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정도전 1 - 하늘을 버리고 백성을 택하다 정도전 1
이수광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역사적 인물을 만나는 방법은 다양하다. 정통 사료가 주는 직관적인 자료가 됐든, 아니면 학창시절 역사 교과서를 통해서, 또 사극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나 영화와 다큐, 그리고 여기 역사 소설같은 책들을 통해서까지.. 지금시대 우리는 수많은 역사 속 인물들을 이런 매개체를 통해서 배우고 익히며 상상속에 자기만의 그림을 그리며 그 인물을 만난다. 그런데, 이중에서 역사소설이 주는 재미와 감흥은 배가 되는 법이다. 그것은 실제 역사가 주는 팩트와 작가의 상상력인 픽션이 공존하며 그림을 완성해 나가기 때문이다. 그러면에서 이번에 읽은 <정도전>은 제대로 그림이 나왔다.

삼봉(三峰) 정도전(鄭道傳, 1342~1398) 그가 누구인가? 바로 고려를 무너뜨려 조선을 건국하고 오백년 도읍지 한양을 건설하며 <조선경국전>을 통해서 조선왕조 오백년 기틀을 마련한 재상.. 문무를 겸비한 사상가이면서 학자이고 실천적인 정치가였던 그는 요순의 이상향을 꿈꾸었고, 백성들이 등 따습고 배부른 세상을 꿈꾸며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가 아니라 백성들을 위하여 위민과 민본정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그였다. 또한 요동 정벌을 통해서 고구려와 발해의 고토를 회복해 동북아시아의 강대한 제국을 건설하고자 했던 야심가..

이렇게 정도전은 여말선초의 격변기를 관통했던 굵직한 인물이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의 주인공을 정도전의 스승인 '이색'이 했다면, 아니면 동문수학한 정도전의 선배 '정몽주'로 했다면, 또 조선건국의 두 부자(父子) 이성계나 이방원으로 했다면 그림은 틀리게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중심은 바로 정도전이다. 오로지 '정도전의, 정도전에 의한. 정도전을 위해서' 작가 '이수광'은 그의 일대기를 나고 자라 죽을때까지 그려 무던히도 우리네 심상(心想)을 흔들며 정도전을 눈앞에서 생생히 복원시켰다. 소제목 '하늘을 버리고 백성을 택하다'처럼 또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은 다음이고, 군주는 가장 가볍다'는 기치를 내건 정도전 두 권의 이야기를 간략히 정리해 본다.

먼저, 1권의 포문은 임팩트있게 정도전이 죽은 해 1398년의 일이 나온다. 바로 제 1차 왕자의 난으로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하기 직전의 상황이 긴박하게 펼쳐진다. 하륜과의 설전은 물론, 태조 이성계 앞에서 자신이 저술한 <조선경국전>의 요체 '치전총재소장야(治典冢宰所掌也)''나라는  재상이 다스리는 것이다'로 신권(臣權)을 주장하며 여려 대신들을 긴장시킨다. 당연히 이방원의 눈에 가시였고, 왕(군주)을 위협하는 혁명적인 사상가로 비춰져 그는 궁지에 몰리게 된다. 그리고, 시간은 거슬러 올라가 그의 어린 시절로 간다. 모계쪽이 천한 출신이라 어릴적부터 놀림을 받은 소년 정도전..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꿋꿋이 버틴다.

그리고 아버지 정운경의 손에 이끌려 고려말 대학자인 '이색'의 문하에 들게 된다. 이때 수학중인 자는 바로 도전보다 다섯 살 많은 '정몽주', 그리고 다섯 살 아래인 '하륜''이숭인'이 있었다. 즉, 이 네명이 스승 이색의 문하에서 공부하고 뛰놀던 모습이 펼쳐진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도전이 열아홉에 장가를 들어 궁핍한 생활은 계속되고, 당시 고려 조정은 공민왕 집권 시절로 처음에 개혁정치를 부르짖던 공민왕도 신돈에게 일임하면서 고려의 국운이 기울기 시작한다. 결국, 신돈은 요승답게 전횡을 일삼더니 급기야 대신들에게 죽고, 공민왕마저 애완소년? 자제위(子弟衛)에게 시해를 당하며 정국은 격랑속으로 빠져든다. 

