번은 15세기 유럽에서 유행했던 게 맞지만
베르메르가 당시 엄청난 부의 상징이었던 진주를 살 돈은 없었다는 게 그 주장의 근거다.
그런 논란이야 평론가들에게 미뤄두는 걸로!

베르메르의 작품에는 거의 한두 명 정도의 인물만 등장하는데
이로써 작품이 전반적으로 서정적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그리고 그가 사용한 기법, 옵스큐라! 다른 책에서 읽었던 설명과 동일하다.




 



에두아르 마네의 많은 작품에 등장하는 여인은 '빅토린 뫼랑'이다.
마네는 언제나 "나에게는 빅토린이 있어"라고 말했다고 한다.
16세부터 모델 일을 시작한 그녀는 기타와 바이올린 연주를 잘했고
노래 역시 수준급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훗날 그녀가 마네 곁을 떠나 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을 때도
마네는 <피리 부는 소년>에서 소년의 얼굴에 빅토린을 그려넣을 정도로
그녀를 애지중지했다. 빅토린은 그야말로 마네의 절대적 모델이었던 셈이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17세기 여성 예술가들이 그러했든
초상화, 정물과, 종교소재의 그림 등으로 독자적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당시 여성이 남성의 몸을 그리는 것은 금기시되어 있었지만
젠틸레스키는 과감히 남자의 몸을 그려냈고
그로써 창녀로 낙인 찍히고 비난 받기도 했다.
그리고! 스승이었던 아고스티노에게 강간을 당하는 불운도 겪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도발적이고 남자를 꾀어낸 나쁜 여자로 몰아세웠다.
그에 대한 복수의 심정으로 그녀는 붓을 든다.
많은 화가가 소재로 삼았던 '홀로페르네스'와 그 목을 베는 '유디트를 꺼내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를 그려낸 것이다.
이때 홀로페르네스의 얼굴에 아고스티노의 얼굴을 그려넣고
유디트의 얼굴에는 자신의 얼굴을 그려넣음으로써
그녀는 그림을 통한 복수를 구현하고 용감한 영웅이 된다.
죄 지은 이들, 지금 떨고 있는가?

 



존 클리어의 <레이디 고다이바>.
멋몰랐을 때는 나 역시 '응큼한 화가놈'이라고 욕했던 작품이다.
이 그림의 여인은 코번트리 마을의 영주였던 레오프릭 백작의 부인 고다이바로,
남편이 소작농들에게 과중한 세금을 매기자 그 세금을 낮춰줄 것을 요청한다.
백작은 자신의 아내가 절대 하지 못할 일을 제시하는데
바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말을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도는 것'이었다.
백작은 일종의 사이코패스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그런데 고다이바는 나체로 마을을 돌기로 했고
그녀의 숭고한 마음에 감탄한 농민들은 그녀가 마을을 도는 동안
아무도 집 밖으로 나오지 않기로, 내다보지도 않기로 뜻을 모은다.
이 와중에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녀를 훔쳐보는 이가 있었으니 양복 재단사 톰이었다.
이 사건 이후 엿보기를 좋아하거나 관음증 환자를 '피핑 톰'이라 부르게 되었다.





모딜리아니에서 천경자까지 스무 화가의 그림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담겨 있다.
마지막에는 민화까지 다루었으니 동서양을 모두 다루었다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림 안에 담긴 화가의 메시지를 이해하려는 작가는
결국 화가들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봄으로써 그들의 고민과 고뇌와 동경을 잡아낸다.

