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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지음, 이석태 옮김 / 보리 / 199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책은 출산 직전에 읽었던 ˝첫아이˝라는 책에서 소개를 받았다.
태교로 좋다고 하길래 도서관에 찾아봤더니 대출중..
내 마음속에만 있다가 넉달이 넘은 지금에야 읽어봤다.
처음 ˝나는 외롭지 않다˝고 강조를 한다던가..
˝나˝라고 쓰지 않고 삼인칭을 쓴다는 까다로운 화자에 조금 거부감이 들었으나 점점 그들 부부의 삶에 빠져가면서..
˝아~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정말 세상에 속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의지에 따라 곧고 바르게 살아왔다.
뜬금없이 내가 유일하게 즐겨보는 프로 ˝짝˝의 요즘 떠오르는 칠간지 농부남이 생각났다는..ㅋㅋ
작가인 헬렌 니어링은 자신의 삶과 함께 반세기를 같이 해온 동반자 스콧니어링의 삶을 함께 다룬 자전적 책이다.
그 당시 소련과 미국이 대립되어 있을 때였는데..
스콧은 `왜 굳이 서로 총대를 겨누느냐..`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미쿡에서 소위 말하는 ˝따˝가 된다.
많이 배워 교수로 있고 두 아들과 번듯한 인텔리 아내를 두었던 스콧은
사회에서 매장당하고 가정에서 버림받고 완전 밑바닥 삶을 살게 된다.
이 때 부잣집 자녀로 예체능을 전공하는 규수였던 헬렌을 만난다.
그 때 헬렌은 꽃다운 25살 처녀였고 스콧은 46 중년을 바라보는 중년이었다.
내가 헬렌같은 딸을 뒀다고 생각했을 때도 거품 물 상황이었다.
봐봐..누가봐도 딸과 아빠 사이임.ㅜㅜ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신념에 따라
사회에 아첨하지 않고 정직하고 바르게 살려는 그의 신념에 따라
농사를 짓는 일로 대부분의 삶을 바치고
농사를 못 짓는 겨울이 되면 자신의 똑똑함을 주체하지 못하는 스콧은
자신의 돈으로 책을 내고 그 책에 대한 강연을 하러 떠돈다.
그것조차도 거의 얻는 돈이 없다.
그냥 오로지 자신의 만족감을 위해서 자신이 맞다는 신념에 따라 살아간거다.
그 마음을 이해한 동반자 헬렌..그의 생각을 이해하고 함께 그 일을 돕는다.
그냥 늙은이와 치기어린 철없는 처녀의 사랑인줄 알았던 그들의 삶은 세월이 더해져..
예쁜 사랑이 되고 고귀한 행동철학자로 추앙받을 수 있는 경지에 이른다.
스콧은 100세까지 살았고 헬렌은 거의 90넘게 살다 간걸로 안다.
이 책을 쓸 때가 80대였음..ㅎㄷㄷ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생이란 단거리가 아니라 장거리이며..
세월이란 것의 강력한 힘을 느꼈다.
그러면서 내 일기장에 많은 좋은 글귀를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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셍텍쥐베리는 이렇게 썼다.
˝사랑은 서로를 마주 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쳐다 보는 데 있다.˝
우리가 그러했다. 우리는 한 몸이 아니었으나, 서로 보완하면서 가까이 닿아 있는 평행선 상태로 여행했다. 우리 관계는 어려움없이 그리고 자연스럽게 넓혀져 친구로서뿐 아니라 연인 사이가 되었지만, 우리 관계에서 성은 결코 중심요소가 아니었다. 우리의 주된 정서는 생각과 행동에서 조화롭고, 서로 믿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데 있었다. 서로를 극진하게 생각하는 애정은 우리에게 성이 위주가 된 생활 이상의 것을 뜻했다. 나는 스코트를 남성으로서 사랑했었고 그이는 여성으로서 나를 사랑했으나, 성이 지배하는 관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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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거리는 회색 눈을 보고 나는 이 여섯살 먹은 아이의 삶이 다음 세 가지 요소에 따라 형성되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첫째, 부모에게서 받은 유전자질. 둘째, 가정과 사회, 학교, 놀이터와 일터에서의 태도.셋째, 자신의 영혼에서 이루어지는 결단
아버지와 어머니들, 당신들이 한 일이 무엇인가? 사회는 그 아이를 일으켜세울 것인가 아니면 주저앉을 것인가? 아이야, 너는 어떤 길을 가겠느냐? 이 일을 잘 생각하거라. 왜냐하면 네 대답에 따른 결과를 기다리는 미래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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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심해 있는 영혼에게 이렇게 썼다.
˝충만하고 보람있는 삶을 누리는 데는 네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는 생존력입니다. 곧, 몸을 튼튼하게 하고 기력을 보존하며, 균형잡힌 감정과, 민감한 마음, 직관력, 분명한 인생관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는 여러 행동노선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게하는 지혜입니다. 셋째는 어느 만큼 이 선택에 따라서 살아갈 수 잇는가 하는 당신의 산계입니다. 넷째는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당신이 체험할 수 잇는 조화로운 삶에 대한 자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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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묘법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제시했다.
1.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2.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라.
3.당시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
4.집, 식사, 옷차림을 간소하게 하고 번잡스러움을 피하라
5.날마다 자연과 만나고 발 밑에 땅을 느껴라.
6.농장일 또는 산책과 힘든 일을 하면서 몸을 움직여라.
7.근심을 떨치고, 하루 하루씩 살아라
8.날마다 다른 사람과 무엇인가 나누라. 혼자면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무엇인가 주고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를 도와라.
9. 삶과 세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라. 할 수 있는 한 생활에서 유머를 찾아라
10.모든 것에 내재해 있는 하나의 생명을 관찰하라
11.모든 피조물에 애정을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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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맞닥뜨리고 죽음을 맞이하는 데 얼마나 많은 방법들이 있는가? 죽는 사람 수만큼이나 많다. 죽음이 실제로 어떨지는 우리 자신이 갈 때까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것을 뒤틀린 떠남 또는 꽝 닫힌 문처럼 만들수도 있고 또는 조화로운 정점, 절정으로 만들 수도 있다. 우리가 어떤 태도, 어떤 행동으로 죽음을 맞는가 하는 열쇠는 우리 손에 달려있다. 바람직하기로는 열린 눈과 감각을 가지고 떠나며, 옮겨감을 환영하는 것이다.
우리가 잘 준비하면 우리는 분별있고 평온한 마음으로 뜰을 걸어내려가 문을 열고 그 길의 모든 과정을 눈여겨 보면서 갈 수 있다. 우리 모두는 훨씬 더 위험하고 혼동스러운 과정인 탄생의 과정을 겪었으며 그것을 넘어 살아왔다. 이제 우리 앞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 보아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