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브램 스토커 지음, 홍연미 옮김, 찰스 키핑 그림 / 열림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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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영화를 통해서 접하고, 이름만으로 너무도 잘 알고 있던 '드라큘라'를 드디어 소설로 만나게 되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사람들의 목에 이빨자국을 내며 피를 빠는 흡혈귀의 대부라는 것을 기존 지식으로 알고 있는 드라큘라를 한여름에 삽화가 곁들여진 그림과 함께 읽는 재미는 남달랐다.   중간 중간 내용이 고조될 때마다 흑백사진처럼  으시시 하게 등장하는 삽화는  더  깊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크지 않은 글씨에 600여쪽에 달하는 두께의 그리 만만치 않은 책이었지만, 어느 정도는 대충 내용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책이었지만, 읽는 재미나 빠져들게 되는 흡수력은 절대 부족하지 않았다.

 

  루마니아의 귀족 드라큘라 백작은 영국 런던의 변호사 사무실을 통해  영국에 저택을 구입하게 된다. 그리고 그에 해당하는 일을 대행하는 변호사 사무실의 직원이었던 '조너선 하커'라는 청년은  그 일을 위해  드라큘라 백작이 살고 있는  루마니아의 '틀란실바니아'라는  고장을 찾게 된다.  '조너선 하커'가 드라큘라 백작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 마차를 이용해 그의 저택으로 향하는 과정부터 시작되는 이 소설은 이후 그가 목격하는 여러가지 괴기스러운 일들과 그 일이 벌어지는 과정을 적은 일기장으로 글이 시작된다.  자신이 드라큘라 백작의 집을 찾아가는 과정부터  절대 빠져 나올 수 없는 구조의 백작의 집에 갇혀 버린일과  공포와 불안 속에서도 백작의  알 수 없는 행동들을 파헤치는 과정은 그대로 그의 일기장에 기록한다.

 

   '조너선 하커'의 약혼녀인 '미나 하커'는 어느 순간부터  연락조차 오지 않는 약혼자를 기다리면서  역시 연인 처럼 매일의 일을 일기장에 기록한다. 그녀의 절친한 친구인 '루시'는  영국으로 이동한 드라큘라 백작에 의해  희생되어 결국 죽음을 맞고, 이후 그녀도 흡혈귀가 되어  아이들을 유혹해  피를 빠는 존재가 된다.  이후 '반 헬싱'이라는 대학의  저명한  교수를 중심으로  루시와 그녀의 남편, 그리고 그녀를 좋아했던  또 다른 남자들,  절친한 친구인 미나와 조너선 까지  드라큘라의 정체를 알게 된 그들과  드라큘라 백작과의  끈질긴 대결과 추적이  펼쳐진다.


 

   나중에는 '미나 하커'도 결국 드라큘라에게 희생되지만, 사랑하는 친구와 남편, 또 다른 사람들의 노력으로, 또한 자신의 확고한 사랑에 대한 신념으로  흡혈귀와의 사투를 벌이며 정신적으로  공포를 이겨낸다.  그녀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사랑, 특히 남편인 조너선에 대한 사랑으로 어느 순간이 오면 자신을 죽여줄 것을 부탁하며 사랑의 힘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 것인가를  일깨워준다.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이 각자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꾸준히 기록해가는 과정에서 이야기는 여러 사람들의  일기장과 편지, 여러가지 기사 등이 조합되어 가는  형식으로 진행되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써오던 내용을 어느 순간 서로 한 팀이 되어  그 모든 기록들이 합쳐지면서  점점 더 드라큘라의 약점과 힘, 그를 존재하게 하는 것들과 그가 행하는  괴기스러운 행위들에 대해  연구하고  그를 대항할 힘이 되어 준다. 

 

  희생자는 점점 늘어가지만 백작에 대항하는 사람들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끝없이  깊은 사랑으로  그의  끝없는 욕망을  끝장 내게 되고,  그 과정은  안타까움과  슬픔의 연속이지만 여전히 희망적이다.  드라큘라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진 흡혈귀라고 하더라도  진실한 사랑 앞에,  누군가를 지키고자 하는 한 없는 용기 앞에서는 결국 무릎을 끓을 수 밖에 없다는 메세지를 배우게 된다. 어떤 고난이 닥치더라도, 그것이 흡혈귀가 되어가는 육체로 인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결국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은 무너트리지 못한다는 것을.

