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을 위한 7번 읽기 공부법
야마구찌 마유 지음, 최윤영 옮김 / 멜론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잘못됐다.

야마구치 마유 세 번째 자기 계발서.
이 책 제목은 어울리지 않는다.
여기는 사회생활에 대한 자신이 느낀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7번 읽으란 내용은 어디도 없다.
그저 그 책을 지은 저자가 후속작으로 낸 책이기에 제목을 이렇게 지은 것일 뿐.
제목을 제외하고 야마구치 마유 책 중 이 책이 제일 좋았다.

이 친구가 나보다 한 살 어리기에 존경한다고 하기 자존심 상하는 게 유일한 단점이라고나 할까?

이 친구 우리나라에 있는 최고의 미남스타(현빈이랑 조인성 너네가 가장 유력하다.) 가 애국하는 김에 이런 일본 여자분과 결혼하는 건 어떨지?
다만 꼭!! 우리나라 국적으로 귀하하도록 유도할 것.(이게 제일 불가능한 요소)

2014년이 끝날 즈음 미디어를 떠들썩하게 만든 한국 재벌가 자제의 횡포가 있었다.
재벌 자제가 기내에서 승무원의 대응에 분노해, 이륙 준비 중이던 기체를 탑승 게이트로 회항시켜 그 승무원을 기내에서 내리게 한 사건이다.(46)
부감력이란?

저자는 사회생활에 있어 부감력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대한 설명이 구체적이지 않다.
조직 안에 구성원으로 들어가 있다면 "붕 " 떠서 그 조직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것.
내가 비록 미로 같은 숲 속(조직)에 있지만 헬리콥터('드론'이라고 해도)를 보고 위에서 바라보면 내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다.
바로 그렇게 전체를 볼 줄 아는 능력이 '부력감'이다.

부감력을 위해 저자는 세 단계를 소개한다.
1. 나 자신을 알기
2. 다른 사람이 본 나를 알기
3. 구조 전체를 조망하기.

타인과의 대화에는 공식적으로 얻을 수 없는 묵비성이 높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반면, 그 사람의 입장에 따라 의견에 어느 정도의 치우침이나 선입견이 들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68)

 

저자의 사회생활 대처법 중 가장 좋았던 부분은 이것이다.
사심 없이 사람을 대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감정이 섞인다.
그러면 상대방은 그걸 알아차릴 수밖에 없다. 그때 저자는 말한다.
그냥 내가 상대방에 대해 싫어하는 감정을 인정하고 그걸 감지한 상대가 나를 싫어하는 마음을 이해하자고.
'이 사람이 싫다'는 말을 '이 사람에게 미움받아도 상관없다!'는 말로 바꿔놓는 방법이다.(88)
1단계:나를 인식하기.

사회생활에 칭찬에 대처하는 방법 또한 마음에 들었다.

과잉 겸손의 버릇이 있으면 자신을 똑바로 평가할 수 없다 과소평가를 계속함으로써 본래 지니고 있는 좋은 자신감까지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111)

이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저자는 친절하게 근거를 대 준다. 남의 시선도 중요하지만 내 스스로에 대한 호의도 중요하다. 만약 내가 어떤 부분에 있어 노력했다. 그것을 누군가 알고 칭찬해 줬다. 그렇다면 그걸 그대로 받아들여야지. "아니에요."라고 부정하는 순간 나 자신을 무시한 거다.
 내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할 필요 없지만 과소평가할 필요도 없다.

2단계: 타인 시각으로 나를 보기.

이 부분을 보면서 무릎을 '탁' 친 부분이 있다. 저자는 토론 프로에 가서 자신이 가진 논지를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이 모습에 대해 친구에게 피드백을 부탁했더니 하는 말이 가관이다. 너는 말을 너무 많이 하고 그 모습이 이상했다고.

