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신혼일기
또리 지음 / 올라(HOLA)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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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손바닥 정도 크기에 민트색의 아담한 책 사이즈. 가볍고 만화 형식이라 들고 다니면서 버스나 지하철에서 보기 좋은 모양새다. 단순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눈에 띄고, 글이 별로 없어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가벼운 책이다.

책의 내용은 결혼생활에 대한 실제 모습을 귀여운 그림체를 통해 표현했다. 저자는 13년간의 오랜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고, 남편의 입장에서 신혼부부가 된 이후부터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이 작은 책에 담아냈다.

이 책은 4개의 챕터로 구분되어 있다. 1장엔 1년 차의 신혼부부가 된 이후의 에피소드, 2장에선 2~3년 차의 신혼부부의 에피소드, 3장에선 그 외 모든 연차, 보너스로 아내의 일기가 포함되어 있다. 처음 부부가 되고 나서의 호칭의 어색함, 부부 방귀, 결혼 전후 데이트 모습, 신혼에 주의할 점, 양가 방문 시 벌어지는 일, 가계부와 저축, 화장실 이용법, 신혼의 유효기간 등의 작은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가장 공감하면서 보았던 부분은 화장실과 가계부 부분이다. 특히 가계부는 부부가 되기 전 서로의 건강검진을 점검 하 듯 서로의 경제 상황과 앞으로 누가 경제권을 쥘 것인지도 미리 상의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당사자가 아니라면 알 수 없는 신혼의 장점들과 단점들 모두를 날 것 그대로 보여준 레알 신혼일기다.

돈 관리는 어떻게 할지, 가사는 어떻게 분담할지, 방귀는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과, 부부가 되면서 바뀐 일상들 등 신혼생활이라는 달콤하기만 했던 생각과 다른 현실을 보여준다.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 예비 신혼부부, 신혼부부, 연차가 된 중년부부까지 다양한 연인들이 보면 공감도 되고 추억을 되짚어 보기도 하고 앞으로 있을 레알 부부생활을 엿 볼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특히나 마지막에 보너스로 수록되어 있는 아내의 시점 미공개 에피소드까지 들어있어 알차다. 다음에 나올 레알 임신, 육아일기도 많은 기대가 된다.



- 이 서평은 컬처블룸리뷰단으로부터 리뷰단 모집에 선정되어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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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에
수잰 레드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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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수 세기 전부터 인간의 본연의 성질에 대한 논의는 그치질 않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성악설에 좀 더 마음이 기운다. 하지만, 한 편으로 성악설로만 해석해 버리기에는 성선설을 부연하는 인간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나 역시도 원리원칙과, 기본과, 최소한의 인간다움에 목 메는 타입이긴 하지만 과연 나 역시도 극한의 상황에 처한다면 내 신념을 지켜낼 수 있을까. 아니. 원래 성악설의 편에 선 나니까, 내 신념을 지킨다는 건 그 반대이려나.

살아남은 것은 이기적인가

핀의 가족과 밥의 가족, 벤스, 모와 카일은 우연찮게 한 겨울 툰드라 지역에서 교통사고로 조난되고, 그 조난 과정에서 구조에 이르기까지 본인 혹은 본인의 가족 생존에 대한 이기심과 집념에 따라 행동한다. 배우자와 세 자녀의 생존에 우선 순위를 둘 수 있는가. 내 자식과 그 자식의 친구의 생명에 우선 순위가 있는가. 앤은 이미 죽은 자식의 옷을 벗겨 친구의 자식이 아닌, 본인이 책임지기로 한 모린에게 준다. 그런 상황을 겪은 벤스는 캐런에게 물을 마시게 하기 위해 편집증적인 앤의 아들 오즈를 눈밭으로 내몬다. 벤스는 가족이 없는 사고현장에서 치기와 반항심으로 현장을 떠나고, 캐서린은 사랑하는 벤스를 따라서 가족을 떠난다. 카일은 애초에 '없던' 사람인만큼, 모든 '관계'가 없는 이유로, 그 어떤 애증이 없이 객관적으로 상황에 대처한다.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을 버티게 해주는 것이 생존에 대한 욕망이든, 가족에 대한 사랑이든, 이타심이든 이기심이든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어도 다른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모든 상황이 종료되고 난 뒤, 따뜻한 난롯불을 쬐며 뜨거운 코코아에 곁들이는 비스켓같은 거다. 최소한 그 자리에서 죽어나간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살아남은 자를 이기적이라고 욕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살아남은 죄