 

'더 큰 악이 전면적으로 발현하기 전에 제 손으로나 아니면 다른 이의 손으로나 제가 죽는 것이죠. 저도, 여러분도 알고 있어요. 제가 죽으면 여러분은 가엾은 루시에게 하셨듯 영원히 멸망하지 않는 제 영을 자유롭게 풀어주실 수 있으면 반드시 그렇게 하시리라는 걸요. 만약 죽음이 혹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는 유일한 장애라면 저는 지금 저를 사랑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죽는대도 조금도 물러서지 않을 거예요.' ( 510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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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화가 마리아 메리안 - 곤충의 변태 과정을 처음으로 알아낸 여성 과학 예술가 담푸스 지식 그림책 4
마르가리타 앵글 지음, 줄리 패치키스 그림, 엄혜숙 옮김 / 담푸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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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화가 마리아 메리안

 



  중세시대 여성이면서 곤충화가였던 '마리아 메리안'에 대해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나도 전혀 모르던 인물이었다. 350여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나비나 작은 벌레 등을 악마의 짐승이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도, 곤충이나 개구리등이 모양을 바꾸는 변태과정을  사람들이 두려워하며 경계했다는 사실도 이 번에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다. 무지에서 오는 지식이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착오를 가지고 그것들을 혐오하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당시의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한 어린 여자아이가 그런 이론을 반박할 만한 수준으로  애벌레에서 나비로 변화하는 과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절대 두려워할 것도 없는 그저 변태의 과정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그것을 그림과 함께 기록으로 남겼다는 용기와 노력,  그리고  그  일에 대한 결과물이  너무도 놀랍고  새롭게 더 알고 싶은 인물이었다. 더군다나 독일 500마르크의 지폐인물이자, 러시아 황제인 표트르 대제는 그녀의 그림을 수집하기까지 했다는 것은  그녀의 업적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남들이 아니라고 할 때,  어린 아이였던 그녀는 모두가 모르게 몰래 연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어린 아이인 그녀가 애벌레를 연구하는 것을 알게 된다면 이웃 사람들이  마녀로 몰아갈 것이 너무도 뻔한 당시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시대적 배경에서도 아이는 나비와 나방등의 한살이를 관찰하면서 곤충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던 사람들의 무지함을 일깨우게 된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너무도 당연한 일들이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특히 모두가 두려워하는 것에 대해  용기를 갖고 꾸준히 연구하고 실천할 수 있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지금 아이들에게 너무도 교육적인  이야기다.

 

  동판화화가였던 아버지는  세 살 때 부터 그림에 빠진 자신의 딸이 훌륭한 화가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고,  친 아버지의 죽음 이후 엄마의 재혼으로 맞은 새 아버지는 마리아의  자연에 대한, 곤충에 대한  관심에 대해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한 사람의 위대한 인물이 탄생하는데   부모의 역할이,  아이의 능력을 인정하고 길을 열어주며  자신감을 주는 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마리아라는 인물에 대해 알게 되면서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그리 두껍지 않은 아이들 그림 동화책으로 나온 [곤충화가 마리아 메리안]은 이색적인 그림과 함께 마리아 메리안 이라는 인물에 대해, 그녀가 연구했던 나비의 한살이 그림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림은 무척 아름답고, 어린 아이들이 읽으면 자연스럽게 나비의 한살이에 대해  이해하게 되는 교육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더해서 이런 훌륭한 인물이 있었다는 것을 통해 무지함을 밝히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를 가지는가에 대해서 함께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얇은  어린이 동화지만 엄마인 내가 더 많은 공부가 된 책이다.

 

 

'난 생각이 달라. 아직 열세 살밖에 안되었지만,

난 곤충을 잡아 자세히 관찰했지.

난 곤충을 몰래 잡아야 해.

만일  이웃 사람들이 안다면,

마법을 부린다고 나를 마녀로 고발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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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림의 옛 그림과 뛰노는 동시 놀이터 신현림 동시 놀이터
신현림 글.그림 / 살림어린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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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림의 옛 그림과 뛰노는 동시 놀이터

 

  아이에게 나름 열심히 여러 전시회나 그림과 관련된  책을  많이  접하게 해주는 편이다. 나도 좋아하는 분야여서 늘 관심이  많았고, 일찍부터 예술 분야에 대해  조금이라도 보는 눈이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돌아보니 대형 전시회는 주로 서양화가들을 중심으로 한 서양화 전시회가 많았고, 나도 아이들에게 주로 서양 명화 위주로만 한계를 두었음을  알게 되었다. 