사람은 누군가를 볼 때 발언 내용 이전에 표정, 말투, 몸짓, 손짓에서 받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먼저 보고 평가한다는 것을 알았다. 전체 분위기에서 무언가가 신경 쓰여 방해받게 되면, 발언 내용으로까지 의식이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다.(143)

어쩌면 영업사원이 다른 직급에 비해 더 높은 직위로 칭해지는 것이나 외관을 중시하는 것도 이와 관련된 듯하다. 이 부분은 나에게 정말 필요한 부분이다. 난 정말 외관에 신경을 안 쓰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가 칠칠치 못하게 흘린 음식 자국과 거지꼴을 보고는 많은 사람들이 미리 마음을 닫는다. 그게 사실이란 걸 인식해야 한다. 그런데 또 난 이걸 보고 이런 거지꼴을 한 날 친구로 받아 준 내 친구들에게 잘해줘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는 다수 입장에 섰을 때보다 소수 입장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소수들이 자신 의견이 피력되는 확률이 적으니 다수파보다 작은 것에 의미를 두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주 좁은 사회 안 개인뿐 아니라 다른 환경 안에서 보이는 '나' 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의 집단 속에 몸을 두면 그 집단의 규칙을 절대시 하여 그곳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고집하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럴 때에는 그 테두리를 빠져나와 그 정해진 일을 상대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 집단 이외에 또 다른 사회를 가지는 것이다.(161)

이 내용을 얘기하면서 저자가 중학교 때 고민 많았던 인간관계에 대해 얘기할 때 내 이야기인 줄 알았다. 남에게 욕먹거나 튀어 보여 왕따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한 그 비굴한 노력들 말이다.

3단계: 전체보기 완성

저자는 내가 평가하는 나와 타인이 평가하는 나를 인식하고 이를 조직에 적용한다. 내 강점과 약점을 깨닫고 게다가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를 아는 상황이라면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이를 통해 저자는 자신이 조직 내에서 어떻게 성과를 올리는지 알려준다. 감히 난 그녀의 직무 이해도는 '천재적'이라고 칭하고 싶다.

인간 사회에서 결정되어 가는 일이라는 게 원래 상대적이라, 한 사람이 본 정의가 다른 사람에게는 부정하게 비치기도 한다.
그 안에서 비교적 균형이 잡힌 결론이란 직감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다.(187)

여기서 말한 '직감력'은 자신이 가진 가치관과 동의어다. 자신이 가치관이 나오는 경우는 바로 이런 급박한 순간이다. 내가 목숨을 잃거나 위기에 처했을 때 말이다. 이는 조직에서 CEO가 행하는 일이다. 어떤 일을 결정할 때는 위험 요소와 수익을 주는 요소가 같이 있다. 이때 리더는 그 일에 대해 결정을 해야만 한다. 실패를 할 때 무릎 꿇고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 성공했을 때 내 능력보다는 밑에 사람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 여유 등도 바로 이 '직감력'에서 나온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피라미드 같은 조직 위로 올라가는 일에 대해 논한다. 영업 사원이나 업무에 있어 완벽성 등 이런 결과가 업무성과가 되어 승진하는 자와 낙오되는 자가 생긴다. 여기에서도 저자는 '승진'에 대해 현자 다운 생각을 유감없이 펼친다.

나선을 오르는 것 자체는 의의가 있는 일이다. 계속해서 승부를 겨루며 도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자신이 나선을 오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자각할 필요는 있다. 자각적이지 않으면 선택의 여지없이 나선에 휘둘려 떨어졌을 때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사회에 대해 원한을 품게 되고 만다.(199)
나에게 적용해 보기

남편은 전업주부인 내가 왜 '직장인' 관련된 이런 책을 읽고 있냐고 했다. 이건 분명 '제목'이 잘못한 일이다. 이 책은 직장인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이에게 필요한 책이다. 책 제목 수정이 시급하다.
 
1단계: 일단 나는 너무 덜렁댄다. 의외로 위기 대처 능력이 천재적이다. 끈기가 있고 스스로와 약속을 어기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대신 좀 멍청하다. 그래서 남보다 많은 시간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관심 있는 영역이 너무 넓어서 타인보다 공부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만약 최고의 성과를 내야 한다면 가정을 포기하거나 책 읽기를 포기하거나 인간성을 포기해야 한다.

2단계: 정말 재수 없다. 첫인상은 굉장히 똑똑해 보였는데 빈틈이 엄청 많다. 덜렁대고  맞춤법이나 지명 같은 것을 잘못 알 때는 얘가 정말 고등교육은 제대로 받았는지 의심스럽다. 그런데 말이다. 또 얘가 하는 일마다 잘 되는 것 같아서 배알이 꼴린다. 나보다 잘난 것 하나도 없는 것 같고 맨날 옷에 뭔가 흘리고 다니고 양말도 짝짝이로 신고 다니고 눈치 하나 없는데 일 하나는 잘 풀리는 듯하다. 와-정말 쟤 보기 싫다.

