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몸으로 A B C 손으로 몸으로 3
전금하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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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관심을 갖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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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집중력 - 합격을 부르는 공부법 합격을 부르는 공부법 시리즈
이와나미 구니아키 지음, 김지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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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부여용 공부 방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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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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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생각했다.
˝나는 왜 책을 읽는가?˝

요시모토 바나나란 작가를 만났다.

이전에 마스다 미리라는 작가도 만났다.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작가다.
안타깝게도 나에겐 아니었다.
읽어도 이해하기 어렵고 감정에 공감하기 어려웠다.
마스다 미리 작가는 작은 사소한 일을 적는다.
어색한 분위기에 대충 대화한 내용.
책 안에 그대로 옮겨지고 당사자는 `배려 없이 툭 말을 던진 무개념녀`로 그려진다.
그 상대방이 바로 나란 생각이 들었다.
마스다 미리 같은 작가 앞에서는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어떤 소재거리도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마스다 미리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접점을 만났다.
그러면서 작가와 친해졌다.
둘이 친해지기 위해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시절 인연이란 말이 있다.
만약 요시모토 바나나를 중학교 때 만났다면 좋아했을 수도 있다.
난 너무 커버렸나 보다.
아니, 이미 내가 경험한 그 옹졸한 세상이 모든 것이라며 우쭐대는 `꼰대`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된 다음 요시모토 바나나가 쓴 `티티새`를 만났다.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티티새를 닮은 주인공.
모든 사람에게 동정받지만 화자만이 주인공이 못된 여자아이임을 인식한다.
최근작 `어른이 된다는 것은`이란 책을 읽었다.
친구랑 만났다가 다시 화해한 이야기, 시한부 엄마를 간호한 이야기, 그냥 소소한 이야기를 짧게 쓴 글이다.
안타깝게 나와 접점은 없었다.

`키친`을 읽었다.
할머니가 죽으며 혼자가 된 주인공 미카케
아빠였던 성전환 엄마와 같이 사는 유이치.
타인에게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둘.
`만월`을 통해 유이치는 충격을 받고 이제는 미카게가 그에게 도움을 준다.
다른 이야기 `달빛 그림자`는 애인을 잃은 화자 `사츠키`는 죽은 애인 동생이자 같이 애인을 잃은 `히라기`와 같이 다니며 위안을 얻는다.

죽음으로 사람을 잃고 다른 사람에게 위로를 얻는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극복과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쓰고 싶다고 한다.
이 세 가지 이야기 또한 사람과 상황이 바뀌었을 뿐 그런 주제를 갖는다.

<키친>미카케는 할머니 죽음이 항상 두려웠다. 결국 그 두려움은 현실화된다.
이에 유이치네 아빠였던 엄마 에리카는 위로를 건넨다.

미카케 씨는 장래성이 있어 보여서, 문득 말하고 싶어졌어. 나도 혼자서 유이치를 기르면서 깨닫게 되었지. 힘들고 괴로운 일도 아주 아주 많았어. 정말 홀로서기를 하고 싶은 사람은, 뭘 기르는 게 좋아. 아이든가, 화분이든가. 그러면 자신의 한계를 알 수 있게 되거든.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야.(58)
미카케는 유이치와 아빠였던 엄마 에리카를 좋아한다.
인정하지 않는다. <만월>에 이르러 `구리`라는 인물이 그 마음을 정확히 간파한다.

늘 그렇게 어중간한 형태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으면 편리하겠죠. 그렇지만 연애란,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돌봐주는 힘든 일이 아닐까요? 그런 무거운 짐은 다 던져버리고, 뻔뻔스런 얼굴로, 난 다 안다는 태도로....이제 그만 다나베 씨를 놓아주세요.(97)
결국 화자 미카게는 깨닫는다.

사람이란 상황이나 외부의 힘에 굴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자신의 내면 때문에 지는 것이다. 이 무력감, 지금 그야말로 바로 눈 앞에서 끝내고 싶지 않은 것이 끝나가고 있는데, 조금도 초조하거나 슬퍼할 수 없다. 한없이 어두울 뿐이다.(124)
결국 두 이야기는 사람을 만나는 용기로 끝난다.

이 이야기는 이웃 `똑똑이`님이 올린 문장과 연관되어 있다.

장폴 사르트르의 희곡 <출구 없는 방>에 나오는 한 인물은 ˝지옥이란 바로 타인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천국 또한 바로 다른 사람에게서 찾을 수 있다. -조너선 하이트-
일부러 주인공에게 상처를 입힌 사람은 없다.
결국 시간이라는 매정함과 사고라는 어이없음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진다.
그 끔찍한 고독안에서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그 자리를 메꿔준다.
그렇게 작가는 따뜻한 소설 한 편을 완성한다.