 

  갈수록 세계화 시대라는 말을 하고, 쉽게 주변에서도 점점 외국인들을 자주 접하게 되었지만,  그럴수록 더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이제  더 이상 낯선 말은 아니지만,   우리 것에 대해 제대로 알고 그 속에서 진정한 아름다움과 가치를 발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시인으로  이름을  알렸던 분이 어린이 책을 출간했다는 소식이 생소하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어떤  내용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여러가지 시집을 통해 만났던 시인 '신현림' 선생님이 어린이를 위한 책을 집필했다는 소식도 반가운 마음이지만,  우리의 옛 그림을 소재로 했다는 점이 가장 반가운 부분이다.  시인으로만 알았던 작가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옛 그림과 어울리는 내용의 동시를 지어,  두고 두고 소장하고 싶은 근사한 책이다.  또한 작가가 일찍부터 그림을 좋아했고, 그림에 관심을 가져왔다는 사실은 이 번에 새롭게 알게 되었다. 
 


 

'세계 미술사에서 우리나라의 위대한 화가들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아마 서양인들의 기준으로 그림을 보았기 때문일 거예요. 서양인들은 조선에 대해 잘  몰랐으니까요.'

 

  작가는 책 머리에서 말하듯이 우리 그림이 서양 그림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하지만 우리가 우리 그림을 보면서 그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알아 가고,  우리나라의  국보급 명화들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가 얼마나 빛나고 아름다운지 제대로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음을  밝힌다.  이 책은 그동안 시인이며 사진작가로 활동했지만, 17년만에 다시 그림을 그려보면서 설레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고 한다. 

 

  교과서나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자주 본 듯한 우리 옛 그림 22편과 시인이 쓴  동시와 그림, 그리고 다시 조금 더 깊이 있게 우리 그림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조선 시대 대표 회화 이야기' 까지,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조금 더 쉽게 우리 그림에  접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이는 물론 나도 흥미롭고 소중한 마음이 들었고, 우리 그림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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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써 봐! 영어 일기 - 하루 한 편 따라쓰기 훈련으로 영어일기 습관 만들기
백선엽 지음 / 삼성출판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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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써 봐 영어 일기

 

  일찍부터 아이에게 나름 영어 공부에 신경을 많이 써준 편이다. 우선 딱딱하다는 느낌을 갖지 않고 그저 놀이처럼 부담없이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영어동화나 챈트 등 주로 놀이 위주로 접근했고, 꾸준한 공부로 지금은 말하기나 듣기는 나름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편이다.   최근에는 그저 즐겁기만 했던 영어공부를 조금씩 영문법이나 단어, 쓰기 등 직접 자신이 쓰고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 책이나, 영어 선생님들이 가장 주변에서 많이 권하는 방법이 바로 영어 일기 쓰기다.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문장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여러가지 단어를 많이 습득하고, 기초적인 문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무조건 영문법이나 암기식 단어 외우기를 시도하면 매우 부담스러워 하고,   공부를 하는 것으로 생각해  실증을  내기도 한다.  여러가지 이유로 영어 일기 쓰기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고,   조금씩  시도하면서 나름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  영어일기와 관련한 책들을 나름 검토하던 중에  [따라 써 봐 영어 일기]를 만나게 되었다. 

 



  일기 쓰기의 교육적 효과를  많이 느끼기에 열심히 실천하도록  하고 있고,  아이도 글 쓰기 등 여러가지 부분에서 좋은 결실을 맺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어일기는  일기 쓰기의 장점인 어휘력 향상,  표현력이나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 부분에 영어 실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늘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그저  관심만 많을 뿐 실천을 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내 부족한 영어실력이 더 안타까웠던 부분이기도 했다. 

 

  방학을 맞아 아이들의 최대 과제는 역시 매일  매일 일기를 쓰는 일이다.  색다른 일이 없는 날에는  비슷한 일기가 되기 쉽고, 별 특색없이 그저  빈 공간을 채워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기도 한다.  그런 의미로 볼 때  중간 중간 일기에 대한 다양한 소재들을  소개하고 있는 부분은  영어 일기만이 아니라 다양한 일기를 쓰는데도 도움이  된다. 잘한 일과 잘못한 일을 생각하기,  기억에 남는 장소 떠올리기, 시간 순서대로 하루를 정리하기, 관찰한 내용으로 일기 쓰기, 만화일기, 가족일기 등은  더 다양한 일기 쓰기에 전반적으로  쓸 수 있는 내용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영어 일기 실천 사례'에 여러 아이들의 다양한  방법들은  그동안  소홀했고 실천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된다.  아이가 읽기 전에 내가 먼저 읽으면서 아이는 물론 나도 한 번 영어일기를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다양한 예문과  자주 쓰이는 영어 표현은 물론 영어 카드, 기초적인 영문법까지  항상 곁에 두고  도움을 받기에 좋을 내용들이어서,  그저 한 번 읽고 마는 책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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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조각 창비청소년문학 37
황선미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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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조각

