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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色을 입다 - 10가지 색, 100가지 패션, 1000가지 세계사
캐롤라인 영 지음, 명선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5월
평점 :
책은 활자가 기본이다. 그래서 흔히 '책을 읽는다' 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한다.
그런데 이 책 「패션, 色을 입다」는 궤를 달리한다. '책을 읽는다' 가 아닌 '책을 눈으로 본다, 가슴으로 느낀다' 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저자 캐롤라인 영은 오랜 기간 <뉴욕타임스, 타임, 선데이 매거진> 등 유명 매체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고, 실력있는 디자인 강사로 인정받았다.
저자는 책에서 black, purple, blue, green, yellow, orange, brown, red, pink, white의 10개의 컬러를 소개한다.
하나 하나의 컬러를 소개하며, 컬러의 의미와 유래, 역사 그리고 그에 얽힌 영화 스토리와 패션을 알려준다. 때로는 배우가 때로는 가수가 등장한다.
특히 중간 중간 설명을 돕는 사진과 이미지를 제시하여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가슴으로 한 번에 와 닿게 도와준다.
사실 이 책에서 느낀 감정을 글로 적는다는 행위 자체에서 서평 등록의 한계를 느낀다. 이 책은 글이 아닌 그림으로 보여주고, 시각으로 느껴야 한다.
너무나 큰 아쉬움 속에서 기억에 남는 귀절을 몇 개 꼽자면.
블랙은 겸손하면서도 거만한 색이다. 게으르기 쉽지만 신비롭기도 하다. 무엇보다 '나는 너를 괴롭히지 않아. 너도 나를 괴롭히지 마!' 라고 소리친다.
<티파티에서 아침을> 영화에서 블랙 지방시 그레스를 입은 오드리 햅번은 아무도 영원히 사람들의 가슴 속에 살아 있을 것이다.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서 주인공 장고가 입고 나온 블루 벨벳 슈트는 자유를 의미한다.
사람들은 파란색을 바라보길 좋아한다. 파란색이 우리에게 다가오기 때문이 아니라, 파란색이 우리를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위대한 유산>의 기네스 팰트로가 입고 나온 녹색 또한 잊을 수 없다.
모든 함축성과 복잡성을 내포하고 있는 녹색은 현실의 억압으로부터 쉼이 필요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휴식과 같은 색감이다.
에르메스의 시그니처 컬러 오랜지색 또한 빼 놓을 수 없다.
그러나 주황은 생각보다 까다롭고 예민한 색이다. 다른 색과의 조화로움보다 주체적이고자 하는 색임을 알면 새롭다.
따뜻함을 전해주는 브라운은 자연의 색이다. 중립적이어서 더 대담하거나 밝은 색을 돋보이게 한다. 신뢰감을 주는 것 또한 덤이다.
레드의 강렬함은 누구나 부정할 수 없다. 블랙과 화이트를 뒤를 이어 레드 만큼 사람의 마음에 강하게 파고드는 컬러가 있을까.
자연계가 동물을 유혹하기 위해 과일에 색을 입히듯 인간도 빨간색을 성적 매력으로 사용해 왔다. 빨간색은 인간이 입을 수 있는 가장 자극적이고 강렬한 색이다.
10가지 색과 역사, 문화가 한 데 어우러진 이 책은 사뭇 진지하고, 재미있고, 궁금증을 풀어준다. 눈과 가슴을 함께 이용하여 담으면 참 좋을 책이다.
가치더블업의 스마일 코멘트는? 컬러의 의미와 숨겨진 비밀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야 할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