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큼 널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 - 마음에 담아두고 하지 못한 말들
링링 글.그림, 허유영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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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보다 다른 사람을 위한 책

 

 

 

내가 무언가를 살 때는 그렇다. 항상 매대 상품을 고른다. 마트에서는 가격표가 두 개 이상 붙여진 할인 상품을 고른다. 한 푼이라도 남보다 저렴하게 샀다는 사실에 의미를 둔다.

그렇지만 선물은 다르다. 선물이란 '가격'과 '정성'이 비례한다. 내가 받고 싶은 선물도 그렇다. 내가 사기엔 아깝지만 절대 내가 사지는 못할 그런 물건. 난 그런 선물이 참 좋았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내가 굳이 사고 싶지는 않지만 날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고 싶은 선물 같은 책. 읽으면서 내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이야기와 그림이 있는 책. 항상 이 책을 펼칠 때 상대방이 내 생각을 할 생각에 뿌듯해지는, 그런 책이다.

이 책은 네 부분으로 나뉘어있다.
초콜릿처럼 달고 쌉싸름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
내가 살아가는 모든 사람과 함께하는 인생에 대한 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해보는 미래에 관한 부분
마지막으로 알려고 하면 할수록 가장 어려운 나 자신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랑

 

 

 

불같은 연애를 하는 20대가 떠오르는 글이다.
없으면 못 살 것 같은 그 사람과 헤어지고
헤어질 때는 미련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빈자리가 너무 큰 그때.
그 시절 겪었던 뜨거운 열병이 떠올랐다.
책을 통해 옆에서 친구가 조용히 내 연애담을 다 듣고 담담하게 위로하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친구보다 책이 더 좋다.
연애는 당사자에게 세상 전부고 미친 상태다.
안타깝게 듣는 상대방 친구는 그 사실이 티끌보다 작은 일이고 어쩌면 소음일 수도 있으니까.
더군다나 나는 힘든데 친구는 오히려 '남자 친구도 없는 나한테 놀리는 건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어쩌면 친구가 모든 상황을 내 일처럼 생각해서 진심 어린 충고를 해줄 수 있다.
사랑이란 열병 때문에 눈과 귀가 막혔다면 내 기준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해 준 친구에게 억한 감정을 품는다. 그렇게 소중하게 지낸 친구가 금이 갈 수 있다.
이럴 때 어쩌면 링링이란 작가가 짧지만 강하게 쓴 글 한 토막이 도움이 된다.

 

 

 

 

사랑에 생활을 전부 맡기지 말라. 사랑이 떠나도 생활은 계속되니까.

 

 

 

크게 보면 사랑은 생활 일부다.
사랑에 빠진 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다 치자.
과연 우정은 공고해질 수 있을까?
글쎄-
이 조언은 책이니까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인생

 

 

 

 

 

 

 

이 파트는 지금 내게 많은 위로를 주는 부분이다.
일이나 사회 안에서 사람을 만날 때마다 걱정하고 힘들어하는 나를 이 책이 위로한다.
내 세상과 상대방 생각은 다르다는 사실.
각자 세상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관계,
그러면서도 당당히 세상에 목소리 낼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살면서 이유 없이 생기는 마음속 감정에 대해 따끔히 충고하기도 한다.(짜증에 대해)
혼자 있거나 바보라고 느껴질 때는 그렇지 않다며 토닥이는 손길이 책을 통해 느껴진다.

 

 

 

묵묵히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용감하게 방어하는 것이 낫다.

 

 

 

억울한 일을 당할 때 우린 멋도 모르고 당한다.
앞에서 내 몫을 슬쩍하며 웃음으로 무마하려는 상대방.
말로만 대신하는 행동이 따르지 않는 수많은 경우.
그때는 당당히 자신을 보호하라는 이야기가 내게 참 많은 생각을 전해 준다.
사회에 많은 일들. 그리고 가족 안에 겪는 일들. 그리고 나에 대한 일에 대해서.

 

 

 

미래

 

 

 

어쩌면 이 부분은 '꿈'으로 바꿔도 된다.
원한다는 게 없다는 건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그렇지만 내용은 '꿈'과 같이 이상적이고 열정이 들끓게 하는 글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에 발을 딛고 저 앞 꿈을 향해 잘 달려갈 수 있도록 냉정하고도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과연 친구에게 직접 이런 이야길 해 줄 수 있을까?
엄마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난 분명히 언성을 높이며 싸울게 뻔하다.
어쩌면 책이기에, 모르는 사람이 해 준 타자를 특정하지 않은 조언이기에 받아들일 수 있는 조언이다.

 

 


 

 

무작정 기다리지 말라. 그건 품어서는 안 되는 기대일 뿐이다.