산 자는 살아가야한다. 죽은 자의 짐을 지고. 이 소설이 색달랐다고 평할 만한 이유는, 단순히 재난이나 역경르 이겨내는 인간 승리적인 부분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짊어진 죽은 자들의 짐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된 도리로, 누구든 밥을 욕할 수 있다. 벤스가 죽었어야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고, 앤은 이기적이라고 비난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욕하고 비난하더라도 명심해야할 것은, 그들은 죽은 핀과, 오즈를 마음에 담고 살아야한다는 것이다. 죽음의 문턱에 함께 서 있었고, 그 등을 떠밀어 본인이 살아남은 것이라 하더라도, 그들은 마음속으로 비난과 힐난을 이미 감당할 준비가 돼있고, 그 누구도 면전에 말해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수 백 수 천 번은 들었을 것이라는 것. 그리고 본인 역시 그러한 상황에 서 있을 때, 절대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스스로 되묻고 되물어보고 확신에 찬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그를 욕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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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더브레 저택의 유령
루스 웨어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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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p..묵직한 무게

책을 깨끗하게 보시는 분들에게는 스트레스일 수도 있는 고급스러운 촉감과 손자국이 남는 표지가 아주 인상적인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 책을 왜 이렇게 고급 진 소재 표지로 만들었을까?ㅋㅋㅋ들고다니기 힘든 책이다.

이 책은 아마존 선정 베스트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란 타이틀을 보고 컬처블룸에 신청해 읽게 된 책이다.

나에겐 코로나로 인해 얻은 건 휴식과 책이다. 코로나가 아니라면 연간 100권이 넘는 책을 읽는 것은 힘들었을 것이다. 특히나 이런 두껍고 무거운 책은 엄두가 나지 않았을 텐데, 성탄절을 이은 짧은 연휴 기간에 읽기 딱 좋았다.헤더브레 저택의 유령은 처음부터 끝까지 편지 형식으로 쓰였다. 잘 없는 형식이라, 처음에는 좀 당황하기도 했다. 스릴러 소설이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천천히 흐른다. 손에 땀을 쥘 만큼의 긴박감은 없지만 심리적인 압박감이 든다.

줄거리를 말해보자면 처음 도입부부터 여자교도소에서 유능한 변호사 '렉스햄'에게 자신의 무고하다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낸 내용이 시작이다. 편지를 보낸 당사자는 '로완'. 헤더브레 저택의 돌보미로 그 저택에 사는 아이를 죽인 죄로 교도소에 들어갔다. 사건의 배경은 영국 스코틀랜드에 소재한 아이 넷을 키우는 맞벌이 부부가 있는 가정집에서 아이 돌보미를 구하는 구인공고를 28살 로완이 보고 취업이 된다. 그 저택에서 일하고 얼마 되지 않아 부부는 출장을 가버리고 오롯이 혼자 헤더브레 저택을 관리하는데 아이들의 말이 심상치가 않다. 아이를 죽인 범인은 정말 로완일까?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의 결말은 예상 가능했다. 사실 이 '로완'이라는 가정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의심스럽다. 본인이 의심을 사게끔 만드는 횡설수설한 행동과 솔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대가를 치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든 좋은 조건에는 그에 따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말의 신빙성을 높여주는 책이었다.

- 이 서평은 컬처블룸으로부터 서평단 모집에 선정되어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나 읽고 싶어서 신청하였고 솔직히 작성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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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열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김현화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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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 정도 하는 아담한 규모의 책에서 눈을 때기 어려운 빨간 배경과 미스터리해 보이는 여자의 사진이 표지인 일본인 저자의 스릴러 소설 작열. 서평단을 통해 받은 책이지만 출간하고도 늦게 손에 받아 본 책은 벌써 3쇄를 찍었다. 서평단 신청할 때도 재미있어 보이는 표지가 눈에 띈다 생각했는데 벌써 3쇄를 찍은 건 출판사의 현명한 표지의 선택도 많은 부분 차지했으리라 생각된다.

