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과학을 탐하다 - 우리가 궁금해 하는 그림 속 놀라운 과학 이야기
박우찬 지음 / 소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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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과학을 탐하다

 

  모든 것이 다 그렇겠지만, 미술 역시 알면 알수록  흥미롭다. 가족 중에  어린 시절부터 중년을 넘긴 지금까지 그림을 그리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있어서  일찍부터 명화집을  집 안에서 쉽게 자주 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명화나 화집, 전시회 등에 관심이 많이 가고, 나름 찾아가면서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신화를 통한 명화 읽기' 라는 문화강좌를 시립도서관에서 3개월간 신청해서 듣게 되었는데, 매우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그동안 여러가지 미술 관련서를  많이 출간해오신 '박우찬'님의 [미술, 과학을 탐하다]라는 이 책도 제목부터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이전에도 어린이나 청소년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미술서를 몇 번 접하고 어렵지 않게 미술사나 명화를 접할 수 있어서 매우 호감을 느끼는 저자였다. 이 번에 출간된 이 책 역시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다양한 미술 읽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서문에서 알 수 있듯이  미술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이도, 과학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이도, 중학생 이상 청소년이면 누구라도 쉽게 내용을 이해하며 따라 갈 수 있도록  편안하게 풀어 쓰고 있어 아이는 물론 나도 읽는데 부담이 없었다.  이웃집 아저씨가 도란 도란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과학이 미술에 어떤 영향을 끼치며 작품 속에 나타나게 되는지  시대별로 발전하는 그림의 변화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15세기의 미술을 시작으로 현대미술 작품까지 수 많은 작품이 함께 수록되어 있으며, 각 작품마다 작품에 대한 해설과 함께  과학이 발전하고 그것을 화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에  끌어들이면서  과학을 이용하기 이전과 후의 그림을  한 눈에 비교하고 분석할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나 [최후의 만찬]에 과학이 어떻게 접목되었는지,  '베르베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는 화가가 빛을 어떻게 작품에 접목하여 빛과 그림자 기법을 표현하게 되었는지,  그동안 자주 접했던 많은 유명화가들의 작품을 과학적 분석과 함께 만날 수 있어 공부가 많이 되는 시간이었다.

 

  화가들은 더 사실적이거나  자신만의 그림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원근법은 물론, 해부학, 광학, 색의 잔상, 사차원세계 까지 ... 작년인가  딸아이가 정기구독하고 있는 과학 잡지를 보다가 마이크로 세계를 작품으로 해석한 전시회에 대한 기사를 읽으면서 매우 흥미롭게 생각했었다.  저자 역시 당시의 '마이크로  세계의 비경전' 이라는 제목의 화제가 된 전시내용을 책 속에서도 소개하고 있는데, 이제 정말 미술과 과학은  너무도 친밀한 관계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저  되도록 똑같이 그리는 것이 화가들의 실력이었던  시대가 있었다면  여러가지 과학기술을 통한 문명이 발달하고, 특히  사진이 발명되면서 현대미술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수세식 변기를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서  화가의 사인을 넣은 변기가 미술작품이 될 수 있듯이  갈수록  누구보다 먼저 발상의 전환을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본다.  예술과 과학의 만남이 흥미롭고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 역시 같은  의미라고 생각된다.  다 읽고 중학생 딸아이에게  권했는데 부담없이 읽어내는 모습에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매우 도움이 되는 좋은 미술서라는 생각을 해본다.  창의력이 대세인 요즘, 이렇게  과학을 접목한 미술서를 만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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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육아 이야기 : 생활편, 질병편 - 전2권
모우리 다네키.아마다 마코토 지음, 김순희.박정원 옮김, 조애경 감수 / 꿈소담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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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육아 이야기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인가 누군가 묻는다면 거침없이 자식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하는 부모가 많다. 나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생기면서 삶의 의미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고, 더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한 살씩 커가면서 정말 부모라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  더 깊게 느끼게 된다.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고 버팀목이 되어주는 든든한 나무같은 부모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늘 부족함이 많이 발견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무엇보다  많은 준비와 공부가 필요한 것이 바로 부모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키우는 일에는 여러가지   모든 것에 부족함을 느끼지만 그래도 미리 미리 공부하고  사전 지식을 갖게 되면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질병이나 생활 등  육아에 대한 부분이다.  아기를 키우는 집이나 새로 결혼하는 가정,  주변에  임신으로 아이를 맞을 준비를 하는 사람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첫 아기에 대해서 더욱 이런 저런  준비가 필요하다.  사전  지식을 습득하거나  키우면서 겪게 되는 많은 정보들을  순간 순간 도움을 받을 만한 책으로 이 번에 [친절한 육아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한 권 당 500쪽이 넘는 두께로 이루어진 두 권의 육아지침서로 구성되어 있다.

