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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 내 안의 잠재력을 깨우는 자기 발견의 심리학
일레인 아론 지음, 노혜숙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2월
평점 :
˝넌 도대체 왜 그러니?˝라고 항상 엄마는 나에게 물어봤다.
생후 3일째 일, 그리고 100일째 일 돌 때 일들. 그 때 왜 울었는지 물어보면 나는 과연 기억할 수 있을까?놀랍게도 나는 만2세쯤에 아주 무서운 꿈을 꾸고 2시간 동안 울었던 꿈은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래서 삼촌 집에 맡겼던 나를 상주로 할아버지 상을 치르던 엄마가 데리러 오게 만들었다. 항상 대답하기 난감했던 엄마의 물음들, 도대체 난 왜 이렇게 생겨먹었을까 괴로웠던 내 스스로를 구원해준 책이 바로 이 책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이다. 자기 전에 잠이 안 와서 무심결에 들었던 ‘지대넓얇‘ 팟캐스트, 김도인의 추천으로 이 책을 알게 되었다. 10명 중에 1-2명은 있다는 민감한 사람. 이 책을 읽으며 위안을 받고 또 스스로를 깨닫고 어떻게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매우 민감한 사람들은 작가, 역사가, 철학가, 판사, 예술가, 학자, 이론가, 심리 치료사, 교사, 부모, 그리고 평범하지만 양심적인 시민의 입장에서 마치 왕실의 고문 역할을 하는 듯하다. 우리는 어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모든 가능한 결과를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앞으로 돌진하는 다수를 저지하기 때문에 종종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의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긍지를 가져야 한다. 전사들이 우리가 자기들보다 열등하다고 하는 말은 모두 무시해야 한다. 전사들이 나름대로 가치 있는 용감한 스타일을 갖고 있듯이, 우리 역시 각자 스타일이 있으며 사회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055-056)
이 부분을 읽으면서 다시 떠오른 영화가 있다. ‘미스터 노바디‘. 미래를 본다는 주인공에 대한 내용인데 주인공과 내가 생각하는 방식이 너무나 똑같아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아마도 민감한 사람들의 생각 구조가 이런 게 아닌가 싶다. 앞뒤 전혀 맞지 않은 난해한 이 영화가 내겐 너무도 명쾌하게 받아들여졌다. 이 영화는 민감한 자들을 위한 소수 마니아 취향의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 민감한 내 본능을 모든 생활에 적용을 한다면 난 신경쇠약증으로 살아나갈 수 없을 거다. 나는 살기 위해 어떤 부분에 대한 관심을 하예 차단시켜 버린다. 그 느낌을 이 책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일부 매우 민감한 사람들은 바깥세상에 나가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에 방관자가 된다. 그들은 자신이 남들과 다르거나 나약하거나 결함이 있다고 느낀다.(102)
이에 저자는 처방을 내린다. 우리 몸은 이렇게 말하고 있단다.
-하지만 나를 나약하게 취급하지 말기 바란다. 특히 병약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나는 내 나름 아주 똑똑하고 강하다. 당신이 나 대문에 주저하고 노심초사하거나 나를 변명거리로 삼지 않길 바란다. 나는 당신에게나 다른 사람들에게 귀찮은 조재가 되고 싶지 않다. 무엇보다 당신이 성인답고 현명하게 처리할 것이라 믿는다.(120)
또 나는 중학교 때 내 친구가 왕따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 정확하게는 나랑 몇 번 말을 나눠봤던 지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일이 나에게 강한 충격을 주었다. 엄마는 너와 상관없는 타인이 받는 그 고통에 네가 왜 더 크게 반응 하냐며 이해할 수 없다고 얘기했다. 이에 저자는 나를 대변하여 이야기해 주고 있다.