명화 속 사연만큼이나 소중한 현재의 삶을
작품과 작품 소재와 작품 탄생의 배경에 잘 버물린 책.
그림에 끌렸다, 아니, ≪그림에 끌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왕조실록 1 : 태조 - 혁명의 대업을 이루다 조선왕조실록 1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선왕조실록 1 태조, 혁명의 대업을 이루다
 

 


무장 이성계, 조선 개국을 이루었으나
끝내 중원 황제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고려 공민왕 시절, 22세의 이성계는 부친 이자춘과 개경을 방문한다.
이성계의 고조부 때부터 원나라 벼슬아치였기에 이자춘은 공민완으로부터 환대받는다.
공민왕은 이자춘에게 쌍성으로 돌아가 백성을 돌볼 것을 명했고
이성계는 일종의 인질이 되어 국제상업도시 개경에 남는다.
말에 올라 들판을 달리던 게 일상이었던 청년 이성계에게
개경에서의 나날은 무료하기만 했고,
실력을 겨루는 것이 아닌
장비 갖추기 자랑 대회 같은 격구가 성행하는 개경의 행태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격구에 천재적 소질을 선보인 이성계가
고려 왕조를 무너뜨리리가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한편, 공민왕의 명을 받들어 동북면 사람들을 설득해 고려 쪽으로 돌려놓은 이자춘은
금의환양했지만 급작스럽게 죽고 만다.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27세의 이성계가 장지 때문에 고민하던 차에
나옹과 무학이라는 두 승려에게 부친의 장지를 추전해달라고 애걸한다.
나옹이 골라준 임금의 자리와 재상의 자리 중 이성계는 임금의 자리를 고르고
훗날 무학은 이성계가 조선을 개창하고 나서 왕사의 자리에 오른다.

 

 

 




 




정도전은 '모든 백성에게 토지를 나누어주는 정치'로서 지극함을 이루고자 했으나

고려의 구가세족들의 반대로 과전법은 무산되고

이로 인한 토지 제도의 몰락은 고려 패망의 핵심적 이유가 된다.


한편 고려 왕조의 존망이 경각에 달린 비상 시기,

공양왕을 모시던 정몽주는 낙상해 거동하지 못하는 이성계의 사저를 방문하고

이방원은 집 안으로 들어온 호랑이에게 <하여가>를 던진다.

그러나 <단심가>로써 고려 왕실을 붙들고자 한 정몽주는

끝내 선죽교에서 방원 일파의 습격을 받아 목숨을 잃고 만다.

이로써 고려 왕실 비호 세력은 와해당하고

공양왕은 이성계와 동맹을 맺기에 이르나 폐위당하고 만다.


이후 문무백관이 이성계를 임금으로 받들고자 결의하여 이성계의 집으로 줄지어 가니,

이성계는 저택 문을 굳게 닫고 백관들을 들이지 않는다.

왕위에 올라달라고 조르는 백관들과 한사코 사양하는 이성계의 쇼 타임이 끝난 후

드디어 이성계는 왕위에 오르고 고려 왕조의 연장이라는 의미로 국호를 고려라 한다.

이성계의 나이 58세였다.

그는 개국 후 2년이 지나 고려 왕실이 복원되리라는 세간의 희망이 누그러지자

드디어 단군, 가자, 위만에서 사용한 조선을 국호로 삼는다.

이로써 진정한 조선의 시대가 열렸다.


 







이덕일의 ≪조선왕조실록≫은 오랜 구상과 방대한 역사 연구를 통해

태조 이성계로부터 25대 철조에 이르기까지 472년간의 역사적 사실을 담아냈다.

실로 우리나라의 위대한 기록 유산인 셈이다.

그중 첫 번째 태조 편에서는 위화도 회군을 통해 쿠데타를 일으켜

정도전 등과 더불어 고려를 멸망시키는 혁명의 대업을 이룬

조선의 첫 번째 왕 이성계의 젊은 시절부터

왕자의 난 이후 권력을 잃은 그가 끝내 중원의 황제라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눈을 감는 순간까지를 담고 있다.

모든 권력이 궁극적으로 칼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득한 이성계는

훗날 똑같은 사실을 깨달은 아들 방원에 의해 고초를 겪는다.

권력을 위해 부모 형제까지 죽이는 잔혹한 피의 역사,

한정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명분과 실리를 내세워 펼치는 정쟁 등이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드라마 같은 역사서,

≪조선왕조실록 1 태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