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3.1 운동이 일어났을까? - 강기덕 vs 손병희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54
이정범 지음, 고영미 그림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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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3.1 운동이 일어났을까?

( 강기덕 VS 손병희 )

 

 

   광복절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직 팔월이 다 가지 않은 지금  방송이나 신문에서는 연일  독도문제와 위안부 문제 등 일본과의 대립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일본은 아직도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할 자세를 갖지 못하고 있으며  망언을 서슴치 않는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우리가 일제 강점기에 대해 제대로 알고  역사를  바르게  인식해야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인 것이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상황이 서로 정치적인 부분과  얽히면서  점점 더 풀어가지 힘들어지고 있는 이즈음  반드시 알아야 할  역사의 큰 부분이었던  3.1 운동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에서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자,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부터 꾸준히 시리즈로 나오고 있는  '자음과 모음' 출판사의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시리즈가 벌써 54권째 출간되었다.  이 번 내용이 바로 일제강점기의  우리의 자주 독립을 위한 만세운동으로  지금도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3.1운동에 관한 내용이다.  역사 공부가 따로 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한 공부 중 한가지이다.   더불어   지금은  부모님부터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우리 한국사에 대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학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가고 있는 시기이다.  옛말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 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적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역사 여러 부분 부분이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가에 대해  제대로  깊이 알아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시리즈를  처음 만나기 시작하고 아직 몇 권 읽지 못했지만,  처음  한국사법정을 읽으면서 정말  어디에서도 불 수 없었던 색다른 방식으로 역사를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서로  같은 시대에 같은 일을 주도했던 사람들이  당시의  벌어졌던  크고 작은 문제들에 대해  때로는  고소인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피고인이 되기도 하면서  각자의 입장에서  첨예하게 대립한다.  그런 법정의  재판과정을 통해  우리는  역사에서  자주 거론되던  여러 위인이나 인물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입을 통해 생생하게 당시의 상황을  증언을 통해 듣을 수 있다.   그런 과정은  지금까지 그저 암기식으로  같은 시기라면  어디에서나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다룬 것이 아니라,  한 번쯤 의문을 가지고 다시 생각해야 할 부분들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법정에서 벌어지는  두 입장의 대립은  어떤 것이  바르다, 그렇지 않다에 대한 정확한 답이 없다.  단지  서로가  주장하고 증언하는 과정이  우리가  그동안 생각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역사적 시각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시각은  알면 알수록 역사에 대해 호기심이 느껴지게 만들어  결국은 역사 공부를  좋아하게 되고,  그것은 다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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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장선하 옮김 / 책만드는집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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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여고 시절  공부보다 더 관심이 있었던 것은 책 읽기였다.  혼자서 일기장을 끄적이기도 하고, 밤새도록 책을 읽으면서  나만의 세계에 빠져들곤 했다.  지금처럼 출판물이 많았던 때도 아니었고,  다른 놀이문화가 많지 않았던 시절이기에 당시에는 지금 학생들보다 독서를 취미로 하는 아이들이 제법 있었다.  특별활동의 여러가지 중에서  '문예부'라는 것이 있었고,  나는 중학교 때부터 여고시절까지 늘 문예부에 들고자 했다.  글을 잘 쓰지는 못하지만,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너무 당연한 일이었고,  당시에  지금 고전 문학이라고 하는 대부분의 작품을 읽은 것 같다.  어느 책은 너무 어려워 한 장 넘기기가 힘든 책도 있었고, 또 어느 책은 한참 무엇이든 부정적으로 보려고만 했던 어른들의 세계를 제대로 보는 눈을 갖게 해주기도 했다.

 

   [노인과 바다]는  중학생 시절에  [갈매기의 꿈]과 함께  학창시절을 제일 먼저 생각나게 해주는 책으로 꼽힌다.  벌써 마흔 중반을 넘긴 나이이니 삼십 여 년이 다 되어간다.  하지만 아직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읽고 난 후에는  한동안 나를 많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당시의 감정이나 두근거림은  지금도 어렴풋이 남아있어서  몇 가지의  고전문학은  마냥 좋은 감정을 간직하고 있다.  올 해부터 [노인과 바다]의 작가인 '훼밍웨이'의 저작권 기간이 끝난 이유로 봇물처럼 많은 그의 작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내용을 신년 즈음에 일간지를 통해 알게 되었다.  

 

   여고 시절에는 이 책을 시작으로 그의 이름만으로 믿음이 가고,  호기심이 가득해서  그가 쓴 여러가지 책을 탐닉하듯이 읽어 나갔다.  지금처럼 마음껏 책을 쉽게 살 수 있던 시절도 아니어서 대부분  학교 도서관에서 낡을대로 낡은 책을 빌려 읽곤 했다.  년 초에  읽은 훼밍웨이의 저작권과 관련된 기사를 접하면서  내가  처음 결심한 것은 다시 한 번  처음 시작이었던 [노인과 바다]를 시작으로  그의 작품들을 또 한 번씩  읽어보리라 결심을 했었다.  그렇게 결심만 하고 일상이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있다가 이 번에 '책만드는집'에서 출간한 [노인과 바다]를  읽게 되었다.  