3단계: 그냥 저렇게 싫어하는 집단은 패스해 주세요. 난 당신들을 사랑합니다.(혹은 노력합니다.) 난 예쁜 옷과 가방보다 지적 허영심이 더 많을 뿐. 아마도 책 읽고 글 쓰는 게 낙입니다. 힘들 때도 도서관, 즐거울 때도 도서관, 자고 싶을 때도 도서관, 놀고 싶을 때도 도서관에서 노는 애에요. 처음 나도 고쳐보려고 했는데 어쩔 수가 없어요. 아마도 이걸로 먹고 살 것 같아요. 나중에 이런 강연도 하려고요.
"나처럼 멍청해도 노력하면 뭐든지 한다."

뭐 결론은 "날 놔둬라."네-
그냥 한 번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정리해보니 개운하다.
이런 생각 구조 발상이 참 좋다.

야마구치 마유! 언니가 네 팬이야.

앞서 저자의 책 두 권을 읽었다.
예전 내 서평을 읽어보면 알 것이다. 얼마나 그녀에 대한 시선이 싸늘했는지. 역시 사람은 세 번은 만나봐야 알 수 있듯 책도 관련 저서 세 권은 읽어야 그 사람에 대한 진가를 알 수 있다.
아마도 또 책을 낸다면 나는 기꺼이 기다려 읽을 생각이다. 자신이 공부하면서,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과정을 이렇게 문서화하고 공유한다는 용기가 대단하다. 새해 되기 전 유익한 자기 계발서 한 권을 읽어서 참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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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6 2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6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2-06 2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7번읽기공부법이 유명해서 이후의 책이 다 그런 제목으로 국내에 나온 것이 아닌가 싶어요. ^^;
잘 읽었습니다.^^

책한엄마 2016-02-07 00:55   좋아요 2 | URL
재미있게 잘 읽은 책이에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02-07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한엄마 2016-02-07 18:08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핸드폰으로 이북을 읽다가 바로 볼 수 있었어요.^^워낙 손 느린 며느리라 포기하셨어요.ㅎㅎ저도 뭐 더 이상 잘 하려고 안 하니 시집도 편하네요.맛있는 저녁 식사 하시길-!

서니데이 2016-02-09 1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꿀꿀이님, 설날 잘 보내셨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책한엄마 2016-02-09 19:16   좋아요 0 | URL
네!설날 잘 보내셨죠?서니데이님 서재 놀러갈게요-

서니데이 2016-02-10 1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꿀꿀이님, 이제 연휴가 끝나네요.
좋은 저녁 되세요.^^

책한엄마 2016-02-10 18:22   좋아요 1 | URL
네-그렇네요.식사 잘 하셨나요?

서니데이 2016-02-10 18:28   좋아요 1 | URL
아직요.^^; 조금 더 있다 먹으려고요.^^

서니데이 2016-02-11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꿀꿀이님, 편안하고 좋은 저녁 되세요.^^

책한엄마 2016-02-11 18:20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에고!이렇게 보니 제가 업데이트를 오랫동안 못했네요.ㅎㅎ

서니데이 2016-02-11 1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임은 잘 다녀오셨어요.^^
 
7번 읽기 공부 실천법 - 단번에 활용 가능한 "7번 읽기" 완결판
야마구찌 마유 지음, 이아랑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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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 읽으면 나처럼 된다는 저자.
과연 그럴까?
먼저 전제가 필요한 듯하다.
작가는 일정한 패턴에 대해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예외인 상황을 매우 싫어한다.

이런 패턴은 더 나아가 미신을 신봉하는 경지까지 올라간다.
'이런 일을 하면 나쁜 일이 일어나고, 저런 일을 해야 시험을 잘 본다.'

이 책을 보니 뜬금없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맛 집 따라 하기'라고 해서 맛 집의 비결을 묻는다.
맛 집의 비결을 가르쳐주는데 집에서 따라 하기 너무 버겁다.
예를 들어 소머리국밥은 소 한 마리를 통째로 넣어 끓는 것이 비법이라거나
하루 20번을 찬물에 걸러줘야 한다거나 하는 말이다.
그럼 이런 말이 절로 나온다.
'그냥 사 먹지.'