사실 소설을 읽는 내내 간질거렸다.
뭔가 지금 내 감수성과 만나지 못 했다.
작은 상처에도 아파했던 그때 이 소설을 만났다면 지금 같지 않았을까?
이 책을 덮고 계속 생각했다.
왜 나는 이 책과 이어지지 않지? 왜 나는 이 감수성에 같이 빠질 수 없을까?
내가 스스로 이 작가 책을 추천하고 싶지 않을까?
마음이 닿지 않는데 좋다고 얘기해야 하나?
계속 많은 감정이 이 책을 통해 오갔다. 그러다가 깨달았다.

난 이제 더 이상 남은 사람 입장에서 두려워하고 힘들어하는 입장이 아니다.
그만큼 나는 나이를 먹었나 보다.
내가 홀로 남는 두려움보다 내가 내 딸과 사랑하는 남편을 두고 떠나는 두려움이 더 크다.
내가 없어진 자리를 이렇게 헤쳐나가야 하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물론 다른 한 편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충분히 강하다.
그러니까 이 `키친`에 나온 인물들처럼 잘 헤쳐 나갈 수 있으리란 확신은 있다.

이 책을 읽기엔 내가 너무 나이가 들었나 보다.
좀 더 일찍 만났어야 하는 소설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내가 40대 마스다미리와 70대 사노 요코 에세이를 보며 공감하고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시간마다 생각은 바뀌고 달라진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책을 그저 그대로 있다.
내가 바뀌었을 뿐.

내 딸이 책을 좋아하는 나이가 되면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눠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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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의 행복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오유란 옮김, 베아트리체 리 그림 / 오래된미래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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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영화화됐다고 하는데..
정알 궁금하다.
왜냐하면 이 시덥잖아보이는 내용을 어떻게 영화화했는지 정말 궁금하네.

정신과의사가 ˝행복˝이란 주제를 가지고 이리저리 여행하면서 느낀 점을 그린 것이다.
일단 그는 중국에 가게 되고 거기서 친한 친구 상뻬를 만나 잉리라는 화류계에 일하는 여인과 밤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어줍잖은 노승을 만나고..후진국에 뜻있는 일을 하는 의사 친구와 만나 여행을 하려고 하지만..
어쩌다가 차를 훔치려는 어떤 갱단에게 죽을 고비를 넘긴다.
미국에 가서 예전 연인이었던 세 아이 엄마인 친구를 만나 생각에 빠지고 후에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서 잉리를 화류계에서 구출하고 상뻬를 돈의 욕망에서 빠져나오게 하면서 다시 프랑스에 돌아가 원래 여자친구 클라라와 행복한 삶으로 돌아간다.
끝.

공중그네만큼 유쾌하지도 않고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처럼 스스로에 대한 명상과 많은 공감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여러가지 시리즈가 만들어지고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내 시점이 뭔가 잘못됐나..싶다.

1.행복의 첫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2.행복은 때때로 뜻밖에 찾아온다.
3.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이 오직 미래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4.많은 사람들은 더 큰 부자가 되고 더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5.행복은 산 속을 걷는 것이다.
6.행복은 목표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7.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있는 것이다.
8.불행은 자기 가족에게 아무거도 부족한 것이 없음을 아는 것이다.
10.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11.행복은 집과 채소밭을 갖는 것이다.
12.좋지 않은 사람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에ㅓ는 행복한 삶을 살기 더욱 어렵다.
13.행복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14.행복이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받는 것이다.
-우리는 웃고 있는 아이에게 더 친절하다.
15.행복은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16.행복은 살아 있음을 축하하는 파티를 여는 것이다.
17. 행복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이다.
18.태양과 바다, 이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다.
19.행복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20. 행복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에 달려있다.
21.행복의 가장 큰 적은 경쟁심이다.
22.여성은 남성보다 다른 사람의 행복에 대해 더 배려할 줄 안다.
23.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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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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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기를 빼고 해학이 남았다.