그리고, 신돈의 자식인지 공민왕의 자식인지 반야에게서 낳은 우왕이 즉위하며 고려말은 더욱더 혼란스러워진다. 당시 정도전은 정7품의 성균관 박사에 임명돼 성리학을 강론하던 태상박사(太常博士)였다. 즉, 유생들의 보스이자 기둥이었다. 그런데, 그는 당시 권력의 중심이자 권문세가의 대표젹 인물이었던 이인임, 염흥방, 임견미등에 의해서 좌천되고 유배를 가는등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가 내걸었던 전제(田制) 토지개혁이 그들 대신들에게는 가당치도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당시 무인들의 거두였던 최영장군과 이성계를 생각하며 그중 이성계를 찾아간다.

이렇게 1권은 정도전의 어린 시절을 작가적 상상력에 의해서 복원하고, 정도전이 성인이 되고 나서는 고려말의 정권을 디테일하면서 스피드하게 전개시켰다. 바로 공민왕과 우왕 시절의 그 아스트랄한 격랑속을 말이다. 그중 신돈의 이야기는 예전 손창민이 주연한 TV 사극을 통해서도 봤지만 특히 권문세가 '이인임'은 기억에 남을 정도로 각인된 구도였다. 아무튼, 그 시절 정도전은 개혁적인 성향의 성균박 박사로 유생들을 가르치다가 좌천돼 유배를 가는등 고초를 겪었고, 이성계를 찾아가면서 바로 2권이 시작된다.



역사가 그렇듯 왕조를 갈아엎을 혁명을 위해선 동지가 필요한 법이다. 정도전은 당시 1382년 '동분면도지휘사'로 있던 이성계를 찾아간 것이다. 조선 건국이 1392년이니까 정확히 10년전의 일이다. 그런데, 10년동안 엄청난 일들이 벌어졌다. 순서대로 본다면 먼저 우왕시절 권문세가 이인임등 그 일파 제거에 이성계를 앞세워 모두 숙청해 버린다. 황음무도했던 우왕으로서는 고립무원 상태.. 고려조정의 실권은 최영과 이성계 두 무인이 장악하게 되고, 두 무인의 대결로 압축된다. 결국, 요동 정벌의 모색속에 펼쳐진 그 유명한 '위화도 회군'(1388)을 한 이성계는 최영 일파를 제거하며 명실상부 정권의 핵으로 떠오른다.

우왕의 집권말 정도전은 개혁에 박차를 가한다. 바로 소작료로 고생하는 백성들의 전제인 농지 개혁을 위해서 지음을 찾아나서지만 예전의 벗들조차 그의 개혁에 반대에 나선다. 바로 스승 이색, 정몽주, 이숭인과 대립하게 된 것이다. 즉, 이들은 기득권 세력으로서 정도전과 갈라서며 주도권 쟁탈전을 벌인다. 정도전파와 이색파 그리고 중간자적인 정몽주파까지 나누어져 그들은 어찌보면 동상이몽을 꿈꾼 지음들이었다. 결국, 정도전은 소싯적 대의멸친(大義滅親)을 가르쳤던 스승 이색을 실각시키고 우왕과 창왕도 폐위돼 유배지에서 죽는다. 그리고 고려의 마지막 임금 공양왕을 앉힌다.

