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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8 (10주년 특집판)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8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11월
평점 :
둘 중의 하나다. 이 책의 이름을 들어보았거나,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한 때 신드롬을 일으켰던 김난도 교수의 이름을 들어보았거나. 이 책은 올해로 벌써 10년째다. 올해의 소비트렌드 회고와 내년도 전망을 기가 막힌 키워드로 풀어서 독자에게 전달한다.
기가 막힌이란 말을 굳이 사용한 것은 정말 기가 막히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들을 조사하고, 연구해서, 선보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텐데, 그것을 키워드를 통해 제시하다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갔는지 알만하다.
올해는 책의 하단을 오렌지 빛깔의 커버가 깜싸고 있다. 어렵지만 희망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리고, 책을 넘기기도 전에 숙제를 던져준다.
표지의 문장 <'소확행'을 추구하는 '워라밸' 세대, 그들만의 '케렌시아'를 찾아나서다>. 표지에 나와 있으니 뭔가 핵심적인 문장은 틀림 없는 것 같은데 이해가 가지 않아서 찾아 보았다.
소확행(小確幸)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뜻으로 "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
케렌시아는 스페인어 케렌시아(Querencia)는 ‘바라다’라는 뜻의 동사 ‘querer’(케레르)에서 나왔는데, 회복과 모색의 장소라는 의미이다.
종합하면 일과 삶의 불균형으로 피폐해진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릴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로 이해되는데, 얼마나 힘들고 견디기 어려웠으면 이런 말이 나왔을까 하는 생각과 과연 그들이 언제쯤 자기만의 케렌시아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안쓰러움이 들었다. 물론 나 또한 그들 중의 한 명이라는 것은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지만....
책은 몇 개의 part로 나누어진다.
먼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소비트렌드 12년을 관통하는 흐름을 M.E.G.A.T.R.E.N.D. 라는 키워드로 풀이했고,
트렌드 코리아가 선정한 2017년 10대 트렌드 상품을 소개하고,
2017년 소비트렌드 C.H.I.C.K.E.N. R.U.N. 를 회고한 후,
마지막으로 2018년 소비트렌드 W.A.G. T.H.E. D.O.G.S. 을 전망한다.
그리고, 10주년 특별판 선물로 2007~2018의 키워드를 표로 제시해 준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독자의 이해를 돕는 작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480페이지에 육박하는 책의 내용을 몇 마디 말로 압축한다는 것은 너무나, 너무나 감당못 할 일이기에 가장 인상 깊었던 몇 몇 부분, 문장을 소개하고 싶다.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소비트렌드를 M.E.G.A.T.R.E.N.D. 의 표로 나타내었는데, 10년간 '개성과 고정관념의 허물기'는 계속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 '가치, 지금 현재의 순간, 공유, 휴식' 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고, 나를 위한 시간/돈의 투자가 우선이며, 불확실한 미래의 안식보다는 확실한 지금 이순간의 여유로움을, 돈보다는 자아실현 등을 현대인은 더 중시여긴다는 뜻으로 이해되었다.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 중에서 눈에 와 닿은 것은 인형뽑기였다.
3포에서 시작된 것은 이제 5포 세대에 도달했기에 그나마 작은 위로, 작은 여유를 느끼기 위해 찾는다는 인형뽑기가 사회의 밝은 면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 가슴 아팠다.
그리고, 횡단보도 그늘말... 공무원이 시민들을 위해서 출발한 좋은 아이디어다. 다만... 어떻게 유지하고, 운영할 것인지까지 로드맵이 있는지는 궁금했다.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설치하고, 설치했으니 끝이라는 것은 아닐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미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시점에 회고 보다는 훨씬 더 궁금한 전망은 2018년 개의 해를 맞아 제시한 'WAG THE DOGS' 이다.
본 제품보다는 사은품이 더 인기를 끌고, 대중매체나 방송보다는 SNS가 더 인기있고 뜨거운 현상을 표현하였다.
각 부분마다 독자들이 공감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념과 사례를 충분히 제시해 주고 있어, 얇지 않은 양임에도 잘 읽혀진다.
독자 혼자 많은 소비 트렌드를 체험해 보고,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이런 심리를 가지고, 이런 트렌드를 이용하는구나 알 수 있고,
내가 모르는 수 많은 트렌드가 있고, 삶이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다. 대리 만족이라고 할까.
많은 내용이기에 나름 이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라고 하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소비트렌드를 담은 책이지만, 실제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그 이상이 아닐까.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 결국 자신만의 자아와 정체성이 없다면 언제든 꼬리에 의해 흔들릴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언제 어떻게 흔들릴지 모르기 때문에 안정 보다는 혼란과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이고, 그 속에서 어떻게든 중심을 잡아야 한다.
앞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희망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삶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길이 흔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심을 잡고, 나의 길을 걸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라는 것이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