 

  '질병편'에서는 소아과 의사 40년 경력의 의사 선생님이 집필을 하신 소아질병에 대한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정말 사소한 것부터 나름 심각한 상황까지 많은  질병들을 접하게 된다.  자신의 상황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어른들과 달리 의사소통이 힘들고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질병을  더욱 위험하다.  신생아를 시작으로  연령대별로 증상별 가이드, 아이들이 아플 때를 대비해 알아두어야 할 기초지식, 여러가지  질병,  여러가지 장애, 응급처치와 여러가지 검사 등  질병과 관련된 거의 모든 정보를 담고 있는 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생활편' 역시 소아과 경력 50년의 의사 선생님이 집필하신 내용으로 아이들의 연령에  따른  모든 성장 과정과 생활에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아기를 처음 만나게 되는 임신을 시작으로  출산은 물론 새 생명을  맞는  마음가짐이나 준비사항을  수유, 가족의 역할,  성장 단계별 특징,  장애아, 예방 접종, 교육과 가정환경,  여러가지 제도와 서비스까지 모든 영역을  다루고 있다.  아기의 탄생 전에 미리 알아두어야 할 정보들부터  그때 그때 아이들의 성장과정에 따라  항상 가까이에 두고 공부할 내용들까지  반드시 공부하고 알아야 할 내용들이다.

 

  큰 아이가 돌이 되기 전인 어느 날  집안일을 하다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아이가 동전을 삼켰다.  갑자기 우는 아이에게 달려갔지만 제대로  우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괴로워 하는 아이를  보면서 직감적으로 무엇인가 삼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도 당황한 순간이지만,  급박한 상황인 그때  어디선가 육아서 에서 읽은 내용이 떠올랐다. 아이의 발목을 잡고 거꾸로 들어 등이 내 쪽으로 오도록 한 후 발을 이용해 등을 제법 세게 차는 동작을 몇 차례 반복했고, 쨍그랑 소리와 함께 아이가 삼킨 100원짜리 동전이  거실 바닥에 떨어졌다. 그때야 비로소 막힌 것이  제거된 아이는 자지러지듯 울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도 아찔한 순간이지만,  아무 대책도 없이 병원으로 달려가지 전에  응급조치를 취했고, 그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이런 경우는 정말 많이 발생한다.  육아를 맡은 사람 누구라도 미리 다양한 공부를 해서 위급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이유다.  그동안 접한 어떤  육아 지침서보다 꼼꼼하고 방대한 내용에, 소아과 전문의 선생님들이 집필하신 책이어서 내용도 깊이가 있고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 믿음이 간다.  두고 두고 많은 도움이 될 책이자, 주변에 선물하고  싶은 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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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다 다이사쿠 명언 100선 - 풍요로운 삶의 지표
이케다 다이사쿠 지음, 화광신문사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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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다 다이사쿠 명언 100선

 

  저자에 대해 그다지 많은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우선 아무 선입견 없이 그의 글을 읽었다. 그러면서 과연 그가 누구인가 찾아보게 되었다. 종교적인 부분에 대해서 무신론자인 나로서는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그저  한 장씩 책장을 넘기며  내게 깊은 감동을 주는  명언들만을  생각했다.  살아가면서 정말 많은 말이 필요없는 한 줄의 명언에 담긴 깊은 의미를 대하면 참 숙연해지곤 한다.  지금은 이메일에 휴대폰 까지 있어 손 편지를 쓸 일이 많지 않지만, 내 학창시절에는 친구들이나 지인에게 편지를 많이 쓰곤 했다. 그리고 유행처럼 좋을 글귀나 명언등을 함께 적어 보내곤 했다. 그렇게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있는 여러 위인이나 유명인들의 명언이다. 