학교에 다니게 되면 민감한 특성이 새로운 방식으로 도움이 되거나 방해가 될 수 있다. 누구처럼 넓은 세상과의 만남으로 상상력이 풍부해지고 다른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는 것들을 더 많이 인식하며 인생의 작은 아름다움을 더 깊이 즐기고 이해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터무니없는‘ 두려움과 공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 시기에 민감한 아이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여러 가지 이유로 증가할 수 있다. 첫째는 긴장을 하면 주변 환경이 더운 두려워질 수 있다. 둘째, 사람들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으며, 잘못하면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셋째, 민감한 안테나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이 두렵게 느껴지면, 그들에게 생존을 의지하고 있는 경우 일부러 그들에 대해 아는 것을 자제하게 된다. 하지만 그 두려움은 남아서 보다 ‘터무니없는‘ 두려움이 된다.
어떤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의 불만, 비난, 분노가 두려워서 가능하면 실수하지 않고 완벽하게 모든 규칙을 따르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나 잘하려고 하다가 자신의 정상적인 감정인 초조함, 좌절, 이기심, 분노 등을 돌보지 못한다. 또는 남이 하자는 대로 하면서 자신의 요구를 무시할 수 있다. 결국 원망이 쌓이고, 그런 감정들이 두려워서 묻어두게 된다. 그 두려움은 또 다른 ‘터무니없는‘ 두려움과 악몽의 근원이 된다.(135-136)
엄마는 항상 ˝왜 너는 나 없이 못하니?˝라고 얘기를 한다. 이에 대해 민감한 아이의 특성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숫기 없는 소년들과는 반대로 숫기 없는 소녀들은 엄마와 잘 지낸다. 그녀들은 엄마에게 착한 딸이다. 하지만 문제는 민감한 딸에게서 엄마는 자신이 꿈꾸는, 즉 가정을 떠나지 않고, 떠나서도 안 되며, 떠나지 못하는 아이를 발견한다. 그래서 세상을 탐험하고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자연스러운 욕구를 꺾어버린다. 소녀들은 자신들을 향한 엄마의 비판, 거부, 냉정함 같은 부정적인 태도에서 세상에서의 푸퇴를 포함한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민감한 소녀들은 아마 더욱 그럴 것이다. 게다가 아버지들은 딸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보다 좋건 나쁘건 부모에게서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137)
또 민감한 여성들 대부분의 선택을 내가 하고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숫기 없는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정해진 인생의 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직업을 갖거나 결혼해서 일을 계속하는 경우가 훨씬 적었다. 마치 그들은 자립을 하지 않고 아버지의 집에서 남편의 집으로 옮겨 가는 가부장제의 전통을 따르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그런 여성들이 고등학교에서는 ‘드러나지 않지만 독립적이고 지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야망이 크고 주관이 뚜렷한‘ 경우가 많다. 그들이 독립하고 싶은 욕망과 유일하게 안전하며 조용한 오아시스는 결혼이라는 전통적인 생각 사이에서 갈등했으리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151)
민감함과 숫기 없음이 동일한 뜻은 아니지만 민감한 사람이 숫기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어떤 일을 당한 후에 트라우마가 남보다 크게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만일 우리가 종종 스스로 숫기가 없다고 느낀다면 아마 그럴 만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 과거에, 처음부터 지나치게 자극적인 어떤 사회적 상황에서 좌절감을 맛보았을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비난을 듣거나 자존심이 상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너무 긴장한 탓에 엉뚱한 상상을 했을지도 모른다.
드물기는 하지만, 한 번의 실수로 인해 만성적으로 숫기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봐 더욱 긴장하게 된다. 그래서 그만큼 다시 또 실수하기 쉽다. 이런 식으로 계속 악순환이 이어지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또한 사람들과 만나는 모든 상황에까지 확대될 수 있다!(160-161)
사실 나는 외롭다. 하지만 친구를 만나고 나면 지나치게 피곤해진다. 그 친구나 지인들이 나를 피곤하게 하거나 힘들게 한 것을 결코 아니다. 소위말해 나를 기 빨리게 하는 것도 아니면서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왠지 모르게 힘들었다. 왜 난 그럴까 고민할 때 이것이 민감한 사람들의 특징이란 이 책을 만나면서 큰 위로를 받았다. 내가 특이한 게 아니라 많지는 않지만 민감한 부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언젠가 솔직하고 진심 나를 사랑한 친구가 내게 돌 직구로 얘기했던 불만을 다른 민감한 사람의 사례에서 보고 놀랐다.