 

 

 

휘경 어린이 도서관 개나리 문학당에서 위화 '인생 삼부작'을 같이 읽고 있다.
유년기-장년기-노년기 기준으로 '가랑비 속의 외침'-'허삼관 매혈기'-'인생' 이렇게 진행하기로 했다.
처음부터 큰 난관이 발생했다. '가랑비 속의 외침'이 안 읽힐 뿐 아니라 내용이 너무 침울하다는 것.
이해한다. 나에게 읽기 정말 힘들었던 책이 있었다. '호밀밭 파수꾼'. 누군가에게 환희를 주고 안식을 준 책이라고 하지만 나는 도대체 이런 난잡한 책을 나무와 잉크를 희생시켜 오랫동안 출판하고 읽힌다는 사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강렬했던 이 저항이 점점 잠잠해질 때쯤, 내 독서력은 내 스스로가 인정할 정도로 높아졌다. 그런 시련을 겪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가랑비 속의 외침'도 유년기 암울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다. 끊임없이 죽음이 나오고 끊임없이 난잡한 성적 묘사가 넘쳐난다. 건전한 남녀 간 사랑이 아닌 사춘기 아이가 가진 단순한 생물학적 '발정'이다. 그렇게 힘겹게 위화 책 읽기를 시작했다.

이 책은 달랐다. 같은 상황임에도 시종일관 유쾌했다. 허삼관과 부인 허옥란 삶을 보며 따뜻한 마음이 생겼다.

글을 쓰는 걸 십 년 넘게 직업으로 가진 분이 말씀해 주셨다. 처음 글을 쓸 때는 네 안에 있는 독을 모조리 배출하라고. 그렇게 네 안에 있는 모든 어두운 부분을 털어내야 그 이후에 독자를 웃고 울고 걱정하게 하는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가랑비 속의 외침'은 위화가 처음으로 쓴 장편 소설이다. 위화는 그 책 안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온갖 더럽고 어둡고 힘들었던 일을 집어넣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그 후에 '인생 삼부작' 중 가장 나중에 쓴 이 책, '허삼관 매혈기'에 와서야 독자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는 여유가 생긴 게 아닐까 생각했다.

 

 

 

줄거리

 

 

 

제목을 한글로 풀어보자면 그렇다. '허삼관이 피를 팔러 다닌 이야기'.
짧게 이야기한다면 그게 이 책 이야기 전부다. 아마 이 뒤부터는 스포일러가 난무할 테니같이 읽고 나서  감동을 나눌 때 읽길 권한다.

허삼관은 어렸을 때 삼촌 손에 큰 고아로 지내 온 청년이다. 방 씨와 근룡이 소개로 피를 팔면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근룡은 피를 판 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돼지 간 볶음을 먹어야 한다는 걸 배운다. 처음 피를 팔아 의미 있는 곳에 돈을 쓰려던 그는 허옥란과 결혼을 결심한다. 온갖 맛있는 것을 그녀에게 사준 후 '내게 빚진 것이니 시집와야 한다.'고 말 한 것. 이미 허옥란은 하소용이란 남자와 연애 중이었다. 허삼관은 외동딸인 허옥란 아버지를 만나 우리 집이 아닌, 아버지와 함께 살 것을 제안하고 이에 아버지는 제안을 승낙한다. 둘은 결혼해 삼 형제를 낳는다. 듬직하고 말 잘 듣는 첫째가 하소용을 닮고 결국 그 아이가 하소용 아들로 밝혀진다. 이에 화가 난 허삼관은 홧김에 바람을 피우고 첫째 아들을 빼고 외식을 하는 등 화풀이를 한다. 결국 하소용이 죽어가는 사건으로 인해 허삼관은 첫째 아들을 진심으로 받아들인다. 그 사이 위기가 있을 때마다 허삼관은 피를 팔아 위기를 모면한다.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이 아프자 자신 몸 상하는 것을 생각 안 하고 피를 판다. 결국 피를 팔다 쓰러져 오히려 수혈을 받아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겪는다.

 

 

 


재치 만점 이야기

 

 

 

분명 심각한 상황이 닥쳐와도 이 책 안에서 마냥 머리 아프지는 않다. 허삼관이 말하고 주장하는 바가 어이가 없지만 이상하게도 설득력을 갖는다.

 

 

 

일이란 다 닥쳐야 하게 되는 거요. 사람이란 막다른 길에 이르러서야 방법이 생기는 거란 말이외다. 그건 막다른 길에 이르기에는 행동을 취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불분명하기 때문이지.(115)
 

 

 


천생연분인 허삼관 부인 허옥란 또한 그렇다. 자신에게 일부러 상처를 주려는 허삼관 모습을 보며 그런다.