 

 

 

이 부분은 내게 필요한 말이다.
실제로 아는 분도 내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어쩌나요. 용기가 안 나는 걸.
뭔가 번지점프대 위에서 등을 미는 그런 느낌인걸.
아무리 많은 사람이 걱정하지 말라고 네 등엔 멋진 날개가 있다고 얘기해도 나는 행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무작정 기다린다. 내가 용기 있어지길.

 

 

 

자신

 

 

 

앞서 이야기한 '미래'는 꼭 고3 담임선생님 이야기 같았다.
"너 지금 무너지면 인생 망친다."
"지금 잘 해라. 지금 방황하면 이번 삶은 끝이다."
이렇게 자극하며 공부를 도모했던 고3 선생님. 아니면 스파르타식 학원 선생님과 같은 이야기였다.
그렇게 인생을 긴장하게 한 다음 이 부분을 선물한다.
나 자신이 얼마나 귀중하고 멋진 사람인지 알려준다.
자존감을 기를 수 있는 글이 실려 있다.

 

 

 

 

자신을 너그럽게 바라보라. 생각하는 것보다 당신은 훌륭한 사람이다.

 

 

 

뭔가 잘못된 일이 있다. 분노가 생기고 원망이 용솟음친다. 화가 난다.
그때 사람들은 보통 '남 탓'을 한다. 상대방이 한 말 한마디로. 눈빛 하나로. 무의식적 행동 하나로.
그걸 빌미로 끊임없이 '저 사람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다 '남'을 평소에 고깝게 보던 사람이 무리가 되면 '한 마음'이 되어서 '남'을 헐뜯으며 서로가 가진 외로움을 가린다.

가끔 그럴 때가 있다. 화가 나고 분노가 올라오는데 명백히 내 탓일 때.
타인에서 손가락질할 어떤 구실과 의미가 없는 경우가 있다.
이때 미워하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 된다. 나를 괴롭히고 못살게 군다.
더 심해지면 '우울증'이라는 정신병적 증상으로 더 나아가면 '자살'을 생각한다.
이때 이 부분 글을 조금이라도 눈에 넣는다면 살아갈 힘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책 한 권이 전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

 

 

 

정말 좋은 친구.
사랑하는 친구.
그럼에도 말해 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나는 애 엄마로서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친구에게 한 마디.
"나도 그랬어."는 너무 식상하다.
이미 가진 사람이 던지는 말은 난임 커플에게 공허한 외침일 수밖에 없다.

이럴 때뿐일까?
남편과 사별한 친구 앞에서 남편과 싸운 일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수 있을까?
취업 준비하고 있는 친구 앞에서 사표 쓰고 싶다며 회사 힘든 일을 털어놓을 수 있을까?
빚더미에 앉은 친구 앞에서 세금이 너무 많다며 징징거릴 수 있을까?
시한부 선고를 받은 친구 앞에서 우울증에 걸려 죽어버리고 싶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친구라도 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그럴 때 이 책을 말없이 선물하면 좋겠다.
남편과 이별했어도 네 마음 이해해.
회사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들어가면 너만큼 힘들 것 같아.
갚을 돈이 많지만 있는 재산을 유지하기 위한 돈도 많이 드는구나.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다행이다. (사노 요코 할머니식 농담)

이렇게 친구 고민을 책으로 대신해 얘기해 줄 수 있는 마음.
그런 친구가 있다면 이 책을 선물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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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2016-07-19 0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정리를 잘 해주셔서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너무 쉽게 상대방을 이해한다고 믿고 있었네요.
좋은책 감사합니다

책한엄마 2016-07-19 07:55   좋아요 1 | URL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전 시나 짧은 책은 가성비 기준 좀 아깝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강 작가나 이런 책을 읽으며 편견을 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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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적 글쓰기 입문 교양서.칼럼니스트가 되고 싶은 분에게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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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지음, 전경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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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이론을 적용하며 생기는 어려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용해 보는 책.후편이라는 게 무색하게 새롭고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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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vis 2016-07-14 1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립 조화 능력 친구♥♥

책한엄마 2016-07-14 18:59   좋아요 0 | URL
오!!완벽하네요.^^

clavis 2016-07-14 1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곧 잇을 중요하고 긴급한 회의에서 꼭 기억할게요 꿀꿀이님 급감사♥♥♥

책한엄마 2016-07-14 20:22   좋아요 0 | URL
도움이 됐다니 기뻐요.^^
 
나만큼 널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 - 마음에 담아두고 하지 못한 말들
링링 글.그림, 허유영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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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강한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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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은 궁금해 지경사 데이빗 시리즈
데이빗 섀논 지음, 김혜원 옮김 / 지경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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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 아이가 그림을 맞추면서 즐거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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