베티는 유능한 직원이었다. 상사도 그녀를 신뢰했다. 하지만 상사가 그녀를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베티가 왜 상사의 표적이 되었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녀는 그런 일이 직장 경력에서 처음은 아니라고 시인했다. 나는 그녀가 본의 아니게 초연하고 우월하게 보여서 다른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는 무엇보다 눈치가 없었다.
베티는 직장에서 ‘무리로부터 떨어져‘ 있어 쉽게 표적이 되었다. 내성적인 매우 민감한 사람들이 그렇듯이 자기 일만 끝나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피하고 곧장 집으로 갔다. 그녀는 종종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잡담을 즐기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그 결과 비공식적으로 진행되는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페르소나를 사용해서 어느 정도 잡담도 하고, ‘아첨꾼‘들을 사귀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고 스스로를 보호해야 했다. 그러나 베티는 어떤 면에선 다른 사람들을 거부하고 있었고, 아니면 적어도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게 만들었다. 결국 사람들은 그녀를 도와줄 마음이 생기지 않았고, 그래서 상사는 베티를 모함해도 안전하겠다고 판단한 것이다.(221-222)
남편에게도 내가 했던 정말 고질적인 잘못이 있다. 정말 남편의 부당한 행동에 대해, 내가 불쾌하게 느꼈던 일들에 대해 꾹꾹 둘러 참았다가 어이없는 사소한 일에 그 때 일까지 싸잡아 화를 내는 것이다. 남편은 전형적인 오형 남자로 바로바로 화내고 털어버리는 사람으로서 정말 황당할 수밖에 없었을 거다. 그런 특성에 대해 저자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매우 민감한 사람들이 불쾌한 긴장을 피하려고 하는 것은 잘못일지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매우 민감한 사람들은 분노, 대립 눈물, 근심, 싸움, 실망, 강요된 변화, 실수에 대한 비난뿐 아니라, 수치를 당하거나 다른 누군가를 비판 또는 모욕하는 것 등을 두려워한다.
우리는 책, 경험, 어쩌면 관계 상담 등을 통해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성적으로는 안다. 하지만 아무리 잘 안다고 해도 막상 감정을 표현할 때가 되면 아무나처럼 되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의 직관이 항상 한발 앞서간다. 불쾌한 상황을 상상하고 미리 겁을 먹는 것이다.
두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자신이 상상하는 결과를 의식하면서 또 다른 가능성도 함께 상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갈등이 해결된 후에는 어떻게 될지, 또는 만일 문제를 그대로 두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자. 둘째, 자신이 솔직해질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상대방과 상의해볼 수 있다.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당신에게 하고 싶지만, 당신이 이런저런 반응을 보일까 봐 털어놓을 수가 없다˝라고 말하면 서로 대화를 나누는 방법에 관해 합의를 할 수 있다.(251-252)
이 책을 읽으면서 난 이게 민감한 사람이 아닌 대부분의 사람이 겪는 일이 아닌가 생각했다. 왜냐면 이 모든 민감한 사람의 부류에 100% 부합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담백한 남편을 적용해 볼 때 여기에 해당사항의 거의 없었다. 신기한 일이다. 내가 그러면 모든 사람도 그럴 것이라는 나 중심적 사고가 여기에도 적용이 됐었나보다. 내 자신을 모른다는 것, 착각한다는 것보다 더 괴로운 일이다. 더군다나 내 스스로도 납득되지 않는 내 성격에 대해 다른 사람이 이유를 묻는다면 더더욱 힘든 일일 것이다. 그런 내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대신 정리해준 책이 이 책이다. 나같이 스스로를 힘들게 느껴지는 분에게 이 책을 권한다. 우리는 더 이상 이상한 사람이 아니다. 이 책을 읽고 바로 이 책을 쓴 저자의 다른 책들을 더 빌렸다. 언제 다 읽을지 모르겠지만 읽고 내게 더 많은 힘이 되어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