(창비 청소년 문학)

 

 

   주인공 '유라'와 같은 또래의  중학생 딸아이를 키우고 있어  청소년 성장소설에  늘 관심이 많다.  작가의 전작이었던  [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을 읽으면서 이전에 주로 어린이 책을 출간하던 '황선미' 선생님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장소설을  집필하셨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이었다.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지역 시립도서관에서 평생학습의 한가지로  수강했던 어린이 독서토론  수업 진도 중에서 선정되어  타의에 의해 읽게 된  [마당을 나온 암탉]이 시작이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아이의 수업이었고,  아이의  수업에서 선정된 책이라는 이유로 구입해서 나도 함께  읽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나름 열심히 시키는 편이어서 이후 황선미 선생님의 신간이 출간될 때마다  찾아가며 읽게 되었고, 지금은 선생님의  작품을 좋아하게 되었다.

 

   [사라진 조각]의 출간 소식을 접하면서  선생님의 책도  그 책을 읽었던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도 자기가 좋아했던 작가가 자신의 성장과  때를 같이하면서  새로운 책을 집필하고 있다는 것에 기쁘게 생각하는 모습이다.  사실 이전에 나왔던 [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은 작가의  자전적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집필의도에서  알 수 있듯이  딸아이보다 작가와 비슷한 또래인 내가 더 감동하며 읽은 책이었다.   지금 아이들에게도  과거 엄마 세대에 힘들었지만, 그 속에서도 나름의 희망을 품어오며 지금에 이르렀음을  느낄 수 있어  소중한 내용이었지만,  정말  자신이  현실에서  겪었던 내용이 아니어서  내가 느꼈던 만큼의 더 깊은 감동을  느끼지는 못하는 눈치였다.

 

  선생님의 두 번째 청소년 성장소설로  만난 [사라진 조각]은  그런 의미로 본다면  지금 아이들이  겪어내는  여러가지 부분을 잘 담아내고 있어 아이들이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성적에 대한, 미래에 대한 불안함.  엄마가 자신을 대하는 행동에서 느껴지는  탄생에 대한 의구심.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아이들의 마음상태.  모든 것을  경쟁으로 생각하며  점수를 높이는 일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부모와 아이의 괴리감.  그리고 이성에 대한 여러가지 감정들까지...지금 우리아이들을 겪을 수 있는 여러가지 고민에 대해  들여다 보게 된다.

 


'편지 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 ... 나를 폭발시키는 건 엄마 자체다.  우리 사이가 쓰레기처럼 버릴 수 있는 거라면, 넝마처럼 너덜너덜 해진 관계라도 엄마와 딸이어야 하는 것만큼 끔찍한 일이 또 있을까. ... 나를 버려진 고양이만큼도 봐주지 않는 저 냉대가 저주스럽다.' ( 144 쪽 )

 

   누구든  성장하면서 나름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성장기에  가슴에 남은 상처는  때때로  현실 속에서  불쑥 불쑥 솟아나 수시로 아프게  한다.  어른이 되기까지 그런 상처들은 자신에 대한 정체성이나 삶 자체에 대해 모순된 모습을 보며 방황으로 이끌어간다.  한참 예민하기만 한 사춘기  자신의 선택과 상관없이  갖게 된 상처의 경우 그 고통은 훨씬 더 깊고 크기만  하다.  그래서 엄마에 대한 유라의 갈등은 갈수록 끝없이 깊어지기만 한다.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  아이들의 현실에 대해, 그리고 부족하지만 다시 화해를 시도하며 엄마와의  버릴 수 없는  관계를  받아들이는 모습에,  사라져 버린 조각을   맞추려는 노력들이 보여 잔잔한 감동이 느껴진다.  유라에게도, 엄마에게도, 오빠에게도, 그리고 아빠에게도 나름의 상처를 안고 살았던 가족이었기에 그들이 이제 그만  모든 것을  안아주고 감싸가며  나름의 삶의 무게를  이겨내면서 행복해지기를.

 

'나비의 죽음에도 눈물이 나지 않아서,  뼛가루를 공방 뒷산에 날려 줄 때도 울지 못해서 나는 괴로웠다. 그러기에는 우리 사이가 너무 비어 있었다. ... 지금은 잘 모르겠는데, 어쩌면 나중에 아주  많이 울지도 모르겠다.' ( 183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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