바야흐로 정도전과 이성계의 시절이다. 왕은 그저 허수아비일뿐.. 스승까지 실각시킨 정도전에게 이제 남은건 동문수학했던 마지막 고려의 대유학자 '정몽주'.. 그는 다 알다싶이 정도전과는 달리 끝까지 고려의 불멸의 충신으로 남아 이방원 일파에게 척살당해 선죽교에서 처참하게 생을 마감했다. 때는 1392년 4월로 정몽주의 죽음과 동시에 바로 왕조가 바뀌는 순간이다. 바야흐로 마침내 조선왕조 5백 년의 아침이 열리며 정도전은 태조 이성계를 보필해 기틀을 마련한다. 고려 오백년 왕실의 수도였던 개경에서 한양으로 천도하고, '조선'이라는 국호를 정하고, 경복궁과 근정전등 궁궐을 짓고, 수도 한양을 둘러싼 성곽등을 지으며 몇 년은 바쁘게 움직인 정도전이었다.
 
이런 그에게 세자 책봉 문제로 불협화음이 나버린 정도전과 이방원.. 내심 기대했던 세자의 자리가 배다른 어린 동생 '방석'에게 돌아가자 돌아버린 이방원.. 내심 정도전이 도와줄주 알았는데.. 그는 숭유억불 정책을 태조가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방석의 세자 책봉을 인정하고 만다. 또한 중요한 토지 개혁은 물론이요, 주원장의 명나라에 반하는 요동 수복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각 대신들이 군권을 쥐고 있는 '사병혁파'를 주장한 그였기에 이방원에게는 이제는 눈에 가시처럼 늙은 호랑이가 된 정도전.. 결국, 이방원의 책사가 된 하륜은 한때 동문수학하던 선배 정도전을 제거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정도전은 이 모든 것을 알아 챈듯 심효생과 함께 남은의 첩 집에서 결연히 죽음을 맞는다. 때는 정확히 제 1차 왕자의 난 1398년 8월 26일의 일이다. 이렇게 정도전은 이방원에 의해 그의 개혁은 완성을 못보고 끝내 좌절되고 만다. 그렇다고 미완성이라 볼 수는 없다. 그가 집대성한 <조선경국전>은 태종 이방원이 집권시절 어느 정도 수용하며 신권을 인정했고, 세조때 새롭게 편찬되기 시작해서 성종 대에 이르러 <경국대전>으로 완성되면서 그 뜻을 꽃 피웠다. 즉, 민본정치의 대계와 신권 중심의 정치 철학과 사상은 조선왕조의 근간이 되었고 영원성을 갖게 된 것이다. 

이렇게 정도전의 삶을 반추해보면 고려말 정권과 백성들이 격랑속에 휘말리던 시절에 태어나 궁핍한 생활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그 중심에서 좌천되고 유배를 가더라도 끝까지 야심을 불태우며 도전적인 삶을 일삼왔다. 그래서, 이런 혁명가적 기질때문에 그는 지인보다는 적이 많았던 외로운 천재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것은 그 속에 오만함도 있었다는 반증이다. 바로 자신의 위치를 중국의 한나라 장량에 비유하면서 '한 고조가 장자방을 쓴 것이 아니라 장자방이 한 고조를 쓴 것이다'라고 주장할 정도로 실질적인 조선 개국의 주역은 자신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기에 고려 정권을 무너뜨리고 이성계를 도와 신권을 강조하며 조선왕조의 건립이 가능했지만 그만큼 적도 많았다는 것이다.

아무튼, 그런 도전적인 삶을 살았던 <정도전>을 읽으면서 직관적인 사료가 줄 수 없는 이런 그의 드라마틱한 삶의 도전과 신념 그리고 원대한 야망은 작가 '이수광'에 의해서 서정감있게 오롯이 전달이 되었고, 故 노무현 前 대통령이 2007년 12월 마지막 기자 만찬중에 나온  "정도전 선생이 있다. 나는 그를 수백 년 내 최고의 업적자로 본다." 언급처럼 최고의 업적뒤에 삼봉 정도전은 분명 그 야망과 신념 하나로 조선왕조사의 불멸의 족적을 남긴 인물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 비록 팩트와 픽션이 가미된 이야기일지라도 말이다. 그래서, 정도전을 다시 알고자 하는 분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며 정도전의 비장한 영웅적 서사속에 조선 사내의 야망과 신념을 생생하게 만나보시라.