 

 

 

이제야 다 알겠다구요. 예전에야 남편이랑 아들들을 먼저 생각했어요. 무조건 내가 좀 덜먹더라도 남편하고 아들들 많이 먹이는 게 최선이고, 내가 좀 힘들더라도 그들을 편하게 해주는 게 다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앞으로 나를 좀 챙겨야겠더라고요. 내가 나를 챙기지 않으면 누가 챙겨주겠어요? 남자들이란 원래 믿을 게 못 돼요. (146)
 

 

 


이 둘은 결국 둘만 남는다. 위기마다 피를 뽑았던 그 처절한 기억은 추억으로 변한다. 추억을 곱씹으려 노인 허삼관이 피를 팔러 가서 문전박대를 당한다. 그 후 왜 갔냐고 추궁하는 부인 말에 "피를 팔고 돼지 간 볶음이 먹고 싶어서."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허옥란은 돈이 많다며 중국집에서 돼지 간 볶음을 사주며 허삼관이 생각하는 모든 내용에 격하게 수긍하며 들어주는 모습. 정말 아름답다.

 

 

 

'피'의 의미

 

 

 

이 소설 모든 걸 관통하는 주제는 '피'다. 과연 우리에게 '피'는 무엇인가? '피'가 인간이 가진 모든 부분인 건가?

'피'는 정말 대단한 요소다. 요즘 흔히 말하는 '흙수저, 금은동 수저'란 계급을 가르는 기준 또한 '피'다. 위 세대가 가진 걸 기준으로 나뉜다. 위세대와 피를 나눴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가진 재산과 명예를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첫째 일락이가 자신과 '피'가 섞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허삼관 분노를 이해할 수 있다.

 

 

 

오늘 이 돈을 내가 피를 팔아 번 거라고. 쉽게 번 돈이 아니에요. 내 목숨하고 바꾼 돈이라고. 내가 만약 피를 팔아서 너한테 국수를 사 먹인다면, 그 천하의 죽일 놈 하소용을 너무 봐주는 거잖니.(174)
 

 

 


이런 소중한 피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일락이 목숨을 살리기 위해 허삼관은 피를 판다. 이 부분에 목이 멘다. 뜬금없이 기독교에서 말하는 예수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었다. 생각 없이 읊조린 수많은 찬송가 안에 끊임없이 들어가는 피. '주의 보혈', '피로써 우리를..''우리를 위해 피 흘리셨네 도대체 왜 종교적 사랑을 표현할 때 '피'를 강조할까, 항상 버릇처럼 읊조리는 '피' 의미를 기독교라는 종교는커녕 글자도 알지 못하는 허삼관을 통해 알았다.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느껴지는 그 사랑 말이다.

 

 

 

내가 늙어서 죽을 때, 그저 널 키운 걸 생각해서 가슴이 좀 북받치고, 눈물 몇 방울 흘려주면 난 그걸로 만족한다.(205)
 

 

 


피보다 진한 무엇

 

 

 

 

섬광과도 같은 폭력과 풍자에 상처 입은 멜로드라마, 끓어오르는 분노, 진정한 눈물로 가득하다.

 

 

 

작가 '위화' 책을 많이 읽지 않았다. 지금 단 두 권 읽었다. 두 권에서 느낀 그는 정말 핏 속까지 소설가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인물 설정, 상황 그리고 진짜 같은 비극. 그렇기에 가슴이 조이기도 하고 감동이 올라오기도 한다.
 아마 나는 그가 만든 책을 계속 읽어보고 싶다. 한마디로 그가 쓴 글에 '중독'이 됐다.
 정말 놀란 사실은 '허삼관 매혈기'에 나온 내용은 사실이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다른 아이를 임신한 채 결혼한 부인. 그를 받아들이고 남 자식임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 아들로 결국 포용한 허삼관. 그 사실 관계를 보고 보수적인 나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일 거라고 확신했다. 심각한 비극 될 것 같은 상황을 밝고 경쾌하게 진행하는 스토리 텔링에 혀를 내둘렀다. 무엇보다 이런 상황이 사소한 이벤트로 느껴질 정도로 사소하게 느껴졌다.

 

 

 

 

뭣이 중한디!?
 

 

 


일락이가 누구 아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부인이 순결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바로 지금 이곳에서 함께 추억을 쌓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중요하다. 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과 존재에게 감사해야겠다. 피 때문에 돈 때문에 지식 때문에 사람을 나누고 오해하고 평가하고 지적하지 말아야겠다. 어쩌면 사람이라는 존재는 악하기도 하지만 서로 온기로 선함을 유지하고 사는 것이 아닐까.

욕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올 때, 힘들고 어두운 마음이 내 모든 부분에 침범한 듯한 느낌이 들 때.
이 책을 읽어 보길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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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6-07-19 0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허삼관 매혈기」도 정말 좋지만 이 페이퍼도 최고에요!!♥

책한엄마 2016-07-19 08:01   좋아요 0 | URL
에고 감사합니다. 좋은 작품 덕분입니다.페이퍼는 거들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