 

   고전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를 누군가는 오래된 책이 아직도 꾸준히 읽히고 있는 것.  이라고 정의하는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정말  고전 중에서도 손꼽히는 고전이면서  분량이  중편정도여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노인과 바다]만한  교훈을 가진 책도 드물다고 생각된다.  예전에 읽을 때는 노인보다는  노인을 돕는 아이의 나이에 가까웠기에  그렇게 깊이  노인이 자신이 잡은 커다란 물고기와   바다에서 벌이는 사투에 대해   많은 공감을 하거나 이해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당시 나는 그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그저 참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이 번에  수 십 년이 지나 다시  읽어보니  이제는  아이보다 노인의  행동 하나 하나,  물고기와 벌이는  모든 행위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노인의  모습까지  모든 것이  새롭기만 하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 바로  진짜 고전일 것이다.  읽을 때마다 감동적이고,  생각을 달리하게 되고, 시각이 달라지는 작품을  만나면서  추억에 젖어들기도 하고,  삶에 대해 돌아보기도 하는 진지한 시간이 되었다. 

 

 

 

'좋은 일은 오래가는 법이 없지.  노인이 생각했다. 모든게  꿈이었으면.

처음부터 물고가를 잡지도 않았고 혼자 침대에 누워 신문을 읽고 있는 거라면 좋을 텐데.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지 않아."

노인이 말했다.

 

"인간은 죽을 순 있어도 절대 패배하진 않아." 

( 본문 102 쪽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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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정원에는 코끼리가 산다
마이클 모퍼고 지음, 마이클 포맨 그림, 김은영 옮김 / 내인생의책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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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정원에는 코끼리가 산다

(  An Elephant in the Garden  )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시작하라.

용기 속에 천재성과 힘과 마법이 있다. 지금 시작하라."

 

    누군가가 자신의 집 정원에 코끼리가 산다고 말한다면, 그 말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아프리카나  동물원에서 있어야 할 코끼리가 사람이 사는 집 정원에 살 수 있다는 건지 의아하기만 할테니 말이다.  나이가 들어 요양원에서   살아가는 '리지'할머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집 정원에  코끼리가 살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모두 정신이 이상한 할머니라고만 생각할 뿐, 아무도 할머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리지 할머니가 계신 요양원에  시간제 간호사로 근무하는 엄마를 둔 칼은 방학이 되어 자주 엄마의 직장에 따라와 지내게 되는데,  칼은 할머니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진심이라고 믿으며 여러가지 궁금한 뒷이야기를 묻곤 한다.  그리고 할머니는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고 정신이 나간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다른  사람들과 달리,   칼이 자신의 이야기를 믿어주자  칼에게, 그리고 이제 간호사인 칼의 엄마에게  자신이  십대 중반의 소녀 시절에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 집 정원에는 코끼리가 산다]라는 제목을 처음 접하면서  어떤 내용일까 많이 궁금했다.  책을 만나기 전에 책에 대한 소개 글을 통해  '나치와 히틀러 시대를 재 조명한 '마이클 모퍼고'의 걸작!'  이라는 글을 통해  2차 대전이 끝나갈 즈음의  독일에서 벌어진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사춘기 딸아이와 함께 읽기에 좋겠다 싶어 호감이 갔다.  처음에는 코끼리에 대한 호기심과   히틀러 시대의  독일의 전쟁 상황을 다룬 내용이라는 것에  색다른 기대가 되기도 했었다.  소설은 리지 할머니가  칼과 칼의 엄마에게  과거  자신이 칼과 비슷한 시기에 겪었던 전쟁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당시는 1945년 2차 대전이 막바지 이르고, 독일이  점점 패색이 짙어가는 시기에  독일인들이   미국과 연합국의 공격을 피해  피난을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안네의 일기]의 경우 유태인이 히틀러에게  전쟁 당시 어떤  고통을 겪어야 했는가를  다루고 있다면,  반대로  이 이야기는 히틀러가 지배하던 당시  전쟁을 일으켰던  독일이라는 나라 안에서  독일인이 중심이 되어  진행된다는 점이 매우 색다르다.  한 장씩 책장을  넘기면서  왜 리지 할머니가 코끼리와 함께 살아야 했는지?  코끼리와 함께  피난을 가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전쟁의 참혹함은  어떠했는지 ?  과연  전쟁을  치르는 과정이나 결과를 통해  생각할 때,   패자와 승자의 차이는 무엇인지? 등  전쟁이  가져다 주는  안타까운 일들을  여러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하나씩  생각해보게  된다. 

