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니까 아예 움직이지도, 말을 할 수도 없는 '잠수종과 나비'에 나온 글쓴이와 같은 처지로 생각됐다.
당시 벌레가 되기 전 주인공은 자신이 아니면 가족을 부양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억지로 원하지 않은 일을 해 나간다.
그런데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가 된 후 의외로 가족은 잘 지낸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동생은 나를 돌보면서 가족에 우위를 차지한다.
빈 방에 하숙을 주고 다른 일을 해 나가며 주인공 없이도 가족은 아주 잘 산다.
오히려 가족 문제는 방 한 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벌레 한 마리인 주인공이다.
원래 가장 자리였어야 했던 아버지는 아들에게 가장 자리를 뺏겼었다.
가장이었던 아들이 벌레가 되자 예전 자신이 겪었던 비참함이 기억났는지 사과를 던지며 아들을 공격한다. 부자관계라기 보다 권력을 통한 두 사람 간 전쟁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