이 책도 그렇다.
보면 고등학교 때나 고시공부 때 몇 시간 자는 것 말고는 온전히 공부하는 시간에 바친다.
그러니까 7번을 볼 시간이 확보된다.
그럼 이런 소리가 당연히 나온다.
'그냥 네가 1등 해.'

 이 책에서 '실천'은 어떻게 처음에 읽고 회독수가 증가하면서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처음 볼 때는 눈에 글자를 '바른다'는 식으로 본다.
그 이후 자신이 생각하기에 애매한 부분에 대해 더 신경 써서 읽는 경지가 7번을 읽는 과정 내에 포함되게 된다.

저자는 자신이 도쿄대에 들어갈 때, 학점을 받을 때 이렇게 생각했단다.
최고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합격권에 들자.
그러기 위해서는 과감히 잘 안 나오는 과목을 포기하고 잘 나오는 과목에 대해 집중한다.

 

내가 보기에 7번 읽기는 그저 꾸준히 공부했던 모범생의 평범한 공부법이다.
다만 중고등학생들이 이 책을 읽으면 공부자극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당 5락처럼 7번 읽기만 하면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그 얘기에 다시 책상에 앉아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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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7번 읽기 공부법
야마구찌 마유 지음, 류두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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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처음엔 생각없이 읽었다.
처음엔 읽다가 저자가 여자임에 놀랐다. 나보다 나이가 어림에도 사법고시는 대학교 3학년에, 행정고시는 4학년에 합격하는 괴력. 그것도 모자라 도쿄대학도 수석으로 졸업했단다.(헉헉)
게다가 글 안에서 느껴지는 성격 미인의 향기. 정말 샘이 난다. 그래서 이런 사진도 올려봐야지

언니가 성격이 좀 안 좋다.
언니가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제대로 된 사진도 올려줄게.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은이가 공부에 열정을 쏟게 된 계기와 공부를 열심히 한 원동력에 대한 부분이 나와 매우 닮아있어서 놀랐다.
처음 공부를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는 바야흐로 중학교 때.
그 때 자신이 아는 초등 동창이 전교 1등이었단다. 이 친구의 평소 성적을 알기 때문에 조금 열심히만 한다면 저자도 잘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선의의 라이벌을 만들고 계속 그 사람보다 앞서가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자신의 동생에게도 항상 이기려고 노력했고 말이다.
사실 나도 그랬다. 누군가를 타깃으로 삼고 언제나 그 친구보다 잘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다가 나는 큰 일나는 일이 있었지. 그것도 고등학교 3학년 때. 아- 그 친구가 선의의 라이벌이 될 수 없었어.
결국 그 친구는 학급을 비웠고 난 항상 반 정도는 죄책감 반 정도는 억울한 마음에 이 악물고 고3을 버텼다. 그 친구는 멍한 눈으로 학교에 돌아왔다. 문제는 그 친구를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자주 보게 됨.
차라리 나를 미워하면서 분노에 찼던 그 눈은 최소한 눈빛이 살아있었다.
그런데 그 이후 본 그 친구는 언제나 눈빛이 흐렸다. 아무튼-
물론 공부를 제대로 잘 하는 사람이라면 주위에 어떤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나도 꿈쩍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었겠지.
나는 그러지 못했다.( 몇 번 그 사건을 써볼까 하다가 난 아직도 그 사건이 해결이 안 됐나봐.)

이런 일들이 없었다면 나도 깨끗하고 총명한 마음으로 7번은 거뜬히 읽을 수 있는데-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핑계라는 것! 안다.

7번을 읽기 위해서는 일단 절대적 공부시간이 필요하다.
저자가 사법고시 합격했을 때 화장실. 식사, 엄마와의 통화를 1시간, 수면시간을 단 4시간으로 잡고 19시간을 종일 공부했다고 하니- 그 정도 시간이 확보되어야 법학서적 7번 읽는게 가능하다는 소리다.
실제로 주위 친구들에게 물어봤더니 3회독 정도 하면 잘 하는 거였다고.

이런 고된 시련이 가능하려면 일단 목표가 있어야 한다.