바로 그것이 이 책이 던진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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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제자 - The Sorcerer's Apprentic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책이나 영화에서 판타지적 소재중 하나인 '마법'처럼 좋은 이야기꺼리도 없다. 손에서 에네르기 장풍이 나가고 땅에서는 변신과 축지법을 하늘에서는 마음껏 날으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모습들.. 그래 다 좋다. 적어도 꿈과 희망을 싸랑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와~~" 하는 순간이다. 그 유명한 '해리포터' 시리즈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는 판타지적 영원한 소재로 우리네 상상력을 자극시켰다. 적어도 헐리웃 영화에서 판타지류의 단골소재라면 해리포터처럼 '마법'일 것이다.

그리고 이 마법은 계속 진일보하면서 고대속 중세속 현대속 또 마지막 미래까지 계속 마르지 않는 샘처럼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다. 그런 이면에는 아마도 마법을 부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자리 잡은 것이 아닐까.. 자신은 물론 사람들이 위험에 처해졌을때 구할 수 있는 그 무한의 마법술.. 그 마법술이 이번에는 뉴욕 맨하튼 한 복판에서 벌어졌으니 바로 <마법사의 제자>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영화 <마법사의 제자>는 전세계적으로 나름 성공했던 어드벤처물 흥행작 <내셔널 트레져> 1, 2편의 주역이었던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존 터틀타웁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을 맡아 완성한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식의 블록버스터로 오래된 선과 악의 대결, 즉 마법을 통해 인류를 구원할 자와 인류를 지배하려는 악당이 맞붙으며 그 한가운데 뛰어들게 된 마법사와 그의 제자가 겪는 모험담이라고 소개했던 이 영화..

전작 <내셔널 트레져>를 통해서 어드벤처 액션 모험담을 제대로 보여준 케이지 형님이 다시 주연을 맡으며 실력좋은 위대한 마법사 '발타자'로 나온다. 그리고 그는 수제자 '데이브'를 거둬 어둠의 마법사 '맥심'과 멋진 한판 대결을 벌인다는게 이 영화의 시놉시스다. 뭐.. 기존에 이런 유의 판타지 '마법'시리즈 영화들처럼 선과 악이라는 구도는 크게 달라 보일게 없다는 생각이다. 얼마나 참신한 소재로 판타지스럽고 액션너블하게 그리는 것이 관건일뿐.. 그런데, 볼때마다 신선한게 없이 식상할 뿐이다. 내용 전개도 거의 비슷하고, 여기 이 영화는 그런 답습에 제대로 방점을 찍었다. 

 

   
  아주 오래전 어느 마법사가 있었다. 그 마법사들 가운데 선한 자와 악한 자가 그렇게 싸우다가 서로 호리병에 갖히는 신세가 된다. 세월이 한참 흐른 후 봉인이 풀리듯 그들이 세상에 나온다. 그러면서 선한 마법사는 스승님의 유지를 받들어 제자를 찾아 나서고 어느 찌질한 제자를 거두어 그에게 마법술을 가르친다. 그런데, 그 제자는 처음에는 싫어하지만 너만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기에 무작정 뛰어든다. 그러면서 그 찌질한 제자는 점찍어 놓았던 여친과 사이가 좋아지고, 급기야 스승과 제자는 악으로 대표되는 마법사를 엣지있게 물리친다. 하지만 스승은 그 과정에서 죽지만 이제는 실력있는 제자가 스승을 다시 살리면서 해피엔딩.. 결국, 사랑에 골인한 그 제자와 여친의 딥키스로 마무리 된다. ㅎ
 

