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난 사주를 배워야겠다는 의지가 불타고 있다.
전에 내가 읽었던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에 대한 고미숙 님 강의를 듣고 왔다는 것!! 이 가장 중요한 이유고.
또 책을 사서 강의를 듣고 사인을 받은 다음에 이 책을 주고 싶은 사람이 생각이 났다.
몇 년간 사주를 공부했던 언니를 만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더 사주의 재미에 빠졌다.
지구의 축이 비뚤어졌듯이 모든 인간들의 사주 또한 완벽한 사주는 없단다.
사주가 큰 사람. 말은 좋아 보이는데 그런 사람들은 단명할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해서 산 오르기, 까딱하다가는 죽는 그런 것들을 좋아한다.
이미 죽을 사주인데 살아있는 사람들은 정말 하늘이 도왔다는 듯이 뭔가 큰 사건이 이미 지나가 있는 사람도 있고.
작은 사주라고 슬퍼하지 말라.
이런 사람들은 또 작은 것을 잘 한다. 맡은 일은 잘해서 싹싹하고 일 잘한다고 칭찬 듣는다.
문제는 작은 일에 만족 못 하는 경우인데.. 그러다가 실패할 확률이 큰 거지.
앨리스는 정말 완벽한 인생을 살았다.
언니와 엄마가 교통사고로 일찍 돌아가신 것이 액땜인 건가? 했는데..
자신이 선천적인 조기 치매 인자를 갖고 있었다.
아마도 일찍 발병했을 텐데 워낙 지성적이고 명철한 그녀이기에..
그녀의 지능과 의지로 치매를 늦게 발견한 거다.
그래서 이미 자신의 발병을 알았을 때는 정말.. 속수무책이다.
첫째 딸은 로스쿨에 들어갔고 남편을 만나 아이 또한 틀에 박힌 것처럼 아들딸 쌍둥이를 낳는다.
아마도 시험관으로 모든 유전자 검사를 통해 걸러낸 `가타카`와 같은 아이였으리라..
둘째 아들 또한 남편과 같은 의사.
마지막으로 자기 밥벌이도 못하고 살아간다고 앨리스가 생각했던 한심한 막내딸.
자신이 정신이 남아있을 때 나를 이용해서라도 네가 공부를 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요한다.
결국 남아서 앨리스를 지킨 것은 자유로운 행동과 영혼을 가진 막내딸이었다.
잔잔하게 그려지는 이 영화는 마지막 클라이맥스에 다다랐을 때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펼쳐진다.
뭔가를 찾아 컴퓨터를 헤매고 있을 때 예전에 자신이 찍은 비디오가 켜진 것.
˝넌 정말 완벽한 삶을 살았어.
그런데 네가 여기까지 찾아봤다는 건 정말 심각하게 뇌가 손상됐다는 이야기야.
저기 수면제 한 통 찾아서 다 먹고 푹 자렴. 안념.˝
이걸 보고 죽으려고 시도를 하지만 자꾸 수면제 찾아 놓은 곳이 어딘지 잊어버린다.
결국엔 컴퓨터를 들고 다니며 약을 힘겹게 찾고 입에 털어 넣으려는 사이
간병인이 들어온다. 그리고 약이 떨어지는데..
표정이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전혀 모르는 표정이다.
이제 앨리스는 죽는 것도 마음대로 못 할 정도로 끝으로 향한다.
하지만 앨리스가 마지막까지 기억하는 건 언니와 엄마와 뛰어다닌 해변의 어린 날이다.
죽을 정신도 남아있지 않게 치매란 병은 앨리스를 훔쳐`steal`갔다.
하지만 사랑의 기억만은 남아있기에 아직`still` 앨리스다.
사실 우리 시할머니 또한 이러시다.
물론 100세를 몇 년 안 남겨놓긴 하셨다.
그래도 끝이 보인다는 건 울적한 일이다.
시간은 무심히 흘러가고 사람이 사라지고
가끔 새로운 사람들이 태어난다.
그런 걸 보면 우린 사악하고 화나는 일보다 서로 사랑하는 일을 더 많이 해야하는데..
현실에서 그런 아름다운 일만 일어난다는게 왜이렇게 힘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