 

 '이케다 다이사쿠'의 명언집은 종교와 관계된 부분의 내용을 빼고는 대부분 공감이 많이 되는 글들이었다.  여러가지 자기 계발서 에서 자주 만나는 글들이기도 했고, 어디선가 본 듯한 글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것은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내용들이  거의 유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행복, 용기, 노력, 웃는 얼굴, 고난, 대화.... 우리가 늘  아쉽게 생각하면서  그렇게 살아가기를 바라지만 잘 실천하기 힘든 것들이기도 하다. 저자는 삶에 필요한  많은 부분들에 대해 다양한 명언들을  들려준다. 천천히 의미를 생각하며 읽어가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의미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교육의 원점은 교사다. 교사의 인격이 바로 교육이라는 가치를 창조하는 근원이다. 그러므로 교사야말로 최대의 교육환경이다.' (96 쪽 )

 

  부모입장이 되어보니 가장 감사한 일이 정말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인격을 가진  훌륭한 인품의 교사를  만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사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글과 그에 대한 부연설명을 담은 글에 많이 공감이 갔다.   교육에 있어서 교사의 인격이 최대의 교육환경이라는  말은  한 사람의 인격체인  아이들을  길러내는데 있어서  교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말한다.  물론 가르치는  모든 일을 교사에게만 일임할 수는 없다. 가정이나, 사회, 학교가 모두 같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그럼에도 이 글처럼 부단히 노력하고  교사라는  위치가 무엇인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는 그런 선생님이 그립다.

 

'아무리 고도의 지식을 지녔다 해도 그 지식을 인간의 행복을 위해 살리는 지혜가 없으면 지식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위험하기까지 하다.' ( 164 쪽 )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무수한 발전을 거듭하는 과정을 거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많은  과학과 산업의 발전은 점점  더 편안하고 풍족한 삶을 살아가게 한다. 하지만  그런  진보의 과정이 거듭되면서 우리는  과연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 돌아보게 된다.  지식이라는 이름으로 인류가 개발한 많은 것들은   다시 우리의 발목을 잡는 약점들이 되어버렸다.  이 명언집 에서 특히 6장의 '현대와  세계'는  환경, 전쟁, 농업, 정치와 권력 등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명언들이다.  한 가지씩 명언들을 접하면서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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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역습 - 오만한 지식 사용이 초래하는 재앙에 대한 경고
웬델 베리 지음, 안진이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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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역습

 

  문명의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인류가 그동안 행했던 많은 지식에 바탕을 두고 실천했던 많은 행위들이 지금 우리 인류에게 다시 재앙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최근에 발생해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일본의 지진사건은 지진이 가져온 쓰나미 보다 더 큰 문제는 인간이 만들었던 원자력발전소의 폭발을 목격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다른 나라에서 벌어진 불행한 일정도로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해결이라는 결론에 접근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우리가 믿었던  많은 과학적 진전은 지금 우리에게 다시 많은 부분에서 경고하고 있다.

 

  [지식의 역습]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었고, 저자가 '엘덴 베리'라는 사실에 더 흥미를 끌어 책을 읽게 되었다.   수십 년 동안 고향에서 농부의 삶을 살면서  자연에 거스르지 않는 삶을 실천하고 있는  그는  농사와 함께 여러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편리함과 풍족함이라는 것을 쫓아 무엇이든 개발해오면서 그것이 인류를 보다 더 살기 좋은 환경으로 이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더 누리기 위해 늘 무엇인가 쫓기듯이 살아오고 있다. 지금 이순간의 일상도 늘 마찬가지다.

 

  유난히 비가 잦은 올 여름이다.  그저  하늘만 바라보는 형국이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기상이변은  지금 우리가 어디쯤 서있는지 돌아보아야 할 일이다.  여름이 오기 전에 올 여름은 무척 더운 여름이 될거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저자는 미래를 예측하고 그것을 근거로 삼는 현실이 얼마나 큰 오류인지  누누이 지적한다.  그리고 산업발전이라는 이름아래 행해지고 있는  기업들의  탐욕에 대해 말한다.  그들이 정당화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기업의 끝없는 욕망이 인류에게 어떤 파괴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경고한다.

 

'물론 실험실 안의 과학은 얼마든지 통제가 가능하다. ... 기업의 손에 넘어가 상업화되거나 응용될 때 과학은 무소불위의 존재가 된다. 과학은 과연 자신의 지식을 이용해  적절한 경고를 발표하는 책임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과학이 실험실을 떠나 기업의 손에 넘어갔을 때 과학은 그 자체만으로  위험을 스스로 정화하거나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며, 기업은 자신들의  이익이 아닌 인류의 피해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그런 무지가  점점 큰 위력을 가지게 되고 그로 인해 우리는 점점 파괴되어 가는 것이다.   그는 결국 우리가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많은 것들이 결국  최종 손익계산서에서 순 손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한다.  벌써부터, 아니 이미 오래 전부터 그런 징후들은 너무도 많은 곳에서 발견되어 오고 있다. 하지만 꼭 기업이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지금의 상황이 만들어진 배경에  한 몫 하지 않았다고 자부할 수 없다. 우리 모두가 그것을 인식하고 모색할 때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는 실로 엄청난 파괴를 목격했고, 이렇게 파괴된  것들은 우리가 '진보'라고 명명하는 그 어떤 이익으로 보상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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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과 결혼하다 - 세상에서 가장 느리고 행복한 나라
린다 리밍 지음, 송영화 옮김 / 미다스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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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과 결혼하다