 

"칼리. 저 사람들이 우리를 미워한다면, 그건 우리도 똑같이 저 사람들 나라의 도시를 폭격했기 때문일 거야.  얘들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세상은 완전히 미쳐가고 있단다. 상대방을 죽이기에만 혈안이 된 잔인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 여기엔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돼."( 본문  92 쪽 )

 

   리지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전쟁이라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이며,   어리석은  행위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인지  느끼게 되고,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아군과 적군. 내 편과 네 편을 나눌 수 있단 말인가.  오랜 시간 가슴에 품었던 이야기를  리지 할머니는  자신이  그 일을 겪었던 나이 또래인 칼에게 들려주면서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생애에  벌어졌던 전쟁의  상처와  그것이  주는  무의미함에 대해   일깨워준다.  초등학교 고 학년부터 사춘기 아이들이나  어른까지 누구든   전쟁의 무의미함이나,  아픔,  다툼에 대해  일깨워 줄 수 있는  안타깝지만, 결과적으로는   매우 정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피터가,  마를렌이,  엄마와 칼리가, 그리고 백작부인이  보여준  각각의 다른  입장과 위치에서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행동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은,  지금 우리가  서로에게 대립하고,  악의를 갖는 일들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  반성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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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가을
요한 하위징아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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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가을

 

   [중세의 가을]은 공부에도, 독서에도 끝이 없음을 다시 한 번 깊이 느끼게 된 책이다. 학창시절 별 흥미가 없었던 역사공부가 점점 재미있어지기 시작하면서  다른 공부도 관심이 생겨서 올해부터  다시 인문학과 관련된  대학공부를 하고 있다. 일학기 교양과목으로 '세계사'를 배우면서 가장 관심이 갔던 시대가 바로 저자가 '가을'에 비유하면서 다루고 있는 '중세'다.   그저 암기할 양이 많고, 힘들다는 고정관념만을 가지고 있던 세계사를 과제물 리포터를 작성하기 위해 여러가지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면서 역사라는 것은 별 필요없는 공부가 아니라  반드시 알아야 할 과목임을 알게 되었다.  역사를 알고  깨닳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여러가지 인문학이나, 예술, 종교, 과학, 정치, 경제 등 인간의 모든 과정이기 때문이다.  한 걸음의 발걸음을 떼지 않고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듯이  역사라는 과정이 없이 현대도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중세는 근대를,   근대는 지금을 만들어가는 씨앗이었음을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한 번 공감한다.

 

   역사와 관련된 책은 주로  시대적 흐름에 따라  연도표를 근거로 하듯이  집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나 역시 그동안 그런  형식의 역사책에 익숙해 있었다.   하지만  '하위징아'는  전혀 다른 형식으로  이야기책을  읽듯이  흥미롭고, 쉽게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어려운  것을 쉽게, 시대적 흐름을  중점적으로 기록되는 형식으로 굳어진 역사를  이렇게  각각의 주제별로  다루면서,  자신의 주관과 함께  수없이 많은 역사가와 역사서,  깊이 있는 역사 지식에  근거를  들고 있다.   이 책의 독서를 통해 저자인 '요한 하위징아'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만큼 내 얄팍한 지식수준도 알게 되었지만,  이런 기회에  '하위징아'를 만나게 된 것은 너무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그가 노벨상 후보로 올랐다는 것도, 이 책이 이미 1919년에 출간되어 세계적으로 꾸준히  많은 이들에게 읽히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도  생소했다.  또한  또 하나의 그의 저서로  많이 언급되고 있는  그의 생애 말년에  집필했다는  [호모 루덴스] 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모든 문화가 놀이에서 시작되었고,  놀이가 곧 삶의 형식이라는 작품에 대한 해석을 읽으면서  '하위징아'라는 작가에 대해,  [호모 루덴스'라는 책에 대해,  또한 이 책 속에 나오는 그가 언급했던 많은 고전들에 대해,  방대한 인물에 대해 더 깊이  연계해서  파고들어보고 싶어졌다. 

 

  인간의 개인적인 삶이  나 하나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아버지의 아버지 또 그 아버지의 아버지로  이어지듯이,  역사는 어떤 한 부분으로 딱 구분할 수 없음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그는 '르네상스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완전히 다르게 시작된 근대의 한 부분이 아니라 중세 후기 문화의 변형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의 역사가, 지금의  인류가  있기까지 가장 중요한 시기가 바로 중세라는 그의  주장은 책 속의  많은  주제를 담아낸  내용을 통해  중세의  중요성이  수없이 입증되고 있다. 