이와 같이 이 영화의 줄거리를 보듯이 기존에 봐왔던 판타지 마법 소재들의 클리셰들이다. 그런면에서 이 영화는 그런 예측가능한 그림들을 전혀 비켜가지 않은 채 그대로 보여주었다. 역시나 인간의 무한 상상이 만들어 낸 판타지적 마법의 세계는 다 똑같았단 말인가.. 그래도 그 마법을 통해서 인류를 구원하는 영웅이 등장한다지만.. 적어도 이 영화는 그런 영웅류하고는 다르다. 그냥 한 소년이 마법을 통해서 여친 공략의 성공기일뿐..

더군다나 니콜라스 케이지때문에 기대했던 영화는 전작 <킥 애스>를 보는 듯한 구조가 얼핏 느껴짐 속에 비주얼적 마법스런 판타지도 그저 그럴뿐.. 새로움이 없이 참 아쉬운 영화가 아닌가 싶다. 결국, '마약같이 빠져드는 마법의 세계, 마법같이 한번 쓰면 다시 쓰게 되는 마약'처럼.. 마약과 마법은 뗄수 없는 그런 행위적 표출의 공통점이 있다. 아닐 수도 있지만.. 여튼, 다 좋다.

이제는 새로운 마법을 보여줄때가 됐다. 비주얼도 좋지만 식상하지 않는 참신한 소재를 원한다. 그래야 보는이로 하여금 그 마법을 통해서 색다른 카타르시스를 얻는게 아니겠는가.. 더군다나 이렇게 무더운 여름 날에는 말이다. "괜히 봤어.. 괜히 봤어.. 뾰로롱~~" 해리포터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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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7월 4주

본격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이글거리는 태양빛처럼 우리네 잠재된 욕망을 더욱더 뜨겁게 달구고 있는 영화가 있으니 바로 그 세편을 소개해 볼까 한다. 물론, 그것은 욕망이 아닌 인간의 기본 본성일수도 있지만 적어도 우리네 심상(心想)을 건드리는 소재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다. 먼저, 우리영화 강우석 감독의 <이끼>다. 

 

 

 

 

 

 

 



<이끼>
는 지난 주에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는 지금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원작을 그대로 살리지 못한 스릴러라는 평가부터 영화는 길지만 그래도 볼만하다등.. 이렇게 '이끼'는 솔직히 말해서 넷상에서 까임과 안까임의 대척점에서 무던히도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영화다. 심지어는 윤태호 원작을 망쳤다느니.. 왜 강우석 감독이 연출했냐.. 봉준호나 박찬욱이 더 나을텐데 말이다까지.. 그래도 대중성이 있는 드라마성 스릴러로 볼만한다. 이정도면 나름 괜찮다까지..

이렇게 이 영화는 지금 대척점에서 관객 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강추할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볼만하다고 본다. 그것은 이 원작과 영화가 갖고 있는 철학적 메시지.. 즉 바위틈에 낀 이끼처럼 사람들의 헛된 욕망을 그려낸 드라마적 스릴러 영화이기 때문이다. 비록 원작과 다른 연출이 있더라도.. 충분히 영화적인 매력이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고 본다. 

그것은 신이 되려는 자와 신이 아닌 인간들에게 군림하려는 자의 충돌로 그들의 욕망으로 인해 사람들이 궁지에 몰리게 된다. 더군다나 사람까지 죽게되고 그 사건을 파헤치면서 겪게 된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들.. 그것은 바위에 착 달라붙은 이끼처럼 지워도 지지 않는 음습하고 눅눅함이 같이 공존하는 그림들이다. 아무튼, 비록 스릴러로 전면 포장된 영화는 아닐지라도 대중성있게 드라마적으로 볼만하게 그려낸 것은 사실이다. 과연, 그 이끼가 그린 욕망은 무엇인지 이 영화를 통해서 만나보자. 