사람이 고생하고 노력한다는것은 분명 뭔가를 목표로 삼았다는 뜻이다. 그러한 노력이나 분발을 굳건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목표를 가능하면 구체적으로 정해둘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무엇을 할 것인지, 어째서 목표로 하는지를 자기 안에 확고하게 언어화해두자. 내용이 명확할수록 동기부여도 향상된다.(116)

저자는 2년 동안 공무원 생활을 했다. 그리고 나와 변호사 수업을 받은 뒤 기업 변호사로 일하고 있단다. 그 와중에 겪은 자신의 실수담을 아주 솔직하게 얘기한다. 나처럼 오타쟁이인 저자가 친근하게 느껴졌다.

처음 영어 메일을 작성했을 때는 'Best Regards'라는 정형화된 끝인사를 제외하고는 전부 다시 썼다. 참고로 그 전부 중에는 내 이름도 포함되어 있었다. 부끄럽게도 내 이름까지 오타를 쳤던 것이다.(202)

이에 대해 그녀는 또 꿋꿋하게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고치기 위해 목표를 수립한다.

못해서 잘못된 것이 아니라 못하는 상태 그대로 있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처음으로 저지른 실수는 하나의 공부가 되며, 실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이기는 길이다.(202)

그녀의 모든 삶은 이렇게 목표의식으로 가득했다. 몸무게도 항상 전투하는 자세로 유지한다. 게다가 페이스북을 하면서 '좋아요'수를 늘리는 것도 자신 나름대로의 전략을 세워 계획하고 얻기 위해 노력한다.
정말 내가 어떤 일을 당하기 전에 내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이 친구의 저력도 물론 본받을만한 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동안 주위 어떤 사람도 그 모습을 아니꼽게 바라보며 괴롭히는 사람이 없었다는게 참 부럽다. 하긴 책 간간히 느껴지는 정신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보면 나와 확실히 다르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공부를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어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명확하게 자리매김시켰다. 반대로 말하면 공부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본래적인 가치문제와는 하등 관련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목표의 수치화에 전혀 저항감을 가지지 않았다.(218)

전에 안철수가 자신이 서울대 의대에 들어간 비법으로 뭐든 10번 읽었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게다가 활자중독증이라 앞에 보이는 글자들은 다 읽어야 직성이 풀린다고. 이 저자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300페이지 정도의 책을 가볍게 읽기 시작하며 계속 눈에 익히며 공부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 전에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고 또 공부를 시작하기 위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솔직하게 얘기한다. 공부는 정말 힘든 일이라고. 제일 힘들었던 사법고시를 끝내고 공부가 지긋지긋해 다시는 공부하지 않겠다 결심했단다. 그래놓고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 공부를 손에 놓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그러면서 하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나보다 어린 저자지만 배울 건 정말 많은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하는 목표가 있는 인생은 힘든 일이 있기 때문에 즐거운 일도 있다. 공부하는 목표가 없는 인생은 힘든 일이 없는 반면에 즐거운 일도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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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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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책을 읽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다니는 사람들은 다 천재에다가 스마트하고 날카로운 지성인일 거라는
잘못된(?) 편견이 생긴 적이 있었다.
그 정도로 나에게 있어 꽤나 존경받는 지식인이었던 작가 유시민님이 갑자기 정치판으로 뛰어들더니
너무나 쉽게 내가 생각했던 모습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책을 기준으로 해서 그의 이념이나 신념에 반하는 행동을 한 것은 전혀 아닌데 주위 반대론자들의 농간에 휘말리면서 노련하지 못한 모습들이 그를 그렇게 작게 만들었으리라.. 너무 아쉬웠다.
이렇게 많은 노란 편들이 힘없이 스러지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딴 말이지만 나는 이재철 목사님의 `뿌리 깊은 영성`이란 책을 읽고 매우 존경하게 됐는데 모교에서의 엉뚱한 발언이나
우리 교회에서의 설교를 듣고 놀란 적이 있다.
글로 느껴졌던 진중함과 사색이 목소리로는 전혀 느껴지지 않음에서 오는 충격... 이랄까..

유시민님이나 이재철 목사님이나 손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준 사람들인가 보다.
나는? 뭘까?
전에 같이 글 쓰는 스터디를 하던 중 잠깐 꼈던 고시공부 백만 년 한 포스를 풍기는 오빠 분이 그랬다.
내 글에서 ˝달변˝의 느낌이 풍겨진다고..
글에서 달필도 아니고 달변이라고..-_-글이 아니라 주저리주저리 말하는 것 같다는 건가?