 

'서양에서는 살아가고 잠자는 것이 가능하다. 부탄에서 사람들은 깨어나라고 자꾸만 요구받는다. 이 세상에는 온갖 형태의  무지가 존재한다. 읽고 쓰는 걸 가르치는 것만이 반드시 지식을 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무엇이 진정 일어나고 있는지 알기 위해 우리의 마음을 사용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 218 쪽 )

 

   서른 아홉의 나이에 인도여행과 겸해서 떠났던 2주간의 부탄여행이었다.  그러나 그 짧은 여행을 통해 그녀는 부탄에서의 삶을 선택하게 된다. 저자인 '린다 리밍'이라는 미국 여성인 그녀는 부탄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자신이 그동안 살았던 도시와 가족, 직장을 모두 버리고 부탄으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탕화를 그리는 남편 '남게이'를 만나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신 점술가 였던 시아버지는 아들의 아내가 될 사람이 아주 멀리 아무도 모르는 먼 곳에서 온다고, 아들에게 때가 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리고 둘은 같은 학교에서 선생님으로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게 된다.  [부탄과 결혼하다]는  부탄이라는 나라에 대해  이방인인  미국인이 쓴 책이지만,  이미 그 곳을 자신이 살아갈 유일한 곳으로 생각하게 된  부탄인 남편을 둔,  이제  누구보다 더 깊이 부탄이라는 나라와 사람들을 사랑하게 된  부탄 사람의 이야기다.

 

  그녀는 40년 가까이 살았던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부탄이라는 곳에 살게  되면서 비로소 인간의 삶에 있어서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에 대해  하나 하나 깨우치게 된다.  물질적으로는 너무도 풍족한 삶을 살고 있지만  자본주의에 물든 서양인과  너무도 다른 부탄이라는 나라와 그 나라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물질이 풍족한 우리 현대인의  삶은  매일이 '햄스터의 챗바퀴'처럼  잠시의 여유로움도 없이 시간에 쫓기는  일상이다. 그리고 그것이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되어  삶을 돌아보고, 나를 돌아볼 여유로운 삶을 생각할 여유 따위는 없다.

 

  사실 처음 책장을 펼치기 전에는 부탄에 대한 여행서 정도로 생각했다. 부탄인과 결혼한 미국인이 부탄을 소개하는 사진과 정보가 가득한  눈요기하기 적당한 여행서. 하지만 모든 것은 그녀의 글 속에 담겨져 있다. 자신이 부탄에  느끼게 된 모든 삶을, 자신의  발자국들 하나 하나를 소개하고, 남편과의  결혼생활에서 문득 문득 발견되는 문명생활에서의  이기와 편리함을 발견하면서 느끼게 되는 이질감과 그것조차도 모두 받아들여주는 마음 씀씀이가 한없이 넓은 그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잘 알지 못했던 부탄이라는 나라가 갑자기 너무 떠나고 싶은 나라로 다가온다.  부탄 국민을 위해서 GNP(국민총생산) 보다  GNH (국민행복지수) 를 더 우선하겠다는 왕의 칙령이 선포된 나라. 그리고 실제로 국민들이 행복한 나라 부탄이 너무도 부럽다. 그녀는  부족한 물로 인해  마음껏 목욕을 할 수 없는  환경 때문에 힘들어하기도 했던 신혼을 거치지만, 지금은 무거운 짐을 지고 걷는 육체적인 고통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환경이 그녀를 더  많이 생각하게 하고, 또 다른  기쁨을 느낄 줄 아는 삶을 발견하게 한다.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걷는 것이 즐거웠다.  부탄에서 하이킹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말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나는 걸으면서 일종의 희열을 느낀다.  희박한 산 공기,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들, 그리고 찬란한 태양,  ...  고립과 더불어 우리를 둘러싼 산들이 나를 먹여 살린다.  나는 이곳에서 외로움과 화해한다.' ( 211 쪽)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참 편안한 시간이었다. 그녀는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하게 한다. 삶을  미친듯이 살지 말라고 말한다. 그녀가 찾은 부탄의 작은 행복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늘 바쁘고 서두르는 우리의 삶에 가끔은 멈추고 나를, 삶을, 주변을  돌아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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