 

 

 
 

 

 

 

 


헐리웃 영화에서 판타지류의 단골소재라면 해리포터처럼 '마법'일 것이다. 그리고 이 마법은 계속 진일보하면서 고대속 중세속 현대속 또 마지막 미래까지 계속 마르지 않는 샘처럼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다. 그런 이면에는 아마도 마법을 부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자리 잡은 것이 아닐까.. 자신은 물론 사람들이 위험에 처해졌을때 구할 수 있는 그 무한의 마법술.. 그 마법술이 이번에는 뉴욕 맨하튼 한 복판에서 벌어졌으니 바로 <마법사의 제자>다.

전작 <내셔널 트레져>를 통해서 어드벤처 액션 모험담을 제대로 보여준 '니콜라스 케이지'가 다시 주연을 맡으며 실력좋은 위대한 마법사 '발타자'로 나온다. 그리고 그는 수제자 '데이브'를 거둬 어둠의 마법사 '맥심'과 멋진 한판 대결을 벌인다는게 이 영화의 줄거리다. 뭐.. 기존에 이런 유의 판타지 '마법'시리즈 영화들처럼 선과 악이라는 구도는 크게 달라 보일게 없다는 생각이다. 얼마나 판타지스럽고 액션너블하게 그리는 것이 관건일뿐..

여튼, 인간의 무한 상상이 만들어 낸 마법의 세계.. 그 마법을 통해서 인류를 구원하고 영웅이 등장한다지만.. 이것 또한 인간의 내재된 욕망의 발현일터.. 그 마법의 힘을 통해서 우리는 또다른 카타르시스를 얻는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렇게 더운 여름에 이런 유의 영화를 통해서 시원하고 유쾌, 통쾌한 마법의 현장을 직접 만나보자. 비록 뻔한 스토리라도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개할 영화는 내일(21일) 개봉하는 최고의 화제작 <인셉션>이다. 물론, 이미 시사회를 통해서 영화 매니아나 전문가들이 보고나서 수 많은 평들을 쏟아내고 있다. 단순 호불호가 갈리는 것도 아니요. 이 정도면 중박 이상을 간다는 극찬을 더한 영화.. 무엇이 그토록 대단하다는 건지.. 난 모른다. 왜?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쏟아내는 평과 입소문을 듣고 있자니.. 올해처럼 무더운 여름에 이 영화를 안보고서 소위 '영루저'가 될지도 모는 강박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그 유명한 '히스 레저'의 유작이 되버린 <다크나이트>를 통해서 임팩트한 조커의 세계를 다크스럽게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10년전 <메멘토>에서 '시간속 기억'이라는 페이소스한 영화를 만들었던 그다. 그런 그가 이번에 이런 것들을 모두 아우르는 초대작 미장센을 만들었으니 바로 <인셉션>이다.

그래서, 홍보된 영상이나 간단한 줄거리를 살펴보면은.. 드림머신이라는 기계로 타인의 꿈과 접속해 생각을 빼낼 수 있는 미래사회.‘돔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생각을 지키는 특수보안요원이면서 또한 최고의 실력으로 생각을 훔치는 도둑이다. 우연한 사고로 국제적인 수배자가 된 그는 기업간의 전쟁 덕에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하지만 임무는 머릿속의 정보를 훔쳐내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머릿속에 정보를 입력시켜야 하는 것! 그는 ‘인셉션’이라 불리는 이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강의 팀을 조직한다. 불가능에 가까운 게임, 하지만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

이렇게 어찌보면 머릿속의 정보를 훔치고 입력시키는 그냥 흔해 빠진 꿈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아니면 그 꿈과 욕망을 지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가.. 하지만 자신의 꿈은 물론 타인의 꿈까지 지배하며 벌어지는 놀랄만한 그 이상의 세계가 펼쳐진다는 소개다. 그리고 그 세계의 중심에 서며 이제는 미중년이 되가는 '레오나드로 디카프리오'의 네임밸류적 명연기까지.. 이렇게 판타지 SF 액션 스릴러등이 모두 총망라한 엄청난 대작 <인셉션>.. 정말 대작인지 아니면 찻잔속의 태풍인 것인지.. 안봐서 모를 일이지만 적어도 영화 평론가들의 평만은 좋은 것 같다. 여기, 그들의 평을 한번 엿보자.