 

   '하위징아' 도,  '중세의 가을'도 처음 접했지만,  처음 접한 책이 이  '연암서가'에서 집필한  책으로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더 의미가 있다.  이전에  몇 번  번역되어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었지만,  그가 처음에 집필했던 원본에서 빠진 부분이 많거나  다른 번역본을  보고 번역되어  원래의 내용과 많이 차이가 나는 문제점을  낳았기에  이 번에 다시 제대로  처음  저자가 출간한 내용과 가장  일치하도록 여러 부분에서 노력해서 출간된 책이다. 

 

   '중세의 역사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대학교 1, 2학년 학생들이 이 책을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번역가인 '이종인' 님의 글이  그대로  본문의 내용을 읽으면서 공감이 갔다.  그는  읽기 쉬운 번역서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독자들에게 널리 인정받는 것이 번역가로서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는데,   독서 후 내가 느낀  소감이 바로  그의 보람에 딱 맞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너무도 어렵우면서   만만치 않은 양의  내용을   번역가로 인해  아주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 꼭 소장하고 싶거나,  아이들에게 언젠가  그 책을 소화할 수 있는 시가가 오면 반드시 권하고 싶어  리스트를 기록하고는 하는데,  이 책이야말로 소장하고 싶고,  내 아이에게  권하고 싶은 일 순위에 드는 책이다.  나도  시간을 넉넉히 두고  조금 더 깊이 있게 다시 한 번 정독을 하고,  여러가지  책 속에 나오는 도판의 그림들도  찾아서 다시 한 번  감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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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들 대한민국을 걷다 - 아들과의 10년 걷기여행, 그 소통의 기록
박종관 지음 / 지와수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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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들 대한민국을 걷다

 

   가끔 방송을 보다가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이 국토대장정을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중에 우리 아이들에게도 한 번 권하면 여러가지로 유익하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렇게 나와 함께가 아닌 다른 체험활동으로 아이들을 보낼 생각만 하던 안일했던 내게 이 번에 읽은 이 책은 모든 계획을 행동으로 꾸준히 옮기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반성이  되는 시간이었다.  책에서 저자가 자주 거론하듯이 모든 것이 빠르게만 흘러가는 지금 천천히 자신만의 몸과 의지만으로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한 걸음  한 걸음 밟아보는 것은  몇 줄의  책상 앞에서의  공부보다 더 중요한 삶을 배우게 될 것이다.  아빠와 진석이의  대한민국 걷기 10년의 일기장같은 기록들을 읽으면서  걷기 여행에 대해,  부모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아빠는 미혼시절 힘든 시절에  혼자  전국을  걷기 여행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되고,  삶에 대해 더 진지해지는 것은 물론 용기를 얻는다.  그리고 나중에 자신이 결혼해서 아이들이 생기면  아이와 함께  자신이 했던 것처럼  전국을  돌며 걷기 여행을 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아빠에게는 결혼 후 첫 아들이  생겼다.  그 아들이  우리나이로는 다섯 살이자 개월로는 세 돐이 지날 무렵  외할머니 댁을 걸어가는 것으로  아들과의 첫 걷기 여행을 시작한다.  때로는 일 년에 한 번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명절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학교에  가족과 함께 체험학습을 하는  허락을 얻어  며칠의 여유가 생길 때마다  아들과의 걷기 여행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다섯 살 아들이 중학생이 되고, 아빠와의 걷기 여행이 1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을 다 걷기 못한 부자는 여전히  국토대장정의 진행형이다.  그들이 정한  방법대로  되도록  노숙을 하고,  음식을 만들어 먹는 규칙을 정하고,  때로는  공원 귀퉁이에,  혹은  지역 도서관 주차장에,  어느 때는 짓고 있는 건물의 옥상에  텐트를 친다.  그렇게  10년의 걷기 여행은   가끔은  여동생과 엄마와 함께 온 가족이 참여하기도 하는 가족여행이 되기도 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아빠와 아들이 걷기 여행을 담은 사진기록이 함께 하는데,  여리고 작았던 아이는 점점 성장해서 이제 아빠 키를 훌쩍 넘어서려 하고 있다.  그렇게  아이는 점점  몸도 마음도 어른스러워지면서 이제 아빠보다 더  빨리 앞장서 걸어가는 건강한 아이가 되었다.  아빠는 자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커주기를 바랐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고  책에서 말하곤 한다.  하지만  아마 진석이는 지금까지는 물론 앞으로의  아빠와의 걷기 여행을 통해  세상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을 것이다.   이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지금 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고,  나도 이런 좋은 경험을 아이들과 함께 할 용기를 갖고 싶어진다. 

 

'과연 걷기 여행이 실제로 아이의 삶에 어떤 도움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삶을 경험하고 거친 세상에 맞설 용기를 얻고, 세상이 필요로 하고, 다른 사람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꿈꾸었듯이 내 아이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며 최선을 다할 뿐이다' ( 본문 124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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