여튼 책과 관계없는 말은 여기서 그만하고-

이 책 또한 앞서 내가 정신없이 얘기한 것과 같이 뭐 딱히 체계적인 순서 없이 이것저것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저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글을 쓴 거다.
책을 다 읽은 지 일주일이 다 돼서 기억이 확실하게 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처음에 저자가 부러워한 인생에 대해 자신의 인생길과 함께 써 나가고 그다음엔 삶의 반대인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삶에 있어 가장 중심이 되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삶에 있어 저자 스스로 나쁜 것이라고, 지양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써 나간다.
거의 반의 자서전이고 반은 자신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뇌를 하며 읽은 책들을 다이제스트 한 것이다.
참 좋았던 것은 그가 쓴 다른 책과 다르게 자신의 삶을 많이 넣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써 내려간 삶은 대단한 포장 없이 옆집 아저씨가 가볍게 인생에 대해 얘기하듯 깔끔하고 소박하고 아담하다.
자신의 성향이 또래보다 젊은 것이라며 그래서 내가 진보라고..
나는 죽어가는 사람들보다 살아가는 젊은이와 소통하며 그들의 편을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하면서도..
운동권으로 진보적 삶을 지향하다가 보수세력으로 돌아선 사람들의 변화도 인정하고 공감한다.
자신이 글 쓰는 것에 소질이 있음을 알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운동권에서 대모로 끌려가 조금 덜 맞지 않기 위해 현장에 대한 글을 써 내려가다가..란 대목, 자신이 군대에 있을 때 편지를 보내려던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것.
자신은 진학에 대해 별생각이 없었던 반면 역사교사였던 아버지는 자신의 능력을 알아보시고
영문과에 가서 영어를 배우고 유학을 가서 역사와 철학을 전공하라고 하셨던 말씀.
결국엔 자신은 역사에 관한 책을 쓰고 인세를 받게 됨을 깨닫고 아버지가 선견지명이 있었음을 깨닫는 대목.. 등등이 지금도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이 모든 대목들이 사사로운 것이지만 또 사사롭지 않은 오히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주제로 인해
지루한 자서전의 형식보다는 훨씬 더 효과적으로 저자의 인생을 따라 이야기를 풀어가는 느낌이었다.

정치를 그만둔다고 할 때 어떤 면으로는 참 많이 아쉬웠다.
근데 글 쓰는 게 가장 잘 하는 일이고 마음 맞는 사람들이 자신의 글을 읽어 줄 것이며
또 내 글이 많이 읽힌다는 것은 그만큼 즐거운 일이라고 그래서 나는 즐겁기 위해 못하는 정치를 그만두고
잘하고 잘 할 수 있는 글쓰기만을 할 거라고 한다.

나는 무엇을 잘 하는가? 무엇을 하면 즐거운가? 저자의 삶의 공식을 보면서 나에게도 끊임없이 적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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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5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5 22: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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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5 22: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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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5 22: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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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6 18: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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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6 18: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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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vis 2016-02-07 22: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백만개의 좋아요를 던시고싶은 심경.

책한엄마 2016-02-07 22:08   좋아요 1 | URL
영광입니다.^^
 
보다 -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내가 요즘 빠져있는 영화 서평을 간단하게 첨가한 에세이다.
김영하 님은 처음 힐링캠프
`우린 이미 더 발전할 수 없다.˝라는 쇼킹한 논제를 던지며 내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토크 콘서트 `화통에서 왜 우리는 끔찍한 인물들이 난무하는 소설을 읽는가에 대한 내용을 듣기도 했다.
그의 책은 공교롭게도 소설이 아닌 에세이로 처음 만나게 됐다.
그의 소설 제목들이 참으로 강렬하고..
그리고 그가 내가 좋아했던 이은주 님을 우울증으로 몰고 갔다는 `주홍글씨`란 영화의 원작자라는데 영~그의 책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냥 이건 내 본능이다.
하지만 그의 인간적인 면모는 마음에 들기에 이렇게 그의 실생활 생각이 들어있는 책으로 먼저 만났다.

그가 허구의 세상 말고 자신의 이름을 걸고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공교롭게도 2012년 12월.
그리고 점점 현실은 소설보다 더 악하게 변화되어가고 있다.