   
  <인셉션>을 보다보면 멀미가 올라온다. 꿈의 탐사라는 익숙한 소재와 케이퍼물의 조그마한 껍질안에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이야기가 응축될 수 있는가. <인셉션>은 필름으로 만든 타디스이며 아리아드네의 미로다. 그 안에서 길을 잃는 재미를 만끽하고 싶다면 아무 정보없이 ‘그냥 보라’.
- 듀나 영화평론가

할리우드 시스템 속에서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드는게 가능이나 할까. 크리스토퍼 놀란은 정말로 그렇게 해버렸다. <다크 나이트>가 어쨌거나 프랜차이즈의 한계속에서 피어오른 드문 걸작이었다면, <인셉션>은 할리우드가 좀처럼 내놓지 않는 지적 유희의 오락거리다. 놀란은 익숙한 SF 장르의 컨벤션과 <미션 임파서블>식 스파이물과 실존주의적 텍스트를 꼼꼼하게 엮은 뒤 황홀한 영화적 미로를 설계해냈다. 아이맥스 관람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김도훈 <씨네21>기자

<다크 나이트> <인셉션>의 크리스토퍼 놀런은 샘 레이미나 M 나이트 샤말란, 그리고 폴 그린그래스의 경우처럼 할리우드 내 독창적 작가의 계보를 잇고 있다. 꿈의 세계라는 모호한 대상을 액션 스릴러의 화법으로 풀어내는 솜씨도 좋고, 남의 꿈속에서 마주치는 자기의 무의식이란 주제와 마치 아편을 하듯 일부러 꿈에 빠져들어 현실의 시간과 대체해 여생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 등 꽤 의미심장한 철학적 문제도 흥미롭다.
- 주성철 <씨네21>기자

누구의 관심이라도 끌 만한 실존적 소재, 복잡다단하게 맺어진 사건의 구조화, 그걸 재현해내는 놀랄만한 비주얼 테크놀러지,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는 당대감독과 배우의 협업. <인셉션>은 독창적이고 매혹적인 블록버스터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결과가 의외로 좀 미진한 것 같다. 영화 스스로 만든 복잡한 개념들의 질서를 관객에게 이해시키고 설명하느라 다소 많은 시간을 소진하고 있으며 그러는 사이에 개념의 구현만 남고 감정과 리듬감은 현저히 떨어진다. 이야기, 비주얼, 인물등 그 자체의 영화적 요소들은 별도로 각자 강조되고 있는데 그것들 사이의 조화로움이 좀처럼 느껴지질 않는다. 과욕의 작품인 것 같다.
- 정한석 <씨네21>기자
 
   

그리고 네이버 영화의 전문가 평점도 가히 좋은 편이다. 정말 기대되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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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책은 알라딘 신간평가단 '인문' 부문에서 두 번째로 오늘(19일)받은 책이다. 그런데, 제목부터가 독특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받는다.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이라니.. 음.. 사물을 통해서 인생을 배웠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인생에 있어 의미있는 사물들을 이야기하며 그 속에서 삶의 철학을 얻었다는 인문학적 이야기가 아닐까. 그렇다. 바로 그런 책이라는 소개인데 좀더 살펴보면 이렇다.

이 책은 코넬, 하버드, MIT,스탠퍼드 등 세계적인 석학 34명이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준 소중한 사물에 대해 쓴 짧은 에세이들을 묶은 책이다. 여기에서 소개되는 사물의 대상은 특별한 감정을 이끌어 내는 대상이다. 지극히 일상적인 사물이지만, 그 안에서 자신들의 인생철학과 세계관을 담고 있어 수필의 읽는 재미와 본문에 깊이를 더해준다. 각각의 수필에는 대상이 되는 의미 있는 사물의 이미지도 함께 실려 있다.