등장인물이 적어서 책에 집중하기 좋았다. 충격적인 반전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책을 읽어가니, 그 충격적인 반전이 뭘까 여러 가지 상황을 상상해봤지만 특히나 이런 스릴러류에서는 이야기가 너무 흥미로워 책 속에서 바삐 움직이는 눈동자와 독자가 알기 어려운 결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이 그런 조건을 충족함은 물론 나름의 메시지까지 들어있어  중에 하나다.

처음 책을 받아 봤을 때 제목에서 주는 이미지가 '복수를 위해 지글지글 들끓어 오르는 마음'을 빗댄 제목이라고 생각했지만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땐 작열의 다른 해석 말 '그대로 불 따위가 이글이글 뜨겁게 타오르고 높은 온도로 가열하는 그런 일'로 뜻하는 바가 더 가깝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런 이해가 됨으로써 등장인물인 히데오의 삶을 재조명하는 그런 제목이 아닌가 싶다.

아쉬웠던 건 히데를 범인으로 생각하는 사키코의 판단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고 다다도키의 이유가 불분명한 죽음과 여동생 아키코의 행동이 개연성이 부족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줄곧 사키코의 시각에서 바라보면서 답답한 감정과 어떻게 해야 할지 나도나를 모르는 감정들이 나를 괴롭게 했다. 결국엔 사키코의 곁엔 아무도 없다. 모든 사람을 잃고 또다시 혼자가 됐다.

 3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을 2시간 만에 볼 정도로 이었다. 저자의 다른 책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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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이러고 사는 건 아니겠지 - 들키고 싶지 않은 것들의 고백
김승 지음 / 꿈꾸는인생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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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다.

뚱뚱하다고 말했다고 자신이 뚱뚱한 사람이 되어버리고

선생님의 한 마디에 일기를 쓰기 싫어서 대충 쓴 시로 일기장을 채우는 아이가 되는

다른 사람의 말 한마디가 삶을 흔들어버리는 그런 사람이라 오히려 내가 위로해 줘야 될 것만 같아, 한 마디 메세지를 적어보자면. 저자는 글을 잘 쓰는 편이다. 내가 1년에 책을 100권이상 읽는 상위 1%안에 드는 사람으로서 인정한다. 웃기지만 실제로 서문에 언급된 저자의 바람대로 저자의 글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 글에 특별한 매력은 솔직함이고 그곳에 흡입력이 있다. 큰 분량도 아니고 어려운 책도 아닌 글을 천천히 또박또박 읽었다. 저자의 경험에 나의 경험을 대입시키고 저자의 감정에 나의 감정을 넣었다. 그래서 단점이 있다면 같이 우울해진다는 것 ㅋㅋㅋㅋ약간 포장마차 소주각임ㅋㅋㅋ

책 속에 내용은 그냥 저자가 바라본 삶과 그의 에세이이다.

회사에서 도망친 이야기, 에디터(편집자) 프리랜서의 삶, 느린 영화를 2배속해서 보지 않는 이유, 불편하지만 내색하지 않는 인간관계, 가족 이야기 등..유기농 등의 맛은 너무 슬퍼서 새벽에 혼자 울었다.

'연기를 하지 않고 사회화를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는 늘 연기하면서 살아가니까' 라는 생각은 꽤나 흥미로웠다. 사회생활 속에 가짜 가면을 쓰고 다니는 나의 모습을 반추해 봤다. 정말 우리는 늘 연기를 하며 살아가고 있...나? 깊이 들어갈수록 생각은 생각을 물고 인간의 성선설과 성악설까지 들어가 '모르겠음. 답이없음'으로 끝난다. 인간이란 단순하면서도 참 모순적이고 알 수가 없는 생물이다. "철학 책을 봐볼까? 아냐 어차피 철학은 답이없음으로 끝날 거야."

책을 다 읽고 제목을 다시 곱씹었을 때 드는 결론은 사람 사는 삶 다 비슷하고 생각하고 아파하고 고민하는 게 다 거기서 거기다. 나만 이러고 사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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