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활"을 다 읽었다. 부활을 읽으면서 비슷한 이야기지만 다른 서사로 끝난 비슷한 명작 두 개가 생각났다.
그건 바로 "
더버빌가의 테스"와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이다.
이 세 작가 이야기 전개가 다른 이유는 작가가 가진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성격을 에니어그램을 기준으로 분류하고 싶다.
에니어그램은 크게 9개의 성격이 있는데 이걸 하나하나 설명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이 설명을 위해서는 크게 세가지 성격만 분류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2.
에니어그램은 크게 본능형/ 감정형/ 사고형 으로 나누어진다.
본능은 현재를 중요시한다. 먹고 자고 싸고의 본능이 중심이다
감정은 과거 추억을 중요시여긴다. 부끄러움을 알고 감정이 중심에 있다.
사고형은 미래에 올 죽음을 두려워 하는 마음이 중심에 있다.
이 성격은 태어날 때부터 가진 성격이다. 어쩔 수 없다.이 성격은 절대 바뀌지 않고 발전을 할 수 있는 성격이다.
각자 가진 성격을 가지고 비슷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쓰니 셋 다 아주 다른 결말과 이야기 전개를 맞는다.
3.
더 쉽게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는 성경 이야기로 세 성격을 설명해 보려고 한다.
본능은 에덴동산에서 하느님이 무상으로 제공해 준 것들로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살았다.
하지만 벌을 받은 이후에 이 일은 생존을 위해서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 되어버렸다.
본능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추억도 없고 미래도 없으니까.
감정은 바로 이브가 행한 선악과를 먹으면서 시작된다. 우린 선악과를 먹고 부끄러워졌다. 벌거벗은 것도 알았고 내가 누구보다 잘나고 못났는지에 대한 기준을 알게 됐다.그걸 예민하게 느끼는 성격이 바로 감정형 성격이다.
마지막 사고형은 하느님이 내린 벌은 바로 죽음.그걸 알고 걱정하며 두려워한다.그 마음을 중심 축으로 한다.
4.
이 세 소설은 모두 여성이 남성을 죽이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가 그 당시 관심을 받았던 건 흔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지금 흔하지 않은 동성간 사랑이 핫한 이유도 이런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들이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남성인 작가가 여성인 주인공에게 자신의 인격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여성이라고 해서 무조선 선하고 착하고 고분고분한 존재가 아니라 작가처럼 욕망과 분노, 그리고 생각이 있다고 봤다. 그게 이들 소설이 생존한 이유다.
먼저 더버빌가의 테스 작가는 본능형이다. 어쩔 수 없이 자기 주인공도 자신 성격을 갖게 된다. 테스도 인싸 본능형이다. 본능형은 기분이 좋을 때 추억과 아름다움에 과심을 기울이지만 힘겹고 어려운 일이 닥치게 되면 먹을 걸 걱정하고 결국 죽을 정도로 괴로워 두려움을 폭력 등으로 변화한다.마지막 결말이 본능형 답다. 테스가 사랑하는 남자와 자신과 닮은 친동생과 결혼하라고 부탁하며 경찰에 끌려간다. 결국 생육하고 번성하는 걸 동생에게 맡긴 것이다. 본능에 충실한 결론이다.
부활은 감정형인 레프 톨스토이의 작품이다. 안나 카레니나라는 전성기 화려한 이야기를 지나 부활이라는 이야기에 다다른다. 천한 여성 카츄사가 부자 남성 네흘류도프에게 겁탈당한다. 시간이 흐른 후 독약을 전달해 죽였다는 억울한 이유로 카츄사를 다시 만나고 그 여성을 구원하기 위해 감옥에 들어가는 사내 이야기다. 네흘류도프의 죄책감과 이를 속죄하려는 마음은 감정형이 가진 중요 마음이다. 강력하게 질투하고 욕망한 뒤 이를 부끄러워한다. 부유한 톨스토이는 자신이 가진 많은 재산을 흥청망청 쓰고 온갖 세상 즐거움을 다 겪고 나서 이에 대해 속죄하고 이런 글들을 써 나갔다.어쨌든 그 사람은 죽었고 작품은 남아서 후손들에게 유익이 됐으니...됐다.
'레이디 맥베스'를 쓴 '니콜라이 레스코프'는 앞서 소개한 톨스토이가 '도이토프예스키'보다 이 사람 작품이 더 좋다고 극찬한 작가다. 도이토프예스키를 굳이 같이 넣은 이유는 두 작가 성격이 비슷한 것 같다. 니코라이 레스코프는 원래 여성에 대한 시리즈 단편을 준비했다고 한다. 결국 단 두 편을 쓴 후 여성에 대한 단편을 쓰길 끝냈다. 여성이나 남성이나 생각은 똑같으니까 굳이 따로 쓸 필요가 없음을 느낀게 아니었을까. 이 레이디 맥베스는 자신이 원하는 게 있으면 그걸 갖기 위해 죽인다. 사이코패스다. 결국 다 죽이고 혼자만 남는다. 소설은 그렇다. 어차피 죽을 인생 너 먼저 죽고 나 좀 즐기다 뒤늦게 가겠다.좀 조용해 져서 살 것 같네.이런 생각인지 모르겠다.
앞서 감정형이 미사여구 설명이 많은 방면, 사고형인 그는 매우 짧고 강력한 글을 쓴다.
여성이 남성을 죽인 이야기가 중심 축이 된 소설 세 개. 그리고 다른 결말들을 봤다. 글 안에도 글을 쓴 사람 성격이 보인다. 나는 어떤 성격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