또한 유년 시절의 꿈과 희망이 담겨 있던 사물인 첼로, 하늘의 별, 발레화, 단어장, 멜버른 기차 등을 통해 어린 시절 품었던 꿈과 희망을 기억하려는 이들도 있고, 브로치, 잿더미에서 건진 사진 등을 통해 가족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또는 오랜 시간 함께 한 낡은 자동차를 인생의 동반자로 여기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특정 사물을 통해 사고의 영역을 넓히기도 하고 감정을 다스리며 인생의 중요한 좌표를 마련하기도 한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소개다.

특히 제목 '의미 있는 사물들'처럼 각 장이 분야별로 나누었다. 디자인과 연주의 사물들, 애도와 추억의 사물들, 훈련과 욕망의 사물들, 변화와 이동의 사물들, 역사와 교류의 사물들, 명상과 새로운 시각에 관련한 사물들까지.. 이렇게 다양한 사물들을 의미별로 묶고 각 장의 소분류마다 사물이 나누어져 있어 그 사물을 바라온 석학들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그런데, 그것은 단순한 관념이 아니라 사물을 통해 말한 사고와 지성의 향연을 뿜는 자전적 수필집이라는 느낌이다.

물론, 책을 다 읽어봐야 알겠지만.. 역시나 세계적 석학들은 무릇 범인(凡人)들하고 다르다는 생각이다. 자신이 살아오면서 인생의 변환점이 되었던 사소한 사물을 통해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고 자신의 자양분으로 키우며 인류 발전해 공헌해온 그 풍부한 지성과 감성의 소유자들.. 그래, 그들을 읽어보자. 아니 그들이 만난 사물은 무엇이고, 그 사물을 통해서 어떤 삶의 지평을 열었는지 제대로 한번 만나보자. 바로 사물을 보는 통찰력을 말이다. 그것이 바로 인문학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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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매니아 5기 활동 중간점검 (7.1~7.15)

 

음.. '이 주에 볼만한 영화 3편이상 작성'하는거 말씀이신가요.. 그런데, 전 4기때 초반은 그렇게 했다가 본 영화를 리뷰식으로 그쪽에 트랙백을 걸었는데.. 그걸로 대신할려는 의도가 아니라.. 그냥 리뷰 쓴걸 그쪽에 알린 거였는데.. 이제는 그렇게 하지 말라는 말씀이시죠. 리뷰는 제 서재에서 작성하면 임무끝 자동으로 그쪽에서 체킹하신다는 거죠?

네.. 잘 알겠습니다. 리뷰로 대신할려는 불순한 의도는 아니었으니 오해마시고요.. 영화 추천페이퍼는 요구하는 방식대로 써 달라는 말씀이신거..맞죠? 참고하겠습니다. 제가 영화보는건 해당주에 주신 쿠폰으로 보는게 한 편인지라.. 해당 리뷰만 쓰게 되는네요. 암튼, 참고해서 규칙을 지켜 잘 활동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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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영화 2010-07-19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아니에요~ 불순한 의도라뇨. 전부터 리뷰도 많이 쓰시고 활동 열심히 하시는 분인 걸 알고 있는데 그런 오해는 하지 않아요...ㅠㅠ 작성후 저희가 확인할 것까지 신경써주신 거였군요. 이제부턴 편하게 리뷰만 써주셔도 돼요~ 언제나처럼 좋은 글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북스강호 2010-07-19 19:14   좋아요 0 | URL
아.. 네.. 저도 그런게 아니라는점을 간곡하게 알리려다보니..
여튼, 규칙대로 추천페이퍼를 쓰고 영화 리뷰는 계속 달리겠습니다. ^^