그가 소설을 읽고 만드는 이유는 바르게 사는 현실만 안주하면 사람들은 숨 막혀 죽을 거다.
그러니 소설을 통해 새로운 악한 세상과 마주하게 된다고 하는데..
지금은 소설이 현실이고 소설에서 유토피아를 찾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생각이라는 것을 유명 소설가라는 명예를 업고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물론 돌려 돌려 돌려서..

남의 위험은 더 커 보인다. 반면 자기가 처한 위험은 무시한다. 그게 인간이다. 나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쏘지도 모르니 이에 대비하자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로마인들은 화려한 연회를 열 때마다 노예가 은쟁반에 해골바가지를 받쳐 들고 손님들 사이를 지나다니게 했다고 한다. `메멘토 모리` 즉, `죽음을 기억하라`같은 깊은 뜻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단지 그게 연회의 흥을 더 돋우었기 때문이다. 해골바가지를 보면 술맛이 더 났던 것이다. 로마인들은 변태였나? 아니다. 지금도 그 전통은 핼러윈으로 면면히 이어져내려오고 있다. 그날이 되면 해골과 좀비 들이 거리를 행진하고 죽은 자의 가면을 쓴 사람들이 밤새 술을 마셔댄다. 핼러윈의 상징, 속을 파내고 불을 밝힌 호박은 즉각적으로 해골바가지를 연상시킨다. 죽음과 종말을 떠올리면 현재의 삶은 더 진하고 달콤해진다. 로마인들은 이천 년 전에 이미 그걸 알고 있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미래의 시점에서 현재의 파국을 상상해보는 것은 지금의 삶을 더 각별하게 만든다. 그게 바로 카르페 디엠이다.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은 그렇게 결합돼 있다.(90-91)

우울증 환자들은 인간이 혼자라는 것, 죽을 수밖에 없는 가련한 운명이라는 것을 냉철하게 직시한다는 점에서 극단적으로 현실적이다. `혼자 죽는`고통을 미리 맛보고 있는 그들에게는 삶이 이미 죽음이고 죽음이 곧 삶이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들은 죽음으로 이 절대 고독을 끝장내고자 한다. 고층 아파트에서 아이를 밖으로 던져 죽이고 자기도 자살을 시도하는 우울증 환자는 `이런 세상 살아봐야 고통이다. 이게 아이를 위하는 길이다`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삶의 고통과 의미 없음에 대한 무서운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에피쿠로스가 죽음의 무의미성이라는 계단을 통해 고귀한 쾌락의 세계로 들어갔다면, 우울증 환자들은 삶의 무의미와 고통이라는 다이빙대에서 죽음의 세계로 점프한다.(94)

우리가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존재,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끝없이 변화하며, 그렇기 때문에 그게 무엇인지 영원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장면은 바로 우리의 일상일 것이다.(123)

물리적으로 멀리 있다 보니, 사람들의 비통함, 분노, 연민은 여러 필터를 거쳐서야 내게 전달되었다. 물론 그 사건들을 생생하게 기록한 사진과 영상 들을 언제든 찾아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한국에 있는 것과는 천양지차였다. 보고 듣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한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이해서는 단순히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데에서 좀 더 나아가야 한다. 보고 들은 후에 그것에 대해 쓰거나 말하고, 그 글과 말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직접 접하지 않고서는, 다시 말해, 경험을 정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타자와 대화하지 않는다면, 보고 들은 것은 곧 허공으로 흩어져버린다. 우리는 정보와 영상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많은 사람이 뭔가를 `본다`라고 믿지만 우리가 봤다고 믿는 그 무언가는 홍수에 떠내려오는 장롱 문짝처럼 빠르게 흘러가버리고 우리 정신에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보기 위해서라도 책상 앞에 앉아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생각의 가장 훌륭한 도구는 생각을 적는 것이다.(208-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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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소년 2016-02-05 2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우리가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존재,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끝없이 변화하며, 그렇기 때문에 그게 무엇인지 영원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장면은 바로 우리의 일상일 것이다.(123) ”

이 말 진짜 진리입니다..

책한엄마 2016-02-06 00:00   좋아요 1 | URL
네-
어쩌면 우리가 책을 읽는 근원적인 이유도 이게 아닐까 합니다.
나를 알기 위해 배우고 읽고 생